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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시장 큰 손으로 군림하던 테라폼랩스 운영자, 수백억 달러 상당 사기 범죄 책임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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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시장 큰 손으로 군림하던 테라폼랩스 운영자, 수백억 달러 상당 사기 범죄 책임 직면
권도형 테라폼랩스 운영자의 가상자산 사업이 한 순간에 폭락하자 순식간에 붕괴와 함께 수백억 달러 가치 증발했다. 미국 민사법원에서는 권 씨가 투자자를 속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By JOEL KHALILI, WIRED US

뉴욕 연방법원 배심원단이 암호화폐 큰손으로 군림하던 한국 가상자산 기업 테라폼랩스(Terraform Labs)와 권도형 대표를 대상으로 수십억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 자산을 모아 순가치가 0으로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진 투자 사기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

2023년 2월, 미국 투자자 보호책임을 지는 규제 기관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고발로 시작된 민사소송에서는 권 씨와 테라폼랩스가 의도적으로 사기 작전을 개시하여 시가총액 400억 달러 손실을 초래했으며, 투자자에게는 테라폼랩스 발행 암호화폐 자산의 전망과 안정성을 속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022년, 테라폼랩스 발행 암호화폐인 테라, 루나 가치 붕괴 후 자취를 감춘 권 씨는 미국과 한국에서 형사 재판을 받게 되었다. 2023년,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되고, 최근 보석금을 내고 석방되었다. 하지만 4월 5일(현지 시각), 몬테네그로 대법원은 권 씨의 한국 송환 결정 무효 판결을 선고했다. 그러나 11일(현지 시각), 몬테네그로 법원이 범죄인 인도를 다시 승인했다.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에서는 권 씨가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민사 재판을 진행하면서 테라폼랩스 토큰 투자자와 테라폼랩스 협력사의 내부고발자, 그 외 증인의 증언을 들었다. 2시간도 걸리지 않은 증인의 증언 이후 배심원단은 권 씨와 테라폼랩스가 거짓 주장과 투자자의 오해를 유발하여 암호화폐 자산 구매를 유도한 것과 관련하여 사기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구르비르 S. 그루왈(Gurbir S. Grewal) SEC 법률집행부 책임자는 공식 성명을 통해 “SEC는 테라폼랩스와 권도형의 대규모 암호화폐 사기 혐의를 인정한 배심원단의 판결에 만족한다. 암호화폐의 모든 유망한 장점 중 등록과 규제 준수 부재는 실제 투자자에게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라고 전했다.

과거, 암호화폐 중개 기업 제네시스 트레이딩(Genesis Trading)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시장 애널리스트 놀 애치슨(Noelle Acheson)은 권 씨의 민사소송 판결이 파산한 가상자산 거래소 창립자 샘 뱅크먼 프리드의 징역형 확정과 함께 암호화폐 업계 손실로 피해를 본 투자자의 후유증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았다. 애치슨은 “실제로 권 씨의 사기 행각으로 많은 투자자가 피해를 보았다. 권 씨와 테라폼랩스의 설명을 믿고 투자한 피해자는 배신감을 느꼈다. 다행히도 투자자가 암호화폐 투자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더 자세한 정보를 확인하고 더 현명한 질문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권 씨는 2018년, 공동 창립자 신현성 씨와 함께 테라폼랩스를 창립했다. 2020년, 테라폼랩스는 스테이블코인인 테라USD(TerraUSD, UST)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UST 가치는 달러와 연동되었으며, 테라폼랩스 측은 토큰 보유자가 다른 암호화폐 자산의 가격 변동성을 겪지 않을 자산을 제공한다는 점을 분명히 주장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보통 현금과 단기 국채 등 기본 자산으로 일정 가치를 확실히 유지하여 언제든지 인출 요청을 할 수 있는 자산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테라폼랩스 측은 UST가 복잡한 알고리즘 방식에 따라 달러에 가치를 고정하고, 테라폼랩스의 자체 발행 토큰인 루나(LUNA)와 연동된다고 주장했다. 만약, UST 가치가 1달러에서 다른 가치로 향한다면, 이론상 투자자는 목표가가 회복될 때까지 UST 매수나 매도로 이익을 누릴 수 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2022년 초반, 인기 절정이었던 루나는 암호화폐 시장에 순환 중인 자산 중 시가총액 10위에 해당했다. UST의 암호화폐 시장 시가총액 순위도 루나와는 큰 차이가 없었다. 애치슨은 “매우 매력적이면서도 새로운 메커니즘을 적용한 암호화폐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수 엘리트가 UST의 가치 연동 방식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2022년 5월, 테라폼랩스 관련 모든 문제가 발생했다. UST를 대거 보유한 투자자가 UST를 대량 매도하려 했을 때 달러에 가치 고정이 되지 못했다. 결국, 많은 투자자가 불안감에 사로잡히면서 UST 가치가 실질적으로 0이 되는 결과를 초래한 대규모 매도 흐름이 이어졌다. 루나를 포함하여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여러 암호화폐 가치도 덩달아 폭락했다. 애치슨은 “테라폼랩스의 암호화폐 가치 유지 메커니즘은 투자자가 자가 수정을 원할 것이며, 결과적으로 자가 수정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잘못된 추측을 바탕으로 한다. 권 씨는 사실이 아닌 내용을 바탕으로 UST 가치 안정성을 주장하는 홍보를 진행했다”라고 지적했다.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복수 암호화폐 가치 붕괴는 암호화폐 시장 전반으로 하락세가 확산되면서 여러 암호화폐 기업 파산이라는 연쇄 반응을 초래하기도 했다. 테라폼랩스 발행 토큰 가치 붕괴로 2022년 6월, 헤지펀드 기업 쓰리애로우캐피털(Three Arrows Capital)이 파산했다. 이후 암호화폐 대출 기업인 보야저 디지털(Voyager Digital), 블록파이(BlockFi), 제네시스(Genesis)도 파산했다. 테라폼랩스 여파가 직접 원인이 된 것은 아니지만, FTX도 2022년 11월에 파산했다.

