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기이한 인공지능 인형이 유발한 불쾌한 골짜기로의 진입
상태바
기이한 인공지능 인형이 유발한 불쾌한 골짜기로의 진입
노인을 위한 사회적 로봇 자체는 새로이 등장한 제품이 아니다. 그러나 이제는 과거의 로봇과 달리 기록과 듣기, 대화 능력도 갖추었다.
By BOONE ASHWORTH, WIRED US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현장에는 항상 필요 이상으로 많은 기이한 기술 제품이 전시되었다. MWC 2024의 기이한 기술상 수상의 영광을 안을 만한 기업은 노인을 주요 사용자층으로 삼은 챗GPT를 탑재한 돌봄 로봇을 자랑스럽게 전시한 기업인 ‘(주)효돌’이다. 현재 160만 원(해외 시장 출고가 1,800달러)에 판매되는 인공지능(AI) 탑재 돌봄 로봇인 효돌은 어두운 다락방에서 찾을 법한 인형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외로움을 느끼거나 장기 돌봄 시설에 있는 이들을 위한 상호작용을 지원하는 디지털 동반자 역할을 한다.

효돌은 내부에 적용된 대규모 언어 모델 덕분에 약을 제 때 복용하거나 식사를 거르지 않도록 알려주는 등 건강 관리에 필요한 일을 잊지 않도록 다시 한번 알리는 것은 물론이고, 주인과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효돌은 상상할 수 있는 부분이 모두 연결되었으며, 돌봄 담당자가 기기와 사용자를 원격으로 관리하는 동반 앱과 웹 모니터링 플랫폼도 함께 제공된다.

효돌은 요양시설의 노인부터 대학생까지 누구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고질적인 외로움을 완화하도록 개발되었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American National Institute on Aging) 프로그램 총괄 엘리자베스 네카(Elizabeth Necka)는 이미 효돌과 같은 돌봄 기술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널리 확산된 인력 부족 문제를 이미 겪고 있는 요양 시설에서 활용하는 돌봄 기술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네카 총괄은 “외로움을 완화할 저렴한 솔루션이 존재한다는 생각은 매우 흥미롭다. 챗GPT가 실제로 인간관계 연결이라는 감정을 구현하는가를 말하기는 너무 이른 듯하다”라고 말했다.

돌봄 기기 산업은 확실히 존재한다. 사랑스러운 사회적 로봇 시장은 유독 일본과 같은 시장에서 활성화된 상태이다. 로봇(Lovot), 쿠보(Qoobo,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꼬리 달린 쿠션이라는 의미)와 같은 기업은 껴안기 좋은 사랑스러운 동반자 로봇 유행을 이끌었다. 서양에서도 사회적 로봇을 활용하지만, 문화적 수용도가 낮은 편이다. 현재 많은 기업이 생성형 AI를 모든 것에 적용하려는 경향은 이제 대화가 가능한 처키와 같은 로봇이 대거 시장에 등장할 날이 임박했을 가능성을 암시한다.

브리시티컬럼비아대학교 간호학대학 부교수 겸 노인 돌봄 연구소장 릴리안 헝(Lillian Hung)은 “돌봄 로봇 시장이 지금도 시장을 파악하려 한다고 생각한다. 돌봄 시장은 아직 형성 걸음마 단계에 있지만, 확실히 인기를 얻었다”라고 말했다.
 
[사진=(주)효돌]
[사진=(주)효돌]

새로운 시도가 전혀 없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AI와 사랑스러운 몸짓으로 주인과 유대 관계를 형성하는 사회적 로봇 룸메이트인 지보(Jibo)는 세계에 공개되고 몇 년 만에 비공식 단종되었다. 미국 기업이 제공한 아동 발달 도움용 AI 탑재 로봇 목시(Moxie)는 여전히 시장 판매가 활성화된 상태이다.

