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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수리비, 비싼 진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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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수리비, 비싼 진짜 이유는?
보험사는 우수한 전기차를 폐차하거나 수리비를 1,000달러에서 1만 5,000달러로 인상하려 한다. 그 이유는 합리적이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차량 제조사의 손에 한 가지 해결책이 달려있다.
By CHRIS BARANIUK, WIRED UK

2023년 6월, 잉글랜드 첼트넘 지역의 어느 한 차량 정비소에 현대 코나가 수리 차량으로 도착했다. 대다수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낮고 부드러운 시동 소리를 낸 코나 차량은 정상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보험사는 차량 정비 완료에 합의하지 않았다. 해당 차량은 배터리 케이스 손상 원인이 된 가벼운 충돌이 발생한 차량이었다. 한 시간 떨어진 곳에 있는 다른 정비소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케이스 교체 요청을 받았으나 정비소 측에서 교체 방법을 알지 못했다.

결국, 차주는 첼트넘 클리블리 모터스(Cleevely Motors) 대표인 매트 클리블리(Matt Cleevely)에게 찾아갔다. 클리블리 모터스 관계자는 차량 내부를 살펴보고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금속 케이스에는 가벼운 스크래치 몇 개만 있었을 뿐 그 외 별다른 손상은 없었다. 게다가 손상은 충돌 당시 충격으로 발생한 차량 후면 서스펜션 암(rear suspension arm) 중 한 곳에 있는 가벼운 긁힘 자국이었다.

클리블리는 “차량의 물리적 손상은 배터리 케이스 자체 손상이나 어떠한 형태가 되었든 위험한 손상 자체가 아닌 매우 사소한 손상이었다. 차량 자체는 전반적으로 이상이 없다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클리블리는 차량 손상 수준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는 보험사가 요구한 대로 케이스를 교체했다. 교체 비용은 세금 포함 600파운드(745달러)였다.

영국 자동차 정비 및 보험사 RAC는 지난 3년간 영국 도로를 주행하는 전기차 수는 2배 이상 증가한 약 85만 대라고 집계했다. 2023년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100만 대 이상으로 추정된다.

수리권
도로를 주행하는 전기차가 많을 수밖에 없는 현실은 갈수록 사고가 발생하는 전기차가 증가한다는 의미이다. 지금도 손상된 배터리 관련 우려가 상대적으로 널리 퍼진 상태이다. 이론상 배터리가 차량 안전을 저하하고, 전기 충격과 화재, 폭발 등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기차 화재 사고는 극히 드문 사례이며, 내연기관차의 평균 화재 사고보다 적은 편이다.

간혹 보험사는 배터리 케이스의 사소한 물리적 손상 때문에 차량 정비를 포기하기도 한다. 와이어드의 취재에 응한 복수 소식통은 자동차 정비소 중 전기차 배터리를 제대로 진단할 방법을 아는 곳이 극소수라고 지적하며, 하물며 제대로 된 전기차 수리법을 아는 정비소는 더 적다고 전했다. 클리블리는 “차량 정비 업계 전체적으로 전기차와 관련하여 지나친 우려를 자극하는 행동 수준이 너무 심각하다. 전기차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 문제점이다”라고 말했다.

일부 차량 제조사는 차량 정비 방식의 어려움을 더한다. 차량 부품을 구하기 어려우며, 종종 특정 전기차 배터리 유닛 수리 방법을 공식 정보로 제공하거나 설명하는 사례가 극히 드물거나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전기차 수리비가 매우 비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일부 전기차 모델은 순식간에 수리 비용이 1만 파운드(1만 2,430달러)를 넘는다.

