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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코드커팅’의 시대, 숏폼 콘텐츠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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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코드커팅’의 시대, 숏폼 콘텐츠 뜬다
모바일 시대 영상소비 패턴 변화에 반응하는 콘텐츠 생산 유형
TV 리모컨으로 채널을 휙휙 넘기면서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을 찾던 풍경은 흔했다. 혹여나 좋아하는 예능이나 드라마가 방영하는 날이면 일과를 마치자마자 곧장 집으로 달려가던 일도 잦았다.

ICT기술이 발전하면서 더이상 '본방사수'라는 용어가 무색해지고, 케이블 TV가 삶의 필수 부분으로 자리하던 시대는 지났다는 분석이다. 이제는 자신이 선호하는 영상 콘텐츠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선택할 수 있는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이동이 빠르게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윤영철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는 “기존 TV에서 스트리밍이나 디지털 플랫폼으로의 전환은 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같은 모바일 기기들의 등장과 이 기기들의 영상 처리 능력의 확대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은 기존 케이블이나 전파 매체의 쇠퇴를 부르고 유무선 인터넷망을 통해 영상 콘텐츠를 제공 중인 OTT(Over-the-Top) 사업자 증가를 부르고 있다.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애플 TV 플러스 등이 대표적인 서비스이다.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코드커팅, 모바일만으로도 충분하다 

OTT 사업자가 늘어남에 따라 케이블을 잘라버리는 이른바 ‘코드커팅’(Cord-cutting, 유료방송 해지) 현상을 낳고 있다. 모바일 기기만으로 영상을 시청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디지털 기술과 모바일 사용에 전혀 위화감이 없는 밀레니얼·Z세대일 수록 이러한 동조 현상은 더욱 뚜렷해 지고 있다.
 
윤 교수는 "대부분의 젊은층들은 완전히 다른 시청 행태와 콘텐츠 소비방식, 콘텐츠 기호도를 보인다"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나 휴식을 취하거나 친구를 기다리는 등 틈새 시간을 이용한 영상 소비유형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웨이브나 티빙 등 여러 OTT 서비스가 있지만, 유튜브 인기가 지난 몇 년 동안 눈에 띄게 증가했다. 안드로이드 앱시장 분석기관인 와이즈앱(Wiseapp) 최근 자료에 따르면 유튜브는 순 사용자 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말 약 3400만 명이 이 유튜브 플랫폼을 이용했는데 이는 2018년보다 6%, 2016 년에서 38% 증가한 수치이다. 

유튜브가 크게 인기를 얻은 이유는 짧은 영상 중심의 구성 덕분이다. 메이크업 튜토리얼에서 먹방, 브이로그(Vlog)에 이르기 까지, 유튜브에는 흥미를 유발하는 다양한 콘텐츠 뿐만 아니라 건강, 운동, 여행, 재테크 등 다양한 영상 정보를 제공한다. 

또 화제가 된 영상을 살펴보면, 감성을 자극하거나 언어의 장벽을 초월한 콘텐츠가 중심이지만 공통적으로 주목할 점은 대부분 길이가 짧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웹드라마 최초 1억뷰 넘긴 와이낫미디어의 '전지적 짝사랑 시점'은 한 회 당 러닝타임이 5분 내외이다. 긴 드라마의 일부를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추출한 것이 아닌 처음 기획단계 부터 짧게 제작된 ‘숏폼’(Short-form) 콘텐츠이다.  

이민석 와이낫미디어 대표는 “이런 전략을 세운 이유는 간단하다”면서 “시청자들은 짧고 임팩트있는 콘텐츠를 선호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미 숏폼 영상은 콘텐츠 제작자와 글로벌 서비스 제공 업계가 주목하는 분야다. 이를 반영하듯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군 틱톡(TikTok)에 이어 올 4월 미국서 출시 예정인 퀴비(Quibi)도 숏폼 영상 플랫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에서도 카카오M의 톡tv가 숏폼 체계를 구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바쁜 세상에 무슨..., '분 단위' 숏폼 영상 유행 

이처럼 시청자의 새로운 기호도는 콘텐츠 영상제작 방식의 변화를 부르고 있다.

스타PD 나영석이 연출하는 새 예능 프로그램 '금요일 금요일 밤에'는 각기 다른 소재의 6개의 코너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해 기존 예능의 형식을 과감히 뒤흔들었다는 평가다. 각 코너는 15분 분량이며 가수 이승기, 위너의 송민호, 축구해설가 한준희, 김상욱 양정무 교수 등 각기 다른 출연진이 등장한다.

정부도 교차 플랫폼 사용이 가능한 숏폼 방송 콘텐츠 제작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총 189억원을 편성, 고품질 우수 방송콘텐츠 기획·제작·해외 유통 등을 지원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민석 대표는 숏폼 영상 제작은 전통적인 TV 콘텐츠 제작에 비해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TV 드라마는 긴 시간 방영돼야 하기 때문에 텔레비전 송출에 따른 ‘플랫폼 원가’가 높다. 기회 비용이 크기 때문에 매출도 커질 수 있지만 매출이 작을 때 리스크도 따른다. 여러모로 시간과 비용을 많이 들여야 하는 콘텐츠이므로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도 어렵다.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다. 진입 장벽이 높은 만큼 보장된 플레이어(연출, 작가, 배우)가 적어서 그 단가 또한 높다. 이런 시장은 경쟁이 치열해지면 승자독식이 되고 승자의 회소성 때문에 ‘단가’가 계속 높아지는 악순환을 만든다. 

숏폼 웹드라마는 이와 반대다. 제작 능력만 된다면 로우 리스크로 결과물을 빨리 낼 수 있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TV에서 방영되는 숏폼 콘텐츠를 온라인 플랫폼처럼 받아들일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시청률이 2~3%대를 맴도는 금요일금요일밤에 미래도 마찬가지다.
와이어드 코리아=이지은 기자 device@wir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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