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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봇이 나쁜 것은 아니다...트위터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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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봇이 나쁜 것은 아니다...트위터도 알고 있다
자동화 계정은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철회 시도의 핵심이자 분노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일부 봇은 해롭지 않다. 오히려 유용하기도 하다.
By CHRIS STOKEL-WALKER, WIRED UK

봇은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판도를 바꾸는 과정에 일조했다는 의혹을 받은 적이 있다. 그리고 2022년 들어서 일론 머스크가 440억 달러에 트위터를 인수한다는 계획을 철회하는 과정에서 갈등의 쟁점이 되었다. 봇은 소셜 미디어를 망치는 유일한 요소로 거센 비난을 받았으며, 국가 주도 사이버 전쟁의 핵심 무기로 극찬받기도 했다.

봇은 지난 몇 년간 최대 공공의 적이 되었으며, 전직 트위터 보안 책임자이자 내부 고발자인 피터 머지 자트코(Peiter “Mudge” Zatko)가 “트위터 최고 경영진은 플랫폼에서 기승을 부리는 봇 계정에 대응할 적합한 조처를 하는 데 관심이 없다”라고 주장한 덕분에 계속 주목받게 되었다. 명확하게 드러난 트위터의 봇 퇴치 실패와 전체 사용자 중 봇 계정 비율을 실제보다 적은 수준으로 추산했다는 추측 사항은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철회를 합리화하고자 중점적으로 주장하는 바이기도 하다.

그런데 모든 봇이 나쁘기만 할까?

트위터 내 가짜 행동 추적 웹사이트 봇 센티넬(Bot Sentinel) 창립자 겸 CEO 크리스토퍼 부지(Christopher Bouzy)는 “’봇’이라는 용어 사용은 많은 이들에게 큰 혼란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었다”라며, “봇이라는 개념 혼동에 미디어가 피해를 주었다는 사실이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정치인의 트위터 게시글 삭제를 감시하거나 위키피디아의 특정 정치인 페이지 설명을 변경하는 등 정치적 실수를 추적하는 유용한 자동화 봇을 전 세계에 피해를 주는 용도로만 존재하는 국가 주도 가짜 계정을 ‘봇’이라는 개념으로 무분별하게 묶었다. 이 때문에 대중은 유용한 의도로 설계된 자동화 툴의 개념을 오해한다. 부지는 “봇 센티넬은 미디어 관계자에게 ‘봇’이라는 표현 대신 ‘진실하지 않은 계정’이나 ‘가짜 계정’이라는 표현을 대신 사용하도록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미국 국토안보부 사이버 및 인프라 분석실은 봇의 이중성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봇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유용한 작업과 악의적인 작업을 하면서 인간의 행동을 흉내 낸다.”

봇의 유용한 작업 중에는 전 세계 지도자와 기업계 핵심 인사의 투명성 확인 과정이 포함되었다. 폴리트웁스(Politwoops)를 공직자의 책임을 유지하고자 설계된 소셜 미디어 봇에서 시작한 첫 번째 사례로 언급할 수 있다. 폴리트웁스는 2011년 3월, 웹 개발자 브레이튼 언스팅(Breyten Ernsting)이 정치인의 트위터 게시글 삭제 행위를 추적하고자 개발한 봇이다. (언스팅은 와이어드의 봇 관련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영국 국회의원의 트위터 활동에 초점을 맞춘 봇 계정인 Tweets MP Delete는 2013년 개설됐으며, 추후 뉴질랜드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아일랜드, 벨기에, 파키스탄, 독일 국회의원의 트위터 활동에 초점을 맞춘 유사한 봇 계정 생성으로 이어졌다.

봇은 영국과 미국, 호주를 포함한 여러 국가의 국회의원과 연결된 IP 주소로 편집한 위키피디아 페이지 정보도 추적한다. 2022년 9월 말, 영국판 정치인 위키피디아 추적 봇인 Parliament WikiEdits는 영국 의회 IP로 누군가가 쿼지 콰텡(Kwasi Kwarteng) 영국 재무부 장관의 위키피디아 페이지 삭제를 시도한 사실을 감지했다. 콰텡 장관의 위키피디아 섹션 삭제 내용은 동료 의원을 조사하는 의회 표준 감시 기구가 로비 규정의 심각한 피해에 불필요한 압박을 행사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봇은 정치 이외에 다른 부분에서도 새로운 소식을 생성하기도 한다. 일례로, 잭 스위니(Jack Sweeney)라는 대학생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ElonJet이라는 봇 계정을 생성해, 일론 머스크의 민간 항공기 이동 경로 추적 정보를 공개했다. 이후 스위니는 제프 베조스, 마크 저커버그 등 테크 업계 대기업 대표와 러시아 석유 재벌 등 유력 인사의 민간 항공기 이동 경로 추적 봇 30여 개를 추가로 생성했다. 

그러나 봇은 유용성을 갖추어야 할 필요가 없다. 무료 자동화 트위터 계정 생성 툴인 ‘Cheap Bots, Done Quick!’ 개발자 V 버켄햄(V Buckenham)은 “봇이 반드시 가치를 지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Cheap Bots, Done Quick!’을 통해 생성된 봇은 수만 개이며, 버켄햄은 대다수 봇이 유용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서 “대부분 흥미롭거나 창의적인 봇이다. 봇은 많은 팔로워가 지켜보든 봇 개발자 개인의 즐거움을 위한 것이든 창의적 표현의 형태이다”라는 견해를 전했다.

