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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치 급등, 주된 동력은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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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치 급등, 주된 동력은 ‘분위기’
비트코인 가치가 신고점을 경신했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가치를 부여하는 요소는 특별한 것이 아닌 사소한 것이다.
By JOEL KHALILI, WIRED US

비트코인 열풍이 다시 화제가 되었다. 2024년 3월 5일(현지 시각), 비트코인이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2024년, 비트코인의 투자 수익은 대다수 다른 자산보다 더 높은 편이다. 그러나 전고점 돌파와 동시에 비트코인 열풍이 새로이 확산되면서 비트코인 가격 상승 촉매제를 둘러싼 신화와 혼란도 덩달아 확산되었다.

2024년 2월 한 달간 비트코인은 70% 가까이 급등했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비트코인 가격 급등 현상을 피할 수 없는 시장 흐름이자 예측 가능한 가격 호황 및 가격 급락 사이클의 고점 진입을 자축했다.

‘숫자 상승’, ‘단순한 수학’ 등과 같은 표현은 암호화폐 지지자의 역설적 정신이자 암호화폐 비관론자의 역설적인 모욕으로 채택되었다. 그러나 코인 2,100만 개가 발행돼 발행 일정이 소프트웨어 내 기록되는 비트코인 시스템의 경제 구조가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 상승세를 촉진할 수밖에 없다는 강경론자의 믿음을 주목했다. 희소성이 가치 절하를 유발하는 전통 화폐의 통제 불가능한 수준의 인플레이션과 전 세계 정부의 지속 불가능한 부채를 억제하는 요소로 본다.

2023년 3월, 비트코인 가치는 일시적으로 7만 3,000달러를 돌파했다. 비트코인 중심 기술 기업 JAN3 CEO 샘슨 모우(Samson Mow) 등 비트코인 지지자는 비트코인 가치가 최대 100만 달러를 기록할 날이 머지않아 다가올 것으로 예상한다. 모우는 2023년 11월,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가치는 근본적으로 붕괴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성공 기대와 강세 예측이 옳았다는 주장 모두 비트코인 가격 상태를 둘러싼 난제가 오래 이어졌다. 금융 시장 전문가인 조지타운대학교 경제학자 제임스 앤젤(James Angel)은 비트코인이 기존 가치 방식을 거부한다는 점에서 가격 전망이 매우 까다롭다고 전했다. 비트코인에는 성과를 분석할 수 있는 기업이 없다. 별도의 매출을 창출하는 것도 아니다. 결제 수단이나 보조 목적으로 널리 사용하는 자산도 아니다. 정부 기관이 발행하는 자산도 아닌 데다가 손쉬운 비교를 거부한다. 그러나 앤젤은 공급량 제한이 무제한 가치와는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비트코인은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사태를 계기로 발행됐다. 세계 경제와 무자비한 금융 연구로 경기 침체 단계를 형성한 대형 은행과 금융 기관의 행보에 깊이 좌절한 이들 사이에서 탄생했다.

새로운 형태의 전자 화폐가 화폐 진입과 순환을 제거할 방식으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통제에 벗어나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엄격한 공급량 제한과 신규 코인 발행 일정을 적용했다.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라는 가명을 사용한 비트코인 창시자는 온라인 포럼에 “기존 화폐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가치 실현에 필요한 신뢰이다”라며, “중앙은행은 화폐 가치가 저하되지 않도록 신뢰를 얻어야만 한다. 그러나 법정화폐의 역사를 보면, 신뢰가 저하된 사례가 넘쳐난다”라고 작성했다. 비트코인이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화폐라는 발자취를 얻는다면, 사토시 나카모토와 초기 비트코인 발행 협력자는 중앙은행이나 정부 정책 여파로 투자자 단 한 명이라도 보유 자산 가치가 하락하는 문제를 겪지 않기를 바랐다.

비트코인이 발행되자 여러 학술 연구 단체가 비트코인이라는 새로운 자산 유형의 가치 부여 측면의 완벽히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할 기회를 부여했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경제학자 실바 달 비안코(Silvia Dal Bianco)는 비트코인이 손쉬운 정의를 거부한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달 비안코는 비트코인 가치 분석이 비트코인에 관련한 생각에 어느 정도 의존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지금까지 비트코인은 상품, 서비스 구매 결제 수단으로 널리 채택되지 않았다. 따라서 비트코인 가치 상승세를 확신하는 강세론자가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 될 만한 자산이라고 강조한다. 금은 공급량이 제한되어 소유자가 인플레이션과 전반적인 경기 침체 대비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는 주장 자체에는 어느 정도 이점이 있다. 그러나 SNS에서의 비트코인 과장 광고는 종종 비트코인의 위험 헤지 자산이라는 주장은 비트코인의 공급량 제한으로 가치 상승을 견인한다는 논리와의 차이점을 줄이는 요소가 된다. 이른바 ‘숫자 상승’ 철학이 유래된 원인이기도 하다.

앤젤은 비트코인 공급량 제한은 오래전에 가격을 형성하는 요소가 되었다고 본다. 그는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누구나 아는 자산 무엇이든 오늘날 가치에 통합되었다”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공급량과 관련하여 널리 알려진 잘못된 개념 중 하나는 반감기가 가격 상승세를 보장한다는 주장이다. 반감기는 4년 단위로 신규 발행으로 순환되는 비트코인 가치를 절반으로 줄이는 일을 말한다. 비트코인의 다음 반감기는 2024년 4월 중으로 시작되며, 반감기를 둘러싼 가격 상승 전망이 확산되었다. 하지만 앤젤은 과거 반감기마다 가격 상승세가 먼저 발생했다는 점에서 반감기가 가격 상승을 보장한다는 생각은 비트코인 시스템의 경제적 메커니즘보다는 자기만족성 추측에 더 가깝다고 주장했다.

