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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유전자 가위 기술 ‘크리스퍼’ 치료제, 미국서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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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유전자 가위 기술 ‘크리스퍼’ 치료제, 미국서 승인
한때 유전자 편집 수정 기술은 위험성이 높은 줄기세포 이식술로만 치료받을 수 있었던 겸상적혈구 환자의 고통을 의도적으로 중단할 의도로 개발되었다.
By EMILY MULLIN, WIRED US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이른바 유전자 가위 기술인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을 사용하는 최초의 치료제를 승인했다.

카스거비(Casgevy)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유전자 편집 기술 기반 치료제는 미국인 10만 명 이상이 앓고 있는 유전성 혈액 질환인 겸상적혈구 환자 치료 목적으로 개발됐다. 카스거비는 2023년 11월 16일 자로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승인되었다. 카스거비는 각각 보스턴과 스위스에 본사를 둔 바이오테크 기업인 버텍스 파마슈티컬(Vertex Pharmaceuticals)과 크리스퍼 테라퓨틱스(Crispr Therapeutics)가 손을 잡고 개발했다.

카스거비는 겸상적혈구 환자의 특징인 신체적 고통 제거를 목표로 한다. 치료 과정은 환자의 세포를 신체 바깥으로 꺼내 겸상적혈구 원인이 되는 유전적 결함에 저항한다. 고질적인 통증을 겪는 성인과 12세 이상 아동 환자 모두 카스거비로 치료받을 수 있다. 카스거비는 수년 혹은 수십 년까지 치료 효과를 유지할 수도 있다는 장점과 함께 일회성 치료로 끝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됐다.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산하 국립 인체유전체연구소(National Human Genome Research Institute) 부소장 대행인 벤스 본햄(Vence Bonham)은 “FDA의 카스거비 승인은 겸상적혈구 치료의 중대한 전환점이다. 카스거비가 겸상적혈구 환자 개인의 삶과 통증 부담을 완화하는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FDA는 2024년 3월 30일(현지 시각), 카스거비 치료제가 겸상적혈구와 관련된 질환인 베타지중해빈혈(beta thalassemia) 치료제로도 유통할 것인지 승인할 예정이다. 영국은 2023년 11월, 카스거비를 겸상적혈구 치료제와 베타지중해빈혈 치료제로 모두 사용하도록 승인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겸상적혈구는 인간의 적혈구 세포 응고와 함께 유연한 원형이 아닌 단단한 초승달 모양을 갖추는 유전 질환이다. 겸상적혈구는 결합하여 혈액 흐름을 막고, 각종 극심한 고통을 유발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장기 손상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겸상적혈구는 조기 사망 원인이 될 수도 있으며, 건강한 적혈구 세포가 부족한 상태로 남도록 한다. 적혈구 세포가 부족하면, 신체에 충분한 산소 공급이 되지 않아 빈혈 원인이 된다. 빈혈은 피로와 호흡 곤란, 어지러움 등을 유발한다. 겸상적혈구 환자의 예상 수명은 건강한 미국인보다 20년 이상 짧은 편이다.

크리스퍼 테라퓨틱스 사장 겸 CEO 사마라스 쿨카니(Samarth Kulkarni)는 “겸상적혈구는 끔찍한 질병이다. 겸상적혈구 환자가 매일 느끼는 부담은 매우 크다. 겸상적혈구 환자에게는 끊임없이 사망 위험성이 따른다”라고 말했다.

겸상적혈구 원인은 신체를 통해 산소를 운반하는 단백질인 헤모글로빈이 비정상적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HBB 유전자 변형에서부터 시작한다. 누구나 똑같은 HBB 유전자 두 개를 보유했다. HBB 유전자 중 하나는 부모에게서 유전된다. 겸상적혈구 문제를 선천적으로 지닌 채로 태어난 아기는 부모의 변형된 HBB 유전자를 복사한다.

카스거비는 노벨 화학상을 수상자가 연구한 크리스퍼 기술을 이용해 부모의 세포를 변형하고, 건강한 헤모글로빈을 생성하도록 한다. 크리스퍼 시스템은 유전체를 자르는 단백질과 유전자가 편집돼야 할 지점을 세포로 안내하는 가이드 분자로 구성되었다.

크리스퍼 기술로 치료하려면, 겸상적혈구 환자의 줄기세포를 골수 바깥으로 꺼낸 뒤 연구실에서 편집해야 한다. 과학자는 다른 유전자인 BCL11A를 이용해 한 번에 유전체를 자르고, 보통 출생 직후 절단되는 태아의 헤모글로빈 형태 생성을 강화한다. 태아의 헤모글로빈 형태 생성은 비정상적인 성인 헤모글로빈을 정상적인 형태로 변경한다. 편집된 세포는 환자의 혈액 흐름으로 돌아간다.

겸상적혈구 환자 45명이 카스거비 임상시험에 참여했다. 연구팀은 피실험자 중 31명을 2년간 추적했다. 임상시험으로 편집된 세포를 단 한 번 주입한 뒤 환자 29명이 최소 1년간 고통에서 벗어났다.

지금까지 존재하는 겸상적혈구의 유일한 치료법은 가까운 친척의 줄기세포 이식술이다. 그러나 줄기세포 이식술을 받을 수 있는 환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식 과정은 생명을 위협할 위험성이 있으며, 항상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카스거비 상용화 후 최초로 처방받게 될 환자는 2024년 초까지 치료를 받을 확률이 낮다. 세포 주입 전 환자의 세포 수집, 편집, 유전자 편집 수준 관리 점검 시행까지 몇 주가 걸린다. 쿨카니는 “겸상적혈구 치료 시 다소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전문의는 치료 시간을 지체하고 싶지 않다. 환자도 마찬가지로 시간이 걸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겸상적혈구 치료를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려 왔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2023년 12월 8일(현지 시각), FDA는 카스거비와 함께 겸상적혈구의 두 번째 유전 치료제 유형에 해당하는 리프제니아(Lyfgenia)도 승인했다. 리프제니아는 크리스퍼를 사용해 유전자를 자르지 않는다. 대신, 치료 유전자를 세포에 추가하여 건강한 헤모글로빈을 생성하도록 한다. 매사추세츠주 소머빌에 본사를 둔 기업인 블루버드바이오(Bluebird Bio)가 개발한 리프제니아도 환자의 세포를 신체 바깥으로 꺼내는 과정을 포함하여 치료한다. 블루버드바이오는 2년간 임상시험을 진행하면서 리프제니아로 치료를 받은 피실험자 32명 중 28명이 6~18개월 뒤 통증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다만, FDA는 리프제니아의 위험성이 높다고 함께 경고했다. 리프제니아로 치료하면서 심각한 안전 위험이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FDA가 경고한 이유는 리프제니아로 치료를 받은 환자 중 치료 후 혈액암 진단을 받은 환자가 있기 때문이다. FDA는 리프제니아로 치료를 받는 환자에게는 치료 후 평생 건강 상대 진단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혈액 질병 부서 원장인 알렉시스 톰슨(Alexis Thompson)은 카스거비와 리프제니아 모두 겸상적혈구 환자에게는 혁신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본다. 톰슨 원장은 “선천적으로 겸상적혈구 진단 위험성이 있는 아동 부모에게 치료 가능성도 함께 안내할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겸상적혈구 환자 가족과 대화를 하는 것 자체가 두려웠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First Crispr Medicine Is Now Approved in the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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