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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재 명단 포함된 석유 재벌, 페이스북서 친러 광고 유포 사실 또다시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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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재 명단 포함된 석유 재벌, 페이스북서 친러 광고 유포 사실 또다시 적발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메타는 수백만 명이 본 친러 세력의 논점을 강화하면서 몰도바 지방선거 무결성을 저하한 광고를 게재하여 20만 달러 상당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By DAVID GILBERT, WIRED US

2023년 2월, 런던 비영리단체 리셋(Reset) 연구팀은 메타가 러시아 정부와 연결된 몰도바 석유 재벌 일란 쇼르(Ilan Shor)의 페이스북 내 선동 광고 유포 작전이 펼쳐지도록 둔 사실을 발견했다. 이후 메타는 쇼르의 계정과 선동 광고 유포 작전 중단을 약속했다. 그러나 몰도바 내 정당 불법 자금 지원과 러시아 정부에 편향된 거짓 정보 유포 작전 때문에 미국 제재 명단에 이름을 올린 쇼르의 활동은 끝나지 않았다.

메타가 쇼르의 광고 게재 활동 중단을 약속한 지 단 몇 개월 뒤 리셋 연구팀은 와이어드에 새로운 연구 결과를 공유하며, 쇼르와 쇼르를 대변하는 쇼르당(Shor Party) 모두 페이스북에서 더 복잡한 광고 유포 작전 개시 속도를 더 높인 사실을 알렸다. 광고 목표는 2023년 11월 진행된 몰도바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안정 사태 유발과 몰도바의 유럽연합 가입 방해이다.

쇼르가 주도한 광고는 6개월 동안 100개가 넘는 가짜 페이스북 페이지를 이용해 총 1억 5,500만 명이 본 광고 수백 개를 게재했다. 또, 메타는 쇼르가 유포한 광고로 최소 20만 달러에 이르는 수익을 기록했다. 일부 광고는 몰도바의 서양 친화적 성향으로 유명한 대통령 마이아 산두(Maia Sandu)가 히잡을 착용한 채로 사임 의사를 밝힌 모습을 담은 딥페이크 영상도 있다.

페이스북에서 광고 게재 금지가 된 개인이 손을 잡고 펼친 선동 광고 유포 작전이 분명하다는 여러 조짐이 포착됐으나 메타의 자동화 시스템과 콘텐츠 관리 인력 모두 광고 추적, 제거 작업을 제대로 시행하지 못했다. 리셋 연구팀은 쇼르가 게재한 선동 광고를 손쉽게 찾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프라이버시 보호 차원에서 익명을 요청한 리셋 연구원은 와이어드에 “쇼르의 두 번째 선동 광고 유포 작전은 페이스북 광고 아카이브에 ‘일란 쇼르’라는 이름을 입력하자마자 바로 발견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와이어드가 직접 페이스북 광고 라이브러리를 확인한 결과를 기준으로 쇼르가 관리하는 선동 광고 유포 조직은 2024년 1월 9일(현지 시각)에도 활성화 상태였다. 이후 와이어드가 메타에 선동 광고를 신고하자 쇼르의 광고 대부분 비활성화 상태로 표시됐다.

메타가 과거에도 비슷한 광고 게재 문제로 신고된 사용자이자 미국 제재 명단에 포함된 인물이 주도한 가짜 페이지 수십 개와 딥페이크 영상, 친러 성향의 거짓 정보 등 여러 세력이 손을 잡은 선동 광고 유포 작전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사실은 비영어권 시장 콘텐츠 관리 인력 투자가 부족하다는 비판론을 강화한다. 비판 세력이 지적한 바와 같이 전 세계 인구 수십억 명이 미국 대통령 선거와 몰도바 선거 등 2024년 중으로 중요한 선거를 치를 예정인 상황에서 페이스북이 선거 방해 무기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를 제기할 수 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리셋 소장 벤 스콧(Ben Scott)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유럽 민주주의를 저해하는 블라미르 푸틴의 선동 광고를 손수 제작하여 올리는 공간이 되었다. 몰도바를 넘어선 세계 여러 국가에서도 친러 선동 광고 유포 작전이 기승을 부릴 수 있다”라며, “메타가 러시아 정부 세력의 민주주의 정권 붕괴 의도가 명백한 영향력 행사 작전을 막지 못한다면, 가장 기본적인 위협 완화 요소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리셋 연구팀은 테크 업게 대기업이 세계 각지의 제품안전팀 인력을 대거 해고한 뒤 몰도바 대통령 선거와 유럽 의회 선거 위협 조짐을 분명히 발견했다"라고 설명했다.

메타는 이전 선동 광고 유포 작전 경고일 기준 단 몇 개월 만에 새로운 선동 광고 유포 작전을 시작한 방법과 관련된 와이어드의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쇼르가 제재 명단에 포함된 후 광고 구매 능력을 제거했다고 전했다.

메타 대변인 벤 월터스(Ben Walters)는 와이어드에 “악의를 지닌 사용자 집단은 끊임없이 존재한다. 메타는 이전에도 밝힌 바와 같이 쇼르와 관련된 콘텐츠를 강조하려는 여러 페이지와 계정 사용 사례를 감지했다. 앞으로도 메타 정책을 위반하는 의심스러운 행동이나 콘텐츠, 광고 등을 찾으면서 꾸준히 조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산두 대통령 집무실은 와이어드의 문의에 페이스북과 같은 SNS 플랫폼이 이미 오래전부터 적의 정보전 중심지로 악용되었으며, 몰도바는 정보전의 최전방에 있다고 답변했다.

