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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작면한 가상자산 거래소 FTX,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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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작면한 가상자산 거래소 FTX,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몰락으로 경쟁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기회를 얻었다. 그와 동시에 암호화폐 부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By JOEL KHALILI, WIRED UK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위기에 처한 핵심 경쟁사 FTX 인수를 철회했다. 결국, FTX는 자체 발행 토큰 인출 신청이 급증한 뒤 붕괴 직전의 상황까지 직면했다.

암호화폐 업계의 인지도가 높은 거물급 인사 중 한 명인 샘 뱅크만 프리드(Sam Bankman-Fried)가 운영하는 FTX는 최근 비교적 탄탄한 형태로 운영하는 듯했다. 2022년 1월, FTX는 소프트뱅크 등 일부 투자사를 통해 투자금 4억 달러를 조달하면서 시가총액 320억 달러를 달성했다. 또, 불과 1개월 전인 10월, 코인베이스 인수 목표라는 야심 찬 인수 계획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런데 11월 8일(현지 시각), FTX가 고객 인출을 돌연 중단했다. 다수 암호화폐 붕괴의 전조이기도 하다. 이에, CZ라는 약자로 익히 알려진 바이낸스 CEO 자오창펑(Changpeng Zhao)은 트위터 계정을 통해 “FTX가 바이낸스에 도움을 청했다”라고 밝히며, FTX 구제 협상에 이르렀다고 공식 발표했다.

뱅크만 프리드는 개인 트위터 스레드를 통해 현재 FTX 고객의 자산은 안전한 상태이며, 시간에 따라 인출 서비스를 정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바이낸스 CEO CZ에게 FTX를 지지한 것에 특별히 감사의 인사를 남긴다”라고 작성했다. 이어, “자오창펑이 FTX 인수를 결정했으며, 앞으로도 FTX를 지지하여 전 세계 암호화폐 생태계 구축과 자유 수준을 높일 경제 세계 조성을 위한 훌륭한 일을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2022년 한 해 동안 이미 헤지펀드 쓰리애로우 캐피털(Three Arrows Capital)과 대출 기관 셀시우스(Celsius), 테라-루나 스테이블코인 가치 붕괴 등으로 다수 암호화폐 기업이 비판받았다. 이후 또 다른 거물급 기업의 실패는 암호화폐 업계가 가장 피하고자 했던 일이다. FTX는 간신히 위기에서 빠져나온 듯했다.

하지만 11월 9일(현지 시각), 바이낸스가 FTX 인수 협상을 철회했다. 기업의 상당한 주의와 FTX 고객 자금 유용 관련 보도를 인수 철회 사유로 언급했다.
 
[사진=FTX Twitter]
[사진=FTX Twitter]

바이낸스의 배신
FTX의 위기가 시작된 시점은 2021년 7월이다. 당시 FTX의 초기 투자사였던 바이낸스가 총 21억 달러 상당의 FTT 토큰 지분을 매각했다. 당시에는 논리적인 업계 흐름의 한 부분으로 보였다. 뱅크만 프리드와 자오창펑 사이에 암호화폐 규제 접근 방식과 관련하여 의견 대립이 있었기 때문이다.

FTX가 안고 있던 문제는 일주일 전,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의 FTX 관린 기사 보도 이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코인데스크는 FTX의 자매사인 알라메다 리서치(Alameda Research)의 재무제표를 공개하며, 전체 자산 중 수십억 달러가 FTT 토큰으로 묶인 사실을 보도했다.

이후 FTX와 알라메다 리서치의 재무 상태가 현금으로 전환할 수 없는 FTT 토큰으로 위험해질 수 있다는 의문이 제기됐다. (FTX와 알라메다 리서치의 구체적인 관계는 오랫동안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자오창펑은 “바이낸스는 FTT 보유 토큰 전체를 매도할 계획이다”라는 폭탄 발언을 담은 트윗을 게재했다. 자오창펑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방법으로 FTT 토큰을 매각한다고 전했으나 바이낸스의 FTT 매각 결정 발표 자체는 FTT 가치 폭락으로 이어졌다. (FTT 가치는 사상 최고가 대비 90% 가까이 급락했다.) 그와 동시에 FTX에서는 암호화폐 자산 안전성 위기 공포를 느낀 고객의 인출 신청이 급증했다.

