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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돌봄로봇’ 개발자 위한 ‘데이터 키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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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돌봄로봇’ 개발자 위한 ‘데이터 키트’ 나왔다
ETRI, 고령자 행동패턴 11만2620개 분석한 ‘시각데이터 세트’ 공개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돌봄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노인들의 생활패턴을 관찰한 데이터 세트를 공개했다. [사진=한국전자통신연구원]

 

[와이어드 코리아=서정윤 기자] 노인들의 생활패턴을 꼼꼼하게 관찰하고 수집한 ‘시각 자료’를 한데 모은 데이터 세트를 국내 정부출연연구기관이 공개했다. 노인들의 재활 및 일상생활을 돕기 위해 제작되는 도우미 로봇(돌봄로봇) 개발자들에게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인간로봇상호작용연구실 책임연구원팀은 고령자 50명과 청년 50명의 생활 속 55가지 행동패턴을 촬영한 3차원 시각 데이터 세트를 지난 11월 19일 공개했다.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데이터 확보가 필수적이다. 인공지능에도 학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로봇에 달린 카메라로 영상을 해석하고, 주변상황을 판단하도록 돕는 ‘인간로봇상호작용(HRI)’ 기술개발이 필수적이다. 또 HRI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행동패턴 데이터가 필요하다. 사람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보통 어디에 가 있는지, 무엇을 하는지 등을 알아야 하고, 여러가지 행동을 모두 관찰해야 한다. 

이번 데이터 키트 제작을 위해 ETRI는 평균 연령 75세의 고령자 50명과 20대 청년 50명을 모집해 행동과 음성 데이터 총 11만2620개를 수집하고 분석했다. 같은 분야 연구를 시행한 기관 중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싱가포르 난양공대의 데이터셋(약 11만4480개)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난양공대의 데이터셋은 20대 학생들이 주로 참여했으며 생활공간이 아닌 실험실에서 주로 촬영됐다는 점에서 좀더 개발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 연구진은 개발자들에게 관련 데이터를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고령자 대화체 400시간 분량의 음성 데이터, 그리고 고령자 행동 인식에 필요한 인식기술도 무료로 공개했다. △사람 검출 및 추적 기술 △고령자의 일상행동 인식 기술 △외형특징 인식 기술 등이 포함됐다.

연구진은 이 같은 데이터를 활용해 가상공간에서 필요한 노인을 돕는 로봇을 개발해 볼 수 있는 ‘가상 데이터 생성 플랫폼’도 구축했다. 이 플랫폼을 활용하면 가상환경에서 로봇의 행동패턴을 정리할 수 있다. 로봇의 키나 위치를 조절하는 등 다양한 조건에서 실험이 가능하다. 김도형 ETRI 연구원은 “실제 환경 데이터와 가상 데이터를 합쳐 훈련시킨다면 HRI를 발전시켜 더 안정적이고 강인한 AI로봇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돌봄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노인들의 생활패턴을 관찰한 데이터 세트를 공개했다. [사진=Unsplash]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돌봄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노인들의 생활패턴을 관찰한 데이터 세트를 공개했다. [사진=Unsplash]

 

 

ETRI는 현재 가상 환경에서 데이터를 만들고 있으며, 이 자료를 내년 11월 정도에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2021년엔 실제로 고령자들의 활동을 도와줄 돌봄로봇을 개발해 실증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실제 고령자가 생활하는 가정에 로봇인공지능을 보내 하루이틀 정도 서비스를 진행하며 오류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ETRI 측은“고령자와 청년의 행동패턴에 차이가 있다는 건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며 “그 차이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아직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돌봄로봇은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돌봄로봇 분야의 특허 출원은 2010년 35건에서 2016년 75건, 2017년 82건, 2018년 61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돌봄 로봇에 투자는 증가 추세에 있다. 네이버는 지난 4월 HRI학회에서 돌봄로봇의 일종인 ‘에어카트 휠체어’를 선보였다. 휠체어 탑승자와 보조자의 상호작용을 고려해 나란히 걸으며 휠체어를 조종할 수 있고, 캐리어처럼 휠체어가 자동으로 접히며, 주행 중 충격이 흡수되는 등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 개발했다. 

해외에서도 돌봄로봇 시장은 성장세에 있다. 유럽연합은 지난 2016년 로봇 복지 프로젝트 ‘그로미업’(GrowMeUp)을 통해 개발된 로봇 ‘그로뮤’(GrowMu)를 선보였다. 그로뮤는 인공지능을 토대로 약 먹는 시간을 미리 알려주는 등 돌볼 대상의 일정을 관리해준다. 연구진은 대상자에게 새로운 운동법, 식생활 개선 방안 등을 알려줄 수 있도록 기능을 개선 중이다. 

김도형 ETRI 인간로봇상호작용연구실 책임연구원은 “휴먼케어로봇이 필요한 이유는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관련 수요 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와이어드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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