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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한 암호화폐 시장 구원 계획 세운 바이낸스, 때는 이미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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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한 암호화폐 시장 구원 계획 세운 바이낸스, 때는 이미 늦었다
여러 가상자산 거래소가 FTX의 파산 신청 이후 암호화폐 시장이 성공할 수 있음을 입증하고자 한다. 하지만 각종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암호화폐 시장 실패는 불가피한 일이다.
By JOEL KHALILI, MORGAN MEAKER, WIRED UK

11월 11일(현지 시각),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급격한 붕괴에 대비한 이는 거의 없었다. FTX 사태로 사용자 수십만 명이 개인 자산을 찾지 못하게 되었다. 그리고 암호화폐 시장의 시가 총액이 수십억 달러 증발한 것은 물론이고,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의 무결성에 대한 의구심까지 FTX 사태의 파급 효과가 이어졌다.

FTX는 암호화폐 시장의 깊은 곳까지 자리잡아 암호화폐 대출 기관인 제네시스(Genesis)블록파이(BlockFi)를 포함하여 업계 내 많은 기업이 지난 몇 주간 압박에 시달리다 자체 자산 지출 현황을 계산했다. FTX 사태로 이어진 시장 위기로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암호화폐 시장의 위기 속에서 기회를 감지하고는 신속히 피해 확신을 막기 위한 계획 준비도 펼쳐졌다. 바이낸스 CEO 자오창펑(Changpeng Zhao)은 FTX의 파신 신청 후 트위터 특별 Q&A 도중 “바이낸스는 지금이 시장의 병폐를 청산할 절호의 기회라고 본다. 부실한 프로젝트는 사라지고, 업계가 더 건전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CZ라는 약자로도 널리 알려진 자오창펑은 FTX 사태가 촉발한 피해를 극복하고 신뢰를 재구성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이제 바이낸스의 최대 경쟁사 중 한 곳이 서비스 운영을 중단하면서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주장이 더 큰 영향력을 얻게 되었다. 11월 8일(현지 시각), 자오창펑은 일련의 트위터 스레드를 통해 투명한 준비 자금 증명을 공개해, 고객의 자금 인출 요청을 지원할 정도로 현금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음을 입증하고 합법적인 프로젝트가 위기 속에서 승승장구하도록 지원할 회복 펀드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11월 15일(현지 시각), 자오창펑은 가상자산 거래소의 최고의 관행을 설명한 블로그 게시글을 올렸다. 그가 제시한 관행은 크게 도박 금지와 대출 금지, 부정행위 금지로 축소할 수 있다. 자오창펑은 “일부 악의적인 세력이 암호화폐 업계의 명예를 실추시키도록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다”라고 작성했다.

지난주 다수 암호화폐 거래소가 바이낸스의 선례를 따랐다. 비트파이넥스(Bitfinex)와 크립토닷컴(Crypto.com), 후오비(Huobi), 오케이엑스(OKX), 쿠코인(Kucoin) 모두 준비 자금 증명 상태를 이미 공개하거나 조만간 공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크라켄(Kraken), 코인베이스(Coinbase) 등 일부 거래소는 한동안 계좌를 공개해왔다는 사실을 강조할 방안을 모색했다. 사실상 모든 거래소가 자오창펑의 회복 펀드 지지 의사를 밝히거나 암호화폐 스타트업 투자 확대를 약속한 셈이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계의 분위기는 통제된 상태이면서도 낙관적이다. 모두 투명성을 강화해 암호화폐 신규 투자자에게 계속 매력을 더하면서 FTX와 같은 재정 문제에 따른 기소 위험성을 제한하고자 한다.

하루 기준 암호화폐 거래 금액을 6억 달러 상당 보유한 크라켄 영국 관리 국장 블레이 할리데이(Blair Halliday)는 “FTX 사태는 암호화폐 업계에 큰 타격을 주었다. 그러나 준비 자금 감사를 비롯하여 타당한 업계 조치로 암호화폐 생태계가 잃게 된 신뢰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일일 거래 금액 1억 달러인 거래소 비트파이넥스 최고 기술 관리자인 파올로 아로이노(Paolo Aroino)는 “책임감을 갖고 자산 거래 기록을 추적하는 거래소만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암호화폐 업계가 현재의 위기에서 자산 관리 및 운영 측면에서 더 탄탄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FTX 사태를 더 깊이 재평가하고, 탈중앙화라는 암호화폐 업계의 설립 원칙으로 되돌아갈 기회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세계 최대 탈중앙화 거래소(DEX) 유니스왑(UniSwap) 개발자인 헤이든 아담스(Hayden Adams)는 “FTX 창립자 샘 뱅크먼 프리드는 실제로 자신이 완벽한 통제력을 지닌 중앙화 상품을 구축하고자 한다는 사실을 말할 기회가 있었다”라고 언급했다.

