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테크 업계 유력 여성 인재, 전원 남성으로 구성된 오픈AI 이사회 합류 원하지 않는다
상태바
테크 업계 유력 여성 인재, 전원 남성으로 구성된 오픈AI 이사회 합류 원하지 않는다
2023년 11월, 오픈AI 내부에서 혼란스러운 일이 발생한 뒤 오픈AI는 여성 이사를 모두 남성으로 교체했다. 오픈AI가 이사회 구성원을 추가로 확보하려는 가운데, 팀닛 게브루, 사샤 루치오니 등 AI 분야의 주요 여성 인사 모두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오픈AI에 합류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By KATE KNIBBS, LAUREN GOODE, KHARI JOHNSON, WIRED US

2023년 11월 초, 오픈AI 이사진이 갑자기 인기가 많았던 CEO 샘 알트만(Sam Altman)을 해고했다. 알트만을 해고한다는 소식은 테크 업계에 충격을 안겨주고, 알트만을 향한 충성도가 높은 오픈AI 직원의 분노를 자극했다. 결국, 오픈AI 직원 절대다수가 퇴사한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알트만의 복귀를 촉구했다. 5일간 알트만의 해임이라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진 끝에 알트만이 복귀했다. 그와 동시에 오픈AI 이사회는 전직 세일스포스 CEO이자 트위터 이사회장이었던 브렛 테일러(Bret Taylor)의 지도에 따라 전원 남성 구성원으로 재구성됐다.

11월 내내 오픈AI 임시 이사회 구성원 세 명이 이름을 올렸다. (추후 이사회 구성원이 추가될 것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알트만 해임 이전까지 오픈AI 이사회 구성원은 총 6명이었다. 알트만과 오픈AI 공동 창립자 그렉 브로크만(Greg Brockman), 일리야 서츠케버가 쿼라 CEO 애덤 디안젤로(Adam D’Angelo) 쿼라 CEO와 AI 안전 연구원 헬렌 토너(Helen Toner), 3D 매핑 스타트업을 이끄는 로봇 엔지니어 타샤 맥콜리(Tasha McCauley)와 함께 이사회 자리를 차지했다.

오픈AI의 알트만 해임 시도라는 특징은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이사회 구성원 6명 중 디안젤로만이 지금도 오픈AI 이사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테일러와 함께 미국 재무부 장관 출신인 래리 서머스(Larry Summers)가 신임 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서머스는 2005년, 선천적인 성별 차이가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 전문 경력으로 성공하는 여성이 적은 이유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악명이 높은 미국 자본주의의 살아있는 상징이다.

알트만과 브로크만, 서츠케버 모두 이사 역할을 하지 않지만, 오픈AI에서 근무한다. 알트만 해임 사태 이전까지 오픈AI 여성 이사로 활동했던 토너와 맥콜리는 이제 오픈AI와 관계를 단절한 상태이다. 오픈AI가 승승장구할수록 새로이 교체된 오픈AI 이사회의 성비 불균형은 AI 분야에서 여성이 처한 위험한 입지를 나타낸다.

