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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의 붕괴로 이어진 역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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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의 붕괴로 이어진 역효과
샘 뱅크먼 프리드의 암호화폐 제국이 붕괴하자 FTX 고객과 암호화폐 투자자 모두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By JOEL KHALILI, WIRED UK

11월 8일(현지 시각), 새뮤얼은 FTX 인출 중단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두 손을 떨기 시작했다. FTX에 보유한 자산이자 10년 치 저축 금액인 2만 5,000달러가 갑자기 찾을 수 없는 돈이 되었기 때문이다.

익명성을 위해 성을 공개하지 않은 새뮤얼은 동남아시아 국가에 거주하며, 현재 일을 쉬고 있는 상태이므로 지갑 사정이 넉넉하지 않다. 새뮤얼이 FTX 계정에 보관한 암호화폐는 저축 금액이었다.

새뮤얼이 처음 FTX의 문제를 알게 된 때는 11월 6일이었다. 그러나 FTX 관련 보도를 근거가 없고, 불확실한 의구심을 유도하는 내용으로 치부했다. 그리고 전 세계에서 가장 명성이 높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한 곳이었던 FTX가 어떠한 위험에서도 철저히 안전을 갖추어, 자신이 FTX에 보유한 자산이 위험에 처할 일이 없다고 철썩같이 믿었다. FTX 창립자 샘 뱅크먼 프리드(Sam Bankman-Fried)는 일각의 우려를 바로 잡으려 했으며, 11월 7일(현지 시각), “FTX는 이상이 없다. 자산도 안전하다”라는 트윗을 게재했다. (그러나 해당 트윗은 뒤늦게 삭제됐다.)

최근 FTX가 붕괴 위기를 직면한 사실이 분명해졌다. 11월 11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파산 절차 신청을 자발적으로 시작하면서 마운트곡스(Mt. Gox)와 셀시우스(Celsius), 쓰리애로우 캐피털(Three Arrows Capital) 등에 이어 한순간 폭락한 암호화폐 기업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재정 위기를 직면한 FTX는 11월 8일(현지 시각), 바이낸스 CEO 자오창펑이 트위터를 통해 FTX 구제 협상 소식을 알리면서 일시적으로 회복 기미를 보였다. 그러나 48시간도 지나지 않아 바이낸스는 FTX 인수 철회 소식을 알리며, 인수 절차를 따라 결정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다수 언론이 FTX가 고객 자산을 유용했다고 보도했다.

새뮤얼의 포트폴리오 중 XRP 토큰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XRP는 발행 기관인 리플 랩스(Ripple Labs)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간 진행 중인 소송으로 가치가 하락했다. 최근 들어 2년간 이어진 리플 랩스와 SEC의 소송이 조만간 끝날 것이라는 징조가 관측됐다. 이에, 새뮤얼은 최종 판결 이후 XRP 시세가 급등할 것을 기대하며 거액을 투자해 XRP 토큰을 매수했다. 그러나 새뮤얼의 XRP 토큰 모두 FTX 지갑에 묶여 있어, 오래 기다린 투자 수익을 손에 쥘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새뮤얼은 “리플 랩스와 SEC의 법정 공방이 끝날 수도 있다. 그러나 FTX 사태가 그동안 투자한 내 자산을 모두 통제한다”라고 하소연했다.

다수 FTX 고객이 새뮤얼과 같은 사례를 이야기한다. 익명을 요청한 어느 한 FTX 투자자는 FTX 사태를 처음 접했을 때 미국에 있었기 때문에 즉시 FTX에 보유한 자산을 인출하지 않았다.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는 FTX 미국이 아닌 FTX 인터내셔널을 지칭한다.) FTX 투자자가 VPN을 이용해 지리적 제한을 우회한 뒤 자산 인출 패스워드 초기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자산 인출 패스워드 초기화는 보안 문제로 24시간 이내로 계정에서 자산을 인출하지 못하도록 막는 과정이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익명의 FTX 투자자는 FTX 지갑에 35만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보관했다. 유동성 순수 가치 97%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해당 투자자가 15년간 얻은 저축 및 투자 이익과 맞먹는 금액이다. FTX에 보관한 자산을 찾을 수 없는 상태가 되자 부채와 서비스를 접할 수 없는 상태 때문에 발생한 각종 법적 책임에 취약해졌다. 많은 투자자가 “FTX의 몰락으로 그동안 규모와 명성을 떠나 신뢰했던 중앙화 거래소를 무조건 불신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증권 변호사이자 거래 플랫폼 프로메튬(Prometheum) 공동 CEO인 애론 카플란(Aaron Kaplan)은 FTX와 FTX 고객의 최종 결과가 아직 확고하게 분명한 것은 아니지만, FTX에 투자한 자산을 절대로 되찾지 못한 선례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FTX의 몰락으로 타격을 받게 된 이들은 법적 구제를 받을 길이 거의 없다. 카플란 변호사는 “FTX 사태의 결과는 시간이 지나면서 공개적으로 드러날 것이다. 현시점에서 분명한 점이 있다면, FTX가 수익 기대와 고객의 최고 이익 존중 결여의 중심에서 법적 규제가 모호한 부분을 마구 이용했다는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뱅크먼 프리드는 파산 소식을 알린 트위터 스레드를 통해 여전히 고객의 자산 회복을 돕고자 한다는 부분을 시사했다. 그러나 자산 회복 확률이 낮다고 생각한 FTX 고객 일부는 대폭 하락한 가격에 계정 자산을 매각하려 한다. 11월 9일(현지 시각), 코인데스크는 텔레그램에서 구매자가 FTX에 묶인 자산을 1달러당 0.1~0.15센트에 구매하려 입찰하면서 결국 FTX 자산을 찾게 될 기회를 두고 도박한다고 보도했다.

