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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극우 세력, 아일랜드 내전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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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극우 세력, 아일랜드 내전 촉구
2023년 11월 말, 더블린 폭동 사태 이후 미국, 아일랜드의 극우 세력과 반이민주의 성향의 인플루언서 간 동맹이 계속 커지는 추세가 되었다.
By DAVID GILBERT, WIRED US

백인 민족주의자 닉 푸엔테스(Nick Fuentes)가 개인 방송 럼블(Rumble)에서 “아일랜드 내전이 임박했다. 아일랜드에서 추악한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실, 아일랜드는 내전 발발 직전 상황이 아니다. 2023년 11월 24일(현지 시각), 더블린의 어느 한 학교에서 흉기 난동 범죄가 발생하여 아동 세 명과 성인 두 명이 병원으로 이송된 후 폭동 사태가 벌어졌다. 흉기 난동 범죄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범죄 상황이 널리 확산됐다.

아일랜드 극우 지역사회는 폭동 사태가 이민자 세력이 아일랜드 사회에서 본질적인 위험을 제기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사례라고 재빨리 주장했다. 흉기 난동 발생 몇 분 만에 극우 세력이 모인 텔레그램 채널에는 범죄자의 민족을 두고 의문을 제기하는 메시지가 넘쳐났다. 결국에는 공격자가 2003년, 알제리에서 이민 온 아일랜드 시민이라는 정보가 보도됐다. 2시간도 지나지 않아 아일랜드 극우세력 내 유명 인사 여러 명이 사건 당일 밤 각자 팔로워와 연대하여 더블린 시내 곳곳에서 만났다. 폭동은 순식간에 경찰차, 버스, 트램 등에 방화를 저지르는 폭력 사태로 변질되었다. 상점 수십 곳에서 약탈 피해가 발생했으며, 경찰관 여러 명이 다쳤다. 폭동 이후 34명이 체포됐다.

아일랜드 극우 세력은 미국 극우 세력과 마찬가지로 지난 몇 년간 반이민 정서를 부추겼다. 미국과 아일랜드 내 극우 세력과 난민 반대 세력 소속 인플루언서 간의 암울한 국제 동맹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미국 우선주의 운동 지도자인 푸엔테스는 개인 방송 도중 더블린 폭동 사태 일주일 전 아일랜드 비시민권자의 아일랜드 투표권 획득 보도 이후 전쟁을 촉구한 아일랜드 MMA 스타 코너 맥그레거(Conor McGregor)가 깨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푸엔테스는 아일랜드인의 국가가 되거나 흑인의 손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맥그레거가 아일랜드를 위해 스스로 희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아일랜드인과 흑인 중 한쪽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미국의 일부 극우 인플루언서도 세계주의를 지지하면서 서양 정부 기관에서 근무하는 최고위급 계층이 이민 정책으로 현지 인구를 쫓아낸다는 음모론인 ‘대규모 대체 이론’을 주입하기도 했다.

현재 X(구 트위터) 계정으로 방송하는 전직 폭스뉴스 앵커 터커 칼슨(Tucker Carlson)은 팔로워 수백만 명을 향해 “아일랜드 정부가 아일랜드 인구를 제3세계 인구로 대체하려 한다”라고 주장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선거 전략을 담당하는 전직 백악관 보좌관이자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음모론자인 스티브 배넌(Steve Bannon)은 칼슨의 발언에 “아일랜드는 격변의 시기를 맞이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SNS에 근거 없는 헛소문을 대거 게재하는 플로리다 출신 주민 필립 부차난(Phillip Buchanan)이 X에서 운영하면서 트럼프 지지 세력 사이에서 영향력이 막대한 계정인 캐터드(Catturd)는 팔로워 200만 명을 향해 #아일랜드인의목숨이중요하다(#IrishLivesMatter)라는 해시태그를 트렌드 검색어가 되도록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결국, 캐터드의 의도는 성공했다.

최근 X 광고 기업을 향해 사라지라는 욕설을 한 일론 머스크도 더블린 폭동 사태를 중요하게 보며, 아일랜드 총리가 아일랜드인을 증오한다는 글을 X에 게재했다. 또, X에 아일랜드에는 맥그레거가 출마해야 한다는 글을 게재한 다른 극우 인플루언서의 주장에 동의했다. 머스크는 해당 인플루언서의 게시글에 “괜찮은 의견이다”라는 답변을 남겼다.

