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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제조한 맥주 맛은? …진공 발아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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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제조한 맥주 맛은? …진공 발아 실험
스페이스엑스, 국제 우주정거장서 맥주와 불을 이용해 실험

우주에서 맥주를 제조한다면 그 맛이 어떨까.

미국 민간우주개발 회사가 국제 우주정거장에서 맥주와 불을 이용해 진공 발아 실험을 하기로 해 화제다. 미국 민간우주개발 회사인 스페이스엑스(SpaceX)와 맥주 및 음료 생산회사인 앤호이저부시컴퍼니스(Anheuser-Busch Companies, 이하 앤호이저)는 4일(현지시간) 발사되는 팔콘9 로켓에서 '화성 최초의 맥주'를 만들기 위해 실험을 진행하기로 했다.


◆우주서 키운 보리로 만든 맥주, 민간기업 참여

스페이스엑스는 플로리다 주 케이프 커내버럴(Cape Canaveral)에서 국제우주정거장을 향해 팔콘 9(Falcon 9) 로켓을 발사할 예정이다. 팔콘 9 로켓 속에는 과학 실험 기구들과 연구용 소형 위성 큐브사트(Cubesat)를 담은 드래곤 캡슐(Dragon Capsule)이 실려있다. 과학 실험기기의 무게는 스페이스X가 세계 최고의 궤도 연구소에 전달할 보급품 무게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다양한 첨단 과학 실험은 약 한 달이라는 기간 동안 이뤄진다. 우주비행사들은 보급 장비를 이용해 극미 중력(microgravity) 상태에서 불의 움직임을 연구할 예정이다.

우주에서는 불에 대한 개념이 지구에서와 다르다는 게 이 실험의 관전 포인트다. 불이 어떻게 번지고 움직이는지 이해하는 건 미래 우주 비행사들의 안전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극미 중력에서는 저녁 식탁 위의 양초에서 타는 불꽃처럼 불이 가늘어지지 않고 원형을 유지한다. 우주선과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불이 번지는 것은 주변 벽에서 방출되는 열로 인해 발생하는 가속도 때문에 개방된 공간에서 확산되는 불보다 더 큰 화재 위험이 있다.

극미 중력에서 불을 연구하는 것은 연구자들에게 기존 등식에서 중력을 제거해 기초 물리학과 연소 원리를 더 잘 살펴볼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도 이번 실험은 의미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진=PAUL HENNESSY /GETTY IMAGES]
스페이스엑스 팔콘 9 로켓이 지난 11월 11일 하늘을 향해 치솟고 있다. [사진=PAUL HENNESSY /GETTY IMAGES]


미국 맥주 및 음료 생산회사 앤호이저부시컴퍼니스(Anheuser-Busch Companies, 이하 앤호이저)는 로켓 탑승자에게 보리씨를 보내 '화성 최초의 맥주'를 만들기 위해 우주 환경이 발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파악하기로 했다. 과학자들은 말팅(맥아 제조) 도중 보리 씨의 성장이 멈추기 전 발아할 수 있도록 국제 정거장으로 올려 보낼 예정이다. 말팅은 보리를 맥주의 주성분 중 하나인 맥아로 바꾸는 핵심 요소로 맥주에 독특한 맛과 색상의 변화를 결정한다.

앤호이저의 보리 연구 책임자인 게리 해닝(Gary Hanning)은 “발아는 모든 식물의 수명 주기의 핵심 단계이다”며 "씨앗 발아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영향을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연구로 식물학자들은 극미 중력에서 식물이 어떻게 자라는지 더 잘 이해할 것이다”며 “연구자들이 우주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드래곤 캡슐은 이번 여행으로 세 번째 우주여행을 하게 된다. 스페이스엑스는 19번째의 보급 목적을 위해 우주항해선을 하늘 위로 띄운다. 드래곤 캡슐은 약 한 달간의 실험 결과들과 함께 장비를 싣고 지구로 돌아올 예정이다.


◆미래 식량공장 설립 후보지는 바로 '우주'

우주는 식물이 생육하기에 적합한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인간이 개발한 플랜트 기술에 의해 얼마든지 제어 가능하다. 우주 식물공자의 5대 핵심 기술은 ▲자동화(AUTO) ▲빛(LIGHT) ▲장소(PLACE) ▲온도(TEMPERATURE) ▲양분(NUTRIENT)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장소'는 사막, 바다, 극지 등 기후 및 환경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에나 건설이 가능한 한계 극복 기술을 말한다. '빛'은 음극선관 형광등, 고압나트륨, LED 등 다양한 광원을 이용하여 작물의 광합성 및 생육을 조절하는 기술이다. 

또 '자동화'는 로봇개발, 자동 환경제어, 원격제어 등으로 씨뿌리기부터 수확까지 식물의 전 생산과정을 자동 기술을 의미한다. '양분'은 식물 생장에 적절한 에너지원 공급을 통해 품질을 높이고 기능성분 등을 강화하는 기술이다. 마지막으로 '온도'는 열대에서 온대까지 다양한 식물 재배와 생육 속도 및 수확기를 조절하는 기술이다.

위에서 언급한 5가지 기술 모두 우주에서 활용 가능하다. 식물공장은 정보통신, 생명공학, 우주공학 등의 기술이 융·복합된 결정체이다. 신소재 산업과 바이오 산업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을 확보하고 영역을 확장시키는 것이 과제일 것이다.

식물공장은 우주는 물론 극지, 사막, 해양, 건물 지하 등 장소의 한계 극복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예상가능한 식량안보 불안시 위기를 대처할 유용한 수단이 될 것이다. 이미 국제우주정거장과 미 케네디우주센터는 우주와 극지에서의 식물 재배를 위한 식물공장 기술을 핵심 연구과제로 수행 중이다. 우주농장 건설을 위하여 미국 애리조나대에서는 달 표면에 설치할 접이식 온실을 개발한 상태다.

한국 역시 식물공장을 종합 플랜트 개념으로 범위를 확장해 국내 종자, 정보통신, 신소재, 바이오 산업을 융합한 항공우주산업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와이어드 코리아=문재호 기자 jmoon@wir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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