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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메시지 보관, ‘1000달러’면 가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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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메시지 보관, ‘1000달러’면 가능해
프랑스 스타트업 바이오메모리가 DNA를 이용하여 텍스트 데이터 1KB를 암호화하는 신용카드 크기의 저장소를 출시한다.
By EMILY MULLIN, WIRED US

중요한 파일과 사진, 영상은 플래시 드라이브나 외장 하드드라이브에 백업할 것이다. 하지만 머지않아 중요한 데이터를 DNA에 대신 저장할 날이 올 것이다.

프랑스 기업 바이오메모리(Biomemory)는 개인 DNA 기반 데이터 저장소를 대중화하고자 한다. 2023년 12월 4일(현지 시각), 바이오메모리는 DNA를 저장 수단으로 사용하고자 할 때 텍스트 데이터를 짧은 이메일과 비슷한 용량인 1KB 저장할 수 있는 지갑 크기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같은 카드 두 장을 1,000달러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격은 메모리 스틱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비싼 편이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메모리 스틱과 DNA를 이용한 저장소 카드 가격은 비교할 수 없다.

바이오메모리 CEO 어페인 아와니(Erfane Arwani)는 바이오메모리가 일종의 실험을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아와니는 “바이오메모리는 DNA를 이용한 데이터 저장 과정을 세계에 보여줄 준비가 되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전 세계 데이터 생성 속도가 조만간 사용 가능한 저장 공간을 뛰어넘을 세계에서 연구팀은 DNA 가닥에 정보를 저장하는 방안을 떠올렸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복수 기업은 DNA 저장 기능을 개발 중이다. 노래와 영상, TV쇼, 더 나아가 멀웨어까지 유전 물질에 암호화하는 데 성공한 단체도 있다.

DNA의 주요 이점 중 하나로 현재 사용하는 전자 기기보다 저장 수단의 밀도가 훨씬 더 높다는 점을 언급할 수 있다. 하버드대학교 비스 연구소(Wyss Institute)는 DNA 1g에 ‘어벤져스: 엔드게임(Avengers: Endgame)’ 영화 사본 약 3,600만 편을 저장할 수 있다고 추산한다. DNA 저장소는 시간이 지나면서 오늘날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SSD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보다 더 안정적이면서 에너지 소모량도 적을 것이다. 정보를 DNA에 암호화하여 보관한다면, DNA 염기서열분석기를 이용하여 회수할 때까지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아도 된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바이오메모리는 DNA 저장소의 최소 수명으로 현재 인간이 사용하는 디지털 데이터 저장 수단보다 훨씬 더 긴 150년을 약속한다.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의 수명은 약 5년, 플래시 드라이브의 수명은 10년 안팎이다.

아와니는 “그동안 컴퓨터 연산 작업은 전자 장치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나노초 단위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전자 장치는 매우 취약하며, 유지하기 매우 어렵다”라고 말했다.

2021년 설립된 바이오메모리의 포괄적인 목표는 데이터센터 내 하드드라이브 사용 장소에서 대신 사용할 수 있는 DNA 저장소 장치를 개발하는 것이다. 오늘날 데이터센터는 창고 크기의 건물 여러 채가 곳곳에 흩어져 있으며, 서버 장치가 여러 줄로 나열된 형태이다. 메일 전송, 영화 재생, 틱톡 콘텐츠 공유, 비트코인 거래 모두 데이터센터 내 서버에서 처리되며, 전 세계 전기 소모량 약 1.5%를 차지한다.

DNA는 자연의 기본 저장소이다. 분자는 화학 염기인 아데닌(adenine), 사이토신(cytosine), 구아닌(guanine), 타이민(thymine)으로 구성되었다. 네 가지 염기는 각각 A, C, G, T로 짧게 표기하기도 한다. 네 가지 성분이 모여 이중나선을 형성한다. 염기 배열은 모든 생명체의 유전적 청사진을 결정한다.

