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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령 견 보비의 존재, 사기극 의혹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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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령 견 보비의 존재, 사기극 의혹 제기
기네스 세계 기록에 등록된 세계 최고령 견으로 유명한 보비의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은 강아지 털 전문가와 음모론 확산으로 이어졌다. 또, 필자는 세계 기록 검증 방식을 두고 의문을 품게 되었다.
By MATT REYNOLDS, WIRED UK

2023년 10월 21일(현지 시각), 보비(Bobi)라는 개가 죽음을 맞이했다. 가장 많은 이들의 애도 속에서 세상을 떠난 보비의 사망 소식을 다룬 여러 언론 보도 내용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보비의 죽음은 예견된 일이었다. 31년 163일간 살았던 보비(인간 나이 217세)는 노령견이었다. 사실, 보비는 나이가 너무 많았다는 점에서 2023년 2월, 기네스 세계 기록 세계 최고령 견으로 등록되면서 당시 ‘오래 살아있는 개’라는 기준에서 권위를 누렸다.

보비의 기네스 세계 기록 기록으로 권위가 계속 이어졌을까? 보비가 사망한 직후 여러 전문가가 포르투갈 대형견이었던 보비의 장수를 두고 의문을 제기했다. 수의사 대니 챔버스(Danny Chambers)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수의학 분야 동료 중 보비가 실제로 31세라고 믿는 이는 단 한 명도 없다”라며, “기네스 세계 기록 기록은 수의학계 전문가를 대상으로 신뢰성과 권위 유지를 위해 몇 가지 부인할 수 없는 증거가 필요했다”라고 말했다.

보비가 전 세계 최고령 견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소식은 화제가 되었다. 일각에서는 보비가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살아있던 방법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필자를 비롯한 일각에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필자는 기네스 세계 기록 측에 보낸 메일로 의문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기네스 세계 기록은 세계에서 손 없이 가장 빨리 바나나를 먹은 사람(17.82초),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가장 긴 인간 다리를 지난 개(인간 30명 다리 통과) 등과 같은 기록을 검증하였다. 기네스 세계 기록은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가장 악취가 심한 꽃, 가장 입이 큰 사람, 세계에서 가장 긴 치킨 너겟 등을 새로운 항목으로 추가했다. 또한, 세계 최고령 말과 세계 최고령 고양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깃발, 나무, 헤드스탠더, 세계 최고령 라마, 가장 오래된 고객 불만, 우체국, 도로 표면 등도 기네스 세계 기록에 등록됐다. 세계 최고령 견이라는 기네스 세계 기록은 손쉽게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일 것이다.

기네스 세계 기록 공공 관계 책임자 알리나 포리안스카야(Alina Polianskaya)는 보비의 나이 인증 상세 과정을 요청하는 내용으로 필자가 보낸 첫 번째 메일에 “기록 적법성과 검토를 둘러싼 의문점을 인지하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포리안스카야는 필자를 인내심이 넘치는 사람으로 생각하도록 했다. 결국, 필자는 기네스 세계 기록 인증을 위한 검토 과정에 포함된 사항을 물어보았다. 필자는 기네스 세계 기록을 인증하는 기관이 전반적으로 보비의 DNA를 채취하고자 보비가 사용하던 장난감을 면봉으로 문지르는 방식을 이용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포리안스카야가 기네스 세계 기록 검증 방식을 상세히 공개할 수 있을까?

포리안스카야는 필자가 두 번째로 보낸 메일에 “추가로 공유할 정보가 있을 때 답변하겠다”라고 전했다. 포리안스카야는 와이어드 수석 기자가 세계 최고령 견 관련 진실을 추구하는 것보다 더 나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포리안스카야는 위험성이 매우 적은 이야기를 두고 한때 맨체스터 외곽 자역으로 전송된 사기성 가짜 치아 소포를 추적하려 우표를 대거 수집한 인력을 보유했을 정도로 매우 인내심이 뛰어난 기자와 메일을 주고받는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포리안스카야는 필자가 세 번째로 보낸 메일에 “기네스 세계 기록은 검토 사항을 결론짓기 전까지 추가 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라고 보냈다. 네 번째 메일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다행히도 기네스 세계 기록은 필자에게 과거 기록을 추적할 정보를 남겼다. 기네스 세계 기록은 2023년 2월, 보비를 세계 최고령 견으로 소개한 게시글에서 포르투갈 정부의 개, 고양이, 흰 담비 등 다양한 애완동물 등록 데이터베이스 SIAC가 보비의 연령을 검증했다고 언급했다.
 
[사진=Guinness World Records]
[사진=Guinness World Records]

SIAC 협력자 유리코 카브랄(Eurico Cabral)은 “실제로 보비라는 개가 2022년 7월 3일 자로 SIAC에 등록된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전했다. 필자는 보비 등록 기록은 비공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카브랄이 충격적인 사실을 공개했다.

