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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 전쟁 후유증 위해 자국서 개발한 기술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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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 전쟁 후유증 위해 자국서 개발한 기술 사용
우크라이나인 수백만 명이 2년여 간 이어진 러시아의 폭탄 공격과 포격 속에서 정신 건강 악영향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인의 정신 건강 회복 노력은 후유증 치료를 도울 시스템 개발에 의존한다.
By PETER GUEST, WIRED US

키이우에 있는 빅토리아 이츠코비치(Victoria Itskovych)가 줌 화상회의에 참석하자마자 공습경보가 울렸다. 이츠코비치는 “갑자기 공습경보가 울리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하지만 실제로 정상적인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2024년 2월 24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침략하며, 전면전을 시작한 지 2년이 지난 날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키이우는 포격에서 자유로운 날이 없었다. 키이우 시민은 몇 주간 밤이면 대피소로 오랫동안 걸어가고, 경보 알림과 텔레그램 채널을 수시로 검색하여 미사일이 떨어진 곳 정보와 대피소 밖으로 나가도 안전한가 확인하고는 했다. 지하 대피소에서 정보를 쉴 틈 없이 검색해도 실제로 안전한 상태는 아니었다.

포격 위험 속에서 스트레스와 가족, 동료를 눈앞에서 잃은 뒤 끊임없이 겪은 후유증은 많은 시민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쳤다. 2023년 키이우시가 진행한 여론 조사를 통해 주민 80%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고한 사실이 밝혀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시작한 전면전 때문에 우크라이나 사회 전체가 충격에 맞서 싸워야 하는 상황에 노출되었다. 키이우시의회 IT 부서 책임자인 이츠코비치는 “우크라이나인 누구나 PTSD를 겪었다”라며, “많은 시민이 전쟁 도중 다치거나 사망했다. 혹은 집이나 건강을 잃었다”라고 전했다.

부상이 만연해진 상황에서 키이우 정부는 이제 유명해진 우크라이나의 시민 기술 인프라의 도움을 받기 시작했다. 전쟁 3년 차가 되자 키이우 정부는 도시 차원의 시민 대상 정신 건강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큰 어려움이 있지만, 고유한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미 디지털 정부 툴을 구축한 사회에서 대규모 후유증을 지원한 첫 번째 사례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여파로 이어진 정신 건강 악화 문제를 다루는 것이 사회 회복력과 기능, 적의 침략을 막기 위한 노력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핵심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전쟁 후 회복의 핵심이자 전쟁 공포 속에서 물리적, 심리적 자체 재구성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핵심이기도 하다. 이츠코비치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정신 건강 회복 지원은 우크라이나 사회의 미래이다. 키이우는 지역사회 자체 회복력의 기반을 구축 중이다”라고 말했다.

키이우 정부의 시민 정신 건강 지원 계획 핵심은 2017년 출시된 ‘키이우 디지털(Kyiv Digital)’이라는 정부 차원의 디지털 플랫폼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기 전까지 다수 주민은 키이우 디지털을 주로 주차, 대중교통 정보 관리, 도로 막힘이나 대규모 정전 사태 등 공공 서비스 문제 알림용으로 사용했다. 전쟁 발발 후에는 키이우 디지털의 알림 내용이 적군의 공격 임박, 대피소 위치 안내, 가장 안전한 대피소 이동 경로 정보 제공 등 더 긴급한 정보를 다루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의 다양한 시민 기술과 마찬가지로 키이우도 디지털 툴을 시민 안전 유지, 전쟁 지원으로 목적을 전환하면서 신속하게 디지털 기술 인력 양성과 시스템 재구성 작업을 추진했다.

키이우시장 디지털화 자문 담당자인 올레그 포로빈코(Oleg Polovynko)는 “키이우 디지털의 알림이 처음 바뀐 것은 몇 시간 만에 발생한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이후 디지털팀은 꾸준한 혁신 과정에 참여하면서 온라인에서 제공할 서비스를 찾으려 했다. 전쟁이라는 긴급한 상황이 작업 속도 가속화와 기존 툴 변경, 필요한 툴 개발 작업을 추가로 진행하도록 추진했다.

