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미국의 틱톡 금지 시행, 다음 타깃은 ‘위챗’?
상태바
미국의 틱톡 금지 시행, 다음 타깃은 ‘위챗’?
미국 내 위챗 사용자 수는 1,900만 명으로 집계됐다. 또한, 위챗은 세계 각지에 거주 중인 중국 이민자의 생명줄과 같은 존재이다.
By AMANDA FLORIAN, WIRED UK

지미 저우(Jimmy Zhou)는 뉴욕에 거주한다. 70대인 저우의 어머니는 저우가 태어나기 몇 년 전인 1982년, 중국 둥관에서 미국으로 이민했다. 선택할 수 있는 모든 메시지 앱 중 저우의 어머니께서 유일하게 편안하다고 느끼는 앱은 단 하나이다. 사실, 해당 앱은 저우의 어머니께서 유일하게 사용법을 알고 있는 앱이기도 하다.

왓츠앱, 시그널 등 미국 기업 소유 메시지 앱은 중국에서 금지되었다. 따라서 저우의 어머니께는 중국 테크 업계 대기업인 텐센트가 소유한 소셜 메시지 및 결제 플랫폼인 위챗이 생명줄과 같은 존재이다. 위챗은 미국 내 일일 활성 사용자 수 1,900만 명을 보유했다. 그중 다수는 저우의 어머니처럼 외국에 거주 중인 가족, 미국 내 중국 이민자 집단과의 긴밀한 관계 유지 수단으로 위챗에 의존한다.

현재 38세인 저우는 프로젝트 관리 및 모바일 앱 개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저우는 위챗 사용 시 중국 본토에서 엄격한 검열과 감시 대상이 되는 것을 우려한다. (중국 이외 국가에서 위챗을 사용하는 이들은 2022년, 게시글 ‘좋아요’나 댓글, 검색 기록 등 개인 데이터가 중국 본토로 전송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 그러나 저우는 부모님과 계속 연락하고자 프라이버시를 포기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저우는 “나와 같은 세대의 사용자는 다른 메시지 앱으로 바꾸기 쉽다. 위챗 이외에도 사용할 수 있는 메시지 앱 종류는 많다. 그러나 기술을 다루는 것이 서툰 이들에게는 다른 앱으로 전환하는 것이 어렵다”라고 말했다.

지난 몇 달간 미국 정부는 중국 소유 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한 압박을 대폭 강화했다. 특히, 베이징에 본사를 둔 바이트댄스가 소유한 숏폼 영상 플랫폼인 틱톡을 상대로 가하는 압박이 매우 강력해졌다. 2023년 3월 초, 조 바이든 대통령은 틱톡에 중국 본토와의 관계를 단절하지 않는다면, 미국 전역에서 틱톡을 금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틱톡 CEO 추쇼우즈(Shou Chew)는 3월 23일(현지 시각), 미 의회 청문회 증언에 나섰다. 현재 데이터법(DATA Act)과 제한법(RESTRICT Act), 국가적 위협 방지법(ANTI-SOCIAL CCP Act)이라는 세 가지 법안이 발의되었다. 모두 외국 기업을 대상으로 미국인의 데이터를 보호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미국 사용자 1억 5,000만 명을 보유한 틱톡이 세 가지 법안의 주요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틱톡이 미국 내 사용자를 대거 확보한 유일한 중국 테크 기업의 앱은 아니다. 패션 브랜드 쉬인(Shein),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테무(Temu), 영상 편집 앱 캡컷(CapCut)도 바이트댄스가 소유한 앱이다. 그리고 사용자 데이터를 중국으로 전송한다는 사실을 공개한 위챗이 있다. 위챗은 미국이 이미 금지하려 한 적이 있는 앱이기도 하다. 틱톡 금지나 사용 제한이 시행된다면, 다른 중국 앱이 다음 금지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지정학적 위험 및 정보 분석 기업 시빌라인(Sibylline)의 아시아태평양 수석 애널리스트 히카르도 코시아니(Riccardo Cociani)는 “틱톡이 금지된다면, 위챗은 물론이고 다른 중국 앱도 미국 정부의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제한법과 데이터법 모두 시행된다면, 미국 정부가 미국의 국가 안보 위험성을 제기한다고 간주한 중국 앱 이외에도 다양한 앱 검토 강화로 이어질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종종 위챗을 메시지 앱이라고 말하지만, 실제 위챗은 메시지 전송 이외에 훨씬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한다. 위챗은 SNS와 전자상거래 기능을 통합하여 상대적으로 사업과 커뮤니티 구축이 수월한 플랫폼을 형성한다. 아시아 이민자 집단과 미국 내 아시아 지역사회에 거주하고 근무하는 이들은 위챗으로 고국에 거주 중인 친척과의 연락, 최신 뉴스 확인, 가상 홍바오(红包, 용돈을 담은 빨간 봉투) 공유, 친구의 피드 업데이트 등 다양한 기능을 이용한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38세인 카트 리우(Kat Lieu)는 “항상 고국을 떠올릴 만한 무언가를 원할 것이다. 따라서 출신 문화권과 모국어가 같은 이들과의 관계를 원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많은 이웃이 위챗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한 이유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시애틀에서 19km 떨어진 워싱턴 렌턴 지역에 거주하는 작가인 리우는 종종 팔로워 7만 2,000명을 확보한 틱톡 채널인 ‘섬세한 아시아 베이킹(Subtle Asian Baking)’이라는 틱톡 채널에 화려한 제빵으로 완성한 디저트를 공유한다. 중국과 베트남 혼혈인 리우는 SNS 사용에 피로를 느끼지만, 위챗과 같은 앱은 아시아 이주민 공동체 소속감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말한다. 리우는 “지역사회를 형성하는 방법이자 소속감을 느끼는 방법이다”라고 언급했다.

