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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 러브 앤 썬더’의 가장 큰 단점, 단순히 ‘팬만을 위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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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 러브 앤 썬더’의 가장 큰 단점, 단순히 ‘팬만을 위한’ 작품
타이카 와이키키 감독이 토르: 라그나로크 후속 작품으로 선보인 ‘토르: 러브 앤 썬더’는 팬이 아닌 새로운 관객층의 유입이 거의 불가능하도록 하는 소수 팬층만 이해할 수 있는 농담이 가득하다. 나쁘지는 않지만, 그리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다.
By WILL BEDINGFIELD, WIRED UK

며칠 전, 런던 중심 지역에서 버스를 타고 레스터광장 전 지역의 영화관에서 동시 공개된 몇 안 되는 프리뷰 작품 중 하나인 ‘토르: 러브 앤 썬더(Thor: Love and Thunder)’를 보러 극장에 갔다. 유명 배우가 대거 등장하여 특별히 주목할 정도로 프리뷰를 보여준 것은 아니었다. 특히 화려한 극장가를 중심으로 길거리 어디서나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크리스 헴스워스의 모습이 담긴 광고판은 행인이 셀카를 촬영하고, 거대한 플라스틱 망치를 들고 길게 줄을 서면서 환하게 웃도록 만들기 충분했다. 이후 활기찬 객석에 앉아 영화가 시작하기를 기다렸을 때, 뒷좌석에 앉은 관객이 SNS 팔로워를 위한 음성 메시지를 계속 녹음하려 했다. 결국, 필자는 당시 뒷좌석 관객이 온라인에 올리려 약 50차례 마블 영화의 모든 서사를 요약하는 내용을 들었다. 그리고 마블은 보상을 위해 시사회에 필자의 뒷좌석에 있던 이를 초대했다. 또, 그는 누가 보아도 기쁨에 들뜬 채로 헴스워스가 극장 건물에 있는 것을 보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나중에 사전 녹화된 인사가 공개되었으며, 헴스워스는 필자가 시사회를 보았을 때 다른 국가에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대신, 작가이자 감독, 코르그 역을 맡은 배우이기도 한 타이카 와이티티(Taika Waititi)와 테사 톰슨(발키리 역), 나탈리 포트만(제인 포스터 역)이 다른 극장을 찾아 관객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당시 어느 한 팬이 포트만에게 “영화가 얼마나 좋았는가?”라고 외치자 포트만은 “매우 재미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잠시 조용해진 뒤 관객의 환호 소리가 이어졌다. (필자가 보았을 때, 당시 현장에 있던 관객 모두 커다란 플라스틱 망치를 휘두르는 것처럼 보였다. 필자가 잘못 본 것일 수도 있다.)

마블 시리즈 작품 중 좋아하는 작품을 말하자면, 많은 팬이 총 29가지 작품을 깊이 파고들면서 여전히 매우 즐거운 모습을 보인다. 지금까지 마블 시리즈 작품 중 1/4도 보지 못한 데다가 마블 만화책은 단 한 편도 본 적이 없는 필자는 현명한 비평론자도 아니고,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cese) 감독과 같은 식견도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부터 마블 세계관에 빠져들지 않은 이들이 마블 시리즈에 몰입하기 갈수록 어려워진다는 부분을 말하고자 한다. ‘토르: 러브 앤 썬더’가 새로운 팬층의 마블 세계 유입이 더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특히 강조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대신, 추측 사항을 이야기할 뿐이다. 현재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는 작품간 매우 밀접한 연관성을 지녔으며, 이야기 구상에 마블 시리즈 작품끼리 서로 참고하는 형태로 성장했다. 이 때문에 마블 시리즈 중 하나라도 놓친다면, 마블 시리즈를 완벽히 본 팬층만 이해할 수 있는 농담과 서시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마블 시리즈 캐릭터를 모른다면, 영화 속 내용 대부분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토르: 러브 앤 썬더’는 액션 영화로 개봉되었으나 여러모로 마블 팬 전용 장르에 더 적합한 작품이다.
 
[사진=Marvel]
[사진=Marvel]

