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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무부, 거액의 자금 세탁 혐의 및 제재 위반으로 바이낸스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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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무부, 거액의 자금 세탁 혐의 및 제재 위반으로 바이낸스 기소
미국 법무부는 바이낸스가 러시아부터 이란까지 미국의 제재 국가 여러 곳과 범죄 조직을 상대로 10억 달러가 넘는 자금 거래를 시행한 혐의를 제기하며, 기소했다.
By ANDY GREENBERG, WIRED US

지난 몇 년간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Binance)에는 불법 행위와 연방 조사라는 소문이 항상 따라다녔다. 2023년 11월 21일(현지 시각), 미국 법무부가 이미 불확실한 혼란이 끊이지 않는 암호화폐 세계에 타격을 줄 만한 일련의 기소를 통해 바이낸스와 바이낸스 CEO 자오 창펑을 형사 기소했다. 법무부는 바이낸스와 자오 창펑이 쿠바부터 이란, 러시아까지 세계 전역에서 흘러 들어온 거액의 불법 자금 세탁을 지원했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메릭 갈런드(Merrick Garland) 미국 법무부 장관이 기자회견에 앞서 공개한 바이낸스 기소 사건으로 법무부는 바이낸스가 미국의 자금세탁 방지법을 위반하고, 수십억 달러를 거래했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바이낸스의 불법 자금 거래 대상 중에는 실제 범죄 조직의 거래와 제재 회피 목적 자금 수십억 달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오 창펑과 바이낸스 전직 최고 법률 준수 책임자 새뮤얼 림(Samuel Lim)이 불법 거래가 이루어지도록 했다는 별도의 혐의를 제기한 기소도 이루어졌다.

2023년 11월 21일(현지 시각), 갈런드 장관은 자오 창펑이 자금 세탁이라는 중범죄를 저지른 사실을 인정했으며, 바이낸스는 법무부와 벌금 43억 달러를 내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자오 창펑은 바이낸스 CEO 자리에서 사임하고, 벌금 1억 5,000달러를 내기로 합의했다. 림은 법무부의 사건 중재 과정에서 150만 달러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갈런드 장관은 기자회견 현장에서 “바이낸스는 미국 시민의 안전보다 기업 이익을 우선시했다. 바이낸스가 세계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 거래소로 성장한 부분적인 이유는 그동안 저지른 범죄 때문이다. 이제 바이낸스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금액을 벌금으로 내야 할 때이다”라고 발표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검사는 공소장을 통해 바이낸스가 사실을 알고 의도적으로 미국의 제재 국가와 범죄 조직의 자금 거래를 지원했다고 주장한다. 공소장에 명시된 바이낸스가 불법 거래 지원 대상은 이란, 쿠바, 시리아, 크림반도 및 돈바스 등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지역은 물론이고, 현재 서버 운영이 차단된 범죄 다크웹 시장 히드라(Hydra) 등이다.

바이낸스의 어느 한 전 임원은 와이어드와의 인터뷰 내용에서 기소 내용을 반복하며, “바이낸스의 불법 자금 거래 문제는 해결할 수 없는 수준으로 심각한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해당 임원은 바이낸스 내부 사정을 외부에 말할 권한이 없어, 익명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취재에 응했다. 해당 전직 임원은 “바이낸스가 시행하는 모든 제재 회피를 파악하는 일은 악몽이었다. 바이낸스 경영진은 직접 발견한 법률문제를 완화하고자 하는 법률 준수 담당 팀을 상대로 갈수록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다”라고 전했다.

예를 들어, 바이낸스가 미국 시민과 이란인 간의 110만 달러가 넘는 개인 자금 거래를 여러 차례 지원한 사실을 다룬 공소장 내용을 언급할 수 있다. 모든 거래는 제재 위반 행위에 해당하며, 전체 거래 금액은 9억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또, 바이낸스가 마취제, 탈취 데이터, 자금세탁 서비스 등을 제공하던 러시아 다크웹 시장 히드라의 자금 1억 600만 달러가 바이낸스 계정으로 이체되도록 한 혐의도 있다.

