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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내 불법 임신 중절약 판매 시장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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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내 불법 임신 중절약 판매 시장 속으로
미국의 법적 기준이 모호한 임신 중절약 판매 시장이 피임 관련 법률 변화와 함께 진화한다.
By LILY HAY NEWMAN, DHRUV MEHROTRA, WIRED US

메시지 앱 텔레그램에 ‘임신 중절약’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각종 공개 채널과 그룹이 등장할 것이다. 간혹 ‘임신 중절약 구매’, ‘임신 중절약 미페프리스톤 미소프로스톨’과 같은 그룹명도 존재하지만, 반대로 임신 후 가장 바람직한 습관을 조언하는 그룹도 있다. 5월 3일(현지 시각), “우리는 합법이다”라는 문구와 함께 “임신 중절약”이라는 표현이 적힌 라벨이 부착된 채로 공기가 가득한 팩 사진과 함께 ‘임신 중절약 시장’이라는 게시글이 게재됐다.

와이어드팀은 현재 텔레그램에서 그룹 이름이나 설명에 임신 중절약 판매 사실을 직접 언급한 텔레그램 공개 그룹과 채널 200개 이상 발견했다. 가장 최근 데이터가 완성된 2023년 5월 말 기준, 211개 그룹 중 57개 그룹은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갔으며, 5월 내내 메시지 최소 1건 이상 전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텔레그램의 임신 중절약 판매 관련 활동 추적은 적어도 2016년부터 거슬러 올라가며, 임신 중절약 판매 관련 대다수 채널과 그룹은 전 세계 고객을 상대해 왔다. 그러나 2022년 6월, 미국 대법원이 낙태권 합헌을 인정했던 ‘로 대 웨이드(Roe v. Wade)’ 사건 판결을 번복하자 미국에서는 임신 중절약 판매 마케팅 방식의 초점이 바뀌었다. 와이어드 조사 결과, 로 대 웨이드 판결 번복 이후 임신 중절약 판매 공개 채널과 그룹의 공개 메시지 약 4만 7,000건이 사라졌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2022년 여름 이후 임신 중절약 관련 텔레그램 활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텔레그램은 와이어드의 임신 중절약 혹은 기타 약물 판매 행위 관련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불법 약물 판매자와 사기꾼 세력이 디지털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사례는 이번에 처음 발견된 것이 아니다. 소비자 인터넷 초기 거의 모든 사용자의 보편적인 경험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 중 종종 발기부진 약물 치료제 판매를 주장하는 스팸 문자가 쏟아졌다. 수십 년 뒤 다크웹 시장이 전 세계 단위 불법 약물 배포 활동을 촉발했다. 그러나 임신 중절약은 일부 국가에서는 일반 처방약과 마찬가지로 합법이지만, 반대로 불법 약물로 지정한 국가도 있다. 게다가 일부 국가에서는 지정된 특정 목적으로만 약물을 처방할 수 있어 환자가 법적으로 허용된 기준과 직접 필요한 약물 간의 격차를 좁힐 방안을 모색하게 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주마다 낙태제 처방을 비롯한 출산 진료 접근성 수준 차이가 크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텔레그램 내 임신 중절약 관련 활동이 확실히 급증했지만,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대대적인 불법 임신 중절약 판매 움직임을 관측했다고 발표한 연구원은 없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엔도라(Endora) 창립자이자 낙태 접근성 연구원인 캣 그린(Kat Green)은 불법 임신 중절약 판매와 그에 따른 합법성과 안전 관련 우려가 현재 미국 낙태 접근성 작업의 중심 주제라고 전했다. 그 부분적인 이유는 미국 내 여러 주에서 환자가 우편으로 임신 중절약을 받는 것이 여전히 합법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약물 낙태법으로도 알려진 임신 중절약은 미국에서 급격히 증가했다. 그러나 새로이 보류된 법적 난제는 낙태 접근성의 어려움을 더해, 결과적으로 불법 임신 중절약 판매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와이어드가 입수한 텔레그램 메시지에 자주 언급된 표현을 분석한 결과, 대다수 임신 중절약 판매 그룹과 채널이 단순히 임신 중절약 판매를 주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와이어드가 입수한 텔레그램 메시지 데이터세트에서 가장 인기 있는 단어는 ‘체중 감량’, ‘근육량’, ‘발기약’과 같은 표현이었다. 또, 임신 중절약 판매 관련 메시지 수천 개를 추가로 분석한 결과, ‘벤조디아제핀’, ‘진통제’, ‘알프라졸람’, ‘대마초’, ‘코카인’, ‘건스(guns)’ 등과 같은 표현도 자주 언급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임신 중절약 판매 채널 최소 1/4이 단순히 임신 중절약이라는 표현 이외에도 다른 약물을 언급하며, 사용자를 유혹하는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와이어드가 입수한 메시지 수백 건의 데이터 중 가격 정보를 포함한 데이터 기준 현재 텔레그램에서 임신 중절약 한 팩의 평균 판매가는 135달러이다.