워싱턴대학교 역사학 교수이자 『규정: 실리콘밸리와 미국 재구성(The Code: Silicon Valley and the Remaking of America)』 저자인 마가렛 오마라(Margaret O’Mara) 교수는 “오픈AI 이사회 교체 후 두드러진 성비 불균형은 처음부터 남성과 함께 활동할 여성 인력이 부족했다는 사실을 부각한다”라고 말했다. 오마라 교수는 오픈AI의 새로운 이사회가 실리콘밸리의 권력 구조를 반영하였으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AI 기업의 혼란 이후 사업 재개 방식을 암시하기도 한다고 보았다. 단, 사업 재개가 테크 업계 대기업 소속 유력한 남성 인물의 복귀를 의미한다면,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2015년, 오픈AI 창립 당시 이사회 구성원은 알트만과 일론 머스크 단 두 명이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0년 말, 대규모 언어 모델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연구 논문 게재를 두고 언쟁을 벌인 뒤 구글에서 해고된 저명한 AI 연구원 팀닛 게브루(Timnit Gebru)는 언론에서 오픈AI의 신임 이사 후보로 거론되었다. 게브루는 책임감 있는 AI 연구를 이끌던 지도자였다. 구글을 떠난 뒤 “AI의 존재는 불가피하지만, 그 피해는 예방 가능하다”라는 문구와 함께 AI 연구 분야에 존재하는 기업을 자처하는 ‘디스트리뷰티드 AI 연구소(Distributed AI Research Institute)’를 창립했다. 오픈AI가 여전히 안전한 AI 개발에 주력한다는 사실을 암시하고자 했다면, 게브루를 신임 이사로 임명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훌륭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와 동시에 게브루를 오픈AI 이사로 임명하는 일은 불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게브루가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브루는 “개인적으로 오픈AI 이사가 되는 일은 매우 불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오픈AI 이사회에 합류하는 것보다 구글로 돌아갈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 물론, 구글이 복직을 요청한 적도 없으며, 나도 구글로 돌아갈 의사가 없다”라고 말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AI 분야 내 여성 인력 부재는 다년간 문제가 된 사안이다. 2018년, 와이어드는 머신러닝 연구를 이끄는 전문가 중 여성은 단 12%라고 추산했다. 2020년,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은 직장 내 데이터, AI 관련 직무 담당자 중 여성 비율은 26%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AI 기업 허깅페이스(HuggingFace) 소속 AI 윤리 연구원 사샤 루치오니(Sasha Luccioni)는 “AI는 성비 불균형 수준이 심각하다. 여성 인재를 환영하는 분야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성이 AI 산업 내에서 성공하는 영역 중 하나는 AI 윤리 및 안전 연구 분야이다. 루치오니는 AI 윤리 및 안전 연구 분야가 상대적으로 포괄성이 우수하다고 본다. 또한, 오픈AI를 떠난 이사회 구성원이 알트만과 오픈AI의 임무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는 언론 보도 내용이 중요하다고 본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토너와 알트만이 2023년 10월, 토너가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린 연구 논문 한 편을 두고 언쟁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알트만은 해당 논문이 오픈AI를 비판하는 논문이라고 해석했다. 루치오니는 성비 불균형을 강조하는 것 이외에도 이사회 내부 갈등이 윤리적 측면 고려를 옹호하는 의견이 묵살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확신한다.

루치오니는 “토너와 맥콜리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해고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 AI 윤리 문제를 강조한 것이 해고 사유라고 본다”라고 언급했다. (사실상 토너와 맥콜리 모두 이사회에서 물러나는 것에 동의했다.)
 
“개인적으로 오픈AI 이사가 되는 일은 매우 불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오픈AI 이사회에 합류하는 것보다 구글로 돌아갈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 물론, 구글이 복직을 요청한 적도 없으며, 나도 구글로 돌아갈 의사가 없다.”
팀닛 게브루, 디스트리뷰티드 AI 연구소 창립자

오픈AI에서 실제로 갈등을 촉발한 요인이 무엇인가를 떠나 알트만의 CEO 자리 복귀와 반대 세력 해고라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 사실은 다음과 같은 상황을 강조한다. 바로 충성 세력과 알트만을 독려하는 세력을 자신의 편으로 얻어 알트만이 승자로 떠오른 상황이다. 오픈AI 이사회는 이제 오픈AI 상품을 상용화하는 데 혈안이면서 오픈AI의 기술적 야망을 통제하지 않는 남성으로 가득하다. (최근, 어느 한 언론이 보도한 기사 제목 중 ‘AI가 이제 자본주의자의 손에 들어갔다’라는 제목으로 개편된 오픈AI 이사회가 상용화에만 관심이 있다는 관점을 반영했다.) 적어도 여성 지도자를 지지하는 것을 주의하는 태도는 손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오마라 교수는 전원 남성으로 구성된 오픈AI 이사회가 문화적 변화를 반대로 향하도록 한다는 징조라고 본다. 일례로, 실리콘밸리의 일부 테크 기업은 심각한 다양성과 환경 발자국 기록 추적을 수정하려 노력한다. 반대로 직장 문화와 관련된 실질적인 믿음을 지지하기보다는 진보주의 이념을 반대하는 기업도 있다.