미국 검찰은 바이낸스가 예치 자금과 인출 자금 총 2억 7,500만여 달러를 암호화폐 거래 추적이 어려워지도록 설계된 암호화폐 혼합 서비스 플랫폼인 베스트믹서(BestMixer)로 이체되는 과정을 처리했다고 주장한다. 모두 2019년 5월, 네덜란드 법률 집행 기관이 자금 세탁 수사 과정의 일환으로 베스트믹서를 폐쇄하기 전의 일이다. 공소장에는 바이낸스 사용자 중 암호화폐를 다른 거래소에서 탈취한 랜섬웨어 조직과 해커, 스캐머도 있다는 의혹도 명시되었다. 2023년 11월 21일(현지 시각), 재닛 옐런(Janet Yellen) 미국 재무부 장관은 공식 기자 회견 현장에서 바이낸스가 아동 성 착취 콘텐츠 유포 서비스는 물론이고, 하마스를 포함하여 미국 정부가 테러 조직으로 규정한 여러 단체와의 거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조력했다고 덧붙여 전했다.

검찰은 바이낸스가 창립된 2017년 이후 수년간 사실상 고객확인제도(KYC) 요구 사항을 시행하여 미국 사용자에게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미국 자금세탁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자오 창펑은 직원에게 “허가보다는 용서를 구하는 것이 더 쉽다”라는 말을 하는 등 바이낸스가 법적 규정이 모호한 영역에서 사업을 운영하도록 유도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공소장에는 바이낸스가 2021년, 사용자에게 더 엄격한 KYC를 시행한 뒤에도 제재 위반 사항을 무시하거나 사용자가 자금 세탁 확인 과정을 우회하도록 했다는 내용도 기술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바이낸스 사용자 중 1만 2,500명이 넘는 사용자는 이란 휴대전화 번호를 계정에 등록했으나 거래 서비스를 계속 사용할 수 있었다.

공소장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어느 한 직원은 언젠가 사내 소통 채널에 “이란은 다루기 매우 까다로운 곳이다. 바이낸스는 이란인의 가상자산 서비스 사용 지원에 합류한 사실을 아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바이낸스는 이란을 비롯해 제재 대상이 된 국가의 사용자 계정을 모두 제거하고, 차단했다는 공식 입장을 거듭 발표한다”라는 메시지를 작성했다.

공소장은 바이낸스 조사 및 규정 준수팀이 사용자의 VIP 레벨을 먼저 확인한 뒤 법률 위반 행위를 한 계정을 차단하거나 VIP는 법률을 위반해도 신규 계정 등록을 허용하라는 지시를 받은 사항도 기술했다. 사내 메시지 내용 중에는 어느 한 직원이 동료에게 히드라 등 다크넷 시장 거래를 중심으로 VIP 사용자의 자금 흐름을 신중하게 관리하라고 전한 메시지도 있다. 해당 직원은 다크넷과 관련된 VIP 사용자가 새로운 계정을 개설할 수 있으나 기존 계정도 그대로 존재한다는 점에서 바이낸스의 투명성이 타락했다고 덧붙여 전했다.

특히, 갈런드 장관이 입수한 바이낸스 사내 메시지 중에는 “최근, 마약 거래로 벌어들인 자금 세탁이 어려운가? 케이크를 보상으로 주겠다”라는 내용으로 규정 준수 관리 임원이 전송한 농담 섞인 메시지도 있다.

범죄 조직이 바이낸스를 사용한다는 소문과 언론 보도는 수년간 확산됐다. 일례로, 로이터는 2022년 6월, 바이낸스가 23억 5,000만 달러가 넘은 해커 세력과 마약 밀매업자의 자금 세탁을 도왔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그러나 바이낸스는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또, 로이터는 2022년 12월, 법무부가 바이낸스 기소를 고려 중이라는 소식을 보도했다.

바이낸스 기소와 합의는 한때 바이낸스의 경쟁사로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한 곳이 되었던 FTX의 전 CEO 샘 뱅크먼 프리드의 사기 혐의 유죄 평결 이후 이어졌다. 갈런드 장관은 “법무부는 한 달 동안 세계 최대 규모 가상자산 거래소 두 곳과 관련된 별도의 형사 사건을 성공적으로 기소했다. FTX와 바이낸스 기소로 다음과 같은 사실을 분명히 전달하고자 한다. 바로 최신 기술을 이용해 법률을 위반하면, 혁신가가 아닌 범죄자가 된다는 사실이다”라고 경고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DOJ Charges Binance With Vast Money-Laundering Scheme and Sanctions Viol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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