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ALISTAIR CHARLTON, WIRED US
전기차 운전자 누구나 추운 날씨가 주행거리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기기 무엇이든 겨울이면 제 기능을 실행하는 데 어려움을 더하는 화학적 현상 때문이다. 그러나 전기차 충전기는 USB 소켓처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없는 탓에 실제로 추운 날씨에 전기차로 주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주행거리 우려가 항상 따라다니는 이유이기도 하다.
노르웨이 자동차협회(Norwegian Automobile Association)은 추운 날씨가 전기차 주행거리에 미치는 영향 파악 및 기온이 떨어질 때 차량 제조사가 주장한 주행거리 기준을 가장 충족하는 차량 발견이라는 취지로 연 2회 엘 프리(El Prix) 대회를 개최한다. 매년 여름과 겨울에 열리는 엘 프리는 세계에서 가장 긴 주행거리를 지원하는 전기차 타이틀 지정을 위해 진행된다. 가장 최근 진행된 엘 프리는 2024년 1월 말 완료되었다.
테슬라는 2020년부터 엘 프리에서 주행거리 1위 전기차라는 지위를 독차지했다. 2022년에는 모델 3가, 2023년에는 모델 S가 배터리 방전 직전까지 총 329마일(약 529.47km)을 주행하며, 주행거리 1위를 차지했다.
엘 프리는 즉시 기록한 주행거리는 물론이고, 테슬라가 소비자에게 전기차를 비교할 때 인용하는 WLTP 주행거리(EPA 등급보다 더 높은 편)과 실제 영하 온도에서 전기차에 벌어지는 일도 강조했다.
기온이 낮은 곳에서 기록한 모델 S의 WLTP 주행거리는 실제 주행거리의 16%에 해당하는 65마일(약 104.6km) 더 짧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전기차 맥서스 유니크 6(Maxus Euniq 6)의 WLTP 주행거리 기록은 모델 S와 큰 차이가 없었으나 실제 주행거리보다 10.5% 더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테슬라 차량의 주행거리 감소 수준은 메르세데스 EQE와 토요타 bZ4X의 WLTP 주행거리보다 더 짧은 것으로 확인됐다. (메르세데스 EQE의 WLTP 주행거리는 실제 주행거리와 비교했을 때 33.5% 더 부족한 수준에 해당하는 128마일, 토요타 bZ4X는 실제 주행거리의 35.7%인 약 112마일 감소했다.)
2024년 1월 개최된 엘 프리에서는 테슬라 모델 3보다 더 긴 주행거리를 기록한 차량이 등장하리라 상상할 수 있는가? 하지만 아쉽게도 테슬라 차량을 밀어내고, 새로이 주행거리 1위를 기록한 차량이 등장했다.
테슬라, 엘 프리서 실망스러운 성적 기록
낮은 기온에서 기록한 WLTP 주행거리와 실제 주행거리 차이를 비교한 결과, 테슬라 차량은 엘 프리에 등장한 차량 23대 중 22위를 기록했다. 날씨가 추운 곳에서 모델 3의 주행거리는 실제 주행거리보다 117마일 더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모델 3보다 더 짧은 거리를 주행한 차량은 제조사 측의 주장보다 121마일 더 짧은 거리만 주행한 폭스바겐 ID.7이 유일하다.
하지만 상황이 중요하다. 북극과 같은 환경에서 측정한 모델 3의 전체 주행거리 274마일(약 440.9km)은 기대치보다 훨씬 더 짧은 수준이지만, 특정 지표를 기준으로 측정했을 때 8위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추후 이와 관련한 사항과 테슬라 차량의 주행거리 측정 결과가 기대치에 못 미치는 이유를 설명하고자 한다.
2024년 겨울 엘 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한 전기차는 중국 전기차 하이파이 Z(HiPhi Z)이다. 하이파이 Z가 엘 프리에서 기록한 주행거리는 실제 주행거리보다 21마일 더 짧은 324마일(약 521.17km)이다. 주행거리 테스트 당시 발이 눈 속에 파묻히는 수준의 강설량을 기록했으며, 기온은 영하 11도까지 떨어졌다.