몰도바 정부 외교 정책 보좌관 올가 로스카(Olga Rosca)는 “러시아가 몰도바를 상대로 군사 공격과 정보전을 펼치는 탓에 몰도바는 디지털 정보전의 최전방에 서게 되었다. 몰도바는 메타를 비롯한 여러 SNS 기업은 물론이고 몰도바와 세계 각국의 정부 기관, 민간단체, 학술 연구 기관, 독립 언론, 검증된 팩트체크 기관 등과 긴밀한 협력을 지지한다. 사회는 거짓 정보에 맞서 연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는 2022년 말, “산두 대통령 정권을 저하하고, 몰도바에 러시아 영향력이 부활하도록 하여 쇼르를 제재 명단에 추가한다”라고 발표했다. 몰도바 당국도 쇼르가 몰도바를 떠난 시기에 사기, 자금세탁 혐의로 징역 15년 형을 선고한 뒤 2023년 6월 자로 쇼르 정당을 금지했다. 당시 쇼르는 이스라엘에 거주 중이었다. 그러나 이후 이스라엘을 떠난 상태이며, 현재 행방은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다.

메타를 비롯한 미국 기업은 제재 명단에 포함된 개인, 단체의 금융 거래 개입을 금지한다. 제재 명단 관리 기관인 재무부는 와이어드의 의견 공개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

리셋 연구팀이 2023년 발견한 쇼르의 첫 번째 선동 광고는 서양 친화 성향을 지닌 몰도바 정부에 맞선 폭동과 시위를 촉구했다. 하지만 비교적 최근 펼쳐진 선동 광고 유포 작전과 비교하면, 2023년 광고는 규모와 협력 범위가 훨씬 더 작은 편이었다.

2023년 7월 시작된 두 번째 선동 광고 유포 작전은 2023년 11월 초 개최된 몰도바 지방 선거를 목표로 삼았다. 리셋 연구팀은 선동 광고 유포 작전은 9월, 광고 조회 수가 4,000만 회를 넘기면서 절정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선동 광고는 배후 세력을 숨기려는 시도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리셋 연구팀은 선동 광고 609건 중 대부분 일란 쇼르 이름이나 쇼르 정당 관련 후보자 이름을 직접 검색한 뒤 발견했다. 전체 광고 중 약 40%는 일란 쇼르의 얼굴이 등장했으며, 나머지 영상은 쇼르 정당의 공식 로고가 포함됐다.

리셋은 선동 광고 유포 작전과 관련된 페이스북 페이지 108개를 발견했다. 모두 선동 광고를 구매하기 전까지 게재한 콘텐츠가 단 한 건도 없는 익명 계정이었다. 게다가 선동 광고에 동원된 가짜 페이스북 페이지 모두 광고 유포 며칠 전 몰도바 언론 기관으로 위장할 의도로 이름 변경 및 리브랜딩이 진행됐다. 리셋 연구팀의 보고 전까지 메타가 발견한 쇼르의 선동 광고 유포 작전과 관련된 가짜 페이지는 단 14개이다.

리셋 연구팀은 “쇼르의 선동 광고는 동유럽 정치 광고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직접 손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대다수 선동 광고 유포 작전과는 다른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과 루마니아와 국경을 맞댄 몰도바는 인구 260만 명인 유럽 최빈국이다. 몰도바는 유럽연합 가입 절차를 진행 중이지만, 러시아 정부는 이미 오래전부터 구소련 영토 일부분이었던 몰도바에서 통제 권한을 되찾을 방안을 찾는 데 혈안이었다.

쇼르의 페이스북 선동 광고 유포 작전은 러시아 정부가 몰도바 지방 선거 이후 시행하는 광범위한 불안정 사태 촉발 시도의 일부분에 해당한다. 몰도바 정보보안부 장관은 러시아가 선동 광고 유포 비용으로 총 5,500만 달러가 넘는 금액을 투입했다고 추산한다. 투표권 매수를 위한 거액의 뇌물 비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몰도바는 현재 유럽연합 회원국이 아니므로 유럽연합이 테크 기업의 자사 플랫폼 관리 방식 투명성 강화를 강행하려는 취지로 도입한 디지털 서비스법(Digital Services Act)을 적용할 수 없다.

2023년 10월 말, 페이스북은 2022년 7월 자로 디지털 서비스법이 도입된 후 처음 투명성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동유럽 국가 내 모국아 콘텐츠 관리 전담 인력이 매우 적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메타는 몰도바 언어이자 현지인 60%가 구사하는 루마니아어를 구사하는 콘텐츠 관리 인력은 35명뿐이라고 밝혔다. 물론, 루마니아어는 루마니아 국민 2,000만 명도 구사하는 언어이다.

예를 들어, 인구 550만 명인 슬로바키아는 2023년 선거 당시 거짓 정보 확산으로 곤욕을 치렀다. 페이스북이 배치한 슬로바키아어를 구사하는 콘텐츠 관리 인력은 단 11명이었다. 그 외에도 인구 300만 명인 리투아니아에는 리투아니아어를 구사하는 콘텐츠 관리 인력을 6명, 인구 약 200만 명인 라트비아에는 라트비아어를 구사하는 콘텐츠 관리 인력 2명만 채용했다.

반면, 페이스북의 투명성 보고서에는 메타의 유럽 본사가 있는 아일랜드에서 인구 2% 미만이 구사하는 아일랜드어를 사용하는 콘텐츠 관리 인력 42명을 채용했다.

리셋 연구원은 “쇼르가 유포하는 선동 광고는 몰도바인을 대상으로 하며, 루마니아어와 러시아어로 제작된 광고이다. 따라서 페이스북이 몰도바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주기적으로 콘텐츠 관리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 동유럽에서는 각종 콘텐츠 관리 작업이나 전치 광고 유포 과정 조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A US-Sanctioned Oligarch Ran Pro-Kremlin Ads on Facebook—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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