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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 확산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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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 확산 미스터리
초기 유전체 염기 서열 결정 결과를 보았을 때, 바이러스가 돌연변이가 되어 전염성이 강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현재 유례없는 수준으로 원숭이두창이 전 세계에 퍼지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By DAVID COX, WIRED UK

모티즈 크래머(Moritz Kraemer)박사가 영국과 유럽, 미국에 원숭이두창이 새로 확산한다는 사실을 처음 들었을 때, 기존 과학적 대화 경로나 영국 보건안전국(UKHSA)이 아닌 트위터를 통해 관련 소식을 접했다. 모든 전염병 감염 사례 보고 시 진실 여부를 의심하고, 전염병 전문가가 실시간으로 질병 확산 관련 가설을 공유하듯 옥스퍼드대학교 소속 전염병 확산 모델링 전문 전염벙학자인 크래머 박사도 원숭이두창을 갈수록 우려했다.

크래머 박사는 “감염 집단 중 일부는 이동과 관련이 없다는 점과 함께 원숭이두창이 지리적 확장 측면에서 기이한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과거, 원숭이두창이 유럽이나 북미 대륙에 등장했을 때, 감염 사례는 순서에 따라 바이러스 확산 국가까지 역추적할 수 있었다. 지금은 아니다. 크래머 박사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 사레를 확인하고자 원숭이두창 추적기(Monkeypox Tracker)를 신속하게 개발했다. 원숭이두창 추적기는 감염 확인 사례와 의심 사례 정보를 수집한다. 신규 전염병 감염 사례 확인 수단치고는 이례적으로 매우 깔끔하게 시각화되었다.

원숭이두창은 서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 풍토병이지만, 특별히 전염성이 강하다고 알려지지는 않았다. 1958년, 원숭이를 통해 처음 발견되었으나 설치류와 다른 작은 포유류 여럿이 주요 동물 숙주로 추정된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숙주와 인간 사이에서의 매우 밀접한 접촉을 통해 전염되는 사례가 가장 보편적이며, 감염 시 열과 숨길 수 없는 울퉁불퉁한 발진 증상을 보인다.

감염자의 호흡기 침방울이나 체액을 통해 인간끼리도 감염될 수 있다. 다만, 인간끼리 감염되는 사례는 흔하지 않다. 원숭이두창 자체는 인간이 감염 증상을 보이기 전까지 전염성이 없기 때문이다. 감염 시점에는 회복기를 보내면서 타인과의 접촉을 피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마테오 프로차카(Mateo Prochazka) UKHSA 전염병학 박사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가장 긴 전염 기록이 인간 사이에서 6차례 연속 감염된 사례임을 확인했다.

그러나 원숭이두창 추적기로 드러난 바와 같이 원숭이두창이 풍토병이 된 국가와의 분명한 연결 고리가 없는 상황에서 세계 여러 국가에서 갑자기 집단 발병이 이루어졌다. 지금까지 영국의 감염 사례는 총 70건으로 세계 1위이다. 그 뒤를 이어 스페인과 포르투갈 순으로 감염 건수가 많고, 유럽과는 먼 캐나다와 호주도 원숭이두창 감염 건수가 많은 편이다.

어떤 일이 발생하는 것인가? 일각에서는 전염성이 더 강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새로이 등장했다고 추측했다. 그러나 지금은 발병을 통한 첫 번째 바이러스 유전체 염기 서열 결정 분석 결과가 게재돼, 초기 추측과는 다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5월 20일(현지 시각), 벨기에 앤트워프 열대의학연구소(Institute of Tropical Medicine) 연구팀이 격리된 30세 환자의 염기 서열 결정 분석 결과를 논문으로 게재했다. 조사 결과, 현재 세계 곳곳에서 확산 사례가 보고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2018년 확산 사례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르투갈의 다른 환자 유전체 염기 서열 결정 분석 결과도 2018년 감지한 바이러스와 비슷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 워커(Jo Walker) 예일대학교 공중보건대학원 연구원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확산의 바이러스 게놈이 이전에 등장한 바이러스와 매우 비슷하다. 따라서 전염성의 진화 주도 확산은 없다는 점을 더 확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원숭이두창 대확산이 아프리카 일부 지역 내 대규모 감염 때문에 발생한 것이 유력한 듯하다. 게다가 세계 여러 국가가 코로나19 제재 완화가 끝나면서 기록한 항공 이동 급증, 원숭이두창과 우두, 두창 등과 같은 바이러스를 포함한 오르소폭스바이러스(orthopoxviruses) 면역력 저하가 더해진 것이 현재의 원숭이두창 확산 원인으로 보인다. 원숭이두창을 10년 넘게 연구해온 제이미 로이드 스미스(Jamie Lloyd-Smith)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 교수는 1980년, 두창이 사라지면서 인간의 오르소폭스바이러스 바이러스 감염 건수가 급격히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로이드 스미스 교수는 “두창 퇴치는 공중보건 역사상 가장 큰 성과이다”라며, “하지만 인간 사이에서 널리 퍼지던 오르소폭스바이러스 중 하나가 자연적으로 퇴치하면서 발생한 효과와 바이러스 퇴치라는 결과로 이끈 백신 접종 계획 중단이 오르소폭스바이러스 면역 경험이 전혀 없는 이들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이어졌다”라고 분석했다. 오르소폭스바이러스 면역력 부재 때문에 원숭이두창 확산이 수월해졌다. 단 한 번도 불이 붙은 적이 없는 불씨를 쌓은 것과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지금 원숭이두창 확산이 발생한 이유라는 만연한 질문에 답변하기 어렵다. 여러 연구를 통해 원숭이두창이 나이지리아와 콩고민주공화국 등 아프리카 대륙 내 여러 국가에서 지난 몇 년간 급증한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당장 아프리카 대륙을 넘어 훨씬 더 먼 곳까지 대대적으로 확산된 정확한 결정적 계기는 아직도 의문 사항이다. 과학계에서는 추가 유전체 염기 서열 결정과 접촉자 추적으로 대규모 확산이 시작된 정확한 시점과 방식을 더 자세히 밝히기를 바란다.