‘토르: 라그나로크(Thor: Ragnarok)’ 이후 제작된 토르 이야기를 담은 최신 작품인 ‘토르: 러브 앤 썬더’도 와이티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토르: 러브 앤 썬더’에서 크리스티안 베일(Christian Bale)이 연기한 새로운 악당인 고르 더 갓 버처(Gorr the God Butcher)는 마조라의 가면(Majora’s Mask)에 등장하는 달과 같이 큰 웃음을 짓는 은빛을 띠며, 베일의 실제 영어 억양을 불편한 듯한 목소리로 말한다. 고르는 신들 중 한 명이 딸을 죽였다는 이유로 모든 신을 죽이려 한다. 고르는 신을 죽일 수 있는 무기인 네크로소드(Necrosword)를 지녔다. 매력적인 오렌지 색상 조각과 같은 모습의 토르는 양팔에 각각 태양에 젖은 산맥을 가졌으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크루와 함께 어울리는 것을 포기하고 고르에 맞서 싸워야 한다. 그와 동시에 제인 포스터는 암 진단을 받는다. 포스터는 토르의 오래된 망치를 휘두를 때 건강이 나아지는 것처럼 느끼며, 결국 싸움에 나서기 위한 의상을 착용하게 된다. 고르가 새로운 아스가르드를 공격하고 아이들과 도망친 뒤 토르는 발키리와 함께 한다. 팀 토르는 고르와 맞서 싸우려 떠나는 여정 중 전지전능한 도시로 향하게 된다. 여기서 제우스 역을 맡은 러셀 크로우가 다소 과장된 그리스 억양을 흉내 낸 듯한 영어를 구사한다.

게리 카나반(Gerry Canavan) 기자는 아트리뷰(ArtReview)에 작성한 기사를 통해 일컬은 마블의 ‘늦은 방식’은 지나친 자기 인식과 영웅의 과거를 마블 시리즈 작품 내에서 참고한다는 사실을 설명했다. 그는 “모든 것이 무한하게 생성되는 마블 시리즈 서사 중 단 하나라도 집중하지 않는다면, 마블 시리즈는 그 자체로 마블 시리즈의 감정적 리듬에 대한 사소한 변주곡에 집착한다. 그와 동시에 과거를 되묻고 한탄하며, 과거와 현재를 혼합한다”라고 작성했다.

카나반 기자의 요약은 ‘토르: 러브 앤 썬더’의 문제를 반영하기도 한다. 토르와 포스터의 관계를 예시로 살펴보자. 두 등장인물의 관계는 토르를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 작품 첫 두 편에서는 성숙한 방식으로 형성되었다. 그러나 ‘토르: 라그나로크’에서는 열정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와이티티 감독은 관객이 내용을 빨리 이해하도록 수많은 내용을 요약한다. 보통 사랑스러운 바위맨인 코르그의 대사나 맷 데이먼이 선보이는 작품 속 연극을 통해 전달한다. 그러나 관객이 토르와 포스터의 사랑과 암이라는 질병 때문에 겪는 고난을 이해할 정도로 필요한 등장인물의 감정 변화를 전달하지는 못한다.
 

마블 만화책과 마찬가지로 영화도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 즐기도록 할 의도로 제작된 점을 지목할 수 있다. 마블 시리즈 중 다른 시리즈와의 연관성이 없는 단독 서사를 갖춘 작품은 없다. 하지만 ‘토르: 러브 앤 썬더’에서는 단순히 가장 좋아하는 등장인물 때문에 영화를 보는 관객이 무시하기 어려울 정도로 서사를 제작한 목표가 없다는 문제가 두드러진다. ‘어벤저스: 엔드게임’ 이후 제작된 마블 시리즈 영화에서 극적인 스토리 비중은 적다. 와이티티 감독과 다른 출연 배우의 침착하면서도 역설적인 어조 때문에 극적인 요소가 줄어든 것이 더 복잡하게 드러난다. 극적인 요소가 줄어든 서사는 과거 작품인 ‘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What We Do in the Shadows)’와 똑같은 짓궂은 풍자를 통해 와이티티 감독이 제작한 이미지와 촬영 장면으로 탄생한다. 그러나 어조는 ‘좋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라는 전혀 중요하지 않은 부분을 강조한다.

좋은 시기를 강조하는 어조는 괜찮다. (마블 시리즈라는 초거대한 세계관이 톰 크루즈나 미니언즈가 등장하는 다른 블록버스터 작품의 관심을 독차지하지 않는다면 괜찮을 것이다. 다만, 자주 등장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마블 시리즈 영화는 모든 관객층을 위한 작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흥미로우면서도 마블 세계관을 잘 모르는 관객 집단이 몰입하기 매우 어려울 정도의 아방가르드적인 가까운 작품이다. 그런데 마블 시리즈에 열광하는 관객층의 나이가 어느 정도인가? 마블 애호가 집단이 30년 뒤에도 ‘토르: 러브 앤 썬더’를 비롯한 마블 시리즈를 찾아볼 만하다고 생각할까? (3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 마블 시리즈 작품이 매우 다른 프레임을 참고할 것이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디즈니+ 맥스에 접속해, 총 50시간이 넘는 여러 편의 마블 작품을 보면서 특정 시리즈의 서사를 완벽히 이해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을까? 어쩌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토르: 러브 앤 썬더’가 마블 시리즈 영화의 끝은 아니다. ‘토르: 러브 앤 썬더’ 이후 제우스는 마블 시리즈 영화의 또 다른 등장인물인 헤라클레스를 소환하기 위해 등장할 것이다. 이와 관련된 만화책과 전설도 존재한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or: Love and Thunder’s Biggest Drawback? It’s Just for F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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