달 비안코는 비트코인이 확실한 가치에 도달하도록 사용된다는 펀더멘털(fundamental)을 지녔다는 가장 가까운 요소는 신규 코인 발행이라고 본다. 금값이 광산에서의 광석 채굴 가치 수준과 연결된 것처럼 비트코인 가격도 최소한 신규 비트코인 채굴 시 사용하는 채굴 장비, 에너지 비용을 약간이라도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시스템 설계는 비트코인이 금과 같은 가치 책정 원리도 거부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신규 공급되는 비트코인 가치를 보장하려면, 비트코인을 꾸준한 속도로 발행하고 비트코인을 생성하려면, 연산 작업 처리 집약도를 높여야 한다. 따라서 비트코인 채굴 비용이 상승하게 된다. 채굴자 경쟁 수준과 비트코인 가격이 연결되기도 한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 시 비트코인 채굴에 참여하는 채굴자가 증가하면서 가격 자체도 상승한다. 따라서 사토시 나카모토는 2010년, 온라인 포럼에 비트코인 가격이 다른 부분보다 코인 생산 비용을 더 많이 반영한다고 작성했다.

측정 가능한 펀더멘털과 실제 사용 사례와 분리하여 보았을 때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은 가격 상승이나 하락이라는 집단의 믿음을 가장 많이 반영한다. 달 비안코는 “비트코인 가격은 다수 투자자의 생각과 관련이 되었다. 동물의 영혼과 같다”라고 말했다. 집단의 생각이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은 암호화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2021년, 다수 투자자가 이른바 밈 주식(meme stock) 투자 열풍에 휩쓸리면서 밈 주식 가격이 치솟았다. 당시 구매자는 기본 사업 전망에만 확신하지 않았으며, 밈 주식 가격은 계속 상승했다.

달 비안코는 가장 최근 관측된 비트코인 가격 급등 추세는 집단의 생각이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강화하며, 더 많은 투기꾼의 관심을 끌어모으면서 자체 강화 사이클을 형성했다고 진단했다. 비트코인 가격 추가 상승이라는 집단의 확신이 더 커진 것과 마찬가지로 가격 하락세도 갑작스레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 수요는 가치 급등 직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처럼 가격 하락과 동시에 수요가 사라질 것이다.

자산운용사 심플리파이(Simplify) 최고 전략가 마이클 그린(Michael Green)은 2024년 3월 3일(현지 시각), 암호화폐 팟캐스트 ‘왓 비트코인 디드(What Bitcoin Did)’ 운영자 피터 맥코맥(Peter McCormack)과 위험을 감수한 비트코인 투자 후 성과 전망을 주제로 내기했다. 그린은 2024년 말까지 비트코인 가치가 10만 달러를 기록하지 못한다면, 2만 달러를 받는 쪽에 내기를 걸었다. 반면, 맥코맥은 10만 달러까지 도달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린은 맥코맥과의 내기에 응한 부분적인 계기가 비트코인 경제 이론의 약점이 비트코인 신봉론자의 맹신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그린은 비트코인을 궁극적으로 미래 화폐 가치를 설계할 자산이 될 가치 저장 수단으로 홍보하며, 투자 자산으로 판매하는 것을 두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린은 투자자가 회복 불가능한 지갑 접근성을 상실하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비트코인 공급량이 감소하므로 신용 시스템을 지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다수 투자자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가치가 급등할 것이기 때문이다.

2024년 1월, 미국 규제 당국은 투자자에게 일반 주식처럼 담보 형태로 비트코인 투자 방안을 제공하는 최초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출범이 이전에는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한 거래나 암호화폐를 수동 저장해야 한다는 위험성을 꺼리며, 암호화폐 투자를 보류하던 기관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 유입을 견인하면서 비트코인 가치 상승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었다. 그린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으로 규제 당국이 금융 기관을 대상으로 이점을 안겨주었다고 본다. 그동안 금융 기관은 ETF를 수요를 견인할 시장의 거액 자산 지출을 신규 수익 창출원으로 보았다. 또한, 금융 기관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비트코인 경제의 논리 부재를 강조하던 이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린은 비트코인의 미래 잠재적 가치 확신은 맹신이라고 말한다. 비트코인 가치 급등 갈망은 비트코인 시스템에 구축된 경제적 메커니즘보다 비트코인 가치에 영향을 미칠 확률이 더 크다. 그린은 2024년 말이면 비트코인 가치가 10만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는 맥코맥의 예측이 틀리더라도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촉진하는 일종의 마케팅 결실을 얻을 것으로 예측한다. 맥코맥은 와이어드에 그린과의 내기가 단순한 마케팅 목적이 아니라고 전했다. 맥코맥은 “그린의 견해가 틀렸다는 사실을 입증할 목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앤젤은 비트코인 신봉론자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비트코인 시스템 전망을 주제로 한 선의의 논쟁 기회를 제한한다고 지적한다. 앤젤은 “비트코인 가치가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맹신한다면, 비트코인이 가장 훌륭한 자산이라는 사상을 전달하여 경제적 이익을 얻을 것이다. 노벨 마케팅상이 있다면, 사토시 나카모토가 수상의 영광을 누려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비트코인 열성 지지 세력은 가치 상승 맹신이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변수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 모우는 “비트코인 가격 인식은 일종의 광고이다”라고 언급했다. 투자자는 거액의 수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구매한다.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한다면, 절망의 늪에 빠지면서 비트코인 가치 상승 맹신론을 설파할 새로운 신봉론자가 생겨날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What’s Behind the Bitcoin Price Surge? Vibes, Most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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