카브랄은 필자에게 “당시 보비 주인은 보비가 1992년에 태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비 주인의 주장을 인정하거나 부인할 등록 기록이나 데이터가 없었다”라고 전했다. 이제 보비의 나이와 관련된 진실이 흥미로운 정보가 되었다. 기네스 세계 기록은 SIAC가 보비의 나이를 검증했다고 주장했으나 모두 보비가 1992년에 태어났다는 보비 주인의 주장으로 보비의 나이를 확인했다. 게다가 카브랄은 다른 메일을 통해 SIAC가 정보 검증을 위해 기네스 세계 기록 측의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카브랄이 폭로한 사실은 보비의 나이 진실 의혹이 널리 분노를 자극하는 요소가 되었으나 기네스 세계 기록 측은 정확한 답변을 일절 제공하지 않았다. 2020년 10월까지 포르투갈에서는 2008년 이전 태어난 개 정보 등록은 의무화 대상이 아니었다. 따라서 보비가 1992년에 태어났다는 주장이 사실일 수도 있다. 하지만 보비 주인은 보비의 출생 정보를 입증할 서류 작업을 전혀 하지 않았다.

헝가리 외트뵈시로란드대학교 개 수명 전문가인 에니코 쿠비니(Enikő Kubinyi) 박사는 보비가 실제로 31세라고 확신하지 않는다. 정확한 개의 나이 측정은 매우 어렵다. 수의학 기록은 신뢰할 수 없거나 존재하지 않고, 개의 주인은 여러 차례 바뀌기도 한다. 따라서 신체적 모습만 보고 개의 나이를 추측하기 매우 어렵다. 간혹 개는 집에서 사망하며, 수의학 기록이 최신 정보로 변경되지 않는 때가 많다. 쿠비니 박사가 간혹 40세를 넘긴 노령견을 보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간혹 대다수 개의 수명을 다룬 훌륭한 데이터를 접할 수 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도쿄에 매장된 수명이 다한 개 1만 2,039마리의 정보를 담은 데이터 기준 개의 최고 기대 수명은 15.1년이다. 일본에 기록된 데이터세트 기준 25년간 살았던 개는 단 한 마리이다. 영국에서 2016년부터 2020년 사이에 사망한 개 3만 563마리의 정보를 담은 데이터 분석 결과, 20년 이상 살았던 개는 23마리로 확인됐다. 견종을 떠나 개의 평균 수명은 11.2년으로 집계됐다.

쿠비니 박사는 매우 오래 살아있었던 헝가리 개 두 마리를 연구했다. 쿠비니 박사가 연구한 개 두 마리의 수명은 각각 22년, 27년이었다. 두 마리 모두 출생 후 존재를 알았던 성인이 주장한 바를 기준으로 나이를 알 수 있었다. 또, 보비와 마찬가지로 두 마리 모두 이곳저곳을 자유롭게 이동하고, 다른 개, 인간과 자유롭게 접촉했다. 건강한 삶을 살았다는 긍정적인 조짐이다. 그러나 쿠비니 박사는 검증 가능한 서류 작업이 없는 상태에서 개의 정확한 나이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쿠비니 박사가 보비의 나이와 관련하여 제기한 한 가지 의문점은 다음과 같다. 쿠비니 박사가 직접 본 보비 사진을 기준으로 판단했을 때 보비가 과체중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었다. 쿠비니 박사는 “인간 사이에서도 과체중인 인간이 장수하는 일은 없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보비와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또 다른 부분이 있다. 보비 이야기를 다룬 기사에서 기네스 세계 기록은 훨씬 더 어린 시절의 보비 모습을 다루었다. 보비의 어린 시절 사진을 보면, 보비의 털이 나이가 든 보비 사진과는 다른 것처럼 보인다. 개의 털이 시간이 지나면서 바뀔 수 있는가? 이에, 쿠비니 박사는 개털 전문가와 상담하라는 조언을 했다.

캐나다 사스캐처원대학교 동물 및 가금류 과학 명예 교수 셰이라 쉬무츠(Sheila Schmutz)는 “개털 전문가라고 자부한다. 적어도 유전학 측면에서는 전문가임을 자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필자는 개, 가축 관련 논문 여러 편을 게재한 경험이 있는 쉬무츠 교수에게 1999년과 2016년, 2022년에 촬영한 보비 사진 여러 장을 보내며, 사진 속 개가 같은 개가 맞는지 물어보았다.

쉬무츠 교수는 사진 속 개가 모두 같은 개라는 사실을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부 사진 속 보비의 털은 붉은색이었으나 다른 사진 속 개는 갈색 코트를 덮은 것처럼 보였다. 쉬무츠 교수는 붉은색과 갈색 코트를 덮은 듯한 모습으로 촬영된 사진을 지목하며, 색상이 확실히 다르다고 말했다. 쉬무츠 교수는 “남편에게도 보내준 사진을 보여주었다. 남편도 사진 속 개가 모두 같은 개라는 점을 확신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 모두 같은 개인지 아닌지 확신할 수 없었다”라며, “추후 앞으로 더 확실한 정보를 찾기를 바란다”라고 답변했다.