이 글을 읽는 독자 대부분 하이파이 Z라는 전기차 브랜드가 생소할 것이다. Z는 하이파이(HiPhi)의 고급 전기차 모델을 의미한다. 또 다른 중국 스타트업이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와 상당수 독일 전기차를 따라잡았다. 하이파이는 2017년 설립되어 상하이에 본사를 둔 테크 스타트업인 휴먼 호라이즌(Human Horizons)의 차량 브랜드이다.
하이파이는 2021년, 첫 번째 전기차인 X를 공개하고, 2023년에는 또 다른 전기차인 Z를 출시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당연히 구매할 수 있다. 각종 첨단 기술을 대거 장착한 신규 전기차 브랜드인 하이파이의 차량이 포르쉐 타이칸(Porsche Tycan)의 입지를 빼앗을 기회를 노리는 곳인 유럽 시장에서도 하이파이 Z를 만나볼 수 있다. 와이어드팀은 2023년에 한 차례 하이파이 Z를 시승한 뒤 핸들감과 성능, 일반 기술 수준 등을 극찬하였으나 800V 충전 전력과 좌석 공간 부문에서는 혹평했다.
2024년도 엘 프리에서 독자적으로 주행거리를 기록한 차량 제조사 중 저조한 기록을 거둔 기업을 여럿 찾아볼 수 있다. 제조사가 주장한 주행거리 대비 부족한 주행거리 비율로 따져보자. 이 부분에서 WLTP 주행거리가 줄어드는 정도를 확인하여 배터리 용량이 가장 큰 차량의 주행거리가 가장 길다고 착각하지 않을 수 있다.
노르웨이 자동차협회가 테스트한 차량의 내부 온도 모두 21°C로 설정했다는 조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더 공정한 비교를 위해 차량 내부 온도는 차량 자체 기후 제어 시스템이 아닌 온도계로 직접 측정했다. 차량 자체 기후 제어 시스템으로 측정한 온도가 차량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엘 프리에서 하이파이 Z의 WLTP 주행거리는 5.9% 감소하여 배터리 용량 감소 측면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반면, 테슬라 모델의 WLTP 주행거리는 실제 주행거리보다 배터리 30%로 주행할 수 있는 수준의 거리가 더 짧은 수준을 기록하며, 19위에 이름을 올렸다.
폴스타, 폭스바겐, 볼보 모두 영하 기온에서는 주행거리 감소율 높은 편
흥미롭게도 실제 주행거리보다 WLTP 주행거리가 더 부족한 전기차 브랜드 차량 4대는 폴스타 2 장거리 모델(전체 주행거리 30%에 해당하는 115마일 감소), 볼보 C40(전체 주행거리 30.9%에 해당하는 110마일 감소), 토요타 bZ4X(전체 주행거리 31.8%에 해당하는 91마일 감소), 폭스바겐 ID.7(전체 주행거리 31.9%에 해당하는 121마일 감소)이다. 네 가지 차량 모두 엘 프리에서 기록한 주행거리가 제조사의 주장보다 약 1/3 더 짧은 수준을 기록했다.
WLTP 주행거리는 2017년, 세계 표준 주행거리 측정 방식으로 채택되어 실제 주행 환경에서 기록하는 주행거리를 모방할 의도로 설계되었다. WLTP 주행거리 측정은 각각 평균 주행 속도를 기준으로 4차례 진행된다. 4차례의 주행거리에는 가속 및 브레이크 단계, 정지 및 시동 단계가 포함된다.
2024년도 1월 엘 프리 동계 주행거리 테스트는 에너지 효율성도 평가했다. 이때는 유럽의 측정 지표인 100km당 kWh를 기준으로 측정했다. 전기차 효율성 1위는 MG4 트로피 장거리 모델(MG4 Trophy Long Range, 100km당 17.9kWh 소모)이다. 그러나 엘 프리는 제조사 측의 주장과 비교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전기차를 비교했다는 점에서 제조사 측의 주장보다 실제 에너지 소모량이 9.5% 더 많은 니오 EL6(Nio EL 6, 100km당 20kWh 소모)가 승자라고 말할 수 있다. MG4 트로피 장거리 모델의 효율성 자체는 부인할 수 없으나 제조사가 주장한 에너지 소모량과의 차이 측면에서 니오 EL6보다 한 수 아래이다.
