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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긱워커, 흉기·돌 동원한 각종 공격 및 괴롭힘 피해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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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긱워커, 흉기·돌 동원한 각종 공격 및 괴롭힘 피해 노출
인도의 어느 한 우버 기사가 공공장소에서 공격당했다. 또 다른 차량 공유 플랫폼 운전기사는 구타를 당한 뒤 혼수상태가 되었다. 인도의 다수 플랫폼 노동자는 테크 기업이 근로자 보호 조처를 거의 하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By VARSHA BANSAL, WIRED UK

2023년 1월 어느 날 새벽 2시께 우버 운전기사인 프리얀카 데비(Priyanka Devi)가 승객의 호출을 받고 델리 카쉬미르 게이트(Kashmiri Gate)로 향했다. 도착 후 승객을 기다리던 중 차량 창문으로 벽돌이 날아왔다. 남성 두 명이 데비를 공격하고는 스마트폰을 빼앗아 차 키를 건넬 것을 요구했다. 데비가 저항하자 한 남성이 깨진 맥주병을 들고 목을 졸랐다. 그러던 중 행인이 다가오자 데비의 일당을 가로채고는 도망갔다. 31세인 데비는 길가에 피를 흘리면서 쓰러진 채로 남겨졌다. 데비는 괴한이 습격할 당시 우버에 연락하고, 차량 내 SOS 버튼을 누르려 했다. 그러나 데비는 “(우버에) 여러 차례 연락했다. 하지만 습격 당일로부터 며칠이 지나고 현지 언론에 소식이 보도되자 우버 측과 연락에 닿았다”라고 밝혔다.

우버 인도 지사 대변인 루치아 토마르(Ruchica Tomar)는 사건 발생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데비에게 연락했다고 말했다. 토마르 대변인은 “우버 앱에는 운전기사가 지역 경찰과 직접 통화할 수 있는 앱 내 긴급 버튼이 있다”라며, 우버의 자체 통화 기록 분석 결과 데비는 습격 이후 버튼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데비가 괴한의 습격을 당하고 일주일이 지나자 하이데라바드 지역에서는 음식 배달 플랫폼 스위기(Swiggy) 배달 기사인 23세 모하메드 리즈완(Mohammed Rizwan)이 고객의 애완견에 개물림 사고를 당했다. 리즈완은 개의 공격에서 살기 위해 3층 발코니에서 뛰어내렸다.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며칠 뒤 사망했다. 같은 도시에서 차량 공유 플랫폼 올라(Ola) 운전기사인 Y. 벤카테쉬(Y. Venkatesh)는 2022년, 요금 지불을 거부한 승객의 친구에게 구타를 당한 뒤 지금까지 혼수상태에 빠져있다.

2023년 4월, 플랫폼 운전기사 단체가 인도 서부 지역 뭄바이 공항에서 보안 인력의 괴롭힘과 폭력을 당한 것에 항의했다. 인도 동부 도시 구와하티의 플랫폼 운전기사 단체는 고객으로 위장한 사기꾼의 강도 범죄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남부 지방에서는 인명 피해로 이어진 사고도 발생했다. 어느 한 고객이 온라인으로 주문한 음식을 아이폰으로 결제할 수 없어, 음식 배송 기사를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용의자는 최소 3일간 시신을 보관한 뒤 유기하였다.

인도의 긱경제 근로자는 위험에 노출되었다. 인도 전역의 언론 보도 검토 결과, 지난 몇 달간 위의 사례와 같이 공격을 당한 운전기사나 배달 기사가 최소 12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와이어드는 인도 차량 공유 서비스 운전기사와 음식 배송 서비스 플랫폼 배달 기사 50명을 취재했다. 와이어드의 취재에 응한 이들 중 절반가량은 근무 도중 공격을 당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일부는 고객이 비용 결제를 거부하면서 공격을 당했다. 카스트 제도나 종교가 공격 원인이 된 사례도 있다. 플랫폼 근로자 공격 건수는 인도 내 플랫폼 근로자를 겨냥한 폭력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임을 반영한다. 국책연구소인 인터넷 및 사회 센터(Center for Internet and Society)는 2022년, 긱워커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세 명 중 한 명꼴로 근무 중 신체 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인터넷 및 사회 센터 연구국장 아유쉬 라티(Aayush Rathi)는 “매일 출근하면서 강도를 만나거나 신체 폭력을 당할 위험성을 걱정하는 플랫폼 근로자 비율이 1/3에 이른다는 수치는 심각할 정도로 높은 수치이다”라고 말했다.

