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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애플의 2020년형 아이패드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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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애플의 2020년형 아이패드 프로
코로나19 시대의 아이패드 프로, 자가격리 하며 넷플릭스 보기 좋은 태블릿
By Lauren Goode, WIRED US 

애플 신형 아이패드 프로는 지금까지 나온 아이패드 중 가장 강력하고 기능이 많다. 자가격리를 하며 넷플릭스를 보기에도 아주 좋다.

글 쓰는 게 쉽지 않았다. 아이패드가 나쁘기 때문은 아니다. 이번 아이패드는 기술적으로는 기존 제품 중 최고라고 볼 수 있다. 신형 아이패드 프로에는 뛰어난 디스플레이와 초고속 칩, 개선된 카메라가 탑재됐다. 항공기와 지도 제작 차량, 자율주행 자동차에 탑재되는 라이다 센서에 원격 감지 기술도 적용됐다. 애플이 주력하는 증강현실(AR) 앱을 위해서다. 

글을 쓰기 어려웠던 이유는 시기가 적절한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은 시기가 그렇다. 전 세계가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에 빠져 있는 가운데, 누군가에게 액세서리 없는 태블릿을 800달러(약 98만 원)나 1650달러(약 202만 원)를 주고 사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감정적인 사람이 아니지만 누군가를 대신해 구매 결정을 내려줄 수는 없다. 애플은 전 세계에 '팬데믹'이 도래했고 경기 침체가 절정에 달한 가운데 신형 아이패드 프로를 출시했다. 

물론 아이패드 프로 출시에 긍정적인 면도 있다. 수개월 전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를 설계하기 시작했고, 공급망에 차질을 빚은 가운데에도 신제품을 출시했다. 애플이 어떻게든 출하량을 맞췄다는 건 앞으로도 새로운 아이패드가 나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아무도 모르지만 아마 그 때에도 아이패드는 있을 것 같다. 어쩌면 누군가는 많은 사람들이 혼자 시간을 보내는 지금이야말로 아이패드를 사기 좋은 때라고 말할 것이다.

아이패드를 리뷰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2015년 아이패드 프로를 리뷰했을 때에는 내가 얼마나 밖에 있었는지가 떠오른다. 당시 나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붐비는 부두에 애플 팬슬을 들고 앉아 있었다. 아시아를 여행하며 찍은 사진들을 편집했고, 태블릿을 카메라로 사용하는 게 어색하다고 생각했다. 지금 우리는 아이패드로 사진 찍는 걸 더이상 어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는 사회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다.

지난 몇 달 동안 상황이 빠르게 변했다. 몇 주 동안은 더 빠르게 변했다. 이런 변화를 무시할 수는 없다. 아이패드 프로는 진공상태에 혼자 존재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리뷰들은 각각 그 시기를 반영했고, 이 리뷰는 코로나19 시대의 아이패드 프로를 담았다. 가까운 미래에는 상황이 나아지기를 바란다. 그 동안 아이패드 프로를 새로 사야할지 말아야 할지 알고 싶은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분들을 위해 글을 쓴다. 
 
[사진=애플 코리아]
신형 아이패드 프로는 11인치와 12.9인치 두 가지 크기로 출시됐다. 

리뷰를 진행하기 전, 나는 2018년부터 11인치 아이패드 프로를 쓰고 있었다. 꽤 만족스러웠다. 내가 리뷰할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는 크기는 더 커졌지만 느낌은 원래 쓰던 것과 비슷하고 무게는 놀랄 정도로 가볍다. 신형 아이패드 프로는 알루미늄 소재와 리퀴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기존 아이패드 프로와 해상도, 픽셀 밀도, 주사율, 톤 전환 기능 등이 동일하다. 버튼은 전작과 같은 곳에 있으며 '페이스ID' 기능도 탑재됐다. 예전처럼 아이패드를 들고 있을 때 어떻게든 카메라를 가리려 노력한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신형 아이패드 프로도 128GB 용량을 갖췄다. 11인치 모델은 799달러(약 98만 원)부터 시작한다. 애플은 1TB 셀룰러를 포함해 아이패드와 함께 쓸 수 있는 유닛들도 함께 빌려줬는데, 소독용 물티슈로 아이패드 박스를 닦아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성 비용을 포함하면 1650달러(약 203만 원)부터 시작한다. 애플 펜슬은 129달러(약 15만 원), 스마트 키보드는 199달러(약 24만 원)다. 모두 더하면 2000달러(246만 원)에 육박한다. 애플은 아이패드를 위한 새로운 액세서리 키보드인 매직 키보드도 선보였다. 매직 키보드는 시야각 조절이 가능하고 USB-C 포트가 있으며 트랙패드도 도입됐다. 다만 두어 달 동안은 배송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에 이유를 물어봤으나 답을 주지 않았다. 

이제 아이패드와 함께 트랙패드나 마우스를 사용할 수 있으며, 이는 사용자 경험을 긍정적으로 바꾼다. 하지만 우선 신형 아이패드 프로의 내부와 카메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그것이 이 태블릿의 가장 개선된 부분이기 때문이다. 

신형 아이패드 프로에는 A12Z 바이오닉 칩이 탑재됐다. 2018년 선보인 맞춤형 칩셋 A12와 비슷한 칩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칩이다. 8코어 CPU와 8코어 GPU를 장착해 성능과 열 아키텍처를 향상시켰다. 그래픽 집약적인 앱을 실행해도 발열이 잘 일어나지 않는 셈이다. 
 