영국 차량 연구 비영리 단체 댓챔 리서치(Thatcham Research) 엔지니어링 책임자 마크 프라이(Mark Fry)는 “갑자기 손상된 배터리를 새로운 배터리고 교체한다면, 노동과 차량 임대료 측면에서 비용이 추가된다. 차량 정비가 무조건 경제적인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영국 보험사 협회(Association for British Insurers) 대변인은 영국 내 정비소의 접근 가능성 문제가 있다고 덧붙여 전했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전기차 보험 시장은 현 시점에서 다소 불확실하다. 2023년 9월, 영국 유통 매장 존 루이스(John Lewis)는 보험 위험성 진단 기업 코베아(Covéa)가 전기차 보험 보장을 철수한 뒤 전기차 보험 서비스를 아예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코베아 대변인은 보험 보장 범위 변경 관련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S&P Global Market Intelligence) 애널리스트 팀 자와키(Tim Zawacki)는 미국 내 일부 보험사도 전기차를 보험 보장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언급했다. 자와키는 차량 보험 업계가 실제 경험에 의존하며, 현 시점에서는 실제 전기차 경험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크기는 작지만 수리비는 비싼 전기차
영국 주요 보험사 어드미럴(Admiral) 대변인은 배터리 관련 문제가 차량 폐차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별도로 언급했다. 어드미럴 대변인은 “전기차 배터리 정비나 재활용, 목적 재구성 능력이 없는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비싼 수리비 때문에 전체적으로 손실을 기록하는 결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량보다 수리하지 못하여 폐차하는 사례가 더 많은지는 밝히지 않았다.

독일 대형 보험사 알리안츠(Allianz) 소유 연구 기관인 알리안츠 기술 센터(Allianz Center for Technology) 관계자 크리스토프 라우터바저(Christoph Lauterwasser)는 전기차 하단 손상이 배터리 케이스 스크래치 발생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라우터바저는 “간혹 비용 부담이 큰 배터리 전체 교체라는 결과로 이어지는 문제가 있다”라고 언급했다.

알리안츠에 접수된 전기차가 자동차 관련 보험 청구 사례 중 전기차 보험 청구 비중은 2%이다. 그러나 전기차 보험 청구 비용은 알리안츠의 부담 비용 약 10%를 차지한다.

적어도 서양 시장에서 전기차는 평균적으로 알루미늄이나 합성 소재 등 수리가 어려운 소재 사용 비율이 비교적 더 높은 편이다. 미국 충돌 차량 정비 전문 기업 미셸의 보험 청구 책임자 라이언 맨델(Ryan Mandell)은 충돌 사고 이후 수리가 어려운 소재 손상 시 교체 요청을 받게 될 확률이 높다고 전했다. 수리가 어려운 차량 소재 교체 요구와 이미 확립된 차량 정비 과정의 전반적 부재라는 상황이 더해지면서 내연기관차 대비 전기차의 전체 보험료가 급증한다. 그러나 맨델은 현재 전기차 정비를 포기하고 폐차를 결정하는 빈도가 고급 내연기관차와 비교했을 때 더 많은 수준은 아니라고 전했다.

라우터바저는 “차량 제조사가 차량 정비 매뉴얼로 확실한 지시 사항을 두고, 차량에는 타격을 주지 않는 손상 종류를 밝혀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간단한 설계 수정
어쩌면 지금 당장 주의해야 할 사항이 넘쳐날 수도 있다. 최신 전기차가 충돌을 감지할 때 파이로 퓨즈(pyro fuse)라는 구성요소를 활성화할 수 있다. 파이로 퓨즈는 배터리와의 연결을 끊는 역할을 한다. 차량 충돌 수준이 심각할 때는 에어백이 터질 수도 있다. 라우터바저는 파이로 퓨즈가 활성화될 정도로 충돌 수준이 심각할 때 일부 차량 제조사는 실제 배터리 상태와 상관없이 배터리 교체를 요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론상 차량은 손상되지 않은 배터리 전체를 비싼 비용을 들여 교체하기보다는 파이로 퓨즈와 다른 손상 부품을 교체하는 간단한 작업만 거친 이후에 다시 주행할 수 있다.

배터리 아래 추가 보호막을 씌우는 등 간단하게 전기차 설계 변경 사항 몇 가지를 적용하거나 배터리 기능의 안전을 입증할 수 있는 상황에서 사소한 스크래치 수당을 지급하는 등의 조건은 전기차 정비 관련 비용을 훌륭하게 다룰 방법이 될 수 있다.

