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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앞으로 1년간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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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앞으로 1년간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꿀까
효과적인 백신이 나타나기 전까지 우리는 긴 시간을 보내기 위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By MATT REYNOLDS, WIRED UK

세상은 코로나19 발병 전과 후로 나뉜다.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에서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기 어렵게 됐다. 병원 밖 세상은 거의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집에 갇혀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또 기업은 벽에 부딪혔다. 세계 경제가 재난의 가장자리에 서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중환자실은 사망자 수 아래로 무너지는 중이다. 모두가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의사들은 시체의 양을 감내하며 누구를 살려야 하는지 선택해야만 한다. 더 많은 국가가 비슷한 일을 겪을 수 있다.

코로나19가 세상을 멈춰 세우는 데 12주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미 4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이건 코로나19가 사회를 암울하게 바꾼 모습 중 첫 번째일 뿐이다. 백신이나 입증된 치료법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코로나19는 최소 1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발병으로 인한 가장 나쁜 모습은 바로 우리 앞에 있지만, 생활이 정상화되기 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영국 정부에게 이런 현실은 강렬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3월에 공개된 바, 영국 정부는 코로나19가 짧고 날카롭게 끝나기를 바랐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항할 집단 면역이 충분히 축적될 때까지, 속도가 자연적으로 줄어들 때까지 말이다.

지난달 16일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은 '코로나 바이러스 무반응 비용'과 관련한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더 강력하게 펼치지 않으면, 중환자실이 필요한 환자는 최소 8배 이상 많아지고 25만 명이 사망할 거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 보고서에 도장을 찍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보고서가 출판된 날, 영국 내 모든 사람들에게 집에 머물며 술집, 식당, 극장에 가지 말라고 권고했다. 1주일이 지나고 이 조치는 강제가 됐다. 봉사활동은 물론이고 운동, 출근, 심지어 식료품점에 가는 것도 금지됐다. 하룻밤 사이에 영국의 사회구조는 헤아릴 수 없이 위축됐다.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까? 이 질문은 매일 다양한 형태로 정치인과 공무원들에게 던져진다. 그 답은 상황에 따라 힘을 줄 수 있다. 존슨 총리는 처음에는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지난달 19일 존슨 총리는 "12주 안에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으며 곧 바이러스를 완전히 봉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열흘 후 제니 해리스 영국 보건부 차관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6개월 혹은 그 이상으로 길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12주가 걸리든 6달이 걸리든, 이 가정은 모두 코로나19와의 싸움을 전제로 한다. 여름에 전염병이 사라질 거라는 희망도 있으나, 백신이 나타날 때까지 코로나19는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 금방 정상화될 것 같지는 않다.

코로나19는 폭풍처럼 몰아친다.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중국과 같은 급격한 폐쇄조치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만약 중국이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코로나19는 진작에 세계를 휩쓸었을 것이다. 줄리아 고그 케임브리지 대학 수학생물학 교수는 "지금은 단지 중간 단계일 뿐"이라고 경고했다.

고그 교수는 지난 2018년 BBC 다큐멘터리서 유행성 독감과 관련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치사율을 2%로 잡은 바 있다. 병에 걸린 전체 사람 중 2%가 사망한다는 뜻이다. 고그 교수는 TV 프로그램을 만들 때 최악의 경우를 가정했다. 우리는 아직 코로나19 치사율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몇몇 연구는 추정치를 개선했다. 한 연구는 코로나19 치사율을 0.25%에서 3% 사이로 본다. 이탈리아에서 치사율은 현재 10%를 넘어섰으며 영국도 6% 이상이다. 하지만 아직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추정할 수 없어 실제 수치는 더 낮을 수도 있다.

고그 교수는 "치사율이 끔찍하다"며 "사망에 나이와 기저질환이 영향을 끼치는 건 분명하지만 그걸 고려해도 치사율이 끔찍하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전체 환자의 약 4%가 집중 치료나 호흡기 지원을 필요로 하며, 입원 치료가 필요한 환자도 30%에 달한다. 이탈리아는 사망자가 1만 5000명을 넘어섰다. 그만큼 전염성이 심각한 셈이다.

