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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플랫폼 노동자, 가스 가격 폭등에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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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플랫폼 노동자, 가스 가격 폭등에 파업
최근 급등한 연료 가격 때문에 실질적인 임금이 감소하자 영국과 독일 운전기사와 배달 기사가 파업 시위를 벌인다.
By MORGAN MEAKER, WIRED UK

1년 전, 안나(가명)는 1일 8시간 동안 고향인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지역에서 음식 배송 플랫폼 저스트 잇(Just Eat)과 딜리버루(Deliveroo) 배달 기사로 근무하면서 매일 150파운드(200달러)를 벌었다. 이제는 12시간 동안 근무해야 150파운드를 벌 수 있다. 그나마도 세금과 보험, 차량 연료 비용 부담 전 소득이다.

다른 플랫폼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안나는 배달 플랫폼과 음식 배달 업무의 치열해진 경쟁, 연료 가격 인상 추세 탓에 임금 감소라는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안나는 저스트잇의 계정 정지 처리를 우려해 익명을 요구했다.) 안나는 배달 업무를 위해 디젤 차량에 의존한다. 그러나 2022년 3월 들어 우크라이나 전쟁의 부분적인 여파로 영국의 휘발유 가격이 1리터당 179펜스(1갤런당 8.95달러)로 급등했다.

안나는 “연료 가격인 인상한 데다가 모든 생활 물가가 극도로 치솟았다. 최근 들어 저스트잇은 서비스 비용을 인하했다. 비합리적인 일이다”라고 불만을 이야기했다.

가스 가격이 인상하자 임금이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밝힌 플랫폼 근로자가 3월 23일(현지 시각), 파업에 돌입했다. 안나도 저스트잇과 딜리버루, 우버 소속 다른 운전기사, 배달 기사와 함께 벨파스트에서 앱 운전기사 및 배달 기사 조합(ADCU)이 조직한 6시간 동안의 파업에 동참했다. 안나는 “배달 기사가 원하는 것은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임금을 회복하면서 근로자가 손실을 직접 부담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ADCU는 저스트잇이 임금을 25% 삭감했다고 주장하며, 저스트잇 측과 논쟁을 벌였다. 그러나 저스트잇은 배달 기사의 임금 변화 수치를 제공하지 않았다. ADCU는 저스트잇 배달 기사의 임금 인하 수준은 딜리버루를 비롯해 벨파스트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다른 동종 업계 기업의 이전부터 매우 낮은 수준의 임금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딜리버루는 연료 가격 인상이 배달 기사의 임금에 미친 영향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자영업 배달 기사만 채용하는 벨파스트 이외에 다른 곳에서도 저스트잇 배달 기사의 가스 가격 인상 이후 이어진 임금 감소 추세와 같은 문제에 대한 불만이 제기됐다. 영국 전 지역에서 배달 기사의 임금 감소 불만 집회 시위가 이어졌다. 2022년 3월, 잉글랜드 남부 지역인 켄트의 저스트잇 배달 기사도 파업에 돌입하며, 연료 가격이 급등한 만큼 발생한 임금 손실 보상을 요구했다. 잉글랜드 동부 지역 에섹스에서는 저스트잇과 딜리버루 배달 기사가 여러 차례 파업 시위를 벌였다.

저스트잇 배달 기사 지미 제인(Jimmy Zane)은 지역 뉴스 인터뷰에서 “모든 비용이 급격히 치솟았지만, 배달 기사의 임금은 줄어들고 있다. 그와 동시에 기업은 배달 기사를 계속 추가로 채용한다. 따라서 배달 기사 인력이 지나친 포화 상태를 기록하면서 배달 기사의 일이 부족한 지경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연료 가격 위기는 긱 경제에서 중요한 또 다른 유럽 시장인 독일에서도 배달 기사의 시위를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3월 22일(현지 시각), 저스트잇 계열사 리에페란도(Lieferando) 배달 기사도 연료 가격 인상 추세에 대한 대응으로 파업 시위를 벌였다. 리에페란도 대변인 노라 왈라프(Nora Walraph)는 “리에페란도는 거리당 평균 이상의 수당을 지급한다. 현재 지급하는 수당은 1km당 30센트로, 세금 공제 전 수당 기준 업계 최고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플랫폼 기업의 노동 관행 평가 단체인 페어워크 재단(Fairwork Foundation)의 독일 연구 수석인 오귀즈 아리야나크(Oğuz Alyanak)는 이제는 왈라프가 주장한 수준의 임금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그는 “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배달 기사의 임금이 충분한 수준이라고 주장할 수 없다. 실제 리에페란도 배달 기사의 임금은 수많은 근로자의 평균 임금보다 낮은 수준이다”라고 설명했다.

