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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소비량'과 전쟁 중인 4차 산업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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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소비량'과 전쟁 중인 4차 산업혁명
AI 발달과 데이터센터로 인한 에너지 과다 사용 문제 부각

"문제는 일반적으로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더 많은 데이터를 사용하고 더 길고 더 오래 훈련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것이다." 캐나다의 AI 연구소 밀라(Mila)의 사샤 루치오니(Sasha Luccioni) 박사의 지적처럼 AI의 발전은 필수적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하드웨어를 요구하고 있다. 

실례로, 지난달 오픈AI(OpenAI) 연구원들이 공개한 루빅스 큐브를 조작하는 로봇 손 알고리즘은 1000여 대의 데스크톱 컴퓨터와 몇 달 동안 집중적인 계산을 수행하는 특수그래픽 칩을 내장한 12대의 대형컴퓨터를 필요로 했다. AI 프로젝트 관리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인 딜렉티드AI(Delected AI)의 계산에 따르면, 이번 OpenAI의 이번 시도는 시간당 약 2.8기가와트의 에너지를 소비했다. 이는 대략적으로  한 시간 동안 세 개의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해야만 얻는 양으로 AI 발전이 에너지 위기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냈다.

비단 AI 만의 문제는 아니다. 암호화폐 채굴 등에 사용되는 고전력 컴퓨터나 초대형 데이터센터 증가세도 과도한 에너지 소비의 원인이 되고 있다.

AI나 암호화폐, 데이터센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발달에 따른 에너지사용량이 문제시 되고 있다. [사진=GETTY IMAGES]
AI나 암호화폐, 데이터센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발달에 따른 에너지사용량이 문제시 되고 있다. [사진=GETTY IMAGES]

◆ 컴퓨팅 기술 발전 뒤 감춰진 에너지 '과소비' 문제

비트코인 투자 열풍이 휘몰아 쳤을 당시 '전기세 폭탄' 기사는 전세계 어느 신문 지면에서나 찾아볼 수 문제거리였다. 최근 2019년 11월 기사에서도 중국 정부는 암호화폐 채굴 기업을 퇴출하기 위한 대대적 단속에 나선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다. 

단속의 직접적 요인 중 하나가 에너지 소모량이 크다는 것이었다. 중국은 전세계 채굴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데 고성능컴퓨터를 가동하기 위한 에너지 소비 또한 가공할 규모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암호화폐 채굴이 매년 10~20조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0.03%~0.06%에 달하는 규모로 상반기 동안 채굴 컴퓨터는 29테라와트를 소모했다. 아일랜드 전체가 한해 소비하는 에너지 소모량인 26테라와트 보다 높은 수준이다.

AI 머신러닝이나 코인 채굴과 같은 과정이 에너지 과소비로 이어지는 원인 중 상당부분은 고용량 그래픽카드와 CPU에서 발생하는 열을 잡기위한 냉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 역시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에너지 및 자원 시스템 분석 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노스웨스턴 대학의 에릭 마스넷 교수는 기업들과 다른 조직들이 점점 더 인공지능을 사용함에 따라 데이터 센터와 여타 기기와 기술 모두에서 에너지 흐름 전과정을 아우르는 '에너지 발자국'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분석 커뮤니티가 이를(에너지 발자국) 통제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한다"고 설명했다.

◆ 그린IT 연구로 효율성 극대화 노력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019년 10월 31일 내놓은 ‘데이터센터 폐열의 지역 냉난방 활용 사례와 정책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량은 지난 2014년 2.5테라와트에서 2016년 2.8테라와트로 연평균 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산업용 전력의 소비증가율(1.0%)과 비교하면 무려 5배 이상에 달한다.

특히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지난 2015년 2조8000억원에서 2020년 4조7000억원으로 68% 증가하고, 데이터 사용량은 같은 기간 6.2배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는 것을 감안하면 관련 전력사용량 증가폭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멜버른대학 연구센터의 ‘무선 클라우드의 전력 소모’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의 무선 클라우딩이 필요한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사용량은 증가 비율로 봤을 때 기존 데이터센터의 10배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그린아이티(Green IT) 캠페인이 이러한 노력 중 하나이다. 2018년 발표한 애플의 덴마크 내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에는 데이터 센터에서 발생하는 고열을 주변 시설과 주택 난방열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애플이 엄청난 전력이 소모되고 열이 발생하는 데이터 센터를 덴마크에 설립하는 이유는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인 전력 공급원 확보에 있다. 북유럽의 기후는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는 부가적 이유도 있다. 하지만 덴마크는 데이터 센터를 유치함에 따라 자국 전체 전력량의 17%를 해당 시설에 공급해야 한다. 이는 덴마크 전체 가정에서 소모하는 전기의 약 2.5배로 다른 나라 인터넷 데이터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가동율을 늘려 잡아야 할 운명에 놓였다. 

에너지원에 대한 고민과 병행해 에너지 관리시스템 향상을 꾀하는 것이 최근의 논의 방향이다. KT스마트그린개발단 마이크로그리드사업팀 보고서에서 이선미 연구원은 "지식 정보화 사회로 진입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정보 데이터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이터센터는 그 특성상 365일 24시간 시설물을 가동해야 한다"면서 "데이터센터 내의 ICT 장치의 전력 사용량을 측정해 관리하고, 전력 사용량을 제어하고 곧 바로 탄소배출량으로 환산해 보여주는 등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에너지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참조기사 및 링크>

AI Can Do Great Things—if It Doesn't Burn the Planet

Data Centers Gobble Energy. Could a ‘Fossil-Free’ Label Help?

To Go Green, the Energy Industry Goes Open Source

와이어드 코리아=유재형 기자 yjh@wir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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