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과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환자별 맞춤형 의료기구를 만들 수 있는 내용을 담은 국제 표준 개발에 나섰다. 관련 기술 일부를 국제기관으로 부터 승인받는 등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표준 개발이 완료되면 국민건강 증진은 물론 의료장비 산업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전종홍 책임 연구원팀은 새롭게 제안한 ‘의료영상 기반 의료 3D 프린팅 모델링’ 국제 표준화 2건이 2019년 12월 25일 국제표준기관 'ISO-IEC JTC1'으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았다고 28일 밝혔다. 채택된 표준화 항목 2건은 의료용 3D 프린터 보형물 제작에 필요한 요구사항, 제작 과정에서 필요한 인체 조직별 분할 절차 등이다. 

의료 3D 프린팅은 환자의 의료 영상 정보를 이용해 수술용 의료기기와 인체삽입형 의료기기, 사전 시뮬레이션 기구 등을 환자 맞춤형으로 제작하는 기술이다.

지금까지는 환자 맞춤형 의료 장비를 마련하기 위해 수작업으로 프린팅 모델을 만들어야 했다. 영상 속 조직 부위를 명확히 구분해내는 작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제작 시간도 오래 걸려 급한 상황에 제약이 많았고 표준안이 없어 타 의료진 데이터를 사용하기도 어려웠다.

연구진은 3D 프린팅 모델을 만드는 과정을 AI 학습기능(딥러닝)으로 자동화하는 방안에 관한 표준 개발에 나섰다. 특히 의료 영상으로부터 특정 인체조직 모델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분할(Segmentation) 과정을 AI 기반으로 자동화하는 기술도 포함하고 있다.

이 표준화 작업은 미국 식품의약안전청(FDA)와 북미영상의학회(RSNA), 의료용 디지털 영상 및 통신 표준(DICOM )등 전문가들도 참여할 예정이어서 의료 및 관련 산업계에 큰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향후 ‘3D재구성’과 ‘3D 포맷 변환’ 등에도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왜곡과 손실 없는 정밀 자동 모델링이 가능한 추가 표준안을 만들 계획이다.

ETRI는 이번 성과를 통해 국내 의료 AI 및 3D 프린팅 관련 산학연의 추가 의견을 수렴해 기술적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반영키로 했다.

ETRI 강신각 표준연구본부장은 “우리나라 주도로 AI를 결합한 융합 의료 3D 프린팅 국제 표준 개발을 선도하는 사례를 만들었다는 데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