연료 가격은 원유 가격과 함께 급등했다. 코로나 시기에 원유 수요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원유 가격이 대폭 감소했다. 그러나 전 세계의 생활이 코로나19 확산세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정상화되자 원유 시장이 지나친 수요 증가 추세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영국 보험 기업 RAC는 2022년 1월, 1리터당 디젤 가격은 1년 전보다 47% 증가한 177펜스를 기록했다는 추산 결과를 발표했다. 휘발유 가격도 1년 전보다 42% 인상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때문에 상황이 악화됐다. 영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가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 중 한 곳인 러시아와의 관계를 단절했기 때문이다. 3월 21일(현지 시각), 영국의 연료 가격은 최고가를 경신했다.

음식 배송 기업 이외에 다른 플랫폼 기업도 연료 가격 인상으로 타격을 받았다. 2014년부터 우버 택시 기사로 근무한 ADCU 조직원 압두자크 하디(Abdurzak Hadi)는 “연료 가격이 인상하면서 감소한 임금을 보완하려 5시간 더 근무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우버 대변인 매트 키얼(Matt Keirle)은 “연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어려움이 발생한 사실을 이해하고, 운전기사 지원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 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우버는 다른 국가에서 연료 가격 급등 현상의 여파에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3월 16일 자로 우버 고객의 운임을 탑승 1회당 0.45~0.55달러 인상하며, 인상 비용은 100% 운전기사에게 전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프랑스에서는 운임 구조를 변경해 기본 운임을 인상했다. 그러나 우버 영국 지사는 와이어드에 운전기사의 임금 손실 부담 지원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영국 우버 기사의 임금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운전기사의 임금 상승 수준이 연료 가격 인상 수준보다 더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하디는 우버 영국 지사의 주장에 반박했다. 그는 “현재 내 임금은 1년 전과 똑같다. 그러나 연료 가격 등 직접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증가했으며, 우버는 어떠한 부분도 지원하지 않는다”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하디는 직접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제외하면, 1시간 동안 버는 돈이 영국의 최저 시급인 8.91파운드(11.81달러)보다 적은 수준으로, 8파운드(10.61달러)도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우버는 운전기사의 세후 소득을 최저 시급 이상으로 보장할 의무를 소홀히 한다”라며, 우버 운전기사도 최저 시급 보장 대상에 해당한다는 영국 대법원의 2021년 2월 판결을 언급했다. 우버는 2021년 3월, 운전기사의 임금이 기본 생활 임금인 시급 8.72파운드(11.55달러) 이상이라는 규정에 따라 보장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가 생계 임금은 한 달 후 9.5파운드(12.6달러)로 인상됐다.

연료 가격 급등 추세의 결과로 연료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운전기사의 근무 시간이 길어졌다.

안나는 일주일 전까지만 하더라도 정오부터 자정까지 교대 근무를 했다고 밝혔다. 안나는 “스스로 혹사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데 무리가 없는 수준의 임금을 벌기 위해 일해야 한다. 그러나 더 무리해서 일해도 실제로 받는 임금은 충분하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안나는 담보 대출 상환 비용을 저축해야 하지만, 근무 시간을 시간제 근무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안나는 “지나치게 긴 근무 시간 때문에 이미 지친 상태이다. 더는 일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Sky-High Gas Prices Push Europe’s Gig Workers to Str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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