돌봄 기기를 보고 가능성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인간처럼 행동하는 기술은 본질적으로 불안감을 형성하며, 의문스러운 속임수로 인간의 분노를 자극할 수 있다. 결국, 공상과학은 인간과 같은 AI 기술을 풍부하게 제공하며, AI를 소재로 한 이야기 대부분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잘못되었다. 효돌을 손쉽게, 그리고 다소 게으르게 비유할 수 있는 대상으로는 살인 로봇으로 변질된 AI 기반 동반자 로봇을 소재로 한 2023년 개봉작인 ‘메간(M3GAN)’을 언급할 수 있다.

그러나 불쾌한 인형 외에도 사회적 로봇은 다양한 형태로 등장한다. 도우미, 애완동물, 유통매장 근로자, 그리고 종종 대중 사이를 어색하게 오가는 사회적 능력이 다소 부족한 듯한 로봇과 같은 모습으로 등장한다. 간혹 무기, 첩보 요원, 경찰 역할을 하기도 한다. 많은 이들이 부드러운 털 추가 유무를 떠나 인간의 제어가 필요하지 않은 자동화 로봇을 의심스럽게 볼 만한 이유이다.

웬디 모일(Wendy Moyle)은 호주 그리피스대학교 간호대학 교수이자 치매 환자 연구를 진행한다. 모일 교수는 사회적 로봇을 활용하면서 많은 환자가 화를 냈다고 말했다. 간혹 노인에게 로봇을 주는 것을 어린아이처럼 취급한다고 생각한 환자도 있었다.

모일 교수는 “처음 로봇을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 부정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요양시설 직원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라며, “컨퍼런스를 통해 사회적 로봇의 장점을 설명하려 했으나 참석자 다수가 로봇을 던졌다. 로봇으로 돌봄을 지원하는 일이 비인간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조 돌봄 로봇을 둘러싼 분위기는 최근 들어 적대감이 줄어든 상태이다. 다양한 긍정적인 사용 사례로 로봇을 활용했기 때문이다. 로봇 동반자는 치매 환자에게 기쁨을 선사한다. 코로나 시대에 요양보호사는 새끼 하프 바다표범처럼 보이는 소형 로봇 파로(Paro)를 이용하여 노인의 외로움을 덜도록 도움을 주었다. 미소를 짓는 효돌이의 얼굴은 아픈 것처럼 보이든 달콤한 미소처럼 보이든 파로와 비슷하게 친근한 반응을 촉진할 의도로 제작됐다.

노인을 위한 AI 동반자 로봇은 효돌 이외에도 더 존재한다. 이스라엘 기업 인튜이션 로보틱스(Intuition Robotics)가 개발한 AI 탑재 로봇 ElliQ는 뉴욕에서 노인 돌봄용 시범 프로그램에 투입됐다. 효돌이와는 달리 사랑스러운 모습은 적지만, 침실 스탠드에 램프와 같은 전구 형태로 제작되었다. 효돌이는 돌봄 기능을 부드러운 털이 가득하면서도 좋은 느낌을 주는 큰 눈을 장착한 파로와 같은 모습을 결합하고자 한다. (효돌 측은 와이어드의 의견 공개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

AI가 없어도 유사과학을 적용한 듯한 동반자 인형은 큰 우려를 받았다. 노인 돌봄용 로봇 연구를 감독하는 모일 교수는 간혹 노인 돌봄 시 로봇에 의존하는 사용자가 로봇과 과도한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모일 교수는 “돌봄 로봇 사용 시 퇴치해야 하는 한 가지 부정적인 측면으로 일부 사용자가 로봇을 자신의 자녀로 생각할 정도로 로봇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사례를 언급할 수 있다. 사용자는 돌봄 로봇을 어디든 이동하면서 데리고 다닐 수 있는 아기이자 함께 생활하는 대상으로 본다. 간혹 돌봄 로봇이 일상생활의 일부분 중 너무 많은 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과도한 애착 관계를 형성한 사례도 볼 수 있다. 이때는 돌봄 로봇 사용 시간을 줄이려 했다”라고 설명했다.
 