FTX 몰락의 최종 결과는 즉시 FTX 고객층이 겪는 자산 피해 그 이상으로 확대된다. FTX 사태로 최근 들어 다른 여러 암호화폐 가격도 폭락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두 10% 이상 폭락하면서 시가총액 600억 달러가 증발했다. FTX와 그 계열사가 보유한 자산 중 솔라나 네트워크(Solana network)의 네이티브 토큰 SOL의 비중이 높은 탓에 솔라나 가치는 더 큰 폭으로 폭락했다. 11월 7일부터 9일까지 SOL의 가치는 32달러에서 13달러로 급락했다.

만도 CT(Mando CT)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암호화폐 투자자는 11월 10일 하루 동안 SOL 코인과 솔라나 기반 NFT 보유 금액 중 63만 7,000달러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SOL 코인은 다른 여러 요소와 함께 소폭 상승하면서 만도 CT는 손실 금액 중 일부를 회복했다.) 만도 CT는 여전히 솔라나의 핵심 가치 명제와 기술의 훌륭함을 신뢰하여 SOL 저가 매수에 나서기까지 했다. 그러나 FTX가 파산 신청을 하면서 시장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 사실을 인정했다.

솔라나 기반 앱 개발자 다수는 여전히 솔라나가 대규모 서비스 구축을 위한 최고의 네트워크라고 주장한다. 솔라나 기반 앱 개발사인 오디움(Audium)과 이리버런트 랩스(Irreverent Labs) 모두 SOL 가치 폭락을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대로 일각에서는 FTX 붕괴 파급효과가 생태계의 전반적인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다.

카데나 블록체인 관련 신규 프로젝트 인큐베이팅을 돕는 카데나 에코(Kadena Eco)의 CEO 프란시스코 멜피그나노(Francesco Melpignano)는 “블록체인 개발자는 가장 큰돈이 예치된 네트워크에서 개발 노력을 펼친다. 만약, 솔라나 자산 가치가 하락한다면, 개발자는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앱 개발을 하며 더 큰 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 외에도 블록파이(BlockFi)는 FTX 상황이 불확실한 탓에 운영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대출 기관 블록파이는 2022년 초, 쓰리애로우 캐피털 파산 이후 FTX의 구제를 받은 적이 있다. 현재 블록파이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자오창펑이 경고한 FTX 사태의 위기 확산 효과이다. 자오창펑은 “FTX가 몰락하면서 불가피하게 암호화폐 시장 전반으로 그 여파가 확산될 것이다. 특히, FTX 생태계와 가까운 관계를 형성했다면 그 여파가 더 심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FTX 사태에 따른 위기가 시작하면서 보통 트위터에서 영향력을 확산하던 뱅크먼 프리드의 트위터 활동이 평소와 달리 잠잠해졌다. 그러나 11월 10일(현지 시각), 매우 긴 트위터 스레드를 통해 침묵을 깨며, “죄송하다. 현재 막막한 상태이다. 그동안 FTX를 더 훌륭하게 관리했어야 했다”라는 트윗을 게재했다.

뱅크먼 프리드는 파산 신청이라는 결과로 이어진 FTX 사태와 관련해 혼란스러운 설명(은행 관련 계좌의 부정적인 낙인)을 늘어놓았다. 그리고 고객 자산 회복을 위한 계획을 설명했다. 뱅크먼 프리드는 “FTX는 일주일 내내 유동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온갖 노력을 했다. 사용자가 법적 문제에 해당하는 투자 활동을 한 것이 아니라면, 소액이라도 그리고 기존 담보도 사용자에게 바로 전달하도록 할 것이다”라는 트윗을 게재했다.

FTX에 자산을 보관하여 찾지 못하는 상태가 된 이들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다. 하지만 뱅크먼 프리드도 큰돈을 잃었다. 11월 1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는 160억 달러 수준이었던 뱅크먼 프리드의 개인 자산이 FTX 사태 이후 전액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설명한 바와 같이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부의 손실”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Fallout of the FTX Collap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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