라스베이거스 내 차이나타운에서는 위챗이 뉴스와 범죄 경고를 가장 빠른 속도로 공유하는 경로이다. 상하이식 음식점인 상하이 테이스트(Shanghai Taste) 웨이터가 2021년 강도 미수 사건 발생 당시 총알 11발을 맞았을 때, 라스베이거스의 커뮤니티 구성원 수백 명이 지역 위챗 그룹을 통해 소식을 전했다.

동업자인 지미 리(Jimmy Li)와 함께 상하이 테이스트를 설립한 조 무스카글리온(Joe Muscaglione)은 “현지 언론에 보도되기도 전에 사건 발생 후 단 몇 분 만에 위챗을 통해 차이나타운 구성원 모두 총격 사고 발생 사실을 알고 있었다. 어떠한 형태든 범죄가 발생한다면, 차이나티운 커뮤니티에서는 단 몇 분 만에 알려진다. 따라서 위챗은 차이나타운 커뮤니티와 아시아 커뮤니티 구성원 모두에게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60세인 무스카글리온은 시칠리아에서 미국으로 가족과 함께 이주하여 위챗의 모든 기능을 적극적으로 채택하였다. 무스카글리온은 “위챗은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을 모두 하나로 합친 앱과 같다. 이탈리아에 거주 중인 친척이 많다. 현재 이탈리아에 거주 중인 친척 모두 사용 가치가 있다는 점에서 위챗을 사용한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중국 사용자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선호하는 앱이 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보안과 프라이버시 관련 잠재적 위험성을 언급하자 무스카글리온은 두 가지 모두 조금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그는 “누군가가 나를 감시한다면, 괜찮다. 내가 아닌 특정 집단의 접근 권한이기 때문이다. 출시 직후부터 위챗을 꾸준히 사용했다. 그동안 해킹이나 다른 보안 문제를 단 한 번도 겪은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2020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국가 안보를 근거로 제시하며, 틱톡과 함께 위챗을 금지하려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금지 계획을 발표한 뒤 위챗 다운로드 횟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판사가 위챗 다운로드를 금지했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과 함께 트럼프의 행정 명령을 번복하면서 추가 평가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틱톡을 대상으로 국가 안보 위협이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을 반복했다. 그러나 위챗의 국가 안보 위협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미국의 틱톡 우려는 프라이버시와 대중적 정서 조작 악용 가능성이라는 인식을 기반으로 한다.

틱톡은 사용자의 키보드 입력과 탭 정보, IP 위치, 생체 인증 정보, 검색 기록, 메시지 콘텐츠, 시청 기록 및 시간 모두 추적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버즈피드 뉴스가 입수한 틱톡 회의 오디오 유출본에는 미국 사용자 데이터를 포함한 모든 것을 중국이 볼 수 있다는 대화가 담겨있었다. 2022년, 사용자 데이터를 잘못된 방식으로 이용하여 미국 기자 몇 명을 감시했다는 이유로 틱톡 직원 여러 명이 해고됐다. 미국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이 현재 수사 중인 사건이다.

틱톡은 검열과 알고리즘 조작에도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3년 3월, 틱톡 경영진은 틱톡 알고리즘이 틱툭 콘텐츠 홍보에 이용되며, 가난하거나 못생긴 것으로 간주된 사용자 관련 콘텐츠는 물론이고 사용자가 다운증후군과 자폐증 등 각종 장애 콘텐츠 억압 사실을 보고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틱톡 관리자는 천안문 사태와 티벳 독립운동 영상도 검열했다. 미국 사용자에게 중국의 관점을 반영한 콘텐츠가 등장한다는 의미이다. 다수 거짓 정보 및 사이버 보안 전문가가 틱톡을 경고한 이유이다.