이후 권 씨는 테라폼랩스 본사가 설립된 싱가포르에서 두바이, 세르비아로 도망갔다. 결국, 몬테네그로로 범죄인 송환이 되어 코스타리카 국적 위조 여권을 이용해 몬테네그로 출국을 시도한 혐의로 징역 4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애치슨은 권 씨의 안하무인인 태도가 간혹 암호화폐 생태계의 일부분이 되었다고 언급했다.

SEC가 고발한 민사소송의 쟁점은 두 가지 의혹이다. 첫 번째는 권 씨와 테라폼랩스가 투자자에게 UST가 별도의 개입 없이 달러와 연동하여 가치를 자가 회복할 수 있다고 속인 점이다. 두 번째는 테라폼랩스 공동 창립자 신 씨가 설립한 한국의 대형 결제 서비스 기업 차이(Chai)와 관련하여 테라폼랩스 기술을 차이 운영에 사용한다는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탓에 투자자가 대규모 채택 전망 측면에서 아무 이점이 없는 서비스를 확신하게 된 점이다.

2021년 5월, UST 가치가 1달러를 유지하지 못하고 처음 하락하자 SEC는 권 씨가 자산 거래 기업 점프 트레이딩(Jump Trading)과 UST 가치가 목표 수준을 회복할 때까지 UST를 대거 구매하는 조건에 합의한 비밀 계약을 체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사 재판 당시 점프 트레이딩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근무했던 어느 한 내부 고발자는 권 씨와 점프 트레이딩 간의 거래 영향을 증언했다. (SEC 수사 도중 점프 트레이딩 사장은 증언에서 공식 의견 발표를 거부하며, 미국 수정헌법 제5조에 따라 자기부죄거부특권을 행사했다. SEC는 점프 트레이딩을 고발하지 않았다.)

점프 트레이딩이 UST 가치를 1달러와 비슷한 수준으로 간신히 복구한 뒤 SEC는 권 씨와 테라폼랩스가 오해를 유발하는 공식 성명을 발표하며, 투자자에게는 UST가 설계 과정에서 가치를 자동으로 자체 회복할 능력을 갖추었다고 알렸다고 주장했다.

차이 전 경영진인 SEC 측의 두 번째 내부고발자는 차이가 권 씨의 주장과 달리 테라폼랩스 기술로 거래 과정을 처리하거나 거래 결정을 중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SEC는 테라폼랩스가 인위적으로 차이 거래를 자사 네트워크에 반영하여 정당한 트래픽처럼 보이도록 생성했다고 주장했다. SEC는 법원에 제출한 고발장을 통해 권 씨와 신 씨가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을 제출했다. SEC는 권 씨가 진짜처럼 보이는 가짜 거래 생성을 언급하며, 가짜 거래임을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최대한 숨길 것이라고 보낸 메시지를 법원에 전달했다.

미국 검찰 출신인 법무법인 버찰터(Buchalter) 소속 변호사 다니엘 실바(Daniel Silva)는 SEC가 제기한 의혹 모두 매우 확실한 의혹이라고 보았다. 실바 변호사는 “누군가에게 거짓말을 하기 쉽다. ‘사기’라는 단어가 상상에 따라 제시된 단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실제로 거짓으로 이익을 취하는 행위일 뿐이다. 누구나 거짓말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안다. 혹은 적어도 거짓말을 하면, 곤혹스러운 상황을 직면할 것임을 안다”라고 말했다.