오마라 교수는 “충분히 다양한 감정을 드러냈다는 정서가 있다. 일론 머스크의 극단적이면서 받아들일 수 없는 신념 요구이든 마크 안데르센(Marc Andreessen)의 정치적 신념이든 많은 이들에게 잠깐 멈추어 잠재적 피해나 설명 부재 불만을 고려하도록 촉구할 때는 다른 측면을 통합한다는 사고가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오픈AI가 조만간 이사회 규모 확장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임 이사로 합류할 인물을 추측하는 일이 흔한 일이 되었다. 이사회가 전원 백인 남성으로 구성된 사실이 주목을 받았으며, 오픈AI는 이미 일부 비판론을 잠재울 인물을 찾아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자선사업가 로렌 파월 잡스(Laurene Powell Jobs), 전직 야후 CEO 마리사 메이어(Marissa Mayer), 전 미국 국무부 장관 콘돌리자 라이스(Condoleezza Rice) 모두 신임 이사 후보로 지목됐으나 실제로 임명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오픈AI는 이 기사가 송출될 시점까지 의견 공개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

다수 외부 관측통에게는 오픈AI의 야망과 안전, 책임감 간의 균형을 지지할 인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픈AI 신임 이사 적임자로 단순히 토너와 비슷해 보이는 인물이 아닌 토너와 같은 맥락에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인물을 언급할 수 있다. 굿테크어드바이저리(Good Tech Advisory) CEO 케이 퍼스 버터필드(Kay Firth-Butterfield)는 “오픈AI 이사회에 합류하는 인물은 AI 책임감이나 신뢰할 만한 기술, 안전을 오픈AI 내부에서 다시 고려할 사항으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AI 안전, 책임감 관련 부문 전문가 중 여성 인재가 많다”라고 말했다.

오픈AI가 신임 이사를 찾는 가운데 오픈AI 내 실제 권력 변화를 경계하는 관점을 지닌 이들의 저항을 직면할 수도 있다. 이미 겉으로만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이들을 지지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만 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게브루는 “오픈AI 이사로 새로 임명되는 이들이 악몽과 같은 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상한다. AI 안전과 윤리를 두고 끊임없이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AI 안전과 윤리 문제를 이야기하는 임원은 일종의 토큰처럼 이용되기만 하고, 오픈AI는 실제로 어떠한 변화도 선보이지 않을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게브루 이외에 다른 AI 윤리 부문 관계자도 새로 구성된 오픈AI 이사가 소외될 가능성을 두고 의문을 제기한다. 루치오니는 “만약, 오픈AI 이사회 영입 제안을 받는다며, 거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루치오니는 친구에게도 오픈AI 이사 자리를 추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루치오니는 오픈AI 이사회에 합류하는 일이 스트레스가 심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시지 앱 시그널(Signal) 사장 메레디스 휘태커(Meredith Whittaker)는 다른 스타트업 창립자가 아닌 인물을 오픈AI 이사로 선임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미혼 여성이나 유색인종 인재가 합류하여 의미 있는 변화에 영향을 미칠 이사회가 구성될 가능성을 두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규모가 커진 이사회가 실제로 알트만과 그의 측근 인사에 맞설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여러 인구 집단에 해당하는 인물을 이사로 영입하는 일은 단순히 다양성 향상 노력을 겉으로만 보여주는 수준에 그치는 일이 될 것이다.

휘태커는 “단순히 다양성을 고려한 인재를 채용하여 집중된 자본 혜택을 채우기만 한다면, AI가 자본가의 손에 들어가 있다는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다. 다양성에 초점을 맞춘 대화와 권력이 없는 상태에서 래리 서머스와 같은 이들의 욕설을 듣게 되는 이들이 이사회 자리를 채울 것을 우려한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Prominent Women in Tech Say They Don't Want to Join OpenAI's All-Male Board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