코로나19 감염자 중 상당수는 가벼운 증상만 경험하거나 전혀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한 연구는 지난 1월 말 중국에서 본국으로 돌아간 사람 중 40~50%가 무증상자라고 발표했다. 격리됐던 일본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탑승해 코로나19에 걸린 확진자 중 절반 정도도 증상이 없었다. 이는 곧 평범한 사람들이 아무 의식 없이 취약한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첫 환자들이 병원에서 심각한 호흡 곤란을 경험할 때는 이미 늦었다. 이제 바이러스는 우리가 추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멀리 퍼졌고, 목표는 바이러스를 봉쇄하는 것에서 생존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사진=UNSPLASH]
영국은 코로나19 대처에 눈을 감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영국은 지난달 20일 기준 코로나19 검사를 6만 5000건 가량 진행했다. 반면 한국은 같은 날짜에 31만 7000건을 수행했다. 검사는 질병의 확산에 대한 부분적 그림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나라가 검사 능력을 향상시키는 가운데 영국은 매일 2만 5000명을 시험하려는 목표를 세웠다. 확진자 수를 파악하면, 코로나19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졌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를 파악하는 더 유용한 방법은 사망자 수를 살펴보는 것이다. 코로나19 사망자 대부분은 병원에 보고가 되며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다. 기록되지 않은 사망자가 많지 않다는 걸 확신할 수 있다. 죽음은 우리에게 코로나19 발병에 대한 더 진실한 그림을 준다.

증상이 처음 시작됐을 때부터 코로나19로 사망하기 까지 약 18일이 걸린다. 코로나19는 잠복기도 개인별로 차이가 있다. 고려할 것은 잠복기간이다. 1일에서 최대 14일의 잠복기가 있는데, 대부분이 약 5일 정도 잠복기를 가진다. 코로나19로 사람이 사망했다면 그들이 병에 노출된 지 3주 이상이 됐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얼마나 코로나19와 잘 싸우고 있는지를 측정하기 위해 사망자를 들여다보는 것은, 바늘구멍으로 과거를 들여다보는 것과 같다. 영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새로운 사망자 수는 일반적으로 하루에서 이틀 정도 뒤에 알려진다. 매일 새로운 기록이 발표되지만, 이는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지난달 20일 정도에 발생한 사망자는 정부가 첫 번째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안을 발표하기 전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10일 시민 전체를 강제로 격리한 이탈리아에서 사망자 수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고그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격리 조치로 다음날 사망자 수가 줄어들 거라고 예상하는 데,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사망자 수는 당분간 꾸준히 증가할 것이며 사람들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진짜 싸움은 의료기관에서 일어날 것이다. 영국의 경우, 의료보험인 국민건강서비스(NHS)가 적용되는 중환자실이다. 적어도 의료기관에는 희망이 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영국 전역에서 코로나19 집중 치료실이 부족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에 꾸준히 코로나19 관련 조언을 맡아온 닐 퍼거슨 역학 연구원은 지난달 25일 하원 과학기술위원회에서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전략에서 특수치료시설(ICU)의 수용력이 어느정도 꽉 찼지만, 그래도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퍼거슨 연구원은 "국가 차원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합리적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퍼거슨 연구원에 따르면 중환자실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2주 이내에 최고치를 맞이할 것이다. 만약 영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대책이 효과를 봤다면, 영국의 새로운 감염자 수가 감소함에 따라 중환자실 수요도 완화될 것이다. 지난달 30일, 패트릭 밸런스 영국 수석 과학 고문은 코로나19 전파율이 감소하고 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전파율이 1보다 낮아지면, 새로운 확진자는 줄어들 것이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통하고 있다는 암시가 될 수 있다. 그러면 코로나19를 물리치기 위한 진짜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

세계는 이제 엄청난 실험을 앞두고 있다. 일본은 4월 개교를 앞두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19 발병지이지만 총 발생 건수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후베이성에서는 한때 3100명 이상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후베이성에 대한 폐쇄 조치는 서서히 해제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우한과 그 주변 지역 주민 5600만 명 이상이 집에 갇혀 있었다.

중국과 일본 모두 코로나19 확산을 막지는 못했다. 일본에서는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달 30일 1866명을 기록했다. 지난 2월 코로나19 발병이 정점에 달했던 중국에서는 매일 확진자가 5000명 이상 증가했으며, 지난달 30일에는 100건 정도로 줄었다. 중국 내 확진자는 대부분 해외 유입으로 보인다. 그러나 진짜 위험은 사회적 거리두기 대책이 사라졌을 때다. 정부가 필사적으로 피하고 싶어하는 '제 2의 봉우리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사진=UNSPLASH]
코로나19의 두 번째 유행은 첫 번째보다 훨씬 파괴적일 수 있다. 1918년 3월 발발한 스페인 독감은 오히려 여름과 겨울에 사망자 5000만 명이 발생했다. 현재 시민 격리 조치를 내린 나라들의 문제는, 언제 두 번째 봉우리가 발생할지, 얼마나 안 좋을지, 언제 일어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한 연구는 역학 연구자들이 미래의 두 번째 발발 형태를 모델링했을 때, 가을에 전염병이 최고에 달할 거라고 예측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양날의 검이다. 질병의 확산을 늦추지만, 동시에 많은 사람들을 질병에 걸릴 가능성으로부터 차단한다. 퍼거슨 연구원은 "코로나19의 정점이 지나간 후에도 영국 런던 인구 중 5~10%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라지는 즉시, 코로나19는 나머지 인구를 종식시킬 수 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연구는 하버드대와 비슷한 결론을 도출한다. 이 연구는 5개월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도 영국은 11월 중순에 두 번째 정점을 맞이할 거라고 암시한다. 두 보고서 모두 간헐적이고 지속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야 제2의 절정을 피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하나, 코로나19 발병을 성공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1년 이상 지속해야 할 수도 있다.

