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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환경 생활 방식, 사실은 크나큰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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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환경 생활 방식, 사실은 크나큰 거짓말?
유기농 식품 섭취나 저전력 전구로 교체하는 행동 모두 친환경 행동이라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눈앞에 있는 더 중요한 친환경 노력 실천 기회를 놓치고 있는가?
By MATT REYNOLDS, WIRED UK

필자가 거주 중인 공동 주택 바깥은 지역 저수지를 따라 길이 형성됐다. 좁은 인도는 왜가리를 발견하기 좋은 장소이자 두 명이 옆에서 나란히 걷기 어려울 정도로 두꺼운 검은 딸기나무로 둘러싸여 있다. 폭우가 쏟아진 길은 진흙투성이가 되어 매장을 가는 길 사이에 형성된 큰 웅덩이를 피해야 한다. 런던 내부 지역의 자연스러운 모습 일부이다.

불과 몇 달 전, 눈에 띄는 형광색 조끼를 착용한 근로자가 와서 검은 딸기나무를 베고, 진흙길을 측정하고는 보행자와 자전거 탑승자를 위한 도로를 타맥으로 포장했다. 필자의 지역 페이스북 그룹에는 도심 자연의 다른 측면을 잃은 것을 한탄하는 지역 주민의 글이 게재됐다. 어느 한 거주자는 “아예 전 세계 도로를 포장하라. 그다음에는 어디까지 포장도로를 연결할 것인가? 후지산까지 갈 수 있나?”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새로운 포장도로가 도보나 자전거로 저수지에 접근하기 용이해진다는 점에 주목한 이들도 있다. 일부 주민은 새로이 형성된 포장도로가 자연이라는 특성은 줄어들지만, 도보나 자전거 이동이라는 접근 방식을 확장한다면, 지역 전체가 이익을 볼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지역 페이스북 그룹이 풍부한 생태학 통찰력을 제시하는 정보 출처가 되는 것은 드문 사례이다. 하지만 지역 오솔길 포장이라는 주민의 불만은 기후변화 퇴치를 위한 중요한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요소이다. 느낌만으로 환경 문제를 이야기한다면, 항상 환경에 가장 좋은 선택을 훌륭하게 판단할 수 없을 것이다. 필자 거주 지역의 지역 오솔길 보존 문제도 마찬가지이지만, 더 큰 문제도 있다. 원자력과 가짜 육류, 인구 밀도가 높은 대도시 등을 언급할 수 있다. 모두 자연스럽지는 않지만, 대안보다는 환경에는 훨씬 더 나은 선택이다. 느낌을 바탕으로 한 환경주의를 남긴다면, 더 강력한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사진=Pixabay]
[사진=Pixabay]

2021년, 여론 조사 결과 입소스(Ipsos)는 30개국 국민 2만 1,000명에게 선진국 거주자의 9가지 행동 중 온실가스 배출량을 가장 많이 감축할 수 있을 만한 행동 하나를 선택하도록 질문했다. 응답자가 가장 많이 선택한 것은 재활용이었다. 그 뒤를 이어 재생에너지 사용, 전기차 혹은 하이브리드차로 변경하기, 저전력 전구 선택하기 등을 선택했다. 입소스가 설문조사에서 언급한 행동 모두 실제 배출량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순위를 책정한 결과, 재활용은 배출량 감축 효과가 3번째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출량 감축 효과가 가장 적은 행동은 저전력 전구 사용이었다. 응답자가 가장 많이 선택한 세 가지 행동 모두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순위 상위권에 해당하지 못했다. 실제로 온실가스 감축 효과 가장 높은 행동은 더 적은 자녀 출산, 차량 미소유, 장거리 비행 피하기 순으로 확인됐다.

많은 이들이 무지하다는 뜻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선택과 인간의 직관이 항상 같지 않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입소스의 설문조사는 응답자에게 다양한 식단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도 물어보았다. 응답자에게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적은 식단을 물어보자 많은 이들이 일부 수입품을 포함한 채식이나 육류, 유제품을 포함한 지역 생산 식단을 선택했다. 응답자 57%는 지역 생산 식단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낮다고 선택했다. 식단과 잘 모르겠다는 답변을 선택한 응답자 비율은 각각 20%, 23%이다.