차량 정비공 교육 기업 프로모토 유럽(Pro-Moto Europe) 창립자 엘리엇 스미스(Eliot Smith)는 엔지니어는 일부 전기차 결함 전체를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스미스는 일반적으로 출시 몇 년이 지난 구형 전기차 모델은 일반적으로 배터리 전력을 끌어모으는 일을 중단한다고 전했다.

스미스는 “작은 구성요소에 결함이 생겨도 배터리가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스미스는 동료와 함께 배터리 구성요소를 교체하고, 차량을 다시 정상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스미스는 “차량 배터리 구성요소는 하나당 1.25파운드(1.55달러)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현재 차량 제조사는 전기차 배터리 구성요소를 공급하지 않는다. 정비공도 다른 곳에서 부품을 확보해야 한다.

부품 문제
스미스는 차량 제조사가 배터리 시스템의 부품 수 공개나 교체 부품 제공 의사가 없다고 주장한다. 또, 차량 제조사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커질수록 전기차 배터리 정비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스미스는 한때 주류 차량 제조사 직원이었다.) 차량 정비공은 사고가 발생한 전기차 정비 시 필요한 요령을 터득하기 위해 부품을 구할 수 있어야 한다.

스미스는 “차량 제조사는 정비공에게 수리 요령을 알려준다. 정비공에게는 부품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다른 예시를 언급했다. 일부 전기차는 배터리 내 손상된 개별 모듈을 교체할 수 없다. 일부 차량은 새로운 모듈을 받아들이려면, 지시 사항을 다시 구성해야 한다. 지시 사항 변화가 없으면, 다른 방식으로는 교체된 모듈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장기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가 면역력 억제 약물을 복용한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배터리에 물이 가득 찬 상태이더라도 배터리 건조 이후 시험하고는 다시 도로를 주행하도록 할 수 있다. 최근, 스미스가 어느 한 정비소의 전기차 정비를 도운 방식이기도 하다. 배터리 건조 작업을 포함한 차량 정비 인건비는 약 1,000파운드(1,243달러)이다. 차량 제조사가 최신 배터리 교체 비용으로 청구하는 비용인 1만 2,000파운드(약 1만 5,000달러)보다 훨씬 더 적은 비용이다.

와이어드는 차량 정비 비용과 관련하여 차량 제조사 여러 곳에 연락했으나 대부분 와이어드의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클리블리는 테슬라 차량의 배터리 교체 비용이 다른 브랜드 차량과 비교했을 때 비싸다는 점에 주목했다. 테슬라는 와이어드의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차량 제조사는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태도를 보여 클리블리를 포함한 차량 정비 업계 여러 관계자의 칭찬을 받았다. BMW 대변인은 “BMW는 고전압 배터리에는 더 발전한 진단 능력이 따른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모듈러 레이아웃을 고려하면, 배터리를 수리하고는 문제가 발생한 부품 실행을 제한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배터리 재사용
제 기능을 하는 데 이상이 없으나 교체된 배터리는 어디로 향할까? 보험사나 자동차 제조사가 전기차 배터리를 더 오래 사용하도록 허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교체된 배터리 대부분 전자 폐기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잉글랜드 도싯의 세컨드라이프EV배터리스(Second Life EV Batteries)라는 기업은 원치 않는 배터리 팩을 모아서 태양광 패널 전기 저장 시스템 전문 제조사나 취미 삼아 제작하는 이들에게 판매한다.

세컨드라이프EV배터리스 창립자 겸 소장 폴 촌디(Paul Chaundy)는 더 흥미로운 사용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프랑스에서는 전기차 배터리를 경비행기에 활용하는 이들도 있다”라고 말했다. 완벽한 배터리를 최고급 도로 주행 경험에서 제거하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다. 촌디는 단 2,000마일 주행한 것으로 표시된 배터리가 교체된 것을 본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촌디의 사업은 호황을 맞이했다. 촌디는 앞으로 2년간 중고 전기차 배터리로 제작한 소비자 친화적 에너지 저장 기기를 출시하고자 한다. 기존 전기차 배터리가 전국에서 쌓이면서 촌디의 사업 선택 범위는 확장될 것이다. 촌디는 “기본적으로 중고 전기차 배터리 대부분 상태가 양호하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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