워커 연구원은 “면역력 저하와 항공 이동 증가라는 두 가지 추세로는 몇 년 전이나 몇 년 후가 아닌 지금 원숭이두창 대규모 확산세가 발생한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 지난 몇 달간 발생한 임의의 연속적 감염이 모든 상황의 시작일 수 있다. 혹은 운이 좋지 않아 지금까지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가 다수 인구 집단의 중심이 되었으며, 항공기를 통해 바이러스가 이동해 치명적인 여파를 일으키지 않고 대규모 감염이 시작되었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인간 사이에서 전파된 정확한 과정도 이해하기 어렵다. UKHSA는 바이러스 전염 경로가 성행위일 수도 있다고 제시했다. 그 근거는 동성과 성관계를 한 남성의 감염률이 높고 성기 외부에 고통스러운 발진이 발생한 사실을 나타낸 데이터이다. 그러나 원숭이두창 이전에는 동성 간 성관계를 전염 원인으로 설명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으며, 과학계에서는 전반적으로 대규모 확산 초기에 발병 원인을 결론짓는 것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원숭이두창 발병 확산 특성이 여러 차례의 성관계가 촉발한 것이라는 낙인을 찍게 될 가능성 때문이다.

지난 원숭이두창 대규모 확산 사례를 연구한 모구마 티탄지(Boghuma Titanji) 에모리대학교 연구원은 “현재의 원숭이두창 대규모 확산 원인을 추측하고 싶지 않다. 실제 질병 퇴치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거짓 정보를 유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적 전염은 밀접한 신체 접촉과 함께 퍼지는 모든 병원체의 확산 가능성이 있는 원인 중 하나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규 감염 사례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바이러스 격리와 서열 결정이 진행되면서 기존 전염병 네트워크와 통합하기 수월해질 것이다. 또한, 정확한 바이러스 확산 방법을 나타낼 추가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전 세계 전염병 확산 소식이 코로나19를 계기로 우려를 촉발했으나 우려해야 할 이유는 그리 많지 않다. 원숭이두창은 전염성이 약하며, 바이러스 감염자에게서 전염될 평균 바이러스 수인 바이러스 번식 수는 1~2개에 이를 것이다. 반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숫자는 더 증가했다.

콩고 분지 변이 바이러스의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사망률이 최대 10%인 것과 같이 치명적일 수 있지만, 유전체 염기 서열 결정은 요소는 현재 치명률이 1% 미만으로 추산된 서아프리카 변이 바이러스를 포함한 새로운 집단 발병 가능성을 시사한다. 지금까지 중증 질환을 앓은 환자의 사례는 없었으며, 이미 유럽과 북미에는 인간이 바이러스에 노출되고 4일 뒤 질병 예방용으로 접종할 백신 2종을 보유했다.

게다가 신속 대응이 이루어졌다. 영국은 이미 원숭이두창 감염자와의 밀접 접촉자를 대상으로 한 감염자 주변 인물 백신 접종 전략을 구축 중이다. UKHSA는 원숭이두창 감염 시 21일간 격리하면서 자택 근무를 시행해야 한다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5월 20일(현지 시각), 벨기에는 세계 최초로 모든 원숭이두창 환자의 21일 격리 조치 의무 정책을 시행했다.

티탄지 연구원은 카메룬과 나이지리아, 가봉,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지난 몇 년간 원숭이두창 대규모 확산 억제에 성공적으로 활용한 모범 전략을 따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티탄지 연구원은 “초기 접촉자 추적과 검사, 양성 반응을 보인 이의 격리가 전염 경로를 막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금 당장 세계는 지난 2년간 훌륭하게 적용한 접촉자 추적과 검사, 격리 조치를 훌륭하게 갖추었다. 코로나19 표본 분석 사용의 중심이 된 유전체 염기 서열 결정은 원숭이두창 염기 서열 결정에 빠르게 재구축되었다. 빌 하나지(Bill Hanage) 하버드 TH 챈 보건대학원 역학 박사는 신형 바이러스 감시 기법인 폐수 샘플링을 원숭이두창의 확산 정도를 이해할 한 가지 방식으로 활용한다. 폐수 샘플링은 폐수에 퍼진 바이러스를 추적한다.

과학계는 최근의 원숭이두창 확산이 심각한 대유행병으로 발전하리라 예상하지 않는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그동안 공중 보건 당국과 과학계에서 소홀했던 바이러스 집단 감염 경고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하나지 박사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폭스바이러스팀 인력이 극소수라는 점을 지적한다. 티탄지 연구원은 카메룬 연구팀이 2018년 원숭이두창 대확산 사례를 기반으로 논문을 게재하려 했으나 논문 게재가 거절된 사례를 언급했다.

티탄지 연구원은 현재의 대규모 감염 상황을 억제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앞으로 전염성이 더 강하면서 중대한 위기를 일으킬 수 있는 원숭이두창 변이 바이러스를 계속 감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주목한다.

티탄지 연구원은 “현재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로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모든 신규 감염 사례는 인간이 더 훌륭하게 대응할 기회와 다음 전염병에 더 나은 방식으로 대비하도록 한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Mystery of Monkeypox’s Global Sp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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