전직 FBI 사이버 특수 요원이자 미네소타주 에덴 프레리 소재 사이버 보안 기업인 아크틱 울프(Arctic Wolf) 최고 정보 보안 관리자인 애덤 마레(Adam Marrè)는 “특정 콘텐츠 강조와 더 폭넓은 관점, 선동 광고 등 틱톡과 관련하여 갈수록 이해하기 어려운 사실 때문에 밤을 새우기도 했다. 모두 앱에 접속하여 한, 두 차례 움직이면 인구 전체의 사고를 대거 바꿀 수 있는 요소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틱톡과 같은 앱의 심리적 모델과 상호작용 특성이 정치적 조작이라는 여지를 남기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틱톡 글로벌 기업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모린 샤나한(Maureen Shanahan)은 틱톡의 정보 검열이라는 보도 내용을 부인하며, “틱톡은 다수가 주장하는 관행을 허용하지 않는다. 오늘날 누구나 틱톡에 접속하여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콘텐츠를 찾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검열 우려가 틱톡 금지로 이어질 정도로 심각한지 혹은 일반 사용자가 틱톡 사용으로 즉시 위험성을 직면하게 될지는 분명하지 않다.

대서양 위원회 산하 글로벌 차이나 허브(Global China Hub) 펠로이자 워싱턴DC 소재 사이버 보안 컨설팅 기업 크렙스 스태모스 그룹(Krebs Stamos Group) 컨설턴트인 다코타 캐리(Dakota Cary)는 “우려가 틱톡의 보안 위험 관련 대화를 이끈다고 생각한다. 틱톡의 문제점을 다룬 대화의 핵심 경험은 우려이다. 사용자가 알지 못하는 대상 때문에 영향을 받는가? 공격 행위인가? 우려를 바탕으로 한 정책 결정이 현명한 결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다수 애널리스트가 데이터 보호 관련 논의에 이중잣대가 적용되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마레는 “틱톡뿐만 아니라 어떤 앱이든 데이터 보호 문제를 일으킨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냅챗, 구글 등 여러 기업도 데이터 보호 관행에 문제가 있다. 훌륭한 서비스 사용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상품의 일부분이 된다. 이는 사용자 정보를 기업이 수집하여 수익화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중국 기업이 소유한 여러 앱 중 틱톡이 미국 정부의 강력한 압박 대상이 된 주된 이유는 틱톡의 규모와 도달 범위 때문이다. 마레는 “틱톡과 다른 중국 앱 간의 차이점이 크다. 다른 중국 앱이 인기 앱 순위 20위 안에 이름을 올리더라도 틱톡이 압도적으로 인기가 많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수 애널리스트는 틱톡 금지 추진 시 위챗을 다음 금지 대상으로 지정할 기회가 매우 강력하다고 본다.

코시아니는 미국 내 틱톡 금지가 긴장감을 고도로 강화할 것이며, 미중 관계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보았다. 또, 중국의 반격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코시아니는 “전 세계 소통이 더 어려워질 것이고, 해외 거주자와의 통신 비용 부담도 커질 것이다. 위챗이 금지된 사법 관할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은 금지 정책을 우회하기 위해 VPN 사용에 의존해야 한다. 혹은 가족과 친척이 VPN을 사용하여 중국이 왓츠앱, 페이스북 등 외국 앱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검열을 우회해야 할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뉴욕에 거주 중인 저우가 우려하는 바이기도 하다. 저우의 부모님께서 정부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따라 가족, 친척과의 연락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저우는 “위챗의 보안 우려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직접적인 금지가 시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위챗 전면 금지가 올바른 접근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앱이든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그러나 데이터 수집 사항의 도달 범위가 어느 정도인가? 미국의 우호국이 아니라면 어떨까? 심각한 파장이 발생할 것이다”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또, 저우는 위챗 금지가 노인 세대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이라고 주장하며, 미국과 중국 사이에 존재하는 가족과 친구, 기업 생태계 제거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우는 “젊은 세대가 어르신께 다른 연락 수단을 찾아보고 사용 방법을 알려줄 수 있다. 그러나 소통 및 엔터테인먼트 주요 수단을 제거하기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많은 노인이 위챗 금지로 소통 어려움을 직면할 것이다. 중국에 거주하는 이들뿐만 아니라 미국에 거주 중인 중국 이민자에게도 어려움을 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If the US Bans TikTok, WeChat Might Be Next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