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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 열대우림, 그린란드 대륙 빙하 다채로운 색상으로 변신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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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 열대우림, 그린란드 대륙 빙하 다채로운 색상으로 변신시켜
빙하 미생물학자이자 롤렉스 어워드 수상자인 조셉 쿡은 미생물이 빙하를 녹일 수 있다고 말한다.
In Partnership With ROLEX

남극에 이어 지구에서 가장 큰 약 170km2 상당의 대륙 빙하인 그린란드 빙상 사진 촬영을 요청한다면, 갑자기 끝없이 펼쳐지는 매우 아름다운 설원 전 영역에 걸친 북극 탐사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잘못된 생각이다. 전 세계 대륙 빙하가 녹기 시작하면서 초록색과 빨간색, 보라색, 파란색, 검은색까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색상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모두 빙하 대륙 표면의 무수히 많은 미생물 박테리아 때문이다. 방하 미생물학자인 조셉 쿡(Joseph Cook) 박사가 칭한 이른바 미생물 열대 우림은 빙하는 물론이고 기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덴마크 오르후스대학교 수석 연구원인 쿡 박사는 “여러 차례 방문할 때마다 지금까지 불과 몇 년 사이 빙하가 많이 줄어들었다. 주로 그린란드 빙하를 연구하며, 그린란드를 찾을 때마다 얼음 표면 영역이 심각한 수준으로 줄어들어 매우 놀라고는 한다. 일부 영역은 빙하가 아닌 아스팔트 포장 도로처럼 보일 때가 있다. 덥고 화창한 날에는 어두운 색상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10cm 이상 표면을 녹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과학계는 오랫동안 표면 반사 비율인 알베도(albedo) 효과를 연구해왔다. 흰색 표면은 빛 반사율이 더 높지만, 어두운 표면은 파장 흡수율이 더 높아 더 빠른 속도로 빛을 가둔다. 인간이 수백 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실이기도 하다. 기온이 높은 국가에서 건물 벽면을 흰색으로 칠한 이유이기도 하며, 일부 과학자는 더 나아가 흰색 환경이 대기 중 햇빛 반사율이 더 높다는 사실을 이용해 기후변화를 늦추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눈의 알베도 효과는 눈의 순도와 지속성에 따라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밝은 흰색 눈일수록 더러워져 질퍽한 눈보다는 반사율이 높다. 그러나 지금까지 빙하 표면에 서식하는 미생물체가 미치는 효과(쿡 박사는 이를 ‘미생물 알베도’라고 칭한다)의 이해 수준은 매우 낮은 편이다. 쿡 박사는 “비교적 최근 넓은 영역의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아 색상이 변하는 것처럼 미생물체가 빙하 표면의 색상을 바꿀 수 있는 수준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빙하 표면의 미생물체에 대한 추측은 1870년대부터 존재했으나 20세기 내내 거의 무관심한 듯한 태도가 이어졌으며, 최근 들어 기후변화가 시급한 문제가 되었다. 또한, 기술도 우주에서 빙하 전체 영역을 관찰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해 실제로 전체 과정을 관찰하고는 그 수치를 기록하기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눈조류는 일반적으로 눈 표면의 미생물 자국에 생활하면서 0.1°C라는 낮은 기온에서도 번식한다. 다른 조류와 마찬가지로 눈조류도 광합성을 통해 에너지를 생성한다. 가장 보편적인 눈 조류인 클라미도모나스 니발리스(Chlamydomonas nivalis)는 붉은색이며, 간혹 ‘붉은 눈조류’라고도 알려졌다. 그러나 다른 눈조류 종류는 각종 어두운 색상을 생성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쿡 박사는 “미생물이 더 자랄수록 빙하 표면은 더 어두워지며, 태양 아래서 녹는 얼음 표면 영역도 넓어진다. 기후가 계속 따뜻해지고 얼음이 녹는 영역이 증가하고 집중 분포 영역이 더 넓어진 채로 성장할 것이다. 그리고 현재 예측한 수준을 넘어서 빙하 표면이 녹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쿡 박사는 셰필드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준비할 당시 빙하와 빙하층의 탄소 역학 연구를 시작했다. 쿡 박사는 지금까지 그린란드를 다섯 차례 방문해 빙하층의 바이오알베도와 그 영향을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했다. 일부 연구는 지상에서 진행해 표본을 채취했으며, 간혹 고도가 높은 지역에서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쿡 박사는 “과학계가 빙하 연구를 하면서 매우 적은 영역만 다루었다. 또, 그동안 확보한 표본도 한정적이었다. 그러나 빙하 표면 미생물 연구와 함께 연구 영역을 대거 넓힐 수 있었다. 빙하의 특성과 미생물이 넓은 영역에서 서식하는 방법을 이해하려면 하늘로 향해야 한다는 의미이다”라고 말했다.

쿡 박사는 광범위한 영역의 사진을 제공하는 관측 위성을 사용해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러나 더 가까이서 촬영한 사진을 구하려면, 드론을 사용해야 했다. 쿡 박사는 “넓은 빙하 영역의 감도를 재현하는 첨단 카메라를 매일 2~3차례 사용하며, 매번 센티미터 이하의 해상도로 얼음 표면의 거대한 이미지를 생성한다. 표면의 녹조 성장을 포함한 빙하 색상 변화의 특별한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첨단 카메라를 이용해 수집한 데이터는 위성 데이터로 관측할 수 있는 변화를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쿡 박사는 그린란드의 어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 플라스틱 대신 탄소섬유 조각으로 맞춤 제작하고 극한의 조건에서도 전자 제품을 보호하도록 감싼 드론을 사용한다. 쿡 박사는 “드론 부품을 보호하더라도 종종 드론을 이용한 관찰 방법이 첨단 기술을 적용한 방식은 아니다. 그러나 사진 데이터 수집 도중 따뜻함 유지와 드론의 효과 간의 끊임없는 문제 극복 과정이 반복된다"라고 말했다.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과 딥러닝 발전 덕분에 쿡 박사 연구팀은 이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데이터 분석과 처리 과정을 완료하면서 데이터 처리 범위도 넓힐 수 있었다.

2016년, 쿡 박사는 빙하 미생물학 연구에 앞장선 노력 지원을 위해 롤렉스 영 수상자(Rolex Young Laureate)로 선정됐다. 롤렉스는 롤렉스 어워드변함없는 지구(Perpetual Planet) 계획을 통해 수십 년 동안 인류의 지구 이해도를 높이는 데 이바지한 과학자와 혁신가를 지원해왔다. 쿡 박사는 “롤렉스 어워드는 빙하 미생물학 분야에서 실제 기술적, 이론적 한계를 탐색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혁신적이었다. 연구 자금 지원은 물론이고, 다양한 영역의 광범위한 네트워크와 관계된 이들이 각자 지닌 생각과 견해, 전문 지식 등을 모두 접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제 쿡 박사 연구팀은 미생물 열대우림 데이터와 빙하 표면에 서식하는 미생물의 빙하와 지구 기온 영향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수집하는 중이다. 그 다음 단계에서는 온난화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요소를 고려한 기후 모델을 구축하고자 한다. 쿡 박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미생물이 대륙 규모의 빙하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대대적으로 지구 시스템의 소규모 숨겨진 과정의 비선형 효과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반면, 미생물이 빙하층이 녹는 속도에 집단으로 영향을 미친다면, 인간이 반대로 빙하 해빙을 막기 위해 집단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인류 모두가 함께한다면, 인류의 운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Microbial Rainforests are Colouring Greenland’s Ice She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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