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페이스북 향한 비난, '가짜계정' 삭제로 돌파하나
상태바
페이스북 향한 비난, '가짜계정' 삭제로 돌파하나
팩트 체크 등한시·개인정보 유출 비난 받아온 페이스북, 가짜 계정들 과감히 삭제

페이스북이 가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과 인공지능으로 만든 합성사진을 대거 삭제했다. 가짜 계정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우호적 메시지를 지속 전달해 온 것으로 알려져 페이스북의 이번 계정 삭제는 차기 미국 대선 가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너새니얼 글레이처 페이스북 사이버보안 정책 책임자는 지난 20일(현지시간) 900여 개 이상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가짜 페이스북 계정, 트럼프 옹호 뉴스에 동원

이 계정들은 약 5500만 명의 이용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우호적 메시지를 전하고자 가짜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과 인공지능으로 만든 합성사진, 가짜 계정 프로필을 사용했다. 내용은 탄핵, 정치인, 선거, 무역, 종교자유 등이었다.대부분이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거나 정적들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페이스북은 조사 과정에서 가짜계정이 에폭 미디어 그룹과 연계된 것으로 결론지었다. 에폭 미디어 그룹은 보수언론으로 중국의 영적 집단인 파룬궁과 연계돼 있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전력이 있다. 베트남 경로 계정이 활동에 투입됐으며, '더 뷰티 오브 라이프'(BL)라는 매체와도 연관성이 높았다. 
 

페이스북이 가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과 인공지능으로 만든 합성사진을 대거 삭제했다.이번 조치는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사진=CHRISTOPHE MORIN/GETTY IMAGES]
페이스북이 가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과 인공지능으로 만든 합성사진을 대거 삭제했다.이번 조치는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사진=CHRISTOPHE MORIN/GETTY IMAGES]

페이스북은 그동안 정치적으로 주목받는 메시지에 대해서는 관용적 입장을 취해 왔다. 캘리포니아와 워싱턴DC 등 미국의 주법 역시 공익을 목적으로 한 보도를 면책사유로 내걸어 가짜 정치 뉴스에 대해서는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다.

실제로 지난 10월 미국 하원 의원인 케이티 힐의 합성 누드 이미지를 담은 기사에 대해서도 페이스북은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됐다. 페이스북은 지난 9월 내년 미 대선을 앞두고 정치 광고를 사실상 무제한 허용하고 정치인들의 게시물은 팩트 체크를 하지 않겠다고 발표해 논란을 키웠다. 

◆ 정치뉴스 팩트체크 등한시한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로 '곤경'

이번 가짜 계정 삭제를 두고 일각에서는 페이스북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비난을 피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라고 풀이하기도 한다.

우크라이나 안보 컨설턴트인 밥 디아첸코는 보안업체 컴패리테크 보고서를 통해 페이스북 이용자 2억6700만 명의 개인 정보가 유출돼 최소 10일간 인터넷상에 공개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베트남에 기반한 세력이 페이스북 계정에서 해당 정보를 불법으로 추출했을 가능성이 높고 페이스북도 사전에 이를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유출된 개인 정보들은 새롭게 계정을 생성하고 새 계절들은 결국 가짜뉴스 유포에 사용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고 보니 가짜 계정 삭제는 페이스북이 시급히 취했어야 할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는 별개로 가짜 계정 삭제는 미국 하원의 트럼프 탄핵안 통과와 무관할 수 없는 이슈. 그동안 페이스북은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이자 투자자인 피터 틸의 영향 아래 정치 뉴스에 대해 관용적 입장을 취해 온 것이 사실이다. 자유언론 원칙을 이유로 정치광고 팩트체크도 거부했었고 이용자들은 페이스북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하원의 탄액안이 통과되면서 페이스북도 정치권의 경고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정치권이 트럼프 당선을 도운 SNS 내 가짜 뉴스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는 시각도 있다. 페이스북에 대해 정치적 광고가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입증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페이스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이제 정치권을 넘어 재계로 확산되고 있다.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닷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월 CNN과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은 사실이 아닌 정치적 광고를 보여주고, 지구상의 최대 플랫폼으로 영향력을 유지하려 하는 만큼 부서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페이스북이 플랫폼을 통해 표출되는 모든 정치적 선전에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고도 비판했었다.

개인정보 유출과 가짜 뉴스 유통으로 일대 위기에 놓인 페이스북이 이번 가짜 계정 삭제에 이어 어떤 조치들을 선보이며 위기를 돌파해 갈 지 주목할 일이다.
 

<참조 기사 및 링크>

Facebook Removes Accounts With AI-Generated Profile Photos

What Would Facebook Regulation Look Like? Start With the FCC

 

와이어드 코리아=유재형 기자 yjh@wired.kr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