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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비트코인 창시자 ‘크레이그 라이트’의 혼란스러운 법원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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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비트코인 창시자 ‘크레이그 라이트’의 혼란스러운 법원 증언
영국 고등법원에서 오랫동안 진행된 교호신문에서 크레이그 라이트는 사토시 나가모토라는 가명으로 알려진 비트코인 창시자라는 증거를 거짓 목적으로 생성하고는 조작했다는 모든 주장을 부인했다.
By JOEL KHALILI, WIRED US

컴퓨터 과학자 크레이그 라이트(Craig Wright)가 일주일가량 교호신문이 진행되자 법원에서 자신이 비트코인 창시자라는 주장을 두고 변론을 이어갔다. 영국 고등법원에서 원고 측 변호인 조나단 휴즈(Jonathan Hough)는 라이트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라이트를 상대로 날 선 공격을 했다. 라이트의 주장에 반대하면서 라이트가 비트코인 창시자임을 나타내려 거짓으로 생성하거나 조작한 증거에서 사토시 나가모토임을 입증하고자 의존할 만한 바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라이트의 모든 주장에 반박하면서 갈수록 찾기 어려워진 라이트의 주장을 반박할 만한 실마리를 풀어냈다.

2024년 2월 7일(현지 시각), 휴즈 변호사는 법에서 “크레이그 라이트가 사토시 나가모토라는 주장은 또 다른 소설이다”라며, 런던에 있는 법정에 수많은 원고를 마주 보고 앉아 있는 라이트를 보면서 인내심을 잃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라이트는 “아니다. 거짓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교호신문은 30시간 넘게 이어질 교호신문이 9시간째 진행되면서 나온 발언이다. 휴즈가 라이트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면, 라이트는 부인하는 모습이 오랫동안 반복됐다. 휴즈 변호사는 법원에서 라이트를 향해 “똑같은 말을 반복한다. 비트코인 창시자라고 스스로 주장한 것은 검은색을 흰색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라이트는 암호화폐 및 테크 기업의 비영리 콘소시엄인 암호화폐 공개 특허 협회(Crypto Open Patent Alliance, COPA)에 피소되어 교호신문에 출석했다. 라이트는 2016년부터 자신이 사토시 나가모토라는 가명으로 알려진 비트코인 창시자라고 주장했다. 이후 해당 발언을 바탕으로 각종 지적재산권 침해로 피소되었다. COPA는 라이트에게 추가 법적 책임을 물어보면서 전 세계 개발자가 비트코인에서 멀어지도록 겁을 줄 수도 있도록 하면서 법원에 크레이그 라이트와 사토시 나가모토는 동일 인물이 아니라는 판결 선고를 요청했다.

소송은 세 가지 관련 사건에 영향을 미쳤다. 바로 라이트가 비트코인 개발자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과 기타 이해 관계자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미래 비트코인 개발을 형성할 결과이다. 법원이 라이트의 손을 들어주어 라이트가 사토시 나가모토임이 인정된다면, 라이트는 비트코인 코드베이스로 작업할 권한이 있는 개발자에게 영향을 미치고, 비트코인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는 조건 등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라이트가 별도로 제기한 소송에서 비트코인 개발자 단체 옹호 자금을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인 비트코인 리걸 디펜스 펀드(Bitcoin Legal Defense Fund) 대표는 “법률상 라이트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궁극적인 통제 권한을 요청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법원에 출석한 대표는 법적 보복을 우려하여 익명을 요구했다.

