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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비전 프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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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비전 프로 리뷰
비전 프로는 전혀 친숙하지 않은 패키지 내 공간 컴퓨팅의 대대적인 도약이다.
By JULIAN CHOKKATTU, WIRED US
 

장점

미래지향적 기기

인상적인 눈동자 추적 및 손짓 제어

멋지고 인상적인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

다양한 가상 화면 항시 사용 가능

단점

무거움

비싼 가격

고립감

버그 발생

총점(10점 만점)

5점


지금까지 애플 비전 프로 혼합현실(MR) 헤드셋 사용 경험을 깊이 다룬 기사를 읽는 것을 좋아하는 독자가 많았을 것이다. 비전 프로가 애플의 컴퓨팅 미래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그동안 비전 프로 언박싱 영상과 제품 분해 영상, 평가, 전면 화면 손상 보고 등을 다룬 무수히 많은 콘텐츠가 쏟아졌다. 필자는 동료인 로렌 구드(Lauren Goode) 기자의 비전 프로 착용 도중 영화를 시청한 경험과 불평을 담은 기사에 만족했다.

필자는 한 달 가까이 비전 프로를 사용하면서 간단한 게임부터 한밤중 침실에서 장시간 TV 시청까지 다양한 기능을 조심스럽게 사용했다. 극장에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2001: A Space Odyssey)’를 70mm 화면으로 보고, 고가의 비전 프로를 통한 시청 경험을 비교하고는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 화질을 평가하기도 했다. 광학 디스플레이는 훌륭하지만, 애플의 기술적 강점으로는 실제 영화관에서의 영화 시청 경험을 재구성할 수 없다. 큐프릭풍 우려는 극장의 강력한 음향 시스템, 다른 영화 관람객의 전자 기기 방해음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필자는 주로 업무용으로 비전 프로를 사용했다. 비전 프로의 공간 컴퓨팅 기능은 필자에게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었다. 결국, 필자는 카페로 나가서 일할 때 사용할 휴대용 모니터를 구매하게 되었다. 추가 화면은 매우 좋았다. 가정용 워크스테이션을 대체할 단일 기기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가상 화면을 추가할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흥미로웠다.

그러나 사파리 실행이 멈추면서 가상 브라우저 창이 처음 위치로 돌아간 뒤 보통 작업을 끝낼 때보다 시간이 두 배 더 걸린다고 느꼈다. 결국, 필자는 헤드셋을 벗고, 비전 프로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하게 되었다.

비전 프로를 지난 몇 주간 업무 외 용도로 사용하면서 스티브 잡스가 남긴 말 중 “고객 경험에서 시작하여 기술로 되돌아가라. 기술에서 시작하고 판매하고자 시도하는 부분을 찾을 수는 없다”라는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비전 프로는 애플이 화려한 기술에서 시작하고는 이제 홍보 방법을 찾으려 한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보여준 제품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사진=Apple Newsroom]
[사진=Apple Newsroom]

터널 안에 있는 듯한 시야
필자는 MWC 2024 취재를 위해 바르셀로나로 가면서 비전 프로의 업무 기능을 완벽하게 실험할 시간을 보냈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곳에서 과감하게 헤드셋을 착용했다. (바르셀로나행 항공편에 탑승했을 당시 옆자리가 비었던 것이 다행이다.) 필자는 기내에서 애플 매직 키보드와 매직 트랙패드를 좌석 테이블 위에 배치했다. 애플이 맞춤 키보드와 마우스를 제작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지 않은 탓에 혼란스러웠다.

기내에서 비전 프로 착용 후 초기 몇 분간 사용하면서 매우 짜증이 났다. 비전 프로는 기내, 그리고 기차 안에서도 여행 모드로 전환되었다. 여행 모드로 전환되지 않았을 때는 각종 센서가 혼란을 유발하고, 헤드셋을 착용 중인 공간 내 가상 앱의 적절한 위치를 알 수 없었다. 너무 빨리 움직이는 탓이었다. 비전 프로는 비행 도중 자동 감지 기능을 적용하면서 실행을 위한 명령어를 제공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으나 필자가 직접 사용할 때는 그 어떤 부분도 접할 수 없었다. 따라서 제어 센터로 이동할 정도로 인터페이스를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는 모두 사라지고 추적 실패 알림이 등장하기 전 가상 앱을 실행하기까지 다양한 조작 시도 과정을 겪어야 했다. 약 10차례 시도 끝에 성공했다. 비전 프로에서 가상 앱을 제대로 실행할 때까지 ‘에지 오브 투머로우’에서 톰 크루즈가 세계가 재실행될 때마다 과거의 실수를 통해 교훈을 얻는 것과 비슷한 경험을 했다.