시민 참여용 디지털 툴 범위도 확장하면서 시민 청원 제출, 시 정부로의 피드백 전송, 폭탄 피해로 파괴가 된 주택 수리를 위한 금전적 지원을 비롯한 도움 요청이 가능해지도록 했다. 또, 키이우 정부가 도시 스트레스 수준 측정과 도움 요청을 꺼리는 시민을 찾도록 데이터를 대거 수집하기도 했다. 포로빈코는 PTSD 증상이 있는 시민 80% 중 40~45%는 의사를 찾는 일을 두려워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설명한 부분은 해결해야 할 문제의 절반에 불과하다. 치료를 원하는 시민을 위한 도움을 줄 만한 인적, 물적 자원이 충분하지 않다. 정신과 전문의는 일일 상담 환자 수를 제한하여 번아웃에 시달리지 않도록 한다. 키이우 신경재활센터(City Center of Neurorehabilitation) 정신건강 전문의인 인나 다비덴코(Inna Davydenko)가 전쟁 전까지 상담 치료를 한 환자 수는 일일 최대 4명뿐이었다. 전쟁 후에는 하루 동안 상담하는 환자 수가 두 배 증가했다. 다비덴코는 전방 인근 지역에 주둔했던 군인과의 영상 통화를 통해 스트레스, 불안감 관리 상담을 마친 직후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전쟁으로 후유증, 우울증, 불안감을 극복하는 시민이 대거 증가하기 전에도 우크라이나 의료 체계는 정신건강 투자 규모가 실제 수요 대비 적은 편이었다. 다비덴코는 “대다수 병원에 상주하는 정신과 전문의는 1명이었다. 시설이 좋은 병원에서는 정신과 전문의를 최대 두 명까지 찾을 수 있었다. 정신과 진료가 필요한 환자는 많지만, 실제로 의사가 모든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키이우의 현재 시스템이 급격히 증가한 정신건강 진료 수요를 충족할 정도로 성장할 방법은 없다. 그러나 다비덴코는 우크라이나 시민 대부분 스마트폰을 소지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포로빈코와 이츠코비치는 우크라이나 국민 대부분 스마트폰을 보유했다는 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키이우 디지털 플랫폼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키이우의 정신건강 지원 디지털화를 실행하고, 수요와 자원 격차를 좁히려 한다. 키이우 정부는 먼저 가장 취약하다고 확인한 참전 용사와 아동을 지원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타인을 가장 많이 돕는 교사와 부모도 지원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프로젝트 진행 초기 6개월은 발견 단계에 해당한다. 포로빈코는 “현재 참전용사와 아동, 부모의 실제 생활, 맥락, 생존 방식, 필요한 서비스 등을 파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프로젝트는 후유증 회복 과정을 통해 시민을 추적하면서 환자가 요청하는 치료와 실제로 받는 치료, 정신건강 시스템 전환에 따른 우려 및 결과 등을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프로젝트팀이 서비스와 문제를 담은 지도, 현재 효과가 있는 지원과 효과가 없는 지원 방식 데이터를 상세히 다루면,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키이우의 디지털 기반 정신건강 지원은 2025년 초에 전면 배포될 예정이다.

이츠코비치는 “모든 서비스 체인을 디지털로만 지원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부 환자는 집단 치료나 전문의와의 1대1 상담을 받을 수도 있다. 증상이 비교적 심각하지 않은 환자는 온라인 툴에 접속하여 지원받는다. 정신건강 지원 효율성 형성을 통한 서비스 격차 해소를 목표로 하면서도 심리적 안정, 타인과의 만남도 지원한다. 이츠코비치는 “디지털 플랫폼을 사용하는 시민에게 중요한 부분은 온라인 서비스를 접하면서 다른 방식으로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일부 사용자는 전문의와의 1대1 상담을 불편하게 생각하여 디지털 기반 서비스를 선호한다”라고 설명했다.

마이클 블룸버그(Michael Bloomberg) 전 뉴욕시장 겸 미국 경제 전문 매체 블룸버그 창립자가 설립한 자선단체인 블룸버그 자선 재단(Bloomberg Philanthropies)이 키이우 정부의 프로젝트 재정과 운영 모두 지원한다. 블룸버그 자선 재단 정부 혁신 사장 제임스 앤더슨(James Anderson)은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다른 위기로 관심을 돌린 후에도 시민은 계속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키이우에서 중요한 시기에 구상되었다고 말한다.

앤더슨은 “즉시 위기가 닥칠 수 있는 시점에는 항상 관심이 집중된다. 그러나 언론이 위기 상횡을 집중 보도하고 한참 지난 뒤에도 각 도시의 시장은 위기의 인건비를 계속 다루어야 한다. 바로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보고 인지한 바이자 실제로 키이우에서 발견할 수 있는 문제점이다”라고 전했다.

키이우의 시민 정신건강 지원이라는 과제 규모는 다루기 힘겨운 과제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앤더슨은 키이우의 정신건강 지원 계획을 낙관적으로 볼 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지난 20년 동안 전 세계 도시의 전쟁과 마찬가지로 신속한 대규모 서비스 디지털화가 필요한 코로나19와 같은 일반 위기 사태 대응 능력이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앤더슨은 “모든 위기에는 해당 사태만의 주목할 만한 특징과 차이, 끔찍함이 있다. 그와 동시에 얻을 수 있는 교훈도 있다”라고 전했다. 키이우 정부와 우크라이나 사회는 더 광범위한 영역에서 긴급한 필요 사항 충족을 위한 신속한 혁신 역량을 입증했다. 앤더슨은 키이우 정부의 디지털 기반 정신건강 지원 프로젝트 성공 사례를 국제사회에서도 반복하기를 바란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전 세계 마지막 전쟁은 아니다. 전 세계 마지막 위기도 아니다. 키이우의 상황을 통해 전 세계 다른 도시와 공유할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키이우와 우크라이나에서는 종전과 동시에 위기 사태도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다비덴코는 “우크라이나의 가장 큰 문제는 정신건강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로 “우크라이나에서 현재 가장 큰 문제는 러시아, 그다음으로 중요한 문제는 시민의 정신 건강이다. PTSD는 미래에도 치료가 필요한 정신건강 문제이다”라며, 자신의 발언을 정정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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