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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택시, 도시 한복판에서 충돌 사고 일으켜...지역 당국의 통제 권한은 거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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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택시, 도시 한복판에서 충돌 사고 일으켜...지역 당국의 통제 권한은 거의 없어
자율주행 차량이 미국 대도시 곳곳을 주행하면서 충돌 사고를 일으킨다. 그러나 텍사스,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등 여러 주의 법률은 지방 정부의 자율주행 기술 규제를 막는다.
By AARIAN MARSHALL, WIRED US

2023년 핼러윈을 일주일 앞둔 날 오스틴시 직원 레이첼 카스티그노리(Rachel Castignoli)가 자율주행 차량 개발사 크루즈의 정부 관계 담당자에게 예의를 갖추면서도 단호한 요구사항을 전달한 내용의 이메일을 전송했다. 와이어드가 공개 기록 요청에 따라 입수한 카스티그노리의 메일에는 “핼러윈 당일 오수 5시부터 9시까지 로보택시를 운행하지 않았으면 한다”라는 문장이 굵은 글씨체와 노란색 하이라이트 표시가 된 채로 작성됐다. 카스티그노리는 핼러윈에는 다른 날 밤보다 차량 충돌 사고가 원인이 되어 사망하는 아동 수가 더 많고, 오스틴에서는 운전대를 잡는 대상이 인간이든 소프트웨어이든 상관없이 교통 제한을 원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메일 마지막 부분에는 “이 메일에 회신하기를 바란다. 메일을 읽어주어 감사하다”라는 문장도 굵은 글씨체로 작성됐다.

카스티그노리의 메일은 크루즈와 그 경쟁사인 알파벳의 웨이모 등 자율주행 차량 기업이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현장 시범 운행 목적으로 임명한 미국 일부 대도시 관료의 이상한 입지를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이다. 카스티그노리는 오스틴시 교통 및 공공근로부 직원이다. 미국 전역의 여러 지역 기관과 마찬가지로 도시 도로에서 발생하는 일을 책임지면서 도로 속도 제한, 교통 통제조건 등을 정한다.

그러나 텍사스,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등 자율주행 차량 시범 운행과 유료 운임 서비스 운영을 시작한 일부 주에서는 지방 정부 관료가 로보택시를 자유롭게 규제하기 어렵다. 자율주행 차량 산업 옹호 세력이 자율주행 차량 기업의 운행 규제 권한을 주 정부 소속 관료에게 부여하는 법안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반면, 연방정부 관료는 차량 기능과 설계를 규제한다.) 카스티그노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크루즈의 로보택시 운행 중단 명령이 아니라 중단 요청뿐이다.

카스티그노리와 크루즈 측이 주고받은 메일을 통해 크루즈가 핼러윈 당일 로보택시 운행 중단에 동의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핼러윈 당일 밤 크루즈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로보택시가 보행자를 친 후 미국 전역에서 운행을 중단했다. 그러나 오스틴시 관계자를 비롯한 여러 지방정부 관료에게는 상황이 다소 이상하다. 오스틴시가 보관한 공개 기록은 지역 주민이 교통 방해나 안전 우려 원인 등을 포함한 여러 이유를 언급하며 자율주행 차량 운행 관련 불만 최소 25건을 민원으로 제출한 사실을 보여준다.

카스티그노리는 2023년 12월, 와이어드 취재 당시 자율주행 차량이 간혹 공공 안전 관료의 분노를 유발하지만, 시에서는 문제를 다루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카스티그노리는 “주 정부가 도로 주행 허가 대상을 결정할 권한을 지녔다”라고 말했다. 다만, 오스틴시 관료가 자율주행 차량 기업과 생산적인 관계를 형성했으며, 이제 시와 업계 지도자가 정기 회의를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도시에서는 로보택시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크다. 2023년 여름, 크루즈와 웨이모의 샌프란시스코 도로 내 승객 탑승 운행 서비스 제공을 결정할 당시 샌프란시스코 관료는 자율주행 차량이 교통 방해, 대중의 이동 지연 등을 일으킨 최근의 사례 55건을 제시했다. 긴급 대응 차량의 통행을 막은 몇 가지 사례도 포함됐다. 택시 운행을 담당하는 캘리포니아주 기관에서는 지역 주민의 우려를 거부하며, 크루즈와 웨이모의 로보택시 배치 확장을 허용했다. 대다수 주의 자율주행 차량 법은 기업의 꾸준한 계획을 생성하는 것과 긴급 상황의 사용 사례를 지역 법률 집행기관에 신고하도록 안내하는 것을 요구한다.
 