필자는 확실한 정보를 찾고자 다른 곳에서 더 확실한 정보를 찾았다. 이후 수의학자이자 『영원히 존재하는 개: 반려견이 더 젊고 건강하면서 오래 살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놀라운 과학(The Forever Dog: Surprising New Science to Help Your Canine Companion Live Younger, Healthier, and Longer)』의 저자 카렌 베커(Karen Becker)에게 문의했다. 베커 박사는 기사 여러 편을 통해 보비의 사망을 보도한 인물로 신뢰를 받았으며, 개인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보비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필자는 베커 박사에게 웹사이트를 통해 메시지를 보내고, 답변을 기다렸다.

베커 박사는 강의 때문에 부재중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베커 박사의 관리 보조인인 다나 애덤스(Dana Adams)의 답변도 받았다. 애덤스는 보비의 장수를 의심하는 가디언 기사 보도 내용이 전혀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애덤스는 “많은 내용이 정확하지 않다. 보비는 날 음식을 먹은 적이 없었다. 집에서 직접 조리한 음식만 먹고, 부모와 같은 혈통이 아니었다. 또, 로비 단체는 보비의 시신 화장 당일 기네스 세계 기록의 추가 검증과 관련하여 의문 제기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라고 말했다.

무슨 말인가? 로비 단체라니? 기네스 세계 기록의 보비 관련 기사는 사실이었으며, 상당수 후속 언론 보도는 보비 주인인 리오넬 코스타(Leonel Costa)의 말 중 보비의 상세 정보 중 인간의 음식만 먹었다는 내용을 선정하여 보비의 이례적인 장수 비결로 언급했다. (코스타는 와이어드의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애덤스는 보비의 장수 음모론 배후에 있는 의심스러운 세력처럼 보이는 어느 한 로비 단체 정보를 제공했다. 필자는 추가 상세 정보를 파악하고자 애덤스에게 추가 질문을 했다.

애덤스는 “애완동물 세계에서는 수십억 달러 상당의 제국을 위협할 때 상황이 좋지 않다”라며, “가디언 기사는 리오넬이 보비를 돌보면서 한 일과 집에서 직접 조리한 식단을 먹이는 등의 행동을 할 가능성을 두고 수의사가 우려를 제기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혔다. 보비는 애완동물 업계 전체를 위협했다”라고 말했다. 그와 함께 펫푸드인더스트리(Pet food industry)가 평가한 세계 10대 애완동물 식품 제조사 스크린숏을 첨부했다. 마스 펫케어 Inc.(Mars Petcare Inc.), 네슬레 푸리나 펫케어(Nestlé Purina PetCare), 힐스 펫 뉴트리션(Hill’s Pet Nutrition) 등이 상위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필자는 애완동물 식품 브랜드 상위 3개 기업에 세계 최고령 견 기록의 신뢰성을 저하할 음모론에 가담한 적이 있는지 문의했다. 마스 펫케어 Inc.와 네슬레 푸리나 펫케어는 필자의 메일에 답변하지 않았다. 힐스 펫 뉴트리션의 세계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멜리사 체스트넛(Melissa Chestnut)은 “힐스 펫 뉴트리션은 음모론에 가담한 적이 없다”라는 답변을 보냈다.

따라서 보비의 나이를 둘러싼 진실을 두고 다음 사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보비의 나이를 인증한 것으로 추정된 포르투갈 정부 당국은 실제로 보비의 출생일을 확인할 데이터를 보유하지 않았다. 기네스 세계 기록은 조사가 완료되기 전까지 어떠한 정보도 밝히지 않을 것이다. 개 연령 측정 전문가는 보비의 나이를 검증할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서 보비의 나이를 확신하지 못한다. 어떠한 증거도 없다는 점에서 애완동물 식품 업계가 네슬레 푸리나 펫케어의 캔 소비량 증가로 전환하면서 조작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이도 있다. 모든 상황을 정리할 수 있는 단 한 사람인 보비의 주인은 필자의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필자는 짧은 시간 동안 보비에 앞서 기네스 세계 기록에 등록된 세계 최고령 견으로 이름을 올렸던 치와와 스파이크(2022년 12월 기준 23세)가 세계 최고령 견 기록을 되찾고자 보비 나이 음모론을 조작했을 가능성도 고려했다. (필자는 스파이크가 지금도 살아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그 누구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장 오래된 개를 신경 쓰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가장 큰 의문점의 답은 절대로 찾을 수 없을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Was Bobi the World’s Oldest Dog—or a Fra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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