여행 모드가 실행되었을 때는 기내 와이파이 사용료를 부담하고, 비전 프로에 연결했다. 좌석 아래 공간의 배터리 팩에 기기를 연결하여 두 시간이라는 짧은 사용 시간 때문에 사용 경험이 끊기는 문제를 겪지 않도록 했다. 주변 환경과의 단절을 원하지 않아 ‘환경’ 모드를 실행하지는 않았다. 승무원이 지나갈 때 안내하는 바를 무시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전 프로에서 사파리 브라우저를 멀티 탭과 함께 정면 중앙에 띄우고, 왼쪽에는 정보 검색 및 인용 목적으로 사용할 다른 브라우저 화면을 실행했다. 오른쪽에는 슬랙과 텔레그램을 실행하여 업무와 개인 메시지를 놓치지 않도록 했다.

신장 약 195cm이며, 어깨가 넓은 편인 필자는 보통 항공기 좌석에서 노트북으로 타자를 제대로 입력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편이다. 공간이 너무 좁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는 비전 프로를 착용한 채로 약 2,000단어로 구성된 기사 한 편을 작성했다. 넓은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 가상 화면으로 모든 업무 처리 화면을 볼 수 있었던 것은 환상적인 경험이었다.

하지만 가상 앱 모두 약간 흔들리는 문제를 제어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었다. 대부분 화면이 배치된 공간에서 앱이 진동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멋진 경험은 아니었다. 필자는 애플 노트 앱을 측면에 띄운 채로 비전 프로 사용 경험과 관련한 의식적 생각을 기록했다. 필자가 기록한 비전 프로 사용 경험 메모를 연속으로 읽어보면, 비디오 게임 속에서 일부 기술적 개입으로 죽기 직전 누군가 작성한 실험실 메모와 같다고 느낄 것이다. 필자는 “두 눈앞 평평한 화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목이 아프다. 헤드셋을 벗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라는 내용을 작성했다.

바로 비전 프로를 두 시간 동안 사용하면서 느낀 바이다. 착용 후 두 시간이 지나니 헤드셋 무게를 체감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필자는 5시간 동안 비전 프로를 계속 사용했다. 사용 도중 계속 가상 화면이 사라지고, 앱을 다시 실행하고는 적절한 위치에 배치해야 했던 탓에 계속 짜증이 났다. 두 시간이 지나니 커서가 사라지고, 눈동자 추적 기능이 아무것도 등록하지 않는 등 비전OS가 중단된 점이 더 불편했다. 유일한 문제 해결법은 기기 전원 연결 해제 후 다시 연결하는 것뿐이었다. 또, 기기가 매우 뜨거워진 것도 느꼈다. (헤드셋 착용 중 얼굴로는 열이 전달되지 않았다.) 게다가 장시간 계속 사용한 뒤 인터페이스 실행 속도가 저하되고 중단되는 문제를 반복하여 느끼게 되었다.

필자는 바르셀로나에서 집으로 돌아간 후 업무용으로 비전 프로를 주기적으로 사용했다. 비전 프로를 사용할수록 눈동자 추적 기능은 계속 짜증을 유발했다. 기능 자체는 훌륭하지만, 종종 가상 키보드의 아이콘이가 키를 보면, 비전OS가 필자가 정확히 응시한 키의 오른쪽 키를 본 것으로 잘못 인식했다. 게임 도중 물체를 더 열심히 응시하고, 머리를 약간 기울여 눈동자 추적 기능이 제대로 인식되도록 했다. (이상하게도 머리를 기울이니 응시한 것이 제대로 인식됐다.) 원하는 키나 아이콘을 더 열심히 응시하면, 텔레파시가 통하는 듯한 경험을 했다.

맥북 화면을 가상 공간에 띄우고, 다른 비전OS 앱과 창을 맥북 화면 주변에 띄우는 맥 가상 디스플레이(Mac Virtual Display) 기능도 사용했다. 이론상 매우 멋진 기능이지만, 손가락 움직임으로 맥북 화면과 상호작용할 수 없었던 탓에 완벽할 수도 있는 상호작용 환경에서 공중에 띄운 가상 화면이 해체된 것처럼 느껴졌다. 결국, 맥 가상 디스플레이를 오래 사용할 수 없었다.

