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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기법 이용, 한 달간 ‘비건’으로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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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기법 이용, 한 달간 ‘비건’으로 살기
채식하는 1월에 사용되는 5가지 방법들

/ By MATT REYNOLDS, WIRED UK
 

한달간 동물성 식품을 금식해보는 건 비건으로 처음 시도하는 사람에게는 어려운 과제일 수 있다. 채식하는 1월에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심리적인 방법이 있다.

한때 히피와 동물보호 활동가의 전유물로만 느껴졌던 비건(완전 채식주의)이 2019년 자리 잡았다. 인간의 식이요법이 동물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점점 커짐에 따라, 건강과 환경을 생각해 동물성 식품과 고기를 대신하는 대체육에 대한 요구가 빗발쳤다. 채식 위주 식이요법 열풍에 편승해 돈을 벌고자 하는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은 고기가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 제품 군을 고객들에게 선보이기 위한 경쟁에 나섰다.

2020년 첫 번째 달 동안, 동물성 식품 금식을 장려하는 운동인 ‘채식하는 1월’은 이제껏 있었던 운동 중 최고 규모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작년, 이 캠페인에는 총 25만 명이 참가해 그 전년도인 2018년 대비 참여 인원이 약 50% 증가했다. 2006~2015년 사이 영국에서는 비건 인구가 15만명에서 54만2000명으로 3배가량 늘었다. 가장 최신의 비건 인구 집계 자료를 구하기 어려워 숫자를 가늠할 수는 없지만 이런 추이가 위축되고 있다는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더 윤리적이고 친환경적인 식이요법 전환은 도전적인 과제일 수 있다. 다행히도, 심리학이 도움될 수 있다. 동물성 식품을 적어도 한달은 끊는다는 목표를 고수하기 위해 과학적으로 습관을 어떻게 형성하는지 살펴보자.
 

주방 선반에 있는 남는 야채로 스튜나 수프를 만들어 먹으면 비건 식사가 완성된다.  [사진=Getty Images]

기존 습관에서 벗어나 보아라

습관은 심지어 가장 숭고한 의도에 반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에서 습관 형성을 연구하는 행동 과학자 필리파 랠리(Philippa Lally)는 설명한다. “[습관은]모두 상황과 행동을 연결한다”고 그녀는 말한다. “오랜 시간을 거쳐 ‘그’ 상황을 접하게 되었을 때, 습관은 ‘그’ 행동을 취하도록 자극을 발생시킨다. 그 무엇도 당신을 제지하지 않는다면, 향후 ‘그’ 특정 상황에는 ‘그’ 행동을 취하게 된다.

차를 끓일 때마다 ‘초콜릿 다이제스티브’ 과자에 자신도 모르게 손이 가게 된다면, 이 연결고리를 끊을 방법이 필요할 터이다. 이는 단순히 기존에 먹던 초콜릿 다이제스티브 과자를 버번 위스키, 오레오 과자와 ‘파티 링’ 비스킷 같은 비건 과자로 대체함을 의미할 수도 있지만, 같은 집에 사는 사람 중 비건이 아닌 사람이 있다면 습관을 깨는 전략 측면에서 좀 더 창의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 

랠리는 우유와 같은 유제품을 우유로 만들지 않은 대체품으로 전환하는 사례를 들었다. 만약 여전히 집에 우유를 보관하고 있다면, 냉장고에서 기존에 보관하던 칸이 아닌 다른 칸으로 치우고 그 자리에 귀리, 콩 혹은 견과류 우유를 두는 걸 고려해보라 한다. 이 방법을 통해 우유에 습관적으로 손이 가던 사람은 비건 제품이 아닌 식품을 움켜쥐지 않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고 한다.

정리해라

삶은 복잡하다. 매번 사소한 일까지 ‘의식적인’ 결정을 해야만 한다면, 즉각적인 반응을 요구하는 상황에 대처하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된다. 이를테면 규정 속도를 위반한 버스가 너무 가까이 지나칠 때 뒤로 한 걸음 물러서는 행위처럼 말이다. 일과 중 50%에 해당하는 행동은 이처럼 자동화돼 있지만 이런 자동반사적인 패턴은 당신이 행동을 바꾸려고 시도할 때 상황을 까다롭게 만들 수 있다.

슈퍼마켓은 습관이 만들어지는 장소 중 하나이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가고 싶은 코너로 가서 예전부터 좋아했던 상품을 더 이상 사고 싶지 않다면, 랠리는 어디에서 쇼핑을 할지 구매 목록을 만든 뒤 이를 고수하는 형식을 제안한다. 온라인 쇼핑 또한 기존 습관을 버리는데 도움이 된다. “온라인 쇼핑은 훌륭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제품 성분을 확인할 수 있고 한 고객이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면 슈퍼마켓 알고리즘은 이 고객의 선호도를 배우게 된다”고 랠리는 말한다.

