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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의약품 수급 불확실성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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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의약품 수급 불확실성 키웠다
후베이 내 제약 성분 생산시설 정보 부재, 수급 대란 가능성도

"중국에서 온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에서 만들어졌을 보호장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현실은 의료용품 수급 문제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세계적 의약품 공급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특히 얼굴 마스크는 전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으며 추가 물량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미셸 코헨 마릴(MICHELE COHEN MARILL)는 28일 와이어드US를 통해 아이러니한 사실은 이 중국발 바이러스 위협을 상쇄하고자 중국에서 생산한 마스크나 약품 원자재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당장 의약품 세계 최대 성분 생산국인 중국의 생산차질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발병은 약품 수급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후베이성 내 제약 성분 생산정보 부재, 불확실성 증대

중국이나 특정 국가에 대한 높은 중요 의약품 의존도는 심각한 자국 안보위기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존스홉킨스 보건보장센터의 전염병 전문의인 아메쉬 아달자(Amesh Adalja)는  "중요한 것은 의약품 공급망의 안정성이 그대로 유지될지 여부"라면서 "어떤 종류의 공급 충격이나 불안정성 때문에 약물 공급 경로가 취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일정한 원료 성분 재고량을 유지한 채 전 세계 제약 생산시설에 이를 판매하고 있는데 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시 생산 지연현상은 최대 몇 달간 지속될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370개의 필수 의약품 성분을 제조하는 시설 중 15%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내 해당 시설에 대한 생산 정보가 부재하다는 것이 문제점이다. 정보 부족은 약품 원료 수급 불안을 증폭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이 전세계 의약품 수급의 불확실성을 증가시켰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마스크를 착용한 중국 국민들. [사진=MAY JAMES, GETTY IMAGES]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이 전세계 의약품 수급의 불확실성을 증가시켰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지하철 시설 내 마스크를 착용한 중국인들의 모습. [사진=MAY JAMES, GETTY IMAGES]

유타 보건 대학의 제약 전문가 에릭 폭스(Erin Fox)는 "가장 큰 문제는 중국에서 어떤 주요 의약품의 원산지, 특히 해당 공장의 위치에 대한 공개 정보가 없다는 것"이라면서 "제약회사들은 이런 정보를 독점 정보로 간주하고 있기에 얼마나 많은 원료가 독점적으로 생산되고 공급되는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코로나 바이러스 발병지로 알려진 인구 1100만명 도시인 우한은 바이오 제약 연구 개발의 중심지로 부상한 곳이다. 후베이 지방 16개 도시는 현재 도로통행 제한, 비행기 이착륙 금지, 열차 무정차 등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이같은 수급 불확실성은 증대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 늘어나는 위생용품ㆍ의약품 수요, 안정적 수급 급선무

한국 역시 위협의 연장선상에 놓인 것은 사실이다. 보건복지부의 중요(필수) 의약품 공급을 안정화 정책 목표는 의약품의 공급 중단시 신속히 파악 후 의료현장에서 대처 가능하도록 정하고 있다. 또 의약품의 공급이 중단되지 않도록 사전에 대응하고, 약품이 시장에 아예 공급되지 않는 일이 없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 모든 원칙이 의약품 성분 공급이 원활할 시를 가정한 목표라는 점에서 중국발 불확실성은 악재임이 분명하다.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 규모를 볼 때 원료 공급 악화 시 미칠 파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매출 1조원을 넘어서는 국내 초대형 제약사는 유한양행, gc녹십자, 광동제약, 대웅제약, 한미약품 등 5개사에 이른다. 또 2019년 11월 한국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의 매출은 총 38조 1000억원 규모이다. 이는 OECD국가 중 9위에 해당한다. 이들 제약기업에서 생산하거나 수입 공급하는 중요 의약품에 대한 안정적 수급률을 사전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네 번째 확진 환자가 국내 발병하면서 자발적 감염증 차단 움직임이 의약품 판매량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28일 국내 최대 편의점 체인 씨유(CU)가 국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진자가 발생한 20일부터 27일까지 마스크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월 같은 기간 대비 10.4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겨울철은 방한이나 미세먼지 차단 목적으로 마스크 판매량이 5∼8배 늘어나지만 중국발 리스크가 더하면서 증가 폭이 가팔라졌다는 분석이다.  구강 세정제인 가글은 162.2%, 손 세정제는 121.8% 판매가 늘었다. 또 연휴 기간(24∼27일)에는 감기약(250.2%)과 해열제(181.8%) 등 상비약 매출도 크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현재 안면 마스크나 인공 호흡기와 같은 보호 장비 생산의 상당 부분을 담당한다. 이곳 생산 인력이 타격을 입는다면 세계적 품귀 현상이 가속화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중국 내 자리한 최대 마스크 생산기업 3M 측은 "중국 내 두 곳 생산시설에서 생산량을 늘려 호흡기 마스크 수요 증가에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및 링크>

The Coronavirus Is a Threat to the Global Drug Supply   

Scientists Predict Wuhan's Outbreak Will Get Much Worse


 

와이어드 코리아=유재형 기자 yjh@wir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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