일부 봇은 활용성과 관심 분산 간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카렌 K. 호(Karen K. Ho) 기자는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사용자에게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트위터로 부정적인 소식을 집중적으로 검색하는 일을 중단하도록 상기시켰다. 호 기자는 “코로나19 확산세 도중 트위터로 나쁜 소식을 검색하는 활동을 중단하도록 경고하는 봇을 개발했다. 이해할 수 있는 바와 같이 많은 이들이 코로나19 팬데믹 극복 방법과 관련된 정보를 찾는 데 열을 올렸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호 기자는 트위터 메시지 입력부터 트위터 전송 버튼 클릭까지 모두 손수 완료하면서 팬데믹 소식 집중 검색 경고 트윗을 게재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경고 메시지를 직접 입력하는 일이 번거롭다고 느꼈다. 특히, 많은 사용자가 아무런 목적이 없는 상태에서 트위터 피드를 오랫동안 보는 늦은 밤에 경고 메시지를 꾸준히 전송하기 쉽지 않았다.

결국, 호 기자는 봇 계정을 생성한 뒤 트위터를 이용한 코로나 소식 검색 경고 메시지를 꾸준히 게재했다. 호 기자의 봇 계정인 @doomscroll_bot은 한 시간 단위로 트윗을 게재하며, 사용자에게 트위터 접속을 중단한 뒤 구부정한 자세를 고쳐 바른 자세로 앉도록 메시지를 보낸다. 현재 팔로워 수는 약 9만 명이다.

호 기자는 “봇은 메시지 입력 수단이나 인터넷의 툴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언급했다. 호 기자는 무해하면서 유용한 봇이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고 확신한다. 호 기자는 “개인적으로 생성한 봇은 자본주의를 위한 수익을 제공하지 않는다. 그러나 거짓 정보를 유포하는 봇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이들도 있다. 바로 봇이 존재하는 이유이다”라고 말했다.

버켄햄은 문제의 일부분으로 ‘봇’이라는 표현이 상황에 따라 쉽게 변할 수 있는 의미가 있다는 점을 언급한다. 베를린자유대학교와 퀸즈랜드 공과대학교 합동 연구팀이 발표한 2021년도 연구 논문은 트위터의 가짜 행동을 정의하는 데 이용하는 3가지 수단이 제시하는 실제 사용자와 봇 계정 비율 집계 결과의 차이가 크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버켄햄은 트위터가 자동으로 부여한 일련의 숫자 배열을 사용자 이름으로 사용하는 신규 트위터 가입자를 국가가 주도하여 운영하는 봇 계정으로 집계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관적인 경험을 투입한 뒤 알고리즘이 제시하는 결의 차이이다”라며, “각자 트위터를 사용하는 방식의 차이가 매우 크다. 대부분 자신과 트위터 사용 방식이 비슷한 사용자의 활용 사례만 본다. 따라서 트위터를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는 이를 본다면, 가짜 계정이나 불법 활동을 펼치는 계정이라고 추측한다”라고 진단했다. 누군가가 러시아 정부 산하 거짓 정보 유포 계정이라고 판단한 계정이 실제로 트위터 가입 당시 사용자 명칭을 굳이 변경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 문제가 없는 활동을 이어가는 중년의 미국 출신 아이 엄마가 사용하는 계정일 수도 있다.

버켄햄은 봇이 중립적인 표현이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2016년, 봇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위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심을 받는 악의적인 대상이 되자 부정적 편견을 지닌 의미로 고정되었다고 덧붙였다. 봇이라는 명칭은 이상한 내용을 게재하는 트위터와 같은 인터넷의 우려 대상이라는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는 혼란의 씨앗을 뿌리고, 현재는 사회 양극화를 초래하려 설계된 거짓 정보 수단으로 봇의 의미가 바뀌었음을 시사한다.

양극화 문제는 일론 머스크의 지속적인 트위터 봇 문제 접근 방식이 되었다. 버켄햄은 일론 머스크는 봇을 트위터라는 조화로운 플랫폼의 적인 것처럼 표현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봇은 타임라인에 아름다운 낙원을 추가하기도 했다”라며, 몇 분 단위로 네덜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Hieronymus Bosch)의 작품 중 일부분을 의무적으로 게재하는 보쉬봇(BoschBot)과 같은 봇 계정을 지목했다. 버켄햄도 보쉬봇처럼 6시간 단위로 파스텔 색상의 풍경 그림을 생성하는 봇 계정인 @softlandscapes를 생성했다. 보쉬봇과 @softlandscapes은 ‘Cheap Bots, Done Quick!’으로 생성한 여러 봇 계정 중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봇 계정이다. ‘Cheap Bots, Done Quick!’ 측은 “봇이 존재하는 주된 이유는 계정을 팔로우하는 사용자가 있기 때문이다. 트위터에서 암울한 부정적인 소식와 끔찍한 일이 발생하는 상황 속에서도 아름답고 고요한 풍경화를 감상할 수 있다. 풍경화 게재 봇은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잠시 벗어나도록 도와준다”라고 전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Not All Bots Are Bad, and Twitter Knows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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