법정 통화를 암호화폐로 전환한 뒤 고객 대신 암호화폐 자산을 보관하는 기존 거래소와 달리 DEX는 고객 자산을 절대로 관리하지 않는다. DEX의 자산 거래는 P2P를 기반으로 실행된다. 아담스는 탈중앙화 운영 방식이 FTX가 재무 불안정성 문제를 겪도록 일조한 중간 개입자의 위험성을 처음부터 없앤다고 덧붙였다.

유니스왑은 지금도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개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아담스는 “유니스왑을 인터넷과 비교한다면, 유니스왑은 모뎀 전화선을 사용하는 시대에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담스는 암호화폐 거래 시 즉시 거래를 처리할 수 있어, 탈중앙화 거래소가 시간이 지나면서 바이낸스과 같은 거래소의 대안 거래소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시행하는 조치 중 이제 규제 감시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는 시점에 피해를 일으킬 만한 요소는 없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지금까지 암호화폐 기업 대상 규제 시행 속도는 너무 느렸다. 전직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최고 운영 관리자인 찰리 쿠퍼(Charley Cooper)는 암호화폐 기업 규제 속도가 느렸던 부분적인 이유로 핵심 기술의 복잡함을 언급했다. 그러나 FTX의 파산 신청 규모를 보았을 때 전 세계 규제 당국의 대응을 촉진할 확률이 높다.

일각에서는 대형 금융 기관의 몰락이 기존 자산 시장에서도 여러 차례 발생하여 암호화폐 규제 시행 시 유용한 선례를 제시할 수 있다고 본다. 트론(TRON) 네트워크 창시자이자 후오비 글로벌 이사회 구성원인 저스틴 선(Justin Sun)은 금융 기관이 보통 “강화된 규제와 감시 대상이 된다. 가상자산 업계에도 거의 같은 현상이 반복된다고 확신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유럽연합은 지난 2년간 암호화폐 기관에 적용할 새로운 법률인 ‘암호화폐 자산 시장(Markets in Crypto Assets, MiCA)’을 확립했다. MiCA는 소비자 자산과 금융 안정성을 모두 보호한다는 취지로 제정되었다. MiCA의 상세 규정은 이제 최종 작성돼, 2023년 2월 중으로 법안 시행 여부를 두고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법안 통과 시 MiCA는 암호화폐 기업이 기업 보유 자산과 고객의 개인 자산 간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회계 부정을 동원하지 못하게 한다. 유럽 의회의 독일 국회의원 스테판 베그레르(Stefan Berger)는 “MiCA를 집행한다면, FTX 사태가 지금과 같이 펼쳐지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FTX 사태는 암호화폐 업계의 리만 브라더스 사태와 같다. 암호화폐 업계는 신뢰성이 필요다. 신뢰 형성 시 암호화폐 규제 관련 신규 법률과 확실한 규제를 확립하게 될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2022년 9월 자로 암호화폐 업계 규제 계획안을 처음 작성했다.규제 법안은 사기 단속과 재정 안정성을 목표로 하면서도 혁신과 기업가 활동의 자유로운 혁신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균형을 맞추기 어려운 부분이다. 또, 증권거래 위원회(SEC)와 CFTC 등 암호화폐 업계 규제를 담당할 기관에 대한 의문점이 남아있다.

암호화폐 커뮤니티는 규제 강화가 긍정적인 일인가를 중심으로 의견이 나뉘었다. 정부의 과도한 개입 장벽이라는 암호화폐 업계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는 이들은 규제 강화가 암울한 상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외친다. 그러나 반대로 기업이 안정적인 거래 수단을 개발하고, 소비자가 지닌 당연한 자격에 따라 소비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뱅크먼 프리드는 스스로 엄격한 규제를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면서 미 의회에 오랜 시간 출석하기도 했다. 특히, 뱅크먼 프리드는 여러 법률 중 무엇보다도 아직 초안 작성이 되지 않았으나 DEX를 엄격하게 제한한다는 취지를 지닌 디지털 상품 소비자 보호법(Digital Commodities Consumer Protection Act)을 강력히 지지했다. 

그러나 미국 뉴스 미디어 복스(Vox)는 뱅크먼 프리드의 암호화폐 규제 신뢰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기자와 개인적으로 주고받은 대화 메시지에 “빌어먹을 규제 기관”, “규제 때문에 상황이 더 악화된다”라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보도했다. 과거의 정직함을 후회하는 듯한 뱅크먼 프리드는 이후 말을 바꾸면서 일부 규제 기관의 대응이 인상적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뱅크먼 프리드가 실제로 믿는 바가 무엇이든 다른 방식으로 우회하여 암호화폐 업계 규제 배경의 대대적인 변화에서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스테이블코인 테더(Tether) 공동창립자 윌리엄 퀴글리(William Quigley)는 “뱅크먼 프리드가 암호화폐 업계의 훨씬 더 엄격한 정부 규제 요청으로 성공했다는 부분이 역설적이다. 그러나 그 명분이 잘못됐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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