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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메시지 장악력에 맞선 ‘비퍼’, 기업 인수 소식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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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메시지 장악력에 맞선 ‘비퍼’, 기업 인수 소식 발표
워드프레스, 텀블러 모기업인 오토매틱이 아이메시지에서 안드로이드 기기 사용자를 구분한 메시지 버블색 차이를 없앤 앱 개발사인 비퍼를 인수했다.
By LAUREN GOODE, WIRED US

2023년 말, 메시지 앱 비퍼(Beeper)가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애플 아이메시지의 악명 높은 블루 버블을 재생성할 방법을 찾아내자 애플의 분노를 초래했다. 이후 애플은 비퍼의 서비스가 원활하게 실행되지 않도록 성능이 저하되도록 했으나 완벽히 불행한 결말로 끝난 것은 아니었다. 다른 기업이 비퍼를 1억 2,500만 달러에 인수했기 때문이다.

2020년 창립된 비퍼를 인수한 기업은 블로그 및 콘텐츠 관리 플랫폼 워드프레스(WordPress)와 2019년 인수된 텀블러(Tumblr)의 모기업인 오토매틱(Automattic)이다. 비퍼 공동 창립자 에릭 미기코프스키(Eric Migicovsky)는 비퍼가 오토매틱에 합류한 뒤에도 독자적 서비스로 존재할 예정이며, 비퍼 직원 27명은 100% 원격 근무 중인 오토매틱 직원처럼 모기업에 합류할 예정이다.

정확한 인수 금액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오토매틱 창립자 매트 물렌웨그(Matt Mullenweg)는 안식 기간 중이어서 비퍼 인수와 관련하여 공식 의견 공개 요청을 할 수 없었다. 미기코프스키는 비퍼가 오토매틱의 추가 메시지 기능 제공이라는 광범위한 전략의 일부 과정에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토매틱은 2022년, 비퍼에 처음 투자했다. 2023년 말에는 다른 메시지 앱인 텍스트(Texts)를 5,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인수는 비퍼가 안드로이드 메시지와 아이메시지 사용자 간의 격차를 좁히려 했으나 결국에는 서비스 중단이 된 비퍼와 애플 간의 널리 공론화된 다툼 직후 성사되었다. 비퍼는 4월 9일(현지 시각) 기준 사용자 3만 명이었던 비퍼 서비스로 매출을 기록하고는 대중적으로 널리 도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미기코프스키는 “비퍼는 간단하면서도 획일화된 기업이 아니다. 애플과의 다툼을 통해 누가 같은 편인가 알게 되었다”라며, “매트 물렌웨그와 오토매틱은 비퍼를 매우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따라서 비퍼와 오토매틱은 채팅과 메시지 전송 기능의 미래를 주제로 대화하고, 의견이 같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비퍼는 2020년, 미기코프스키와 브래드 머레이(Brad Murray)가 창립한 기업이다. 미기코프스키는 2010년대 초반 당시 소프트웨어 오픈소스 접근방식과 E-잉크 디스플레이의 혁신적 사용을 내세워 기술에 광적으로 열광하는 소비자 집단을 사로잡은 스마트워치 제조사인 페블(Pebble)을 창립한 적이 있다. (비퍼와 오토매틱의 인수 합의는 여러모로 2016년, 핏빗에 페블을 매각한 것보다 훨씬 더 낫다.)

미기코프스키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결함이 발생한 메시지를 집착에 가까울 수준으로 깊이 생각했다. 미기코프스키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메시지 결함은 보통 연락처에 저장된 타인과 다른 앱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발생하는 문제이다. 미기코프스키와 머레이는 모든 메시지를 단 하나의 앱 컨테이너에 통합할 서비스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앱 개발 시 오픈소스 탈중앙화 메시지 프로토콜인 매트릭스(Matrix)를 사용했다.