와이어드 조사 결과, 텔레그램의 임신 중절약 판매 생태계는 전체 생태계 중 극히 일부일 확률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임신 중절약 판매 그룹과 채널 메시지 전송자와 관리자 분석 결과, 상당수 계정을 같은 개인이 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닥터 푸자 굽타(Dr. Pooja Gupta)라는 이름의 사용자는 임신 중절약 판매 광고 채널과 그룹 9곳에서 메시지 1,500건을 전송했다. 닥터 푸자 굽타는 또 다른 14개 채널에서 관리자 연락처로 왓츠앱 번호를 공개했다. 임신 중절약 판매 그룹과 채널 관리자 중 닥터 제인(Doctor Jain), 닥터 리누(Doctor Reenu) 등 비슷한 이름을 사용하는 이들도 여럿 존재한다. 임신 중절약 판매 관련 메시지 대부분 같은 웹사이트를 참고 웹사이트로 언급한다.

와이어드는 닥터 푸자 굽타가 운영하는 채널 몇 곳에 가입한 뒤 마니샤 굽타(Manisha Gupta)라는 인물이 의료 임신 중절약을 90달러에 판매하겠다고 제안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았다. 구매 의사를 표현하는 메시지를 답변으로 보내자 마니샤 굽타라는 인물은 약물 주문 준비와 함께 임신 중절약 한 팩과 주문날짜와 와이어드가 제공한 배송지 주소를 작성한 봉투 사진을 보여주었다. 이후 마니샤 굽타가 안내한 반송 주소는 인도 뭄바이었다.

지금도 텔레그램에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임신 중절약 판매자는 펀자브 국립은행(Punjab National Bank) 계좌 정보를 보내고, 와이어드에 레미틀리(Remitly)라는 서비스를 통해 약물 금액을 결제하도록 요청했다. 이후 와이어드는 거래를 완료하지 않았다. 대신, 임신 중절약 판매자에게 최근 몇 달간 미국에 판매한 사례가 있는지 물어보자 “낙태 금지법 도입 후 미국 판매량이 급증했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일부 그룹은 ‘공화당 우세 주를 대상으로 한 임신 중절약’과 같이 미국을 특별히 언급한 명칭이나 설명을 내세웠으나 대부분 일반적인 명칭과 함께 수십 개국에 약물을 판매한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와이어드가 입수한 데이터세트의 채널 중 규모가 가장 크면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채널은 2021년 8월부터 활동을 시작해, 두바이, 쿠웨이트, 카타르, 필리핀 등 합법적인 낙태가 제한된 국가에 약물을 배송하는 것에 주력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2년 6월, 보안 기업 다크아월(DarkOwl) 연구팀은 다크웹 내부에서 미국에서 임신 중절약을 비롯한 여러 자원을 이용하여 낙태 방법을 찾고자 하는 이를 연결하는 것을 주제로 한 대화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미 임신 중절약을 불법으로 판매한 일부 공급사는 의학적 임신 중절약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연구팀은 실제로 대다수 다크웹 시장에서 임신 중절약을 실제로 대대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곳을 발견하지 못했다. 대신, 임시 복제 서비스의 비공개 방식 광고는 물론이고, 토론 포럼의 스레드를 통해 임신 중절약을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보안 기업 플래시포인트(Flashpoint) 연구 분석 국장 이안 그레이(Ian Gray)는 코로나19 대유행병이나 로 대 웨이드 판결 번복과 같은 중대한 사건이 디지털 스캠과 불법 온라인 판매 활동 급증 추세를 촉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레이 국장이 직접 와이어드의 취재를 위해 2022년부터 1년 동안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다크웹 광고 조사로는 임신 중절약 관련 콘텐츠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다.

그레이 국장은 “2022년, 로 대 웨이드 판결 번복 이후 임신 중절약 관련 대화가 크게 증가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2022년, 온라인 시장에 게재된 제한적인 게시글은 임신 중절약 수요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시사할 수 있다. 적어도 트위터 게시글과 텔레그램의 일부 메시지 중 브라질 포르투갈어로 작성된 글의 있다. 이는 브라질의 임신 중절약 거래 금지 조치 때문일 확률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다수 의학 시술과 마찬가지로 의학적 임신 중절의 위험성은 매우 크다. 그러나 임신 중절약 판매 관련 법률과 낙태 접근성이 국가, 주 단위별로 차이가 크기 때문에 낙태가 특별히 필요한 환자가 절망적인 상황에서 불법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Inside the Illicit Market for Abortion Pills on Tele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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