모델 3의 에너지 소모량은 100km당 18kWh이다. 그러나 테슬라는 차량 효율성을 자체적으로 발표하지 않으므로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다. 하이파이 Z의 에너지 소모량은 100km당 23.5kWh로, 제조사가 주장한 것보다 에너지 소모량이 15.2%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엘 프리 테스트를 설명하자면, 적어도 어느 정도 미묘한 맥락을 고려했다고 말할 수 있다. 추운 날씨에서의 주행거리 감소 수준은 기온이 높은 지역에 거주하는 운전자가 종종 간과하는 요소이다. 또한, 120kWh 배터리 팩을 장착한 하이파이 Z와 같이 배터리 용량이 큰 차량이 추운 날씨에 주행거리 감소 수준이 비교적 적은 때가 많다. 이와 마찬가지로 멀리 주행하지 않더라도 비교적 더 빠른 속도로 주행하는 차량이 추운 날씨에서 주행거리 감소 수준을 줄일 수 있다. 이는 지역 충전 네트워크의 몫에 달린 일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 평과 결과 모두 주목할 가치가 있다. 폴스타 2와 테슬라 모델 3, 폭스바겐 ID.7, 볼보 C40 모두 엘 프리에서 기록한 주행거리가 실제 주행거리와 100마일 이상 차이가 났다. 800V 시스템 아키텍처와 0.21에 해당하는 낮은 공기저항계수를 기록한 현대 아이오닉6도 영하 온도에서 기록한 주행거리가 제조사 자체 주장보다 91마일 더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거주지 환경을 떠나 영하 온도에서의 주행거리가 제조사 주장보다 100마일 이상 짧은 차량은 이상적인 차량과는 거리가 멀다. 또한, 엘 프리 테스트로 입증된 바와 같이 모든 전기차의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주행거리 측정 승자: 하이파이, BMW, 기아, 로터스
엘 프리에서 측정한 WLTP 주행거리가 제조사 자체 주장보다 21마일 더 짧은 하이파이 Z 이외에도 BMW i5(실제 주행거리보다 12.2% 더 짧은 38마일 감소), 기아 EV9(실제 주행거리보다 12.5% 더 짧은 39마일 감소), 로터스 엘레트라(실제 주행거리보다 12.3% 더 짧은 40마일 감소) 등도 우수한 기록으로 주목받았다. 그 뒤를 이어 중국의 최신 전기차 샤오펑 G9(실제 주행거리보다 13.1% 더 짧은 42마일 감소)가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북미 환경보호청보다 더 엄격하면서 중국의 항속거리 측정 표준보다는 더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WLTP 주행거리 테스트가 중요한가 주목할 가치도 있다. 노르웨이 자동차 협회 관계자 닐 쇠달(Nils Sødal)은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엘 프리 주행거리 테스트 결과는 전기차의 WLTP 주행거리도 소비자에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공식 WLTP는 -7°C에서 측정한다. 하지만 유럽연합의 유로 7(Euro 7)은 WLTP 공식 측정 표준을 따르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유로 7은 신차와 유럽 시장 판매 차량의 새로운 배출량 표준 규제 모음집이다.
테슬라 모델 3의 성능과 영하 기온에서의 성능 저하 수준은 미묘한 차이가 있다. 특히, 테슬라가 기존 동계 주행거리 테스트에서 기록한 결과를 비교한다면, 그 차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쇠달은 노르웨이 자동차 협회에서도 모델 3의 주행거리 측정 결과에 놀랐다고 밝히며, “시간이 지나면서 테슬라 차량이 1위 자리에서 밀려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또, 이번 테스트 결과 중 오류가 있는가 확인할 예정이다. 노르웨이 자동차 협회가 테슬라 차량을 두고 진행한 다른 테스트에서 테슬라 차량은 긴 주행거리와 낮은 에너지 소모량으로 우수한 기록을 거두었다”라고 말했다.
