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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젬픽, ‘알코올’ 섭취량 감소 효과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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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젬픽, ‘알코올’ 섭취량 감소 효과도 있어
오젬픽이나 위고비라는 이름으로 더 널리 알려진 세마글루타이드 약물이 알코올 섭취 욕구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가설을 뒷받침할 증거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By GRACE BROWNE, WIRED US

오젬픽(Ozempic)위고비(Wegovy)의 유용함은 체중 감량 효과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10년 넘게 진행된 연구를 통해 당뇨 치료제로 사용되는 비슷한 약물에 놀라운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바로 알코올 섭취 욕구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세마글루타이드와 같은 약물의 겉으로 드러난 효과는 다년간 환자에게 처방한 경험이 있는 의사에게는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다. 2011년, 인도 연구팀은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라는 당뇨 치료제라 사용되는 GLP-1 수용체가 소수 환자 집단의 알코올 섭취량을 대거 줄인 사실을 확인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피실험자 63명 중 9명이 금주했다.

세마글루타이드 약물을 알코올 중독 치료 약물로 처방하는 방안을 더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첫 번째 GLP-1 수용체 작용제는 2005년, 엑세나타이드(exenatide) 형태로 시장에 등장했다. 그와 동시에 알코올 섭취 욕구가 줄어든 환자 사례가 여러 차례 반복하여 보고됐다. 덴마크 코펜하겐 정신의학센터(Psychiatric Centre Copenhagen) 박사후 연구원 메트 크루스 클라우센(Mette Kruse Klausen)은 “일부 환자는 주말이면 레드와인 한 잔을 즐길 수 있도록 연휴마다 약물 복용을 중단하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이미 승인된 안전한 약물이 알코올 섭취 욕구를 억제할 수 있다면, 전 세계 인구 2억 8,000여 명 이상 앓고 있는 알코올 사용 장애(AUD) 치료 약물로도 처방하는 방안이 흥미로울 것이다.

후속 연구는 느린 속도로 진행됐다. 우선, 연구팀은 동물을 대상으로 GLP-1 수용체 작용제를 주입하면서 실험해야 했다. 동물 실험 단계에서 GLP-1 수용체 작용제를 주입할 때 알코올 섭취 감소 효과가 있다는 고무적인 결과가 입증됐다.

후속 연구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 진행됐다. 2017년, 덴마크에서 크루즈 클라우센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임의로 피실험자 집단을 모집하여 진행한 실험에서 엑세나타이드를 처방하여 알코올 사용 장애 환자를 치료했다. 알코올 사용 장애 환자 127명의 알코올 섭취량 감소 효과가 있었다. 피실험자 절반은 엑세나타이드를, 나머지 절반은 위약을 복용했다. 이어서 알코올 섭취 감소 효과가 지연되는 요소가 발생했다. 연구팀은 엑세나타이드를 복용한 이들이 두 피실험자 집단 사이의 알코올 섭취량 감소 효과를 견인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엑세나타이드 효과 부재 원인이 두 피실험자 집단이 받던 인지 행동 치료 때문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했다. 환자의 알코올 사용 장애 심각성이 알코올 사용 장애 치료 방법을 모색하던 다른 임상시험 피실험자보다 낮은 편이라는 가설도 세웠다. 크루즈 클라우센 박사는 알코올 사용 장애 환자 개입 연구는 실험 참여 중단 비율이 높은 탓에 어려웠다고 전했다. 또 다른 데이터 분석 결과 엑세나타이드는 알코올 섭취량을 대거 줄이는 데 효과가 있지만, 비만에 해당하는 피실험자에게만 효과가 있다는 조건이 뒤따랐다.

임상시험이 실패한 또 다른 요인으로 엑세나타이드가 오젬픽이라는 이름으로 더 널리 알려진 비교적 새로이 등장한 약물인 세마글루타이드보다 효과가 약하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제 오젬픽은 어디서나 구할 수 있으며, 식품은 물론이고, 온라인 쇼핑과 흡연, 손톱 물어뜯기, 알코올 섭취량 모두 감소했다는 사례를 제시하는 증거가 계속 쌓이고 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이제 오젬픽과 같은 약물이 알코올 사용 장애 치료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지지하는 첫 번째 경험 기반 증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2023년 11월 27일(현지 시각), 임상 정신의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Psychiatry)에 세마글루타이드 약물이 알코올 사용 장애 치료 효과가 있다는 주장을 강력히 뒷받침하는 사례 연구 논문이 게재됐다. 해당 논문은 일련의 사례 연구를 연속으로 공개했다. 논문은 체중 감량 목적으로 세마글루타이드를 처방받았으나 알코올 사용 장애 목적으로도 약물을 처방받을 자격이 있는 환자 6명의 사례를 다루었다. 피실험자 6명 중 일부 피실험자는 체중 감량 수준이 미미했으나 피실험자 6명 모두 알코올 사용 장애 증상이 대거 완화되었다.

