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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 세계 기록 선정 세계 최고령견 파문, 세계 분열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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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 세계 기록 선정 세계 최고령견 파문, 세계 분열 초래
기네스 세계 기록은 31년간 살아있던 개의 나이 조작 의혹이 불거진 뒤 세계 최고령견 기록을 중단했다. 결국, 세계 최고령견으로 이름을 올린 개의 기록과 실제 나이가 불확실한 상태로 남았다.
By MATT REYNOLDS, WIRED UK

2023년 10월, 세계 최고령견 보비(Bobi)가 사망하자 온라인에서는 즉시 보비의 사망을 애도하는 글이 쏟아졌다. 그러나 이내 슬픔이 의심으로 변했다. 복수 전문가가 포르투갈에서 거주한 보비가 실제로 31년 163일을 산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2023년 12월, 와이어드는 보비의 나이 인증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진 정부 기관에 등록된 보비의 출생 연도가 1992년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제 보비의 장수 논란은 세계 최고령견 기록의 충격을 안겨준 더 중요한 파문으로 확산되었다. 세게 최고령견 기록을 인증한 기네스 세계 기록(Guinness World Records)이 보비의 나이 기록 관련 증거를 검토하는 동안 세계 최장수견과 최고령견 기록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세계 최고령견으로 기네스 세계 기록에 이름을 올린 개는 없다.

과거에는 세계 최고령견이 사망하면, 그 기록은 이전에 세계 최고령견으로 등록되었으면서 여전히 살아있는 개가 되찾게 된다. 2022년 10월, 페블스(Pebbles)라는 토이 폭스테리어가 사망하자 페블스에 앞서 세계 최고령견으로 알려진 토비케이스(TobyKeith)라는 치와와가 세계 최고령견 기록을 일시적으로 되찾았다. 이후 그보다 더 장수한 치와와 믹스견인 지노(Gino)가 세계 최고령견 타이틀을 가져갔다. 토비케이스는 지노 이후 세계 최고령견이 되었다. 보비가 세계 최고령견이 되기 전, 또 다른 치와와인 스파이크(Spike)가 세계 최고령견 기록을 가져갔다. 스파이크가 처음 세계 최고령견으로 이름을 올린 2023년 1월 기준 23년 7일을 살았다.

스파이크는 지금도 건강하게 살아있다. 스파이크는 현재 이빨이 없기 때문에 가장 좋아하는 치즈맛 스낵인 도리토스를 먹을 수 없다. 그러나 스파이크는 1년 전 세계 최고령견으로 이름을 올린 개이다. 2023년 10월 23일, 기네스 세계 기록 측이 보비의 사망 소식을 발표하자 스파이크 주인인 리타 킴벌(Rita Kimball)은 스파이크가 세계 최고령견 기록을 되찾기 위해 필요한 것을 문의하였다.