그러나 미기코프스키는 안드로이드 기기와 iOS 기기 간 동일한 텍스트 메시지 전송 기능 개발을 간절히 원했다. 보통 안드로이드 기기 사용자가 보낸 메시지는 iOS 기기에서 초록색 버블로 표시된다. 반면, 같은 아이메시지로 주고받은 메시지는 파란색 버블로 표시된다. 비퍼의 안드로이드 서비스는 iOS 기기에 보안과 암호화 기술이 적용된 파란색 버블로 메시지를 보내는 기능을 제공했다.

비퍼의 표준 버전은 맥미니 컴퓨터 수백 대를 연계 포인트로 사용하여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iOS 기기로 전송한 메시지가 SMS 메시지로 기본 설정이 되지 않도록 한다. 그러나 비퍼팀은 이후 비퍼 앱의 포크된 미니 버전을 개발하여 iOS 알림 실행 방식을 역설계하고는 비퍼 앱과 iOS 메시지 간 메시지가 원활하게 오가도록 했다.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iOS 기기로 전송한 메시지도 파란색 버블로 표시되었다. 미기코프스키는 출시 당시 비퍼 미니(Beeper Mini) 앱 구독료를 월 2달러로 책정했다.

2023년 11월 말, 비퍼 미니 앱이 출시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애플이 비퍼 미니 앱 억제에 나서며, 보안 우려를 그 이유로 언급했다. 비퍼팀은 서둘러 우회 방법을 개발하고는 비퍼 미니 앱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무료로 제공했다. 2023년 말, 비퍼 미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으나 비퍼는 애플의 엄격한 자사 소프트웨어 통제 사실의 인식 수준을 높였다.

2023년 12월, 12곳이 넘는 감시 단체와 디지털 권리 기구가 미국 법무부와 미국 상원 사법위원회에 애플의 반독점 관행 조사를 촉구했다. 미국 법무부의 애플 반독점 관행 조사는 이미 오랫동안 진행 중인 상태였다. 하지만 2024년 4월 초 미국 법무부는 애플을 고발하며, 안드로이드 기기 사용자의 메시지를 초록색 버블로 표시하는 것을 반독점 우려 대상으로 언급했다.

결과적으로 비퍼는 독자적 서비스보다는 테크 업계 대기업의 고착화된 이익에 맞선 신생 기업의 난제를 상징하는 존재 이상으로 주목받았다. 미기코프스키는 앱 서비스 중단이라는 결과에 실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으로 오토매틱의 비퍼 상품 책임자로 근무할 계획이며, 비퍼가 테크 업계 대기업에 매각되지 않은 것이 기쁘다고 전했다. 미기코프스키는 “적어도 기업이 일부 시장이나 시장의 특정 영역에서 독점 관행을 펼칠 수 있는 것과 같이 경쟁 반대 관행과 관련하여 또 다른 철학을 도입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비퍼가 매트릭스에 의존한 점도 오토매틱이 비퍼 서비스를 매력적이라고 평가한 부분이다. 비퍼 앱이 널리 채택된 앱은 아니지만, 앱 안에서 10개가 넘는 다양한 메시지 플랫폼을 지원한다. 아이폰, 왓츠앱, 시그널, 메신저, 슬랙 등 다양한 앱을 한 가지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오토매틱의 또 다른 메시지 앱인 텍스트와 비슷하다.

물렌웨그는 텍스트 인수 당시 미국 IT 매체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폐쇄된 기술 서비스가 너무 많다는 생각과 개방적 표준과는 다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현재 오토매틱의 가장 중요한 서비스는 워드프레스이지만, 물렌웨그는 웹사이트가 아닌 메시지가 장기적으로는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하기도 했다.

적어도 비퍼는 대다수 테크 스타트업이 말할 수 있는 것보다는 더 많은 방식으로 다른 기회를 얻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Beeper Took On Apple’s iMessage Dominance. Now It’s Been Acqu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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