2023년 엘 프리 테스트 1위를 차지한 테슬라 모델 S가 영하 온도에서 기록한 주행거리는 제조사 주장보다 16.4% 더 짧은 329마일이다. 모델 3 테스트 결과의 결함을 발견하더라도 일부 전기차가 추운 곳에서 다른 차량보다 유독 더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시장이 있다는 포괄적인 결과를 제시할 수 있다.
절대적인 주행거리와 차량 주행거리 감소 수준 결과 모두 인지도가 낮은 스타트업이 가장 우수한 결과를 기록한 점은 같은 테스트에서 저조한 성과를 기록한 폴스타, 볼보, 폭스바겐 등에도 실망스러운 소식이다.
하이파이는 자사 차량이 영하 온도에서도 훌륭한 성능을 발휘하는 이유가 휴먼 호라이즌의 온도 제어 시스템 덕분이라고 말한다. 하이파이는 “효율적인 열 펌프 AC HVAC 시스템과 영리한 E-파워트레인 열 제어 시스템을 결합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온도 제어 시스템을 통합한 덕분에 경쟁사 차량보다 더 우수한 성능을 자랑하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온도 제어는 전기차 효율성의 핵심 요소이다. 와이어드는 이미 리막(Rimac), 포르쉐 등 전기 퍼포머스 차량 제조사가 배터리 성능과 모터 온도를 유지하면서 위험한 수준의 가속을 전달하는 방법을 파악했다. 그러나 북극에서의 주행거리 측정 결과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테슬라를 비롯한 다수 전기차 제조사가 여전히 극한의 영하 온도에서 훌륭한 성능을 발휘하고, 직접 주장한 주행거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방법을 두고 배워야 할 점이 많다는 부분은 분명한 사실이다.
테슬라, 폴스타, 볼보, 폭스바겐 등이 하이파이와 같은 수준의 전기차 효율성을 기록할 방법을 터득할 때까지 많은 운전자가 영하 온도에서 주행 도중 차량 시동이 멈출 것을 우려할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esla Has Lost Its Range Crown to a Chinese EV You’ve Never Heard Of
전기차 운전자 누구나 추운 날씨가 주행거리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기기 무엇이든 겨울이면 제 기능을 실행하는 데 어려움을 더하는 화학적 현상 때문이다. 그러나 전기차 충전기는 USB 소켓처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없는 탓에 실제로 추운 날씨에 전기차로 주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주행거리 우려가 항상 따라다니는 이유이기도 하다.
노르웨이 자동차협회(Norwegian Automobile Association)은 추운 날씨가 전기차 주행거리에 미치는 영향 파악 및 기온이 떨어질 때 차량 제조사가 주장한 주행거리 기준을 가장 충족하는 차량 발견이라는 취지로 연 2회 엘 프리(El Prix) 대회를 개최한다. 매년 여름과 겨울에 열리는 엘 프리는 세계에서 가장 긴 주행거리를 지원하는 전기차 타이틀 지정을 위해 진행된다. 가장 최근 진행된 엘 프리는 2024년 1월 말 완료되었다.
테슬라는 2020년부터 엘 프리에서 주행거리 1위 전기차라는 지위를 독차지했다. 2022년에는 모델 3가, 2023년에는 모델 S가 배터리 방전 직전까지 총 329마일(약 529.47km)을 주행하며, 주행거리 1위를 차지했다.
엘 프리는 즉시 기록한 주행거리는 물론이고, 테슬라가 소비자에게 전기차를 비교할 때 인용하는 WLTP 주행거리(EPA 등급보다 더 높은 편)과 실제 영하 온도에서 전기차에 벌어지는 일도 강조했다.
기온이 낮은 곳에서 기록한 모델 S의 WLTP 주행거리는 실제 주행거리의 16%에 해당하는 65마일(약 104.6km) 더 짧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전기차 맥서스 유니크 6(Maxus Euniq 6)의 WLTP 주행거리 기록은 모델 S와 큰 차이가 없었으나 실제 주행거리보다 10.5% 더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테슬라 차량의 주행거리 감소 수준은 메르세데스 EQE와 토요타 bZ4X의 WLTP 주행거리보다 더 짧은 것으로 확인됐다. (메르세데스 EQE의 WLTP 주행거리는 실제 주행거리와 비교했을 때 33.5% 더 부족한 수준에 해당하는 128마일, 토요타 bZ4X는 실제 주행거리의 35.7%인 약 112마일 감소했다.)