뱅크만 프리드는 11월 7일(현지 시각), 문제 해결이 불가능한 상태라는 소문을 부인하며, “경쟁사가 거짓 소문을 퍼뜨려 FTX를 음해한다. FTX의 재정 상태는 괜찮다”라고 주장했다. (이후 해당 트윗은 삭제됐다.) 그러나 뒤늦게 FTX가 구제 방안을 서둘러 모색한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자오창펑은 의도적으로 FTX의 유동성 위기를 일으켰다는 소문을 부인했다. 그는 “암호화폐 업계에서 다툼이 아닌 생태계 형성을 위해 열정을 쏟아붓는다”라는 트윗을 게재했다. 하지만 바이낸스와 FTX 모두 고객사로 보유한 컨설팅 기업 캐피털 블록(Capital Block) 운영자 팀 망널(Tim Mangnall)은 FTX의 위기는 자오창펑의 정확한 상황 판단에 따라 영리하게 얻은 기회라고 분석했다. 또, 그는 “이번 FTX 유동성 위기는 자오창펑이 최대 경쟁사를 푼돈에 인수하도록 기회를 열어주었다”라고 말했다.

모두가 암호화폐 업계의 왕, 자오창펑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바이낸스는 결국, FTX 인수 의사를 철회했다. FTX의 위기가 경쟁사인 바이낸스의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라는 지위를 한 단계 더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바이낸스는 이미 거래량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코인베이스와 크라켄, OKX, 비트파이넥스, 후오비, FTX까지 비슷한 규모의 소수 경쟁사를 모두 합친 것보다 규모가 더 크다.

이제 바이낸스가 행사할 자사 구매 목록으로 널리 공개된 다양한 가상자산 통제 권한이 더 커질 것이다. 같은 토큰으로 이미 암호화폐 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이 된 자오창펑의 영향력은 정책과 규제 관련 논의에서 더 강화될 것이다.

암호화폐의 탈중앙화 지지가 필요하다고 믿는 일부 암호화폐 업계 인사에게는 바이낸스가 FTX를 인수하더라도 우려할 만한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 본다. 탈중앙화는 권력 분배와 단일한 실패 순간 제거와 관련이 되었으나 FTX의 몰락은 둘 중 어떠한 야망도 지지하지 않는다.

바이낸스가 FTX 구제 계획을 처음 발표했을 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시세가 10% 이상 급락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의 전체 시가총액 600억 달러 이상이 증발했다. 바이낸스의 인수 철회 후 암호화폐 가치 하락세가 계속 이어졌다.

FTX의 몰락은 추후 암호화폐 소유자 보호를 위해 해야 할 일을 둘러싼 의문을 제기하는 계기가 되었다. 자오창펑은 모든 거래소의 투명한 준비 자금 증명 제공 방안을 제안했다. 거래소가 고객의 인출 금액을 제공할 만큼 현금을 충분히 보유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입증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오창펑은 트위터 게시글을 통해 바이낸스가 조만간 준비 자금 증명 정책을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인베이스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은 FTX의 상황에 동정심을 표현했다. 그러나 FTX를 위험한 상황에 노출 시킨 위험한 사업 관행과 이해관계 충돌 문제도 함께 지적했다. 이어, 투명성 요구사항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그와 별도로 코인베이스도 FTX와 비슷한 유동성 문제를 겪을 가능성을 부인했다. 암스트롱은 트위터에서 “코인베이스는 모든 자산의 달러 가치에 상응하는 수준의 현금을 보유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다른 업계 관계자는 FTX 사태로 확산된 암호화폐 업계의 공포가 거래소에 자산을 예치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입증한다고 주장한다. 암호화폐 투자자 개인이 자신의 암호화폐를 직접 관리하도록 지원하는 지갑 개발사인 레저(Ledger) CEO 파스칼 고티에(Pascal Gauthier)는 “FTX 사태는 암호화폐 수탁의 중요성을 상기시켜준다. 자가 수탁을 활용하지 않는다면, 암호화폐를 실제로 보유했다고 말할 수 없다”라는 견해를 전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What the Hell Happened to F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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