악성 고객의 행동과 차량 탈취 범죄는 미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에서도 흔한 범죄이다. 하지만 계급과 카스트 제도 분열 때문에 발생하는 인도 사회의 권력 불균형은 플랫폼 근로자에게 해로울 수도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지난 몇 년간 인도 긱경제 인력이 증가했다. 인도 정부 공공정책 국책연구소인 NITI Aayog는 2030년이면 인도 전역의 긱경제 근로자 수가 2020년 초보다 3배 이상 증가하여 2,3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했다. 안정적인 일자리와 집단 협상 접근성은 긱경제 근로자 집단의 증가 추세는 인도의 다른 사회적 마찰이 더해지면서 안정적인 일자리 부재와 긱경제 근로자의 권리 약화 문제를 악화한다.

종종 지나친 종교 차별 문제가 긱경제 근로자의 상황을 악화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2022년, 하이데라바드에 거주하는 이슬람 신도인 우버 기사 시예드 라티푸딘(Syed Lateefuddin)이 힌두교 찬양 표현을 외치도록 강요하면서 차량에 돌을 던진 남성 6명의 공격을 받았다. 하이데라바드 지역의 긱경제 및 플랫폼 근로자 대표 단체인 텔랑가나 긱경제 및 플랫폼 근로자 조합(TGPWU)은 라티푸딘이 우버 긴급 서비스에 여러 차례 연락했으나 우버 측의 응답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슬람 긱경제 근로자는 신체 폭력을 당하지 않더라도 종종 행인과 고객의 적대적인 태도를 직면한다. 하이데라바드 지역 우버 기사이자 TGPWU 창립자인 샤이크 사라우딘(Shaik Salauddin)은 “운전기사가 이슬람 신도라는 것을 알게 된 후 고객의 행동이 달라지는 때가 많다. 간혹 이슬람 배달 기사를 원하지 않는다고 직접 말하며, 공개적으로 이슬람 신도를 거부하는 고객도 있다”라고 말했다.

2022년, TGPWU은 고객이 이슬람 기사의 배송 거부 요청 메시지를 남긴 사례가 여러 차례 보고되었다고 전했다.

음식 배송 플랫폼 스위기 배달 기사인 시예드(Syed)는 종교 때문에 차별을 당하는 것이 일상이라고 말한다. 시예드는 스위기의 반발을 우려하여 이름 전체 공개를 거부했다. 시예드는 “대다수 고객은 친철하게 반겨준다. 하지만 이슬람 신도라는 사실을 알게 된 고객은 화를 내며, 고객의 행동이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심지어 이슬람 신도라는 이유로 내가 건네는 음식을 직접 받는 것을 원하지 않고, 문 앞에 음식을 두고 가라고 요청하는 고객도 있다”라며, 음식을 받은 뒤 음식 값 결제를 거부하는 일도 많다고 덧붙였다.

시예드를 포함한 일부 긱경제 근로자는 종종 배달 기사와 운전기사가 현금 결제를 받는다는 사실 때문에 도둑의 공격 대상이 된다고 생각한다. 현금을 소지한 채로 이동하는 것은 위험성이 높다. 그러나 긱경제 근로자 대부분 앱으로 결제하는 것보다 현금으로 현장에서 직접 결제하는 것을 선호한다.

2022년, 시예드는 밤늦게 음식을 배달하던 중 도망쳐야 했던 일을 겪었다. 배달 도중 어느 한 무리의 남성이 다가오는 것을 발견했다. 시예드는 “괴한 무리가 다가오는 것을 본 순간 나를 공격하려 한다는 것을 직감했다. 음식을 떨어뜨리고는 자전거 방향을 틀어서 살기 위해 빠른 속도로 달렸다. 그때 빨리 달아나지 않았더라면, 지금도 살아 있을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후 시예드는 스위기 배달 기사로 근무하는 시간을 줄이고, 병원 시간제 일자리를 구하면서 다양한 소득 출처를 확보했다. 또, 밤 10시 이후에는 배달 업무를 절대로 하지 않는다. 동료에게서 위험한 일을 겪은 사실을 전해 들은 다수 긱경제 근로자는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지역은 피하기 시작했다.

스위기는 근로자 안전 관련 문제에 대한 의견 공개 요청을 거부했다.

와이어드가 취재한 근로자 모두 공통적으로 이야기한 불만 사항은 플랫폼이 근로자의 안전을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인도 앱 기반 대중교통 근로자 연합(Indian Federation of App-Based Transport Workers)의 전국 언론 비서인 주드 매튜(Jude Matthew)는 적어도 2주에 한 번꼴로 근무 도중 문제를 겪었으나 근로자로 등록한 플랫폼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한 운전기사의 사례를 보고받는다고 전했다. 근로자와 근로자 단체 모두 긱경제 플랫폼의 현장 불만과 우려 처리가 갈수록 더 형편없다고 비판했다. 일부 근로자는 테크 업계의 대규모 인력 해고가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우버 인도 지사는 코로나19 시기에 전체 인력의 1/4에 해당하는 600명을 해고했다. 비슷한 시기에 올라는 1,400명 이상 해고했다.