[사진=애플 코리아]
무엇보다도 빠르다. 신형 아이패드 프로는 앱이나 게임을 더 빨리 설치할 수 있다. 작업과 작업을 더 빠르게 전환할 수 있고, 게임 플레이나 영상 통화도 버벅거리지 않았다. 물론 배터리 성능도 향상됐다. 애플은 아이패드 배터리 수명이 약 10시간 정도라고 설명했다. 나는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를 주말 내내 사용했고, 기기는 1회 충전으로 이틀 밤낮을 견뎠다. 금요일 밤에는 아이패드 프로로 책을 읽었다. 토요일 밤에는 애플TV와 훌루를 봤으며, 줌을 이용해 화상 회의도 했고, 링컨 센터의 챔버 음악 협회에서 몇 개의 비디오를 스트리밍하기도 했다. 월요일, 드디어 아이패드 프로 배터리는 20%대로 떨어졌다.

후면 카메라도 개선됐다. 하나였던 전작과 달리 신형 아이패드 프로에는 후면 카메라가 두 종류 탑재됐다. 와이드 카메라와 울트라 와이드 카메라 등이다. 2020 아이패드 프로로 찍은 꽃 사진이 구형 아이패드보다 더 생동감 있게 보였다. 울트라 와이드 카메라는 꽤 괜찮은 옵션이다. 안타깝게도 아이패드 후면 카메라에는 초상화 모드가 탑재되지 않았다. 

'스튜디오 품질' 마이크는 눈에 띄게 좋아졌다. 사용자는 더 좋은 소리를 녹음할 수 있으며, 아이패드 카메라와 대화할 때 목소리를 훨씬 더 많이 잡아낸다. 재킷이 부스럭거리는 것처럼 잡음은 조용하게 만든다. 

뛰어난 비주얼 

2020년 아이패드 프로에는 빛의 파장을 사용하는 라이다 스캐너가 탑재됐다. 이 스캐너는 물체의 깊이와 장소, 위치를 더 잘 측정한다. 애플은 스캐너가 AR앱에서 특히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웨이페어와 지그스페이스(자물쇠 안쪽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학습 앱) 등 AR 기반 앱을 사용한 후 나는 이것이 라이다 사용의 최선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구형과 신형 아이패드 프로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WIRED 동료인 브라이언 배럿은 아이패드에 탑재된 라이다가 AR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견본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신형 아이패드 프로를 더 즐겁게 만드는 새 기능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관련이 있다. 신형 iPadOS는 트랙패드와 마우스를 지원한다. 나는 아이패드와 함께 129달러(약 15만 원)짜리 애플 매직 트랙패드를 사용했다. 텍스트를 수직으로 스크롤하면 동그란 모양의 커서가 나타난다. 아이패드 화면에서 작동하는 제스처는 똑같이 트랙패드에서도 작동된다. 손가락 세 개를 이용하면 열려있는 모든 앱이 표시되며 손가락 두 개를 옆으로 쓸면 화면이 넘어간다. 넷플릭스처럼 끝없이 썸네일이 나오는 앱들도 트랙패드를 사용하니 훨씬 사용하기 수월했다. 

아이패드 프로는 트랙패드와 마우스를 통해 조금 더 '컴퓨터'에 가까워졌다. 하지만 그건 나중에 생각할 문제다. 지난 5일간 아이패드를 사용했지만 복잡하고 시끄러운 환경에서 마이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초경량 후면 카메라가 얼마나 친구들을 잘 찍는지 등 혼자 테스트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 나는 카페에 앉아 일하지 않았고 기차나 비행기에 아이패드를 싣고 가 랩 테스트를 하거나 좌석 등받이에 부딪히는 동안 아이패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볼 수 없었다. 작은 집 안에 있다보니 AR 앱도 빠르게 질려버렸다. 

그냥 즐거운 시간이었다.

한계점

사교활동을 할 수 없으면서 누군가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지금,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것은 비난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사실 집에 아이패드가 있어서 다행이다. 아이패드는 일과 가정 사이를 구분짓는 요소 중 하나다. 하루를 끝내는 것처럼 화면을 다른 종류의 것으로 넘겨버리는 것이다. 동시에 작동은 잘 되면서도 더 저렴한 버전의 아이패드도 추천한다. 10.2인치 아이패드는 애플 펜슬과 스마트 키보드를 지원한다. A10 퓨전 칩을 탑재했으며 용량은 128GB, 가격은 429달러(약 52만 원)에 불과하다. 비록 용량은 적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아이패드로 게임을 할 수 있다. 책을 읽거나 영화를 스트리밍하고, 영상 통화를 하는 데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 

좋게 바라보면, 애플은 신형 아이패드 프로와 함께 기술이 발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반면 다른 관점에서 신형 아이패드 프로는 매우 인상적이지만 몹시 비싸다. 인류에게 일종의 변화가 강요된 지금, 우리는 우선순위에 더 초점을 날카롭게 맞춰야 한다. 하지만 안심하자. 그저 아이패드일 뿐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서정윤 에디터)

<기사원문>
Review: Apple iPad Pro (2020)

 
와이어드 코리아=Wired Staff Reporter wiredkorea@wir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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