[사진=Cruise Newsroom]
[사진=Cruise Newsroom]

오스틴시 공공 안전 관료는 샌프란시스코에 보고된 사례와 같이 자율주행 차량이 도로 한복판에서 멈춘 문제가 사망 위험을 일으킨 사고라는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또, 와이어드가 공개 기록 요청을 통해 입수한 기록에 따르면, 자율주행 차량이 긴급 상황에 너무 가까이 다가간 문제와 교통 집행 관료의 수신호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한 문제도 지적했다. 오스틴 소방서장 안드레 조던(André Jordan)은 “자율주행 차량 기업이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는 점을 두고 흠을 잡을 생각이 없다”라며, “그러나 지역 주민의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자율주행 차량은 피해를 주는 방향으로 문제를 일으킨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율주행 차량이 오스틴 공공안전국 세 곳에 매우 큰 피해를 주었다고 덧붙였다.

캘리포니아 내 여러 도시와 오스틴 등 주 법률이 시의 자율주행 차량 문제 통제 권한을 사전에 막는 곳에서는 긴급 대응 차량이 로보택시 때문에 피해를 보는 추세가 급격히 증가했다. 여러 도시 관계자는 자율주행차 운행 기관의 데이터가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오스틴에서는 복수 관료가 크루즈가 차량 운행 허가 지역의 상세 3D 지도에 접근하여 로보택시의 도로 주행 상황을 보고, 로봇의 브레이크 작동이 어려운 곳과 시점, 자율주행 기술에 인간의 개입이 필요한 빈도 등 차량에서 수집한 안전 데이터를 받기를 원한다. 오스틴시 관료는 자율주행 차량을 이용하여 이동하는 인구 집단 정보도 더 자세히 파악하고자 한다. 많은 기업이 장애인의 이동을 돕도록 보장한다는 점이 그 부분적인 이유이다.

2023년 11월,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웨이모가 지역 내 제한된 범위에서 자율주행 차량 서비스 운행 권한을 부여하자 카렌 바스(Karen Bass) 시장이 주 정부 산하 규제 기관에 도시 내 자율주행 차량 도입 속도를 늦출 것을 요청하며, 샌프란시스코에서 로보택시가 긴급 대응 차량 교통을 방해한 사례를 언급했다. 바스 사장은 성명서에 “로스앤젤레스는 사법 관할권이 인정된 지역 내에서 자율주행 차량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규제할 수단을 갖추었다. 따라서 신규 교통수단의 이점을 최대화하면서 다양한 지역사회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미래 자율주행 차량 배치 요구사항을 판단해야 한다”라고 작성했다. 또, 로스앤젤레스 교통부 대변인 콜린 스위니(Colin Sweeney)는 공식 성명을 통해 로스앤젤레스가 시장 직속 전담 관료와 협력하여 자율주행 차량 관련 문제를 시 정부 내부에서도 논의하고, 자율주행 차량 기업과도 논의한다고 밝혔다.

갈수록 더 많은 도시가 바스 시장을 비롯한 여러 도시 지도자의 짜증을 유발한 난해한 처지에 놓이는 추세이다. 2023년, 미시시피주에서는 여러 주 정부 중 가장 최근 시 정부의 자율주행 차량 통제 권한을 미리 막는 법이 통과했다. 켄터키 주지사는 비슷한 법률을 대상으로 거부권을 행사했으나 2024년 중으로 관련 법안이 다시 논의될 확률이 높다. 워싱턴주 법률도 위원회에 계류된 상태이다.