기네스 세계 기록은 스파이크에게 세계 최고령견 기록이 다시 돌아갈 것이라는 안내와 함께 스파이크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스파이크와 당일 신문 사진을 함께 촬영한 사진을 보낼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리타가 스파이크 사진을 보낸 뒤 기네스 세계 기록은 스파이크가 세계 최고령견 기록을 되찾기 위한 입증 절차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안내했다. 당시 기네스 세계 기록 관계자는 킴벌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특정 순간의 동물 나이 기록 인증 방식을 검토 중이다. 따라서 스파이크가 세계 최고령견으로 다시 이름을 올리기 전 다른 수의사에게 방문하여 스파이크 진단과 함께 나이를 확인해야 한다. 기네스 세계 기록 다수는 항목이 추후 인증을 위한 제2의 의견이 필요할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스파이크는 스파이크의 나이를 초기에 입증하고자 기네스 세계 기록 측에 동물병원 진료 기록과 함께 1999년 출생 기록과 매년 촬영한 스파이크 사진을 담은 청구서를 보냈다. 킴벌은 스파이크를 2009년, 어느 한 주차장에서 처음 발견했다. 당시 킴벌이 스파이크를 데려간 동물병원에서는 스파이크가 10살이라고 진단했다. 이후 동물병원에서 추정한 나이를 기준으로 의료 기록과 동물병원 진단서가 작성됐다. 6년 뒤 킴벌은 스파이크가 어느 한 핏불과 싸운 뒤 스파이크를 다른 병원으로 데려갔다. 해당 병원에서도 스파이크가 1999년에 태어났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킴벌이 기네스 세계 기록 측에 스파이크 나이 재인증 문의를 하자 과거의 수의학 기록 모두 더는 충분한 증거가 되지 못했다. 동물 나이를 추정할 한 가지 방법은 치아를 확인하는 것이다. 스파이크는 치아가 없지만, 킴벌은 2015년, 스파이크가 핏불과 싸우면서 약해진 치아 몇 개를 보관했다. 현재 스파이크의 입을 보고 치아로 나이를 추정할 수 없는 상태이다. 이 때문에 킴벌은 기네스 세계 기록 측에 스파이크의 나이를 인증할 수의사 기록을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기네스 세계 기록 측은 “새로운 증거 요청 문의에 따라 증거를 제출하여 감사하다. 하지만 현재 단계에서는 스파이크의 세계 최고령견 기록을 되찾을 수 없다. 스파이크의 초기 기록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 그러나 이제는 스파이크나 다른 견종이 세계 최고령견이라는 기록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라는 답변을 보냈다. 

킴벌은 기네스 세계 기록이 스파이크의 세계 최고령견 기록을 회복하지 않은 사실이 썩 유쾌하지는 않았다. 킴벌은 “스파이크가 세계 최고령견 기록을 빼앗긴 것에 화가 나지는 않는다.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네스 세계 기록이 다른 개의 기록과 관련하여 어떤 일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세계 최고령견 기록을 중단한다는 사실에는 화가 난다”라고 말했다.
 
[사진=Guinness World Records]
[사진=Guinness World Records]

영국 왕립대 수의학대학 산하 보호 의학 프로그램 수의학 외과 전문의 루이스 앨럼(Louise Allum)은 수의사가 성견의 나이를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강아지는 앞니부터 시작해 송곳니, 소구치, 어금니 순으로 치아 상실 과정을 예측하기 쉬워 나이를 평가하기 쉽다. 성견의 치아 발달 추적은 약 1세인 개의 나이를 비교적 신뢰도가 높은 방식으로 측정할 수 있다.

앨럼은 “개가 나이가 들수록 나이를 측정하는 일이 까다로워진다”라고 전했다. 치아를 통해 개의 나이를 파악하는 것은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미묘하다. 고령견은 보통 치석이 더 많이 쌓이지만, 식단과 구강 관리 수준에 따라 차이가 크다. 고령견의 눈동자는 흐린 색상이지만, 5세, 10세 혹은 그보다 나이가 많은 개도 얼마든지 눈 색상이 흐리게 변할 수 있다. 일부 개의 눈은 회색으로 변하지만, 나이가 들어도 눈동자 색이 변하지 않는 개도 있다. 간혹 얼굴이 얇아지면서 노화가 시작되는 개도 있다. 반대로 노화가 진행될수록 볼살이 두꺼워지는 개도 있다.

모두 특정 연령이 지난 개의 나이를 정확히 평가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는 의미이다. 앨럼이 수의사로 근무하면서 개의 나이를 자주 진단하지만, 유기견의 의료 기록에 나이를 작성할 때는 나이를 파악할 정보가 많을 때 최고의 추측 결과를 작성하게 된다고 밝혔다.