DNA에 데이터를 저장하려면, 파일을 0과 1로 구성된 이진 코드에서 A, C, G, T 배열로 전환해야 한다. 바이오메모리 웹사이트에는 사용자가 구글 번역 프로그램과 같은 인터페이스에 저장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입력하면, 메시지가 DNA 코드로 전환된다고 설명했다. 이후 바이오메모리는 DNA 코드에서 DNA 가닥을 맞춤 제작하고는 화학적으로 염기마다 합성하여 바람직한 배열과 일치시킨다. 아와니는 바이오메모리의 현재 DNA를 이용한 데이터 저장 과정으로 데이터 1KB를 생성하는 데 약 8시간이 걸린다고 전했다.

DNA는 해결책으로 생성된다. 다음 단계에서는 DNA를 염색하여 데이터 저장 수명을 늘리는 것이다. 1980년대에 프랑스에서 처음 배포된 마이크로칩을 내장한 신용카드에서 영감을 받은 바이오메모리 연구팀은 은색 신용카드와 같은 장치에 DNA를 보관하는 서킷 칩을 장착했다. 바이오메모리의 카드는 DNA를 보관하기 위해 산소 진입을 막도록 밀폐되었다.

아와니는 카드를 구매하면, 똑같이 생긴 카드 두 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카드 한 장은 데이터 보관용 카드이고, 나머지 한 장은 데이터 회수 과정 실험용이다. 메시지를 회수하고자 한다면, 카드 하나에 메일을 보낸 뒤 열면 된다. 이후 건조된 DNA를 원상 복구하고는 염기서열분석기로 데이터 내용을 읽게 된다. A, C, G, T로 구성된 염기서열이 고객에게 메일로 전송된다. 고객은 바이오메모리 웹사이트에 접속하여 염기서열을 다시 텍스트 메시지로 전환할 수 있다.

아와니는 DNA를 안전하면서 보안 수준이 훌륭한 방식으로 민감한 데이터를 보관하고자 하는 사용자를 위한 장기 저장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조지아공과대학 연구소 산하 사이버보안 및 정보보호&하드웨어 평가 연구소(CIPHER) 소속 수석 과학자 니콜라스 가이스(Nicholas Guise)는 카드를 사용하여 중요한 패스워드, 안전 자산 예금 키, 가족만의 요리 비결, 자녀나 손주가 보낸 메시지 등 장기간 변경하지 않은 채로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고 본다.

가이스 박사는 “평생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자주 회수하지 않는 데이터를 보관해야 한다. 1KB라는 용량 제한으로는 저장할 수 있는 정보가 많지 않다. 하지만 약간 더 규모를 늘린다면, 가족사진과 홈 비디오를 저장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이스 박사는 DNA 저장소를 가장 매력적인 저장 수단으로 볼 만한 고객층으로 다량의 아카이브 저장이 필요한 기업과 정부 기관을 꼽았다. 그는 “DNA를 저장소로 사용하면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크기가 작다는 점이다. 데이터를 다량으로 저장하고자 한다면, 더 중요한 부분이다”라고 언급했다.

DNA 저장소를 연구 중인 MIT 생물 엔지니어링 교수 마크 배스(Mark Bathe)는 바이오메모리 카드가 DNA를 이용한 데이터 보관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의 관심도를 시험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배스 교수는 카드 가격이 일반 저장 수단보다 훨씬 더 비싸지만, 바이오메모리가 초기 구매자를 일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배스 교수는 “DNA 데이터 저장소의 가치와 유용함을 둘러싼 가설이 많다. 그러나 실제 DNA 데이터 저장소와 같은 제품이 출시되기 전까지 시장에서 자유롭게 구매하고자 하는지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 DNA 데이터 저장소 구매 의사를 두고 실험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배스 교수는 소비자가 DNA 데이터 저장소에 관심을 보인다면, DNA 배열 작성 비용과 함께 카드 가격이 인하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는 “소비자 수요는 비용 절감과 생산 규모 증가를 위한 투자를 견인한다. 모든 테크 제품이 겪는 전형적인 수요 곡선 변화이다”라고 설명했다.

아와니는 카드 가격이 비싼 부분적인 이유는 DNA 합성 속도가 느리고, 합성 비용이 비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신생 기업에 해당하는 바이오메모리는 DNA 데이터 저장소 수요를 관리하는 동시에 주문량도 목표치를 달성하고자 한다. 바이오메모리는 2023년 12월, 제품 주문을 받기 시작하고, 2024년 1월 중으로 초기 주문 제품을 배송할 계획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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