매튜는 “코로나19 이후 차량 공유 플랫폼은 어떠한 관리도 하지 않았다. 직원을 대거 해고했다. 현장에서 문제를 겪은 운전기사를 도울 직원이 많지 않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문제를 알려야 하는가? 적어도 코로나19 이전에는 분쟁 해결 관련 사무실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분쟁을 다룰 곳이 전혀 없다.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만 처리한다”라고 한탄했다.

올라는 와이어드의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인터넷 및 사회 센터의 라티 국장은 긱경제 근로자 대응 불만 메커니즘이 전혀 존재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근로자가 가장 많이 요구하는 세 가지 조건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긱경제 플랫폼 기업은 고객 문의에 더 훌륭하게 응답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근로자는 고객보다 더 중요하지 않더라도 고객만큼 중요한 이들이다. 따라서 근로자를 위한 지원 서비스 메커니즘과 관행,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많은 근로자가 종종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데다가 어려운 상황에서 의존할 직업이 없다. 따라서 강도 피해나 공격을 당할 위험성은 생계유지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부 플랫폼은 긱경제 근로자를 위해 재해 보험을 포함하여 제한된 범위의 보험을 제공한다. 하지만 벵갈루루 소재 연구 기관인 인도 인권중재 연구소(Indian Institute for Human Settlements)에서 긱경제 근로자 보험 제도를 연구한 수석 컨설턴트 아디티 수리(Aditi Surie)는 긱경제 근로자를 위한 보험을 제공한다는 플랫폼 운영사의 주장과 달리 실제 플랫폼 근로자 보험을 수령하려면 장기간에 걸친 과정을 거쳐야 하며, 거액의 보험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지적한다. 그는 “근로자가 신체 폭력 피해 위험을 직면해도 보험금을 청구하지 못하도록 할 까다로운 여러 단계의 절차가 있다. 만약, 도로에서 사고가 발생한다면, 경찰이 개입할 것이다. 근로자를 위한 문제를 처리할 제대로 된 경찰서와 제때 보험 문제로 연락할 기관, 구급차 접근성 모두 현저히 부족하다. 플랫폼 운영사는 근로자를 도우려 하지만, 세 가지 조건을 전혀 제공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토마르 대변인은 “우버가 데비에게 습격으로 잃은 소득을 재정적으로 지원했으며, 우버의 이동 보험 정책에 따라 앱으로 모든 근로자에게 지원하는 의료 비용 청구 과정을 도왔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데비가 청구한 보험료와 우버의 재정적 지원금 모두 데비의 은행 계좌로 입금되지 않았다.

토마르 대변인은 “우버는 앱에 등록된 운전자의 안전 관리에 깊이 전념한다. 우버 운전기사는 피드백과 모든 이동 시 평점, GPS 추적, 긴급 지원 버튼, 공유된 이동 기능 등 승객과 같은 투명성 및 책임 기능 상당수를 지원받는다”라고 말했다.

데비는 위험성을 보장할 만큼 안전하거나 수익성이 충분하지 않은 우버에 분노했다. 과거, 적은 임금을 받고 병원에서 근무했던 데비는 우버 기사로 근무하기 시작하려 운전 방법을 배운 뒤 2019년, 우버 운전기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싱글 맘인 데비는 두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일자리를 구해야 했다. 데비는 “내가 우버 기사로 근무하기 시작했을 당시 주변의 많은 여성이 우버가 좋은 일자리이며, 소득도 짭짤한 편이라고 추천했다. 심지어 거액의 수수료를 공제하지 않는다고 들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데비가 처음 우버에 불만 신고를 했던 때는 승객이 언어 폭력을 행사했던 2020년이었다. 데비는 “당시 승객이 나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고객의 욕설 문제를 항의했으나 우버는 어떠한 대처도 하지 않았다. 우버는 운전기사가 불만을 접수할 때마다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운전자를 겨냥한 사소한 불만이 한 건이라도 접수된다면, 우버는 해당 운전기사의 계정을 차단한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당시 데비는 매일 차량 주유비로 500루피(6.08달러)를 지출했으나 일당 2,000루피(24.39달러)를 벌고 퇴근했다. 최근 들어 하루 주유비가 700루피로 인상됐으나 소득은 1,000루피 미만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데비는 목숨을 위협받았는데도 우버 측이 연락한 것은 1월부터 몇 달간 앱에 접속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근무 재개 시기를 묻는 전화 한 통이었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데비는 우버 측의 연락에 분노하여 우버의 번호를 차단했다고 밝혔다. 데비는 “근무 도중 겪은 괴한의 습격과 같은 일을 또다시 겪을 위험성 때문에 내 아이들도 걱정된다. 다음 호출을 위해 이동하기 전 안전 우려를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지금은 우버 기사로 다시 근무할 계획이 없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Gig Workers Are Being Stabbed, Stoned, and Abused in In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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