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비디오게임 채택, 2024년에도 극장가에서 마블 역전할 수도
상태바
비디오게임 채택, 2024년에도 극장가에서 마블 역전할 수도
2023년에는 거액의 예산을 투자하여 제작한 슈퍼히어로가 등장하는 영화인 마블 시리즈의 실적이 저조했다. 마블의 성공 공식이 시들고, 스튜디오가 거액의 수익을 창출할 다른 프랜차이즈 작품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결국, 게임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영화가 극장가의 새로운 대흥행작이 될 수도 있다.
By WILL BEDINGFIELD, WIRED UK

개봉 예정인 ‘젤다의 전설(Legend of Zelda)’ 영화 개봉 예고 발표 이후 틱톡에서 더 흥미로웠던 점은 애니메이션 시리즈 ‘드로운 투게더(Drawn Together)’의 반복된 장면이었다. 해당 영상에는 파란 모자를 착용한 캡틴 히어로(Captain Hero)가 계단 아래 휠체어에 앉아 있는 모습이 등장한다. 그 옆에는 “영화 개봉 소식이 발표되었을 때 젤다의 전설의 팬 반응”이라는 글이 작성되었다. 이내 “실시간 반응”이라는 자막이 등장하면서 캡틴 히어로가 비명을 지르는 모습이 등장한다. 그리고 조금 더 지나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Batman v Superman: Dawn of Justice)’, ‘스타워즈: 더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Star Wars: The Rise of Skywalker)’, ‘쥬라기 공원(Jurassic World)’ 작가가 젤다의 전설 영화 버전 대본을 작성한다”라는 자막이 등장한다. 그리고 캡틴 히어로가 갑자기 한탄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해당 영상에는 약간의 실수가 있었으나 그동안 많은 이들이 인기 게임 시리즈의 영화화와 관련된 부분에서는 지나치게 무지하지는 않았다. (실제로 영화 작가인 데렉 코놀리(Derek Connolly)가 실제로 ‘쥬라기 공원’, ‘스타워즈: 더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 기여했으나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제작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비디오 게임의 영화화 채택 시 기록한 흥행 실적은 제각각이었다. 그러나 2023년에는 비디오 게임 원작의 영화화가 호평을 받는 중요한 성과가 기록됐다. 일례로, ‘더 라스트 오브 어스(The Last of Us)’는 에미상에서 총 20개가 넘는 부문의 수상 후보로 임명됐다. 그리고 매우 높은 수익성을 기록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The Super Mario Bros Movie)’는 2023년 봄 10억 달러가 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프레디의 피자가게(Five Nights at Freddy’s)’, ‘트위스티드 메탈(Twisted Metal)’ 등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시리즈도 적절한 실적을 기록했다.

비디오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의 매출 상승세가 기록된 시점은 코믹 기반 영화의 하락세와 같은 시점에 발생했다. 슈퍼 히어로 영화가 15년간 영화계를 장악한 뒤 이른바 ‘슈퍼 히어로 피로’가 영화 관객 사이에서 만연한 대화 주제가 되었다. 비디오 게임의 영화화가 할리우드의 새로운 패권을 장악할까? 아직 완성도를 갖추지 않았으나 2023년에는 미래 관객의 취향이 바뀔 가능성이 암시됐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슈퍼 히어로 시리즈 영화의 하락세에 투자한 이들이 기록한 실적은 인상적이다. 워너브라더스와 DC의 영화 ‘샤잠! 신들의 분노(Shazam! Fury of the Gods)’‘블루 비틀(Blue Beetle)’, 그리고 실패로 악명 높은 ‘더 플래시(The Flash)’ 모두 흥행하지 못했다. ‘더 플래시’는 북미 시장에서 개봉 첫 주 수익 5,500만 달러로, 전망치보다 못한 실적을 기록했다. 디즈니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Ant-Man and the Wasp: Quantumania)’ 개봉 당시 뜨거운 반응이 있었으나 이내 관심도가 식고, 결국 실패작을 기록한 몇 안 되는 마블 시리즈가 되었다. 디즈니가 3억 달러가 넘는 홍보 예산을 투자한 마블 시리즈는 미국 현지 개봉 첫 주말 극장 수익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영화 33편 중 가장 낮은 4,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마블 시리즈 투자에 서명한 디즈니 CEO 밥 아이거(Bob Iger)도 슈퍼 히어로 영화에 최소한 신물이 난 듯한 태도를 보였다. 2023년 6월, 아이거는 TV 쇼를 중심으로 마블 프로젝트가 넘쳐난 탓에 슈퍼 히어로 작품의 관심이 식었다고 말했다. 2023년 11월 말, 디즈니가 너무 많은 시리즈를 제작했음을 인정하면서 슈퍼 히어로 시리즈 인기가 줄어들었다고 또다시 언급했다. 배트맨 시리즈, 스파이더맨 시리즈 등 일부 슈퍼 히어로 작품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Guardians of the Galaxy Vol. 3)’가 개봉 당시 기록한 미국 수익은 1억 1,800만 달러이다. 그러나 디즈니는 2023년, 수십억 달러 상당의 매출을 올린 작품을 배출하지 못했다. 소니의 스파이더맨을 제외한 2020년 개봉된 기존 시리즈와 비교하면,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2023년 개봉된 슈퍼 히어로 시리즈 모든 작품보다 더 우수한 실적을 기록했다. 할리우드가 적어도 미래에는 슈퍼 히어로 시리즈를 제작하는 방향을 선택하지 않을 상황을 지켜보기 쉽다.