피고 측은 테라폼랩스 암호화폐 자산 가치 붕괴와 SEC의 사기 의혹 간 차이를 입증하려 했다. 또, 테라폼랩스 암호화폐 자산 설명에는 다수 투자자가 제대로 이해한 바와 같이 위험성이 있는 자산임을 암시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고 주장했다. 권 씨의 담당 변호사인 데이비드 패턴(David Patton) 변호사는 공개 증언 당시 “실패와 사기는 다르다”라고 말했다.

피고 측 변호사는 금전적 보상만을 위해 테라폼랩스 자산에 투자했다고 언급하며, SEC 측 내부고발자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려는 발언을 했다. 점프 트레이딩 전 직원의 증언이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과 차이 경영진이었던 내부 고발자가 과거 차이 직원에게 분노가 쌓인 상태에서 증언했다는 주장으로 내부고발자의 증언을 신뢰하기 어려운 증언으로 치부했다.

또한, 전직 차이 경영진이 테라폼랩스 블록체인을 활용한 점을 지적하며, SEC 측에서 제기한 의혹은 차이 소스코드 접근 권한이 없는 상태에서 입증할 수 없는 의혹이라는 주장으로 SEC의 의혹에 반박했다. 신 씨와 권 씨의 가짜 거래 관련 메시지를 두고 전혀 다른 프로젝트와 관련된 메시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배심원단은 피고 측 변호사의 주장을 신뢰하지 않았다.

권 씨와 테라폼랩스 모두 사기 유죄가 인정되어 벌금형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법원은 추후 권 씨와 테라폼랩스의 벌금 수준을 선고할 예정이다. 추후 미국 증권 시장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막힐 수도 있다. 그러나 판결 영향은 암호화폐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

피고 측은 재판 전 SEC가 UST, 루나를 포함한 테라폼랩스의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잘못 분류했다고 주장하며, 미국 법원의 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했다. (증권은 투자자가 투가 수익을 기대하는 특정 금융 주산으로 분류된다.) SEC의 암호화폐 자산 분류 논쟁은 SEC가 리플, 코인베이스 등 복수 암호화폐 기업을 상대로 이어가는 법적 분쟁의 쟁점이기도 하다. 암호화폐 업계는 SEC가 명확한 규정을 확립하기보다는 법률 집행으로 규제하고는 사법 관할권을 주장한다고 비난했다.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에서 사건을 담당한 판사인 제드 라코프(Jed Rakoff) 판사는 재판 전 공개한 의견서를 통해 기각 요청을 거부했다. 라코프 판사는 SEC가 증권 시장과 비슷한 시장에서 직면한 기술이 시장에 영향을 미친 곳에서 신흥 기술이 제기한 문제와 관련하여 까다로운 새로운 질문을 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라코프 판사의 의견서가 추후 다른 미국 판사가 따라야 할 의무 사항을 확립한 것은 아니지만, SEC의 손을 들어준 판결과 함께 암호화폐 기업의 미국 증권법 위반 관련 선례를 남길 수 있다. 전 SEC 지역 책임자였던 법무법인 브라간사로(Bragança Law)의 리사 브라간사(Lisa Bragança) 변호사는 “사건을 철저하면서도 신중하게 검토한 판사의 존중할 만한 판결이다. 라코프 판사의 판결은 추후 다른 판사가 비슷한 사건 판결 시 반복하여 인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재판 전부터 테라폼랩스가 불리한 판결을 받을 것이라는 조짐이 관측됐다. 테라폼랩스 암호화폐 자산의 적절한 분류가 모호하다는 점이 그 근거로 언급됐다. 권 씨는 재판 불참으로 변호인과 함께 피고인석에 앉을 기회와 증언을 직접 듣고 반박할 기회가 거부되었다. 브라간사 변호사는 이를 권 씨의 항소 지지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테라폼랩스 대변인은 공식 성명을 통해 “미국 남부지방 법원의 판결이 테라폼랩스 측의 증거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망스럽다. SEC가 이번 사건을 고발할 권한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다음 단계에서 택할 방법을 신중하게 검토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실바 변호사는 미 의회의 법안 부재를 언급하며, 암호화폐 자산 분류 기준을 둘러싼 의문점은 암호화폐 관련 사건이 항소법원으로 전달되어야만 중재가 이루어지고, 어쩌면 대법원으로도 전달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실바 변호사는 “암호화폐 자산 분류 관련 법률은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영역이다. 법원이 담당하게 될 각각의 사건과 함께 암호화폐 자산 분류 기준이 명확해질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그 분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권 씨는 뉴욕에서 4,500마일(약 7,242km) 먼 곳에 있는 몬테네그로에서 SEC의 고발에 맞설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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