개의 나이를 정확히 파악할 방법은 출생 순간부터 혹은 적어도 강아지일 시기부터 의료 기록을 보관하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생후 8주 전 모든 개의 고유 식별 정보를 포함한 마이크로칩을 장착해야 한다. 마이크로칩 기록과 나이가 들면서 촬영한 개의 사진을 함께 제공한다면, 개의 진짜 나이를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다만, 기록 자체도 조작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기네스 세계 기록 출판 및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사장 앰버 조지나 마스켈(Amber-Georgina Maskell)은 보비의 사망 소식 이후 복수 수의사의 연락을 받은 위 나이 인증 절차를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마스켈 사장은 기네스 세계 기록이 이미 보유한 증거를 검토하고, 새로운 증거를 찾으면서 복수 전문가와 보비의 세계 최고령견 기록과 관련된 이들에게 연락 중이다. 보비가 세계 최고령견으로 기록되면서 해당 기록은 중단됐다. (보비 이전에 세계 최고령견 기록을 보유한 개는 1939년 사망한 블루이(Bluey)이다.) 기네스 세계 기록은 세계 최고령 고양이, 라마, 등도 기록하지만, 마스켈 사장은 해당 기록 모두 지금도 그대로 유지된 상태라고 전했다.

앨럼은 “기네스 세계 기록은 세계 최고령견 기록 의혹을 해결하기 까다로운 상황을 직면했다”라며, 보비가 31년 163일간 살다 사망했다는 사실을 두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그러나 앞서 세계 최고령견이 된 개 주인은 기네스 세계 기록 타이틀이 의문스러운 서류 작업으로 타이틀을 선정한다면, 되돌이킬 수 없는 여파가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2년 12월, 세계 최고령견이 된 지노 주인 알렉스 울프(Alex Wolf)는 몇 주 만에 스파이크에 세계 최고령견 타이틀을 내주기 직전 “기네스 세계 기록 관련 책을 읽으면서 자랐다. 기네스 세계 기록을 신뢰할 수 없다면, 안타까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울프가 지노가 2살이었을 당시 입양했으나 지노의 출생일부터 누적된 의료 진단 서류와 시간에 따른 지노의 성장 과정을 담은 사진 여러 장 덕분에 기네스 세계 기록 선정 세계 최고령견으로 신청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울프는 지노가 기네스 세계 기록에 이름을 올린 것을 두고 “매우 멋진 일이었다. 이후 로스앤젤레스로 이사한 지노가 콜로라도주에서 유일하게 기네스 세계 기록에 이름을 올린 사실이 자랑스러웠다”라고 말했다. 지노는 2023년 9월, 23번째 생일을 맞이하고 5일이 지난 뒤 사망했다.

세계 최고령견 주인 사이에서 찾아볼 수 있는 한 가지 공통점은 기네스 세계 기록에 반려견을 등록한 과정이다. 보통 TV나 온라인을 통해 다른 개가 세계 최고령견이 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뒤 직접 기르는 개가 세계 최고령견 타이틀을 빼앗을 수 있는지 궁금해한다. 이후 기네스 세계 기록에 세계 최고령견 등록을 신청하고, 세계 최고령견은 페블부터 시작해 토비케이스, 지노, 스파이크, 보비 순으로 연결된 기록에 따라 기네스 세계 기록 측과 나이 인증 기록을 제출하면서 사라지지 않는다.

이제 세계 최고령견 기록은 사라졌으며, 세계 최고령견으로 등록된 개는 없다. 보비 이후 세계 최고령견으로 다시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스파이크는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금도 스파이크는 외출, 낮잠 자기, 으깨진 음식으로 식사를 하는 등 일상 속 평범한 활동을 하면서 지내고 있다. 킴벌은 “스파이크는 잘 지내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스파이크가 세계 최고령견 자격이 있으나 인정받지 못했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한다. 킴벌은 “이전에 세계 최고령견이 된 개가 다시 타이틀을 되찾고, 새로운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A Scandal Is Tearing the World of Record-Breaking Dogs Ap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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