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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과 AR은 완전히 다른 기술… 각자 성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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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과 AR은 완전히 다른 기술… 각자 성장할 것"
정상권 조이펀 대표 "현재 VR의 고전은 미숙한 시장 형성이 원인…대기업 중심으로 VR 시장 차차 형성"
정상권 조이펀 대표이사가 체감형 콘텐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준영/와이어드 코리아)
정상권 조이펀 대표이사가 체감형 콘텐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준영/와이어드 코리아]


초연결·초지연성이 특징인 5세대 이동통신(5G)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대량의 데이터 전송이 필요한 체감형 콘텐츠가 새로운 즐길 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섣부른 비교 및 전망은 기술의 개념과 목적 등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정상권 조이펀 대표이사는 5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PP)에서 열린 '제12회 게이미피케이션 오픈 포럼'에서 VR과 AR의 목표와 시장 자체가 다름을 강조했다.

그는 "AR을 포함한 혼합현실(MR)은 현실에 가상의 객체(오브젝트)를 겹쳐놓은 것이다. 하지만 VR은 가상의 것으로만 이뤄진, 현실과 완전히 다른 세상"이라고 AR과 VR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AR과 VR 관련 콘텐츠를 즐길 때 사용하는 기기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디자인됐다. 

현재 AR기기인 'MS 홀로렌즈'나 '매직 리프'는 안경(글래스) 형태를 띄고 있다. 반면 VR콘텐츠는 'PS VR', '오큘러스 리프트', 'HTC 바이브' 등이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로만 즐길 수 있다. HMD를 착용한 이용자는 AR 기기와 달리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을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

정 대표는 "오큘러스의 창립자이자 제대로 된 최초의 VR HMD로 평가받은 '오큘러스 리프트'의 디자이너 팔머 럭키는 '현실의 그 무엇도 개입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VR의 첫 번째 조건'이라고 말했다"며 "완전히 독립된 세계에서 즐겨야 하므로 VR 전용 기기인 HMD는 투박하고 폐쇄적인 형태로 디자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면에서도 VR에는 AR보다 더 높은 성능을 요구한다. 이용자가 완전히 몰입하도록 입체 3D 및 고해상도(4K) 그래픽을 지원해야 한다. 또한, HMD의 디스플레이는 양 눈으로 각각 비춰야 하므로 실제 해상도는 절반 이하(43.8%)로 떨어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소 10Gbps 이상의 초고속 네트워크인 5G가 필수라는 것이 정 대표의 설명이다.

서로 추구하는 것 자체가 다르므로 시장 역시 별개로 봐야 한다고 정 대표는 역설했다. 그는 "VR에 대한 이용자의 수요가 줄어든다고 해서 AR이 반드시 뜨는 것이 아니다. VR과 AR 모두 추구하는 바가 다르므로 둘 다 알아서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혼합현실(MR)과 가상현실(VR)의 비교. (사진=박준영 / 와이어드 코리아)
혼합현실(MR)과 가상현실(VR)의 비교. [사진=박준영 / 와이어드 코리아]


현재 VR이 시장에서 고전하는 것에 대해 정 대표는 "시장 형성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과거 LG유플러스에서 부가 서비스 관련 업무를 맡았던 정 대표는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당시 우리가 게임을 만들어달라고 애원해도 게임 개발사들은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게임 콘텐츠가 개발되기 시작한 것은 '자바 버추얼 머신'이 탑재된 휴대폰이 시장에 30만대 이상 풀린 이후였다"며 "즉, 당시 30만대 이상의 휴대폰 이용자가 있어야 게임 다운로드를 통한 수익이 난다고 업계는 판단한 것이다. 현재 그만큼 보급되지 않은 VR HMD가 시장에서 고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속도는 느리지만 VR 관련 시장은 확실히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정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현재 5G를 이용하지 않아도 출퇴근 시간에 LTE로 고화질 영상을 봐도 아무 문제가 없다. 5G와 마찬가지로 VR은 지금 당장 없어도 실생활에 무방한 기술"이라며 "신기술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데 필수다. 대기업 위주로 콘텐츠와 기기가 속속 등장하면서 VR 관련 시장이 점차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실감형 콘텐츠 시대가 도래하면 게임을 비롯해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다양한 콘텐츠가 나올 것"이라며 "VR은 VR, AR은 AR대로 알아서 성장할 것이다. 그 시대를 직접 경험하고 있는 여러분이 저는 매우 부럽다"고 말했다.

와이어드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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