2024년 1월 개최된 엘 프리에서는 테슬라 모델 3보다 더 긴 주행거리를 기록한 차량이 등장하리라 상상할 수 있는가? 하지만 아쉽게도 테슬라 차량을 밀어내고, 새로이 주행거리 1위를 기록한 차량이 등장했다.
테슬라, 엘 프리서 실망스러운 성적 기록
낮은 기온에서 기록한 WLTP 주행거리와 실제 주행거리 차이를 비교한 결과, 테슬라 차량은 엘 프리에 등장한 차량 23대 중 22위를 기록했다. 날씨가 추운 곳에서 모델 3의 주행거리는 실제 주행거리보다 117마일 더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모델 3보다 더 짧은 거리를 주행한 차량은 제조사 측의 주장보다 121마일 더 짧은 거리만 주행한 폭스바겐 ID.7이 유일하다.
하지만 상황이 중요하다. 북극과 같은 환경에서 측정한 모델 3의 전체 주행거리 274마일(약 440.9km)은 기대치보다 훨씬 더 짧은 수준이지만, 특정 지표를 기준으로 측정했을 때 8위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추후 이와 관련한 사항과 테슬라 차량의 주행거리 측정 결과가 기대치에 못 미치는 이유를 설명하고자 한다.
2024년 겨울 엘 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한 전기차는 중국 전기차 하이파이 Z(HiPhi Z)이다. 하이파이 Z가 엘 프리에서 기록한 주행거리는 실제 주행거리보다 21마일 더 짧은 324마일(약 521.17km)이다. 주행거리 테스트 당시 발이 눈 속에 파묻히는 수준의 강설량을 기록했으며, 기온은 영하 11도까지 떨어졌다.
이 글을 읽는 독자 대부분 하이파이 Z라는 전기차 브랜드가 생소할 것이다. Z는 하이파이(HiPhi)의 고급 전기차 모델을 의미한다. 또 다른 중국 스타트업이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와 상당수 독일 전기차를 따라잡았다. 하이파이는 2017년 설립되어 상하이에 본사를 둔 테크 스타트업인 휴먼 호라이즌(Human Horizons)의 차량 브랜드이다.
하이파이는 2021년, 첫 번째 전기차인 X를 공개하고, 2023년에는 또 다른 전기차인 Z를 출시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당연히 구매할 수 있다. 각종 첨단 기술을 대거 장착한 신규 전기차 브랜드인 하이파이의 차량이 포르쉐 타이칸(Porsche Tycan)의 입지를 빼앗을 기회를 노리는 곳인 유럽 시장에서도 하이파이 Z를 만나볼 수 있다. 와이어드팀은 2023년에 한 차례 하이파이 Z를 시승한 뒤 핸들감과 성능, 일반 기술 수준 등을 극찬하였으나 800V 충전 전력과 좌석 공간 부문에서는 혹평했다.
2024년도 엘 프리에서 독자적으로 주행거리를 기록한 차량 제조사 중 저조한 기록을 거둔 기업을 여럿 찾아볼 수 있다. 제조사가 주장한 주행거리 대비 부족한 주행거리 비율로 따져보자. 이 부분에서 WLTP 주행거리가 줄어드는 정도를 확인하여 배터리 용량이 가장 큰 차량의 주행거리가 가장 길다고 착각하지 않을 수 있다.
노르웨이 자동차협회가 테스트한 차량의 내부 온도 모두 21°C로 설정했다는 조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더 공정한 비교를 위해 차량 내부 온도는 차량 자체 기후 제어 시스템이 아닌 온도계로 직접 측정했다. 차량 자체 기후 제어 시스템으로 측정한 온도가 차량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엘 프리에서 하이파이 Z의 WLTP 주행거리는 5.9% 감소하여 배터리 용량 감소 측면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반면, 테슬라 모델의 WLTP 주행거리는 실제 주행거리보다 배터리 30%로 주행할 수 있는 수준의 거리가 더 짧은 수준을 기록하며, 19위에 이름을 올렸다.
