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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 가능성 있는 원숭이두창, 억제할 시간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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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 가능성 있는 원숭이두창, 억제할 시간 많지 않다
검사와 백신 접종, 접촉자 추적 모두 유럽과 북미 대륙의 바이러스 통제 방법이 될 수 있다. 단, 현재의 바이러스 통제 효과에 만족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By DAVID COX, WIRED UK

서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에서 지난 20년간 원숭이두창 발병 사례가 급격히 증가한 것을 지켜본 앤 리모인(Anne Rimoin) 캘리포니아대학교 LA 캠퍼스 야전공중보건대학 교수는 현재의 원숭이두창 확산 사례가 불가피한 일이라고 본다.

리모인 교수는 “항상 두창 바이러스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일종의 존립 위협이 있었다. 만약, 바이러스가 최소한의 조건으로 최대한 널리 확산될 환경의 인구 사이에서 감염된다면, 전염망이 확장되면서 전례 없는 바이러스 확산 경로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리모인 교수 연구팀은 2010년, 공중보건 당국 관료가 거의 무시한 논문을 통해 두창 바이러스 확산 경고 신호를 설명했다. 이제 유럽과 북미 모두 두창 바이러스 확산 사례가 드물었으나 원숭이 두창 감염 건수가 급증하는 추세이다. 최근 통계 결과 기준, 31개국 원숭이두창 감염자 수는 1,400명을 넘어섰다.

일반적으로 원숭이두창은 상대적으로 제법 고립된 지역에서 동물 숙주가 인간에게 전파하며, 유전체 염기서열 결정은 지난 5년간 인간 사이에서의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전염 사례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사실, 현재의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에는 두 건 이상의 별도의 감염 사례가 포함된다. 다수 감염사례가 2017년 중으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나이지리아에서 원숭이두창 감염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으며, 이후 정확한 확산 시점이 확실하지는 않지만 2022년 초반 들어 전 세계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영국과 미국, 캐나다 등 일부 국가는 감염자와 밀접 접촉한 이를 추적하면서 자가 격리를 권고하고, 바바리안 노르딕(Bavarian Nordic)의 두창 백신인 임바넥스(Imvanex) 접종을 지원하는 과정을 포함해, 감염 위험성이 가장 높은 이들의 백신 접종을 지원하는 바이러스 억제 전략을 채택했다. 영국은 임바넥스 2만 명 분량을 사전 주문했으며, 독일은 4만 명 분량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여러 컴퓨터 모델을 보았을 때, 원숭이두창 감염 위험성이 높은 집단의 백신 접종 전략이 효과적임을 입증할 수 있다. 비영리 연구 기관 RTI 인터내셔널(RTI International)은 보통 원숭이두창은 전염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에서 접촉자 추적과 감염 위험성이 높은 이들의 백신 접종 전략이 신규 감염률을 78~89% 줄일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런데 접촉자 추적과 백신 접종 지원 전략으로 충분할까?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 후 사망한 사례는 없지만, 과학계에서는 현재의 전략에 만족하는 것을 우려한다. 또, 일부 보건당국은 단순히 원숭이두창 진화를 지금과 같은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을 넘어 주기적으로 반복될 수 있는 공중보건 문제로 다루기 위해 더 큰 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례로, 바이러스 확산 억제 모델의 한 가지 문제점으로 백신 거부 세력을 고려하지 않은 점을 지적할 수 있다. 2022년 5월 자로 공개된 어느 한 보고서는 영국 내 지역사회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접촉자 107명 중 단 15명과 보건복지 분야 종사자 245명 중 169명 만이 바이러스 노출 위험성의 여파를 고려해, 원숭이두창 백신을 접종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확산 모델 구축 작업에 참여하는 RTI 인터내셔널 수석 전염병학자인 도날 비산지오(Donal Bisanzio) 박사는 바이러스 감염 보호와 신속한 의심 사례 대응을 위해 최전선 보건복지 종사자를 향한 구체적인 교훈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비산지오 박사는 “진료소에서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급증할 때, 누구나 바이러스 감염에 확실히 대응하도록 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원숭이두창 감염 신속 검사는 없다. 연구실로 표본을 보내고 감염 의심자에게는 자가 격리를 권고해야 한다. 바이러스 감염 사실을 확인했다면, 감염자와 접촉한 이들을 추적하고 백신 접종을 지원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리모인 교수는 더 빠른 진단 검사 개발과 함께 전국 보건 복지 시설 종사자가 슬라이드, 사진 나열과 함께 원숭이두창 감염 의심 사례를 신속하게 확인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유독 취약한 인구 집단과 소통하면서 백신 접종 권한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데이터를 보았을 때, 백신 접종이 필요한 이들에는 보건복지 종사자, 동성과 성관계를 한 남성 등이 포함된다.

하버드의과대학원 의학 교수 존 브라운스타인(John Brownstein)은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를 빙산의 일각으로만 보는 것을 우려한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특정 지역사회에 얼마나 깊이 자리 잡았는지, 바이러스 억제 전략이 완화 전략보다는 과거 전략에 더 가까운 것이 아닌지 모두 알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확산될 바이러스 예측과 관련된 문제는 여러 가지 불확실함과 관련이 있다. 브라운스타인 교수는 현재 등장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전염성과 성적 접촉을 통한 감염, 무증상 전염 여부 등이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원숭이두창과 관련된 각종 궁금증을 해결하는 데 몇 주가 더 걸릴 예정이며, 면역력이 약산 이들에게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미치는 영향, 장기 감염 여파도 여전히 알 수 없다.