2023년 최고 인기 작품은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아닌 ‘바비(Barbie)’이다. 하지만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북미 최고 흥행작 10위를 코믹 원작으로 한 슈퍼 히어로 시리즈 작품이 장악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유일하게 코로나19 위협으로 여러 극장가가 문을 닫으면서 영화 관람객의 행동이 바뀌기 직전인 2020년 2월 개봉힌 ‘수퍼 소닉(Sonic the Hedgehog)’이 비디오 게임 원작 영화 중 유일하게 북미 최고 흥행작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뉴욕대학교 경영학 교수 겸 『한 단계 상승: 비디오 게임 창의성과 경쟁, 글로벌 비즈니스(One Up: Creativity, Competition, and the Global Business of Video Games)』 저자인 주스트 반 드루에넨(Joost van Druenen)은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흥행은 여러 비디오 게임 영화화를 이끌 것으로 내다보았다. 반 드루에넨 교수는 슈퍼 히어로가 카우보이와 같은 길을 따를 것으로 내다보며, 할리우드를 장악하던 장르의 변화 추세를 언급했다. (1990년대에는 ‘나 홀로 집에’ 시리즈와 같은 영화가 인기를 끌다가 불과 몇 년 전, 좀비 시리즈가 인기를 누렸다.) 슈퍼 히어로 반대 요소를 갖춘 ‘더 보이즈(The Boys)’와 같은 작품이 1960년대 말과 1970년대를 주름잡던 ‘와일드 번치(The Wild Bunch)’와 같은 서양 혁신 작품처럼 보이는 것과 같다.
 
“이제 비디오 게임 콘텐츠는 예전과 달리 영화 제작자에게 매력적인 소재가 되었다.”
주스트 반 드루에넨, 뉴욕대학교 경영학 교수

이미 확보한 관객층은 영화 평론가의 생각과 같이 슈퍼 히어로 시리즈에 질린 상태이며, 비디오 게임 주인공이 할리우드 매출 격차를 좁힐 것이다. 이미 알려진 작품 시리즈를 바탕으로 영화를 제작하면서 광범위한 영역에서 작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팬 기반을 확보한 채로 개봉될 예정이다. 두 가지 모두 영화 제작사가 감사하게 생각하는 요소이다. ‘갓 오브 워(God of War)’, ‘고스트 오브 쓰시마(Ghost of Tsushima)’, ‘어쌔신 크리드(Assassin’s Creed)’ 등을 살펴보고, ‘더 위처(The Witcher)’까지 살펴볼 수 있다. 그동안 출시한 게임의 영화화를 거부했던 닌텐도도 영화 제작 계획을 세웠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The Last of Us)’에 앞서 비디오 게임의 영화화를 거부하던 닌텐도의 관행을 깰 첫 번째 시리즈 중 하나로 평가받는 ‘아케인(Arcane)’의 두 번째 시즌이 개봉될 예정이다. 아마존에 공개될 ‘폴아웃(Fallout)’ 시리즈는 ‘웨스트월드(Westworld)’와 같은 팀이 제작한다.

반 드루에넨 교수는 “이제 비디오 게임 콘텐츠는 예전과 달리 영화 제작자에게 매력적인 소재가 되었다. 그와 동시에 슈퍼 히어로 시리즈 영화의 인기 종료가 임박했다”라고 말했다. 물론, 확실한 것은 아니다. ‘그란 투리스모(Gran Turismo)’는 확실히 평균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으며, 게임 캐릭터가 슈퍼 마리오 시리즈와 같은 대표적인 게임에 버금가는 경쟁력을 펼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2024년 극장가 상황을 내다보자면, ‘폴아웃’이 비디오 게임의 영화화 성공을 가늠할 조기 시험대가 될 것이다. 2024년 4월 개봉에 앞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다면, 대중문화가 비디오 게임 채택의 시대에 접어든다는 가장 확실한 신호가 될 것이다.

슈퍼 히어로 시리즈 이야기를 다시 꺼내자면, 아티스트의 피로를 제대로 탐색하지 못한 한 가지 요소로 언급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기업 전체에 싫증을 느낀다는 사실이 분명하다. 하지만 다수는 저급 영화에 질린 상태이다. 또, 기업 자체이 싫증이 난 상황과 저급 영화에 질린 두 가지 상황이 얽힌 것도 분명하다. 소니픽처스, 투웬티스 센츄리 폭스(Twentieth Century Fox)의 비디오 게임 라이선스 담당 경력과 토비 맥과이어(Tobey Maguire) 시대의 스파이더맨 게임 3편 제작 작업에 참여한 경력이 있는 마크 카플란(Mark Caplan)은 “슈퍼 히어로 시리즈는 만화책이나 영화, TV 등 어떤 수단이 되었든 항상 관객을 확보했다. 앞으로도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개봉되면 관객을 확보하는 상황은 계속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영화 평론가 리차드 브로디(Richard Brody)는 마블 시리즈에 대한 미온적 평가를 통해 슈퍼 히어로 작품에 전반적으로 무관심한 관객의 태도를 지목했다. 브로디는 슈퍼 히어로 시리즈 실적 감소가 저작권 제한 탓이라고 주장한다. 여러 국가의 아티스트가 슈퍼 히어로 시리즈를 재구성할 수 있다면, 피로 논의는 고려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세계 곳곳에서 슈퍼 히어로 피로 논의가 수년간 이어지고 있다. 브로디는 “슈퍼 히어로 시리즈 작품에는 어떤 상황이 전개될까? 관객의 놀라움, 기이함, 궁금함으로 뿌리내린 영화 장르가 규범과 일상적인 작품의 대명사가 되는 과정은 무엇일까?”라고 작성했다. 비디오 게임 원작 영화가 새로이 포착해야 할 대상은 놀라움과 기이함, 궁금증이 될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Video Game Adaptations Could Keep Beating Marvel at the Box Office in 202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