폴스타, 폭스바겐, 볼보 모두 영하 기온에서는 주행거리 감소율 높은 편
흥미롭게도 실제 주행거리보다 WLTP 주행거리가 더 부족한 전기차 브랜드 차량 4대는 폴스타 2 장거리 모델(전체 주행거리 30%에 해당하는 115마일 감소), 볼보 C40(전체 주행거리 30.9%에 해당하는 110마일 감소), 토요타 bZ4X(전체 주행거리 31.8%에 해당하는 91마일 감소), 폭스바겐 ID.7(전체 주행거리 31.9%에 해당하는 121마일 감소)이다. 네 가지 차량 모두 엘 프리에서 기록한 주행거리가 제조사의 주장보다 약 1/3 더 짧은 수준을 기록했다.
WLTP 주행거리는 2017년, 세계 표준 주행거리 측정 방식으로 채택되어 실제 주행 환경에서 기록하는 주행거리를 모방할 의도로 설계되었다. WLTP 주행거리 측정은 각각 평균 주행 속도를 기준으로 4차례 진행된다. 4차례의 주행거리에는 가속 및 브레이크 단계, 정지 및 시동 단계가 포함된다.
2024년도 1월 엘 프리 동계 주행거리 테스트는 에너지 효율성도 평가했다. 이때는 유럽의 측정 지표인 100km당 kWh를 기준으로 측정했다. 전기차 효율성 1위는 MG4 트로피 장거리 모델(MG4 Trophy Long Range, 100km당 17.9kWh 소모)이다. 그러나 엘 프리는 제조사 측의 주장과 비교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전기차를 비교했다는 점에서 제조사 측의 주장보다 실제 에너지 소모량이 9.5% 더 많은 니오 EL6(Nio EL 6, 100km당 20kWh 소모)가 승자라고 말할 수 있다. MG4 트로피 장거리 모델의 효율성 자체는 부인할 수 없으나 제조사가 주장한 에너지 소모량과의 차이 측면에서 니오 EL6보다 한 수 아래이다.
모델 3의 에너지 소모량은 100km당 18kWh이다. 그러나 테슬라는 차량 효율성을 자체적으로 발표하지 않으므로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다. 하이파이 Z의 에너지 소모량은 100km당 23.5kWh로, 제조사가 주장한 것보다 에너지 소모량이 15.2%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엘 프리 테스트를 설명하자면, 적어도 어느 정도 미묘한 맥락을 고려했다고 말할 수 있다. 추운 날씨에서의 주행거리 감소 수준은 기온이 높은 지역에 거주하는 운전자가 종종 간과하는 요소이다. 또한, 120kWh 배터리 팩을 장착한 하이파이 Z와 같이 배터리 용량이 큰 차량이 추운 날씨에 주행거리 감소 수준이 비교적 적은 때가 많다. 이와 마찬가지로 멀리 주행하지 않더라도 비교적 더 빠른 속도로 주행하는 차량이 추운 날씨에서 주행거리 감소 수준을 줄일 수 있다. 이는 지역 충전 네트워크의 몫에 달린 일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 평과 결과 모두 주목할 가치가 있다. 폴스타 2와 테슬라 모델 3, 폭스바겐 ID.7, 볼보 C40 모두 엘 프리에서 기록한 주행거리가 실제 주행거리와 100마일 이상 차이가 났다. 800V 시스템 아키텍처와 0.21에 해당하는 낮은 공기저항계수를 기록한 현대 아이오닉6도 영하 온도에서 기록한 주행거리가 제조사 자체 주장보다 91마일 더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거주지 환경을 떠나 영하 온도에서의 주행거리가 제조사 주장보다 100마일 이상 짧은 차량은 이상적인 차량과는 거리가 멀다. 또한, 엘 프리 테스트로 입증된 바와 같이 모든 전기차의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주행거리 측정 승자: 하이파이, BMW, 기아, 로터스
엘 프리에서 측정한 WLTP 주행거리가 제조사 자체 주장보다 21마일 더 짧은 하이파이 Z 이외에도 BMW i5(실제 주행거리보다 12.2% 더 짧은 38마일 감소), 기아 EV9(실제 주행거리보다 12.5% 더 짧은 39마일 감소), 로터스 엘레트라(실제 주행거리보다 12.3% 더 짧은 40마일 감소) 등도 우수한 기록으로 주목받았다. 그 뒤를 이어 중국의 최신 전기차 샤오펑 G9(실제 주행거리보다 13.1% 더 짧은 42마일 감소)가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북미 환경보호청보다 더 엄격하면서 중국의 항속거리 측정 표준보다는 더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WLTP 주행거리 테스트가 중요한가 주목할 가치도 있다. 노르웨이 자동차 협회 관계자 닐 쇠달(Nils Sødal)은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엘 프리 주행거리 테스트 결과는 전기차의 WLTP 주행거리도 소비자에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공식 WLTP는 -7°C에서 측정한다. 하지만 유럽연합의 유로 7(Euro 7)은 WLTP 공식 측정 표준을 따르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유로 7은 신차와 유럽 시장 판매 차량의 새로운 배출량 표준 규제 모음집이다.