대체식보다는 새로운 식사를 시도해라

작년 한 해 동안 슈퍼마켓 선반에서 다량의 대체육 상품을 볼 수 있었다. 식물성 재료를 사용한 버거, 소시지, 잘게 다진 고기, 치킨 너겟이나 오리를 찾는다면, 어렵지 않게 식물성 가짜 고기로 공복을 채울 수 있다. 그러나 맨체스터대학에서 환경 이슈와 사회 변화를 탐구하는 울라이크 에가트너(Ulrike Ehgartner) 연구자는 대체육 이상으로 생각해보기를 권장한다.

“오직 이러한 제품들만이 비건 음식이라고 이해해서는 안된다”고 그녀는 말한다. “식사 자체보다는 음식 성분에 더 초점을 맞추어 생각하기 시작하라. 식사를 기준으로 생각을 하게 되면, 고기를 다시 먹어야만 한다고 생각을 하게 된다.”

오븐에 구운 고기와 감자, 채소로 차려진 전통적 저녁 식사에 나오는 양고기를 대체하려고 하기보다는, 주방 선반에 있는 식재료들 중 어떤 음식을 만들 수 있을지 생각을 해보아라. 예를 들어 카레는 비건 식단에 포함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야채 스튜나 수프는 남는 야채를 사용하는 아주 손쉬운 방법이다. 전통적으로 고기를 사용하지 않는 요리로 식사를 하고 이에 적응하면 매 끼니마다 고기가 없어도 더 이상 크게 신경 쓰지 않게 된다.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하지 말아라

한 달간 비건으로 지내기는 쉽지 않다. 특히, 이미 채식주의자가 아니라면 말이다. 미국 웨스턴 캐롤라이나 대학교의 할 조그(Hal Herzog)의 연구에 따르면, 86%의 채식주의자와 70%의 비건은 언젠가는 육식으로 돌아간다.
 

비건처럼 음식을 먹는다는 게 극단적인 육류 섭취 통제보다는 우유와 같은 유제품을 우유로 만들지 않은 대체품으로 전환하는 점진적인 접근이 좋다. [사진=Pixabay]
비건처럼 음식을 먹는다는 게 극단적인 육류 섭취 통제보다는 우유와 같은 유제품을 우유로 만들지 않은 대체품으로 전환하는 점진적인 접근이 좋다. [사진=Pixabay]

그러나 실수를 한다는 게 실패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굉장히 엄격한 규칙들을 가지게 되면서 수반되는 위험은 누군가 이 규칙을 준수하지 못하게 되면 이를 실패라고 생각하게 되고 ‘끝났다. 비건이 되는 데 실패했으니 고기, 유제품 그리고 다른 모든 음식을 먹는 생활로 돌아가겠다’고 생각하게 된다”라고 랠리는 말한다. 습관 형성에 대한 그의 연구에 따르면 한번의 실수가 건강한 습관을 만드는데 엄청난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치즈 한 조각 한 조각을 가지고 스스로를 혹평하기보다는 스스로에게 관대해라. 고기 위주의 식사를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바꿈으로 인해 자신이 동물과 환경에 이바지했다는 사실을 기억해라. 헐조그가 한 동일한 연구는 모든 미국인이 일주일 동안 단 한 끼만 고기를 먹게 된다면, 450만 명이 완전히 비건으로 전향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자그마한 변화들이 정말 조금씩 쌓이면 되지 않겠는가.”

비록 실수를 했다고 해서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한 판단을 하지 말고, 가능한 최대로 비건 중인 자기 자신을 격려하는 편이 좋다. 고기를 먹는 습관을 끊으려고 하는 이유가 건강, 윤리 혹은 환경에 대한 우려이든 그 어떤 것이든 간, 비건이 되고자 하는 이유와 동기에 대해 되새겨 보기는 궤도에 머무는 데 도움이 된다. 

“습관이 형성될 때까지 왜 이렇게 하고 있는지와 왜 이 것이 중요한지 꼭 기억해야 한다”라고 랠리는 말한다. 이는 냉장고에 동기 기반한 사실을 들여놓음을 의미한다. 옥스퍼드대학의 한 연구는 거주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채식 위주의 식이요법으로 전향하게 되면 탄소 발자국은 최대 73%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천천히 진행해라

급하게 할 필요 없다. 매일 먹는 식단에 조그마한 변화를 주는 것은 채소 먹는 양을 늘리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라고 비건 소사이어티 도미니카 피마섹카(Dominika Piasecka) 는 말한다. 결국, 올 한 해 혹은 남은 생애 동안 고기 섭취 줄이기는 단순히 한 달간 고기를 전혀 먹지 않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해 동안 계속해서 할 수 있는 조그마한 변화들을 이어갈 수 있다면 1월의 채식을 마스터했다고 할 수 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참조기사 및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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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어드 코리아=문재호 기자 jmoon@wir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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