소송 2일 차에 라이트의 교호신문이 시작됐다. 교호신문에서 오간 발언은 미로가 진화하듯 복잡한 발언과 기술적 복잡함, 논점을 흐리는 듯한 이야기로 향하는 양상으로 펼쳐졌다. 휴즈 변호사와 라이트는 실질적으로 모든 주제를 두고 긴 시간 설전을 벌이면서 각자의 주장을 방어하는 동시에 상대를 공격하고, 크레이그 라이트가 사토시 나가모토라는 주장과 관련된 대화가 이어지면서 상대의 주장을 반박하려는 양상이나 증거 등을 언급했다. 각종 스키마 파일과 가상 환경, 플러그인, 헥스 편집(hex editing), 기타 기술적 비밀 이야기가 오갔다. 휴즈 벼호사가 판사에게 라이트의 사기 혐의 범위 전체를 이야기하여 강렬한 인상을 남기려 했으며, 라이트는 우연이라고 보기 가장 어려운 부분도 여러 가지 제시하며, 자신이 사토시 나가모토라는 타당한 근거를 제시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COPA 법률팀의 전략은 분명했다. 바로 라이트가 포렌식 문서 분석 전문가의 주장대로 거짓이나 조작 혐의를 암시하는 수백 가지 사항에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다. 소송에 앞서 어느 한 포렌식 문서 분석 전문가는 법원에 라이트의 주장이 거짓임을 입증할 만한 내용을 담은 보고서 여러 편을 제출했다. 법무법인 덴톤스(Dentons)의 제임스 마스덴(James Marsden) 변호사는 “COPA가 거짓이나 사기를 지적할수록 라이트의 반론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라고 말했다.

휴즈 변호사는 라이트의 각종 거짓 의혹 중 문서 날짜를 과거로 변경하여 2008년 비트코인 백서 원본처럼 보이도록 한 부분과 나가모토라는 자신의 주장을 지지하는 듯한 메일 내용 조작, 비트코인이 발행 전부터 오랫동안 존재한 것처럼 인정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학술 논문에 사후 정보를 입력한 행위, 전문가의 기존 증거 의심 후 챗GPT를 이용하여 추가 조작 정보를 생성한 정황 등을 지적했다. 휴즈 변호사가 확인한 사항 중 시대에 맞지 않는 폰트와 컴퓨터 시계가 조작되었음을 암시하는 메타데이터, 외부로 공개된 문서 날짜와는 다른 내부 타임스탬프 등은 라이트의 주장과 차이점이 있었다.

휴즈 변호사는 별도의 증거 카탈로그를 철저하게 구성하려 한 사실과 ‘산업 규모의 사기’ 그림을 법원 개정과 함께 보여주었다.

법무법인 하퍼제임스(Harper James) 소속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 린레이 글레드힐(Lindsay Gledhill)은 일부 측면에서 교호신문 과정이 라이트의 응답과는 관련성이 적고, 휴즈 변호사의 변론에 더 초점을 맞춘 듯하다고 보았다. 글레드힐 변호사는 끝없는 상세 정보를 바리스타의 그라인딩과 관련된 것과 같다”라고 말했다.

COPA가 제시한 모든 반대 주장에 라이트는 변론을 위한 설명을 이어갔다. 라이트는 프린터기 오류 때문에 픽셀이 일치하지 않은 탓에 문서가 조작된 것처럼 보인다고 주장했다. 문서 편집, 저장 과정에 사용한 복잡한 IT 시스템이 다수 전문가의 테스트에는 반영되지 않은 점과 구류 기간에 남아있던 직원이 문서를 교체했을 가능성 등을 제시하면서 휴즈 변호사에게 반박했다. 문서가 실제 원본 문서가 아니라는 점을 동의하냐는 질문에는 사이버 보안 공격 피해를 겪었다고 말하며, 절대로 자신이 사토시 나가모토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혹은 문서가 자신을 공격하려는 적이 의도적으로 생성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라이트의 조작 의혹 무력화 전략의 핵심은 포렌식 전문가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것이었다. 재판에 앞서 피고와 원과 양측 변호사 모두 라이트의 문서 다수가 조작을 암시하는 신호를 담고 있다는 결론으로 향했다. 라이트는 증인석에서 COPA 전문가는 100% 편견에 사로잡혔다고 주장했다. 라이트는 자신의 변호인단이 불리한 증거를 찾자 피고측 전문가 집단을 능력이 미숙하거나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전문가를 선임한 법무관을 탓했다.

