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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스위프트, 큐아넌 그리고 팬덤의 정치적 무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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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스위프트, 큐아넌 그리고 팬덤의 정치적 무기화
최근, 테일러 스위프트가 타임의 ‘올해의 인물’에 선정됐다. 큐아넌 음모론자는 테일러 스위프트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것이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궤도를 바꿀 심리전의 일부분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By ANGELA WATERCUTTER, WIRED US

테일러 스위프트는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인기를 유지했다. 스위프트는 자신의 팬과 마찬가지로 대중을 상대로 군림한다. 2023년, 스위프트는 에라스 투어(Eras Tour)로 10억 달러에 가까운 수익을 기록했다. 에라스 투어 영화의 전 세계 수익은 2억 5,000만 달러에 이른다. 2023년 가을, 스위프트가 미식축구팀 캔자스시티 선수 트래비스 켈시(Travis Kelce)와 연인 관계라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미식축구계에서 화제가 되었다. 그러나 타임즈가 스위프트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자 음모론자 사이에서는 스위프트가 선정된 이유를 단 한 가지로만 설명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바로 스위프트가 심리전을 펼친다는 의혹이다.

인터넷에 오랜 시간 접속했다면, 오래전부터 스위프트와 관련된 음모론을 접한 적이 있을 것이다. 2016년, 스위프트가 주로 정치와는 무관한 공개된 삶을 이어갔을 당시 미국을 실제로 이해하려 인종차별주의 및 보수적 안건을 추가로 내세운 이른바 대안 극우 세력의 영웅이 되었다. 2018년, 스위프트가 갑자기 정치 관련 발언을 하자 일부 누리꾼은 농담 삼아 NPC로 스위프트를 교체한 것이라는 말을 했다. 가장 최근 왜곡된 사항이 궁금한가? @EndWokeness라는 X(구 트위터) 계정에는 “미국 정권은 2024년, 스위프트를 무기화할 계획을 세웠다”라고 주장했다. 스위프트를 정치 무기화할 계획을 합당한 주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문제에 제대로 집중하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3년 12월 11일(현지 시각) 기준 팔로워 190만 명을 보유한 @EndWokeness의 스위프트 관련 게시글 조회수는 78만 8,000건을 기록했다. 텔레그램에서는 어느 한 큐아넌 인플루언서가 “다음 세대에는 가장 좋아하는 유명인과 협력하는 강력한 영향력을 인식하도록 일깨워주어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게재했다. 우익 성향의 정치 평론가 잭 포소벡(Jack Posobiec)은 X에 “테일러 스위프트의 야심 찬 정보전이 활개 치고 있다”라고 게재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타임의 2023년 올해의 인물 선정 결과 발표에 앞서 스위프트가 더 큰 성공을 위한 마력을 행사하고, 좌익 세력은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위해 스위프트의 영향력을 이용하고자 한다는 의혹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시절, 수석 보좌관으로 재임했던 스티븐 밀러(Stephen Miller)는 X에 “테일러 스위프트와 관련하여 발생하는 일은 유기적인 일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게재했다.

모든 상황은 데이비드 길버트(David Gilbert) 와이어드 기자가 페이스북, X 게시글 여러 편에 스위프트의 가짜 인용문을 동원하여 우크라이나 반대 정서를 자극하려 한 친러 세력의 선동 광고를 조사한 내용을 밝히는 기사가 게재된 시기와 같은 주에 발생했다. 친러 세력의 우크라이나 반대 선동 광고 도중 유명인을 활용하는 것이 정보를 조작할 강력한 방법임이 드러났다. 스위프트 등 유명인을 이용한 우크라이나 반대 정서를 자극하는 광고 작전 보도 이후 마이크로소프트 연구팀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러시아 조직이 일라이자 우드(Elijah Wood), 마이크 타이슨(Mike Tyson) 등 유명인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카메오 영상을 변경한 사실을 발견했다. 

리즈대학교 정치학 교수 조나단 딘(Jonathan Dean)은 스위프트는 유명인과 정치가 교차하면서 이를 전 세계 단위로 이용하는 방식을 나타내는 독특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딘 교수는 “지난 10년간 드러난 문화와 정치의 중요한 기능은 대중문화 팬덤과 정당의 표현과 형태, 운영 방식 등이 매우 비슷해진 점이다. 미국과 영국에는 확실히 존재하며, 그 외 다른 국가에도 비슷한 양상이 존재한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딘 교수는 대중문화 팬덤과 정당 운영 방식의 유사함을 언급했다. 이와 관련, “테일러 스위프트는 대중문화와 정당의 표현, 형태, 운영 방식 모두 비슷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라고 말했다.

로테르담에라스무스대학교 언론 및 대중문화 부교수 시몬 드리센(Simone Driessen)도 딘 교수의 주장에 동의하며, 팬덤의 메시지 확산 방식이 정치적 메시지 확산과 통합하여 즉시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드리센 부교수가 설명한 바와 같이 팬 활동의 관습을 중심으로 한 팬덤은 무기화가 가능하다. 다만, 스위프트가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무기화될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는 이들에게는 스위프트가 어떠한 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이 이상하다. (스위프트의 대변인은 심리전 행사 의혹 관련 문의 메일에 회신하지 않았다.)

스위프트가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닐 수도 있다. 스위프트 스스로 화제를 끌어 모으는 법을 알고 있다. 스위프트는 청취자가 직접 의미를 해석하도록 노래 가사를 작성한다. 스위프트의 팬은 자신만의 이론을 지닌 이들이다. 스위프트의 모든 이미지와 메시지를 퀴어의 시선을 통해 해석하고, 스위프트가 여성을 지지한다는 점을 암시하려 한다는 믿음을 강화하는 게일러스(Gaylors) 지지에 합류하는 것과 같다. 간혹 스위프트가 뉴욕제츠를 상대로 출전한 켈시의 경기를 관람하러 간 모습이 포착된 것을 두고 스위프트가 전용기를 사용한 사실이 구글 검색 결과에서 밀려나도록 변경하려 한 것이라고 믿는 이들도 있다.

스위프트의 이름은 주목을 받으며, 영향력이 있다. 바로 이스라엘이 종종 SNS 게시글에 스위프트를 태그하고, #스위프트팬팔레스타인지지(#SwiftiesForPalestine)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스위프트에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관련 발언을 하도록 요청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명인은 수백 년 동안 정치 운동에 이용됐다. 정치인은 유명인이며, 스위프트 팬도 기존의 다른 팬덤과 같이 동시에 행동한다. 하지만 스위프트 팬의 사례는 독특하다. 스위프트는 가수 경력 초반에 정치와 무관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스위프트 팬은 개인의 가치관이 무엇이든 스위프트에게 투영했다. 마침내 스위프트가 여성과 성소수자 권리, 조 바이든 지지 발언을 하자 일부 소외 계층의 지지를 얻으면서 스위프트의 팬덤에 합류하도록 했다.

스위프트는 누구나 명분이 무엇이든 스위프트가 첩보 요원이었다는 주장을 펼치는 이들의 중요성을 만들었다. 스위프트 팬에게는 스위프트가 우크라이나인은 사기꾼이라는 발언을 하는 것을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러시아 선동 광고 작전 개시 세력이 스위프트의 명성을 선동광고 유포에 이용하여 성공하는 할 가능성이 매우 적다고 본다.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스위프트가 지지할 후보는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어쩌면, 스위프트의 대통령 선거 지지 후보 관련 사항이 진짜 심리전이 될 수도 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aylor Swift, QAnon, and the Political Weaponization of Fand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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