브라운스타인 교수는 “지금 당장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가 매우 산발적이기 때문에 미래의 위험성 예측이 어렵다. 지금은 바이러스 전염의 기술을 위한 전체적인 전망을 구상하고자 한다. 그러나 전체적인 전망 구상만으로는 완벽하지 않다. 현재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확산세가 사라질 것인 것? 혹은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표면적으로 더 증가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과학계는 각국 정부가 현재 전망에만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어서도 안 된다고 경고한다. 원숭이두창 때문에 발생하는 여파는 더 장기적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리모인 교수는 인류가 원숭이두창바이러스를 제거하지 못하여 확산 추세가 계속된다면, 결과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이들이 바이러스에 노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DNA 바이러스인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SARS-CoV-2와 같은 RNA 바이러스보다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형성 확률이 낮고 더 안정적이지만, 면역력이 약한 이들이 감염된다면 전염성이 더 강력하거나 치명적인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할 위험성이 증가할 수도 있다. 면역력이 약해진 장기 이식 환자나 암 환자 등 면역 체계가 약해진 이들은 원숭이두창 감염을 제거하는 데 난항을 겪으며, 바이러스가 자체적으로 인체 내에서 적응할 시간을 줄 수 있다.

인간이 원숭이두창을 다른 종에게 옮길 때 발생하는 위험성이다. 이때는 원숭이두창이 풍토병이 된 아프리카 일부 국가와 마찬가지로 북미 대륙과 유럽의 동물 개체 간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확고히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서양 세계에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퇴치가 거의 불가능해질 것이다.

2003년, 미국에서 잠깐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가 발생했을 당시 프레리도그를 통해 전염 사례가 발생했다. 리모인 교수는 “들다람쥣과 동물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전염 원인으로 매우 의심스럽다. 또한, 프레리도그가 아니라도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숙주로 확인할 수 있는 동물 종이 많다. 원숭이두창이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이 숙주로 확고히 자리 잡는다면, 앞으로 원숭이두창 확산 사례를 다루는 것이 매우 복잡해질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영국은 현재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를 정확히 확인하고자 원숭이두창을 예의주시해야 할 질병으로 분류했다. 즉, 모든 보건 전문가와 연구실이 감염 의심 사례를 영국 보건안전국(UKHSA)에 보고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의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를 다년간 연구한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소속 전염병학자인 데이비드 헤이만(David Heymann) 박사는 “더 넓은 영역에 감시망을 두었다는 점에서 UKHSA의 대응이 옳다고 본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UKHSA는 다른 인구의 원숭이두창 전염 여부 확인도 시작할 것이다. 이른 시기에 시작하는 것이지만, 지금은 남성 간 성관계를 한 이들을 제외하면 실제 감염 위험성이 높은 집단을 알지 못한다. 원숭이두창 감염에 취약한 또 다른 집단이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원숭이두창 대응에 나서면서 추가로 등장하는 문제도 있다. 원숭이두창 자체가 성적 관계를 통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점도 존재하지만, 이미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남성 간 성관계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다. 이 때문에 과학계에서는 보건 관료를 향해 대중에 원숭이두창 감염자를 낙인찍지 않도록 분명하게 소통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특정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백신 보급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원숭이두창에 대한 부정적 낙인이 있다면, 다수 전염병학자가 우려하는 바와 같이 접촉자 추적 노력이 제한될 수도 있다.

브라운스타인 교수는 “원숭이두창 감염자가 부정적 낙인으로 불안해할 것을 우려한다. 또, 다른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도 특정 인구 집단과 부당하게 연관성을 지니게 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코로나19 관련 수요 때문에 이미 자원이 소진되었으며, 의료 서비스 수요 급증 상황에 시달리는 보건복지 체계의 원숭이두창 대응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도 있다. 특히,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가 급증할 때, 의료 체계가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지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었다.

브라운스타인 교수는 “공중 보건 기반 시설이 특정한 바이러스를 다룰 의도로 구축된 사례는 드물다. 하물며 두 가지 종류의 바이러스에 대응할 기반 시설이 있겠는가?”라며, “그러나 많은 이들이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 확인과 접촉자 추적, 검사를 위해 온 힘을 다한다. 보건 시설의 대응 요구가 증가해 자원 소진 사례가 발생할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공중 보건 체계 일부 영역이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 파악과 확산 억제, 치료 등에 대응할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과학계에서는 낙관적인 부분도 존재하며, 앞으로 수 주 혹은 수개월 후면 원숭이두창 신규 감염률이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바이러스 확산 상황이 지역 사회에 깊이 자리 잡기 전에 진지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리모인 교수는 “두창 바이러스가 인간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널리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제로 원숭이두창 감염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만약,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자체적으로 인간 사이에서 전염이 만연한 바이러스 종이 된다면, 결국 이미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자원을 전 세계로 퍼지는 중인 두창 바이러스 퇴치에만 적용하게 될 것이다”라고 내다보았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Monkeypox Can Be Contained—but Time Is Running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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