전반적으로 비전 프로를 사용하면서 작업 속도가 평소보다 더 느려진 것을 체감했다. 그 부분적인 원인은 아이패드OS와 같은 커서가 맥OS나 윈도의 표준 커서처럼 정교하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한 탓이다. 필자는 보통 초광각 모니터와 수직 모니터를 함께 사용하면서 화면으로 필요한 내용을 간단하게 찾아본다. 그러나 비전 프로로 앱 여러 개를 실행한 상태에서는 계속 다양한 화면을 전환해야 했다. 가상 공간 안에서 앱을 추가로 밀어 넣는 것이 도움이 되었으나 작업 속도 저하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

마우스를 두 번 클릭하는 것과 같은 손가락 움직임은 영리하면서 주로 훌륭하게 실행되었다. 하지만 비전 프로가 마우스 클릭을 키보드 입력으로 인식하여 브라우저 창 전체를 위, 아래로 이동하는 때가 있었다. 비전 프로로 영화를 보면서 두 손을 무릎 위에 두면, 주변 환경을 움직이면서 외부 세계를 차단하는 것처럼 현재와 같은 상태를 유지한다. TV쇼를 볼 때 두 손이 화면 아래에 보이는 것이 이상했다.
 

충격적인 미래
비전 프로의 가장 큰 단점은 기기를 머리에 착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필자의 친구는 비전 프로를 머리에 착용하는 것이 1~2 블록 떨어진 곳에 체육관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필자는 헤드셋의 위치가 괜찮았으나 헤드셋을 착용한 채로 가까운 곳으로 외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드물지만, 헤드셋을 착용한 채로 가까운 곳으로 나갈 때는 흥미로운 사용 경험을 접하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비전 프로와 관련하여 헤드셋을 착용해야 한다는 제한 사항을 생각해야 했다. 이 부분이 필자에게는 헤드셋을 포기하고 컴퓨터 사용을 선택할 만한 장벽이 되었다. 이동할 때 충전 선과 배터리 팩을 함께 소지해야 한다는 점은 두말할 것도 없다.

비전 프로를 사용하는 중 집안 현관문 벨이 울리면, 헤드셋을 벗고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답해야 한다는 점이 더 번거로웠다. 애플이 원한 바와 달리 헤드셋을 착용한 채로 집안 곳곳을 이동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느꼈다.

하루는 스마트 온도계를 설치하여 헤드셋을 착용한 채로 온도계를 옆에 두고 가상 공간에 온도계 설치 영상을 실행한 채로 이동하면서 스마트폰을 찾을 일이 없는지 확인해 보았다. 이때 필자는 비전 프로를 착용하고 투시 화면을 응시할 때 720p 디스플레이 영상을 보는 것 같다고 느꼈다. 그리고 비전 프로로는 공식 유튜브 앱을 사용할 수 없다. (단, 서드파티 옵션을 사용할 수는 있다.) 결국,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재생했다.

필자의 아내는 필자가 비전 프로를 착용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아내는 비전 프로를 착용했을 때 다가가기 어렵고, 애플이 헤드셋 외부 화면에 두 눈을 모방한 것과 같은 기능을 적용하더라도 실제 착용자의 두 눈을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스크린 세이버를 통해 눈을 보는 것 같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필자가 비전 프로를 사용하면서 시간을 즐길 때 아내가 고립되도록 한 것이다.

비전 프로의 단점을 계속 이야기할 수도 있다. 비전 프로는 보관함에 넣기에는 너무 무겁고 크다. 애플이 보관함을 199달러에 판매한다는 점과 보관함에 기기를 넣으면 더 무거워지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도수 처방 렌즈를 추가하는 데 거액을 지출해야 한다는 점과 다른 가족과 함께 사용하기 위해 제2의 사용자 프로필을 추가로 생성할 수 없다는 점은 말도 안 되는 단점이다. (아주 기초적인 수준의 게스트 모드를 사용할 수는 있다.) 어두운 환경 속에서 영화나 TV 쇼를 볼 때만 렌즈를 흐릿하게 볼 수 있다는 점도 좋지는 않았다.

무엇보다도 애플이 비전 프로를 어떤 유형의 제품으로 확립하고자 하는가 확실하지 않았다. 컴퓨팅의 미래가 사용자를 현실 세계와 고립되도록 머리에 고정용 끈이 달린 무서운 헤드셋과 같은 모습이 되는 것을 원하는 것인가? 항상 애완견의 모습을 담은 공간 영상을 포착하기 위해 집안 곳곳을 돌아다녀야 하는가? 아니면, 아내가 디지털 눈을 보고 이야기하도록 해야 하는가? 필자는 애플 충성도가 높으면서 가상현실(VR) 애호가 세력이 비전 프로를 사용하는 순간을 좋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무거운 헤드셋을 머리에 착용해야 한다는 단순한 장벽은 대다수 소비자가 구매를 주저하도록 할 만큼 큰 장벽이 된다.

비전 프로는 여러모로 1세대 제품의 특성을 반영했으며, 실제로 대중을 공략할 의도로 출시된 제품이 아니다. 사실상 개방된 개발자 키트에 가깝다. 추후 여러 경쟁사가 더 작고 개선된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출시하여 제품 가격 인하로 이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변화가 될 것이다. 하지만 애플이 구상한 미래를 향해 갈 길은 먼 듯하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Review: Apple Vision 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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