테슬라 모델 3의 성능과 영하 기온에서의 성능 저하 수준은 미묘한 차이가 있다. 특히, 테슬라가 기존 동계 주행거리 테스트에서 기록한 결과를 비교한다면, 그 차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쇠달은 노르웨이 자동차 협회에서도 모델 3의 주행거리 측정 결과에 놀랐다고 밝히며, “시간이 지나면서 테슬라 차량이 1위 자리에서 밀려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또, 이번 테스트 결과 중 오류가 있는가 확인할 예정이다. 노르웨이 자동차 협회가 테슬라 차량을 두고 진행한 다른 테스트에서 테슬라 차량은 긴 주행거리와 낮은 에너지 소모량으로 우수한 기록을 거두었다”라고 말했다.
2023년 엘 프리 테스트 1위를 차지한 테슬라 모델 S가 영하 온도에서 기록한 주행거리는 제조사 주장보다 16.4% 더 짧은 329마일이다. 모델 3 테스트 결과의 결함을 발견하더라도 일부 전기차가 추운 곳에서 다른 차량보다 유독 더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시장이 있다는 포괄적인 결과를 제시할 수 있다.
절대적인 주행거리와 차량 주행거리 감소 수준 결과 모두 인지도가 낮은 스타트업이 가장 우수한 결과를 기록한 점은 같은 테스트에서 저조한 성과를 기록한 폴스타, 볼보, 폭스바겐 등에도 실망스러운 소식이다.
하이파이는 자사 차량이 영하 온도에서도 훌륭한 성능을 발휘하는 이유가 휴먼 호라이즌의 온도 제어 시스템 덕분이라고 말한다. 하이파이는 “효율적인 열 펌프 AC HVAC 시스템과 영리한 E-파워트레인 열 제어 시스템을 결합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온도 제어 시스템을 통합한 덕분에 경쟁사 차량보다 더 우수한 성능을 자랑하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온도 제어는 전기차 효율성의 핵심 요소이다. 와이어드는 이미 리막(Rimac), 포르쉐 등 전기 퍼포머스 차량 제조사가 배터리 성능과 모터 온도를 유지하면서 위험한 수준의 가속을 전달하는 방법을 파악했다. 그러나 북극에서의 주행거리 측정 결과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테슬라를 비롯한 다수 전기차 제조사가 여전히 극한의 영하 온도에서 훌륭한 성능을 발휘하고, 직접 주장한 주행거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방법을 두고 배워야 할 점이 많다는 부분은 분명한 사실이다.
테슬라, 폴스타, 볼보, 폭스바겐 등이 하이파이와 같은 수준의 전기차 효율성을 기록할 방법을 터득할 때까지 많은 운전자가 영하 온도에서 주행 도중 차량 시동이 멈출 것을 우려할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esla Has Lost Its Range Crown to a Chinese EV You’ve Never Heard Of
저작권자 © WIRED 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WIRED 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