맥그레거는 더블린 폭동 사태 24시간 전, 자신의 X 계정 팔로워 1,000여 명에게 “아일랜드는 전쟁을 직면했다”라는 글을 남기면서 아일랜드 현지와 아일랜드 및 미국 극우 인플루언서의 지지를 끌어모았다. 맥그레거는 MMA 경기에 2년 넘게 출전하지 않았다. MMA 마지막 경기 출전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플로리다 자택을 포함하여 아일랜드가 아닌 다른 곳에서 보냈다. 지난 1년간 SNS에는 정치적 게시글을 게재하는 사례가 증가했으며, 직접 팔로워에게 폭동 사태 직전 더블린 중심부에서 만나도록 독려한 여러 극우 인사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아일랜드 경찰은 폭동 사태를 수사 중이며, 맥그레거는 혐오에서 비롯된 폭동을 조장한 혐의로 수사 대상이 된 여러 인물 중 한 명이다.

극우 세력의 텔레그램 채널에는 맥그레거의 얼굴을 합성하여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저급한 사진이 확산되었으며, 맥그레거가 불에 타는 버스 앞에 서서 애국심을 표현하는 모습부터 의회 연설을 하는 모습, 총알에 맞은 가슴을 드러낸 채로 무장한 아일랜드 폭동을 이끄는 모습을 담은 사진까지 다양한 사진이 등장했다. AI로 합성한 맥그레거 사진을 게재한 어느 한 극우 텔레그램 채널 운영자는 “2023년 반란인가?”라는 메시지를 작성했다.

일부 전문가는 미국 극우 세력이 더블린 폭동 사태에 주목한 사실이 아일랜드 극우 세력 사이에서 아일랜드인을 극우 거짓 발언을 계속 주입하도록 조장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국책 연구소 전략적 대화 연구소(Institute of Strategic Dialogue) 수석 애널리스트인 시아란 오코너(Ciarán O’Connor)는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아일랜드 극우 세력은 미국에서도 더블린 폭동 사태에 주목한 일을 두고 명문을 향한 관심과 홍보를 위해 반길 만한 일이라고 본다. 또한, 미국 극우 세력의 주목을 두고 거짓과 가짜 소식을 바탕으로 아일랜드 극우 세력의 난민 지위 신청자, 이민자를 겨냥한 공격 추가 지지를 얻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온라인에서는 키스 우즈(Keith Woods)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아일랜드 극우 인플루언서 키스 오브라이언(Keith O’Brien)은 미국 극우 세력과의 관계를 유지한다. 오브라이언은 지난 몇 년간 아일랜드 극우 운동을 선도하는 인물이 되었으며, 2023년 여름에는 테네시에서 열린 백인 우월주의 컨퍼런스에서 연설한 것으로 악명을 떨쳤다. 지난 1년간 오브라이언의 정보는 아일랜드를 넘어선 곳에도 널리 알려졌다. 푸엔테스와 머스크가 주목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푸엔테스는 개인 온라인 방송에서 오브라이언을 여러 차례 초대했다. 머스크는 오브라이언의 X 게시글에 직접 답변하기도 했다. 특히, 머스크는 아일랜드에서 곧 시행될 혐오발언법 반대 의견에 유독 많은 답변을 남겼다.

더블린 폭동 현장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오브라이언은 개인 텔레그램 채널 팔로워에게 더블린 폭동 사태는 정부의 과실이라고 주장했다. 오브라이언은 “아일랜드 정부는 아일랜드에 지속하여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으로 이민자가 넘쳐나도록 하고, 이민자 센터를 설치하여 소규모 집단을 두고, 합당한 우려에는 모든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이들을 ‘극우’라고 낙인찍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게다가 반대 세력의 입을 막으려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혐오발언법이 통과됐다. 언론 기관이 합리적이라는 사실을 아는 우려 표현을 거부한다면, 절망적인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더블린 흉기 난동 범죄로 아동 두 명이 다치고 병원에서 퇴원했으나 5세 소녀 한 명은 여전히 중태에 빠졌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America’s Far Right Is Calling for Civil War in Ire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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