웨이모, 크루즈 등 여러 자율주행 차량 개발사가 가입한 로비 단체인 자율주행 차량 업계 연합(Autonomous Vehicle Industry Association) CEO 제프 파라(Jeff Farrah)는 차량 규제 당국의 권한을 주 정부가 확고히 유지하는 것이 과거 차량 규제 방식과 일맥상통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여러 도시가 교통법을 집행하는 역할을 지녔으나 도시 수십 곳에서 상반된 규제를 펼친다면,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을 확장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시애틀 관료는 파라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시애틀은 아마존 소유 자율주행 차량 기업 죽스(Zoox)와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 실험 지역이 되었으며, 미국 도시 중 유일하게 자율주행 차량 실험 허가 제도를 시행한다. 시애틀시 관료는 시의 자율주행 차량 규제 권한을 막는 워시턴주 법률에 반발했다. 이어, 지방정부가 자율주행 차량 기업의 성과 기준을 지정할 수 있어야 하며, 자율주행 차량 운행 관련 상세 데이터 제출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애틀 교통부 소속 전기 자율주행 차량 문제 책임자 아만드 샤바지안(Armand Shahbazian)은 자율주행 차량 정책 법안이 워싱턴주 의회에서 다시 안건으로 등장한다면, 2010년대 당시 우버, 리프트가 미국 도시에 진출하던 혼란스러운 변화와 비슷한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다. 당시 차량 공유 서비스 로비 세력은 여러 시 정부의 차량 공유 서비스 규제 관련 법률 시행을 막을 수 있었다.

샤바지안은 “자율주행 차량 운행 문제를 두고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이 진출하던 당시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와 동시에 시에서도 활용하고자 하는 자율주행 차량 활용 사례를 존중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샤바지안은 도시와 자율주행 기술 기업 간 관계는 시 정부 관료가 지역 교통과 인프라를 가장 깊은 곳까지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과 새로운 자율주행 교통수단이 대다수 시민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애틀은 도시와 자율주행 기술 기업 간 관계가 도시 교통수단 문제의 핵심이라는 점을 존중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웨이모는 시의 자율주행 차량 규제가 실질적이지 않다고 주장한다. 웨이모 시 정책 및 정부 문제 책임자 엘리 카손(Ellie Casson)은 사법 관할지 전역의 균일성을 옹호하는 공식 성명에 “자율주행 차량이 도시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마다 규정이 바뀐다면, 시의 자율주행 차량 규정을 옹호할 수 없으면서 안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웨이모는 모든 정부 단위의 정책 입안자, 규제 당국, 이해 관계자와 긴밀히 협력한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크루즈 대변인 다비데 포가니(Navideh Forghani)는 공식 성명을 통해 크루즈가 자율주행 차량 정책 부문에서 모든 정부 단위의 규제 담당자, 이해 관계자와의 협력에 참여한다고 밝히며, 크루즈가 앞으로도 미래 교통수단 관련 정책 논의의 중요한 참여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크루즈의 로보택시는 운행 활동을 하지 않지만, 크루즈 측은 이를 ‘중단’이라고 칭한다. 2023년 10월, 캘리포니아주에서 보행자가 중상을 입고 병원에 실려간 충돌 사고의 상세 사항을 공개하지 못한 점을 비난한 뒤 안전 절차를 재평가하면서 행정절차를 따르는 동시에 발생한 일이다. 크루즈 측은 캘리포니아주의 비난 사항을 부인했다.

크루즈 로보택시 운행 서비스가 중단되었으나 카스티그노리는 오스틴시와 크루즈, 웨이모와의 관계를 바란다. 카스티그노리는 “협력 관계를 형성하여 협력한다면, 자율주행 차량 기업이 오스틴시와 함께 노력하기 수월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러 도시가 자율주행 차량 기업과의 가장 바람직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법률 집행이 필요한가는 논의 대상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As Robotaxis Hit City Streets, Local Officials Often Have Little Power Over Th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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