하버드대는 이 조치가 2022년까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연구는 백신 개발에 최소 18개월 이상 걸릴 수 있으며, 백신의 효과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독일은 코로나19 항체 양성 반응이 나올 경우 거리를 돌아다닐 수 있는 이른바 ‘면역 증명서’를 발급해 폐쇄 조치를 천천히 완화할 예정이다. 영국은 자체적으로 항체 검사 350만 건을 진행할 예정이나, 이를 어떻게 활용할 지 명확하지 않다.

나탈리 딘 미국 플로리다 대학 생물학자는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서는 아마 백신이 필요할 것"이라며 "희생 없이 집단 면역을 바라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44종의 백신이 코로나19의 원인 바이러스인 'Sars-CoV-2'에 대해 사용 평가를 받고 있으며, 2종은 임상시험 단계에 있다.

코로나19가 마주한 어려움은 또 있다. 고그 교수는 "만약 이게 신종플루였다면, 모든 사람들이 더 빨리 백신을 만들 수 있다"며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코로나19로부터 사람들을 방어할 수 있는 완벽한 백신이 없다. 현재 시험 중인 백신들은 사용, 제조, 선적 및 안전하다고 선언되기까지 적어도 12개월에서 18개월 정도가 필요하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 딘은 "격리 기간은 백신이 준비될 때까지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된다"며 "그 기간이 코로나19 접촉자 추적 시스템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초기 발생국은 현재 코로나19 전파를 가장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있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발생으로 큰 피해를 입었던 한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한때 하루 800명까지 늘었지만, 이제 100건 안팎으로 줄어들었다. 코로나19 확진 판명을 받은 9786명 중 162명만이 사망했는데 이는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중국보다 낮은 수치다.
 
[사진=UNSPLASH]
한국은 코로나19 초기에 광범위하게 테스트를 진행하고 확진자 동선을 추적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한국은 CCTV 영상, 신용카드 기록, GPS 데이터 등을 자세히 살피며 확진자를 추적했다. 병원에 입원한 중환자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도록, 코로나19 경증 환자들은 전문 센터로 옮겨졌다. 검역소에서 자가격리 판정을 받은 사람들은 애플리케이션에 의해 추적된다. 만약 그들이 자가격리에서 탈출하면, 300만원 상당의 벌금이 부과된다.

딘은 코로나19가 새로 발병하는 걸 막기 위해 광범위한 코로나19 검사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딘은 "가장 중요한 건 정보"라며 "사람들은 코로나19 검사처럼 핵심 정보에 반응한다"고 말했다. 딘은 "이런 정보는 코로나19에 노출됐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확진자가 더 이상 타인을 감염시키지 않게 자가격리 시킬 수 있는 중요한 소스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백신이 코로나19를 종식시킬 때까지, 정부는 강제 격리 조치를 다시 이행할 가능성을 열어야 한다. 만약 백신이 효과적이지 않다면 정부는 다시 사람들을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테스트, 격리 및 동선 추적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다시 빠르게 통제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 다음 18개월은 일시적인 공포로 흐릿하게 지나갈 것 같다.

2021년 10월, 우리 모두가 인내심을 갖고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이겼다고 가정하자. 그 뒤에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 삶에 본격적으로 피해을 입힐 것이다. 퍼거슨 연구원은 "우리는 올해 입은 경제적 피해를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복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경제 생산량은 올해 2분기 15% 감소할 예정이다. 실업률은 두 배가 될 수 있다. 사회는 지금 금융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불황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수치화하기 어려운 피해도 있다. 죽어가는 자녀에게 작별인사를 할 수 없었던 부모들. 치를 수 없는 시험을 위해 수년간 노력한 젊은이들. 경력은 끊기고 두려움과 고립 속에서 보낸 맑은 봄날이 우리에게 미친 정신적 영향이다. 이 모든 것은 전 세대에 흔적을 남길 것이다. 피해가 수습되고 상처가 아문 다음, 그 다음 우리는 다음 번 유행병에 대비해야 한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서정윤 에디터)
 
<기사원문>
This is how life under coronavirus will play out over the next year
와이어드 코리아=Wired Staff Reporter wiredkorea@wir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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