논문이 소개한 소수 사례 연구는 시작에 불과하다. 논문 저자는 오클라호마 털사 지역에서 알코올 사용 장애 치료 목적으로 세마글루타이드를 처방받을 피실험자를 모집하여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도 비슷한 연구가 진행됐다. 임상시험 이후 데이터 공개 시점까지 최소 1년 6개월이 걸릴 것이다. 연구논문 저자이자 오클라호마 주립대학교 약학 및 생리학 교수 카일 시몬스(Kyle Simmons)와 오클라호마대학교 약학 부교수 제시 리차드(Jesse Richards)는 이번 사례 연구는 임상시험 데이터를 정리하기 위해 진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리차드 부교수는 컨퍼런스 발표를 위해 GPL-1 수용체 작용제 약물 제조사인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많은 과학자가 세마글루타이드 약물이 알코올 섭취를 억제하는 방식을 확실히 알지는 못한 상태이지만, 식욕 저하와 같은 방식으로 알코올 섭취 감소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알코올 섭취 욕구는 알코올이 생성하는 보상 절차를 바탕으로 형성되고, 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을 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은 갑자기 알코올 섭취 욕구를 자극한다.

GLP-1 수용체는 보상 과정을 통제하는 뇌 구조를 포함한 신체 곳곳에서 조금씩 발견된다. GLP-1 수용체는 인간의 알코올 반응 방식을 포함한 인체에서 작용하는 다양한 역할을 지닌 호르몬 GLP-1 분비를 통제한다.

GLP-1 반응을 모방하는 세마글루타이드 약물은 알코올이나 음식 등 만족감을 위해 필요한 물질량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차드 부교수는 일부 환자가 보통 과음할 때 스포츠 경기 현장이나 낚시 등 특별한 현장을 찾고는 평소대로 알코올을 섭취하기보다는 알코올 한 잔을 마신 뒤 지루함을 느끼고는 알코올 섭취 사실을 잊는다고 설명했다.

신경학 단위에서 발생하는 일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새로운 임상시험으로 알코올 소비량 추적은 물론이고, fMRI 스캐너로 피실험자의 뇌가 알코올 단서에 반응하는 방법도 살펴볼 수 있다.

알코올은 여러 중독성 물질 중 하나일 뿐이다. 연구팀은 세마글루타이드 약물이 금연이나 다른 약물 중독 치료 효과도 있을 가능성을 고려한다. 시몬스 교수는 알코올 섭취량 감소 효과를 확인하는 것이 연구 시작점으로 좋다고 말했다. 알코올 사용 장애가 있는 환자 중 대규모 환자 집단이 정신 질환 등 다른 문제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운 사례 연구는 규모가 작고, 가장 이상적인 임상시험은 시간이 걸린다. 2023년 11월 24일(현지 시각), 세마글루타이드 약물 주입 효과를 연구한 복수 연구원 중 시몬스 교수와 크루즈 클라우센 박사는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세마글루타이드의 효과를 조사한 연구 결과가 흥미로우면서도 희망적인 결과를 보여주었으나 세마글루타이드를 알코올 사용 장애 치료 약물로 처방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경고하는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 먼저, 연구팀이 질적으로 우수한 임상시험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와 동시에 알코올 관련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치료 효과가 검증된 약물이 존재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날트렉손(naltrexone), 디설피람(disulfiram), 항갈망제(acamprosate) 등 승인된 약물을 예시로 언급했다. 그러나 알코올 사용 장애 치료제 복용 환자 비율과 장기적 성공률은 매우 적다. 미국에서는 알코올 사용 장애 약물을 처방받을 수 있는 환자 비율이 2%도 되지 않는다. 시몬스 교수는 “환자가 보건 복지 기관에 방문하여 알코올 섭취량을 줄일 목적으로 세마글루타이드 첩아을 요구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미 많은 환자가 세마글루타이드 처방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당뇨, 비만 치료 목적으로 세마글루타이드를 처방받는 환자 수가 많다. 우연일 확률이 높지만, 세마글루타이드를 처방받은 환자 중 간혹 문제성 알코올 섭취 장애 개선 효과를 본 환자도 있다. 시몬스 교수는 실제로 알코올 섭취 문제 개선 효과가 있다면, 오젬픽을 비롯한 세마글루타이드 약물이 재빨리 중독 치료제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약물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보았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Ozempic Could Also Help You Drink Less Alcoh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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