다른 선택과 마찬가지로 응답자의 느낌은 사실과 달랐다. 지역 농산물 시장으로 도보로 이동하고는 목초지를 먹고 자란 소를 가공한 소고기와 지역 생산 우유 한 병을 구매하는 것이 환경친화적이라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소고기와 유제품은 탄소 발자국이 가장 높은 식품이다. 섭취하는 식품 종류가 식품 구매 지역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데이터 과학자 겸 작가인 한나 리치(Hannah Ritchie)는 출판을 앞둔 저서 『세계의 끝이 아니다: 우리 세대가 지속 가능한 미래를 형성할 첫 세대가 되는 법(Not the End of the World: How We Can Be the First Generation to Build a Sustainable Future)』을 통해 인간의 느낌과 실제 환경 영향 차이가 존재하는 사례를 확장하여 다룬다. 넷플릭스 영화 시청, 스마트폰 충전, 차 한 잔 마시기 등 모두 온실가스 발자국을 남기는 일이다. 인간이 스스로 내리는 모든 결정을 강조한다. 리치 작가는 저서를 통해 “기후변화 퇴치는 일상을 빼앗는 대대적인 희생처럼 느껴진다. 모든 행동이 실제 변화를 가져온다면 괜찮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노력과 강조하는 대상 모두 잘못되었다. 간혹 실제로 중요한 요소를 희생하기도 한다”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라고 느낄 때 복잡해진다. 샌프란시스코의 어느 한 과학 연구팀이 설계한 플라스틱 포장 식물성 버거 구매가 지역에서 도축한 소고기를 먹는 것보다 환경친화적인 일이 아니라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모두 환경 친화성 지표가 있다.

대도시 생활도 마찬가지이다. 유리와 콘크리트로 가득하면서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 환경은 환경친화적인 거주지가 아니라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대도시 거주자의 탄소 발자국이 비교적 적다. 주로 대중 교통수단과 난방 시스템의 효율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도시화에는 콘크리트 생산량 감축, 모든 시민의 바람직한 생활 조건 보장 등 여러 가지 난제가 있다. 하지만 대도시 자체는 인류의 자연 파괴 상징이 될 필요가 없다. 훌륭한 노력을 펼친다면, 대도시는 반대로 친환경 상징이 될 것이다.

유기농법이 친환경 행위라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탄소 발자국을 자세히 살펴보면, 더 복잡하다. 리치 작가는 “유기농법이 기존 농업 방식보다 환경에 더 낫다는 사실은 분명하지 않다”라고 언급했다. 유기농법은 지역 생물종 다양성에는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농지 면적당 식량 생산량이 비교적 적어 토지 사용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적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농지 25%를 유기농법을 채택한 곳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식량 생산량이 7~12% 감소하면서 더 많은 토지가 다른 국가의 농작물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

지역 생산 식품이나 유기농 식품 섭취가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가치관과 장단점 균형을 더 정직하게 보아야 한다. 지역 농민을 지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면, 지역 생산 소고기를 구매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다. 반대로 배출량 문제를 가장 우려한다면, 소고기 대신 닭고기를 대체제로 선택하는 것이 더 낫다. 동물 복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식물성 식품으로 식단을 변경하면서 육류보다는 탄소 배출량이 더 적다는 추가 이익을 누릴 수도 있다.

문제의 일부 원인은 기후 행동 논의 방식이 자연과 인간이 없는 세계를 강조한다는 점이다. 유기농 식품을 친환경 식단으로 생각하고, 면으로 생산한 토트백을 플라스틱 소재 가방보다 자연에 더 이로운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탄소 배출 효과 수치를 실제로 살펴본다면, 그 장점은 더 모호하다. 거대한 첨단 기술 원자력발전소로 목장 언덕 이미지를 나타내기 어렵다. 그러나 원자력 에너지는 가장 안전하면서도 깨끗한 전력 생산 에너지이다. 복잡하면서 더러운 지하 지하철로 향한다면, 자연과는 더 거리가 멀 것이다. 하지만 대규모 이동은 친환경 이동 방식 중 하나이다.

느낌을 기준으로 더 강력하지 않은 무언가를 위한 환경주의 행동을 택하는 것을 멈출 때이다. 리치 작가가 지적한 바와 같이 환경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일과 관련하여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개인적으로 중요한 방식으로 환경에 도움을 주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확실한 환경 보호 효과가 없다고 느끼는 탓에 더 중요한 변화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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