라이트가 실제로 증거를 조작한 것이라면, 라이트는 자신의 디지털 포렌식 분야 자격을 언급하며, 아마추어와 같은 수준으로 조작되었을 리 없을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라이트는 ‘’내가 직접 문서를 거짓으로 생성하거나 조작하려 했다면, 문서 내용이 완벽했을 것이라는 모순이 있다”라고 말했다. 또, 라이트는 여러 차례 휴즈 변호사가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한 개인 테스트에서 문서에 악의 없이 조작을 암시하는 증거가 담기는 과정을 설명했다.

문서 조작 의혹을 두고 벌인 법정 다툼이 판결 핵심이 될 것이다. 마스덴 변호사는 “영국 고등법원은 결국, 라이트의 증언이 진실인가 진단할 것이다. 법원에서 라이트가 제출한 증거를 거짓이라고 판단한다면, 라이트의 증거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라이트가 전문가의 역할을 대체하려 한 것이 위험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라이트가 문서를 거짓으로 조작했는가를 중심으로 소송이 진행된 점을 고려한다면, 위험성이 높은 전략이다. 마스덴 변호사는 피고가 스스로 자신을 지지하는 변호사와 거리를 두려는 행위 자체는 매우 위험하다. 결국, 피고 스스로 도움을 줄 수도 있는 누군가와 고립되기 때문이다.

라이트는 장시간 이어진 심문 내내 분노 표출로 이어질 수 있는 짜증 섞인 답변도 하지 않는 등 주로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자신이 유리하다는 점을 확신하는 우월감이나 극도로 훌륭하게 심문을 준비했음을 암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답변했다. 온라인 포럼에서는 라이트의 증언 수준과 효과적 변론 여부를 두고 엇갈린 반응이 이어졌다. X(구 트위터)에서 라이트의 지지자는 라이트가 COPA의 조작 의혹을 모두 방법론에 따라 파헤쳤다고 평가했다. 반면, 암호화폐 전문 블로거 겸 팟캐스트 진행자 아서 반 펠트(Arthur van Pelt)를 포함한 비판 세력은 라이트가 중대한 거짓에 빠져있다고 주장했다.

글레드힐 변호사는 라이트가 심문 도중 막힘없이 답변했으나 휴즈 변호사는 라이트가 모든 것을 통제한다는 환상에 사로잡힌 가운데, 스스로 혼란에 빠지면서 관련성이 없는 이야기를 늘어놓아 신뢰도를 저하하도록 유도했다고 생각한다. 글레드힐 변호사는 “언론, TV 혹은 다른 맥락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다툼을 피하려면, 법정 다툼을 피할 수는 없다. 라이트는 다른 영역에서 자신을 옹호한다”리며, “라이트는 전문가로 증인석에 앉은 것이 아니다. 사실을 목격하여 증인석에 앉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라이트의 초기 증언 판결과 함께 법원은 원고와 피고 양측, 포렌식 전문가, 암호화폐 전문가의 사실 목격 증거를 13일간 추가로 검토한다. 라이트는 법원에 제출한 문서와 관련된 질문 답변을 위해 법원에 잠시 출석하라는 명령을 받을 수도 있다. 이후 판사는 소송을 종료하고, 최종 판결을 고려할 것이다.

라이트의 복잡한 설명을 무조건 라이트에게 불리한 증거로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마스덴 변호사는 판사가 사실만을 바탕으로 판결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라이트가 거짓 조작 의혹으로 이어진 여러 불운을 겪었을 가능성과 같이 라이트의 관점에서 본 전반적인 타당성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마스덴 변호사는 “궁극적으로 가능성의 균형을 맞추어 모든 것을 보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Puzzling Testimony of Craig Wright, Self-Styled Inventor of Bitco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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