돌봄 로봇에 언어 능력을 추가한다면, 즉시 불쾌한 골짜기로 향하게 될 것이다. 특히, 챗GPT와 같이 사실을 거짓처럼 말하거나 기이한 특성을 보이는 등의 언어 능력을 갖추었다면, 불쾌한 골짜기에 더 빠른 속도로 향하게 될 것이다. 돌봄 로봇과 AI를 결합한다면, AI를 다른 모든 대상에 적용하는 것과 같은 회의적 우려가 발생할 것이다. 생성형 AI의 거짓 정보 제공 능력은 각종 잠재적 보안 문제 대상이 되었다. 챗GPT 통합으로 얻는 모든 데이터가 오픈AI로 전달될 것이라는 우려는 두말할 것도 없다. 개인 감시, 데이터 공유를 하는 모든 기기와 마찬가지로 프라이버시, 보안 우려를 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요양보호사가 로봇에만 의존하여 환자에게 약을 복용하도록 안내하는 상황과 같이 실질적으로 실패할 만한 요소도 존재한다.

헝 부교수는 “로봇 대화가 안전하다는 사실을 보장하려면, 수많은 작업이 필요하다. 단순히 사용자에게 돌봄 로봇의 무엇이든 비윤리적인 것이 없다고 알리는 것이다. 또, 정보를 일절 수집하지 않는다고 알리는 것이다. 로봇은 노인에게 신용카드 정보 등 민감한 개인 정보를 요청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많은 기업이 자사 제품의 가장 취약한 순간을 주제로 질문받을 때 발생하는 본질적 위험성이다. 모일 교수는 보안 문제를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모일 교수는 “타인에게 AI와의 대화 기회를 준다면, 다른 사회적 기회를 모두 제거하는가? 돌봄 로봇 사용자에게 가족의 발길이 끊긴다는 의미인가? 요양보호사의 발길도 끊긴다는 의미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돌봄 로봇의 위기이지만, 모일 교수는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요양시설 내 노인 다수는 하루 중 대부분 혼자 남겨진 채로 생활한다고 전했다. 이어, “홀로 남겨진 노인에게 무언가를 준다면, 아무것도 없을 때보다 훨씬 더 행복감을 높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물론, 돌봄 로봇이 인간과 똑같은 것은 아니다. 대규모 언어 모델은 상호작용하는 사용자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단순히 상대방이 답변을 받아들이는 어조와 훌륭한 답변처럼 들리는 바를 예측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게다가 인간의 감정이나 정신 상태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도 확실하다.

모일 교수는 “인간은 AI가 인지하지 못하는 복잡한 감정을 보여줄 수 있다. AI의 첨단화 수준 향상과 함께 감정 이해 능력도 향상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AI가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은 확실하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잠깐 웃더니 “하지만 감정 평가 능력이 훌륭하지 않은 인간도 많다”라고 덧붙였다.

많은 사용자에게는 돌봄 로봇이 사랑을 돌려줄 수 없더라도 개의치 않는다. 여전히 로봇 속도가 서서히 저하되는 것을 슬퍼하면서 로봇 고장에 애도하고, 로봇 강아지 장례식까지 치르는 이유이다. 이른바 섹스돌에도 인격을 부여하고, 개인의 가장 깊은 욕망과 함께 로봇을 신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간이 로봇과 상호작용할 때는 로봇의 사랑에 보답하는 능력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의 감정을 타인 혹은 다른 무언가에 표현할 능력으로 가치를 얻는 것과 더 큰 관련성이 있다.

헝 부교수는 “고양이와 아기는 사랑이 필요하다는 감정을 전달한다. 바로 인간이 갈망하는 바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누군가가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한 로봇과 상호작용한다면, 종종 인간, 동물과 같은 상호작용 기능을 수행한다. 헝 부교수는 “돌봄 로봇을 구매하는 이유는 인간이 사랑을 주고 싶어 하며, 돌봄 로봇을 사랑이 필요한 대상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인간의 본질적 특성이다”라고 전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Welcome to the Valley of the Creepy AI Dolls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