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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경찰 안면 인식 기술 사용량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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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경찰 안면 인식 기술 사용량 급증
안면 인식 기술은 여러 해 동안 논란이 되었다. 영국 경찰의 안면 인식 기술 사용량이 급격한 증가 추세를 기록했다.
By MATT BURGESS, WIRED UK

비욘세 공연과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대관식, 영국 포뮬러 원 그랑프리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2023년 초반 개최된 행사에 참석한 시민 수천 명의 얼굴을 경찰이 운영하는 안면 인식 기술로 스캔했다는 사실이다.

영국 보수당의 지지를 받는 잉글랜드, 웨일스 전역의 경찰은 논란이 큰 기술인 안면 인식 기술 사용 범위를 재빨리 확장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안면 인식 기술은 무고한 시민 체포, 신원 확인 오류, 삶의 성공 저하 등과 같은 문제를 일으켰다. 경찰은 2024년 초반이면 데이터베이스 대비 안면 검색 사용량을 두 배로 늘리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 때문에 최대 4,500만 명의 여권 사진이 검색 대상이 될 수 있다. 경찰은 소매치기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정보 저장 작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동시에 지역 경찰력의 공공장소 내 실시간 시스템 실험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안면 인식 기술 사용 범위는 널리 알려진 심각한 파문이 여러 차례 발생한 뒤 경찰 치안 수준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시점에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시민 자유 단체와 전문가, 일부 국회의원은 안면 인식 기술 사용 금지를 촉구했다. 특히, 공공장소에서의 사용 금지를 요구하면서 안면 인식 기술이 프라이버시와 인권을 침해한다고 비판했다. 범죄 용의자를 찾을 방법이 아니라는 주장도 펼쳤다.

영국 국회의원 65명의 지지를 받은 실시간 안면 인식 사용 즉시 중단 및 금지를 촉구한 프라이버시에 집중하는 비영리 단체 빅브라더워치(Big Brother Watch) 수석 옹호 책임자 마델레인 스톤(Madeleine Stone)은 “민주주의 세계에서는 실시간 안면 인식 기술을 사용할 때 시민은 문외한이 된다”라고 말했다. 2016년, 영국이 탈퇴한 유럽연합은 실시간 안면 인식 시스템 사용을 금지할 수도 있으며, 현지 대법원에서는 안면 인식 기술을 침투 수준이 심한 기술이라고 칭했다. 미국 내 여러 주에서는 경찰의 안면 인식 기술 사용을 금지했다.

잉글랜드와 웨일스 경찰은 두 가지 주요 안면 인식 기술을 이용하여 범죄 용의자를 쫓을 수 있다. 그 첫 번째 기술은 ‘실시간 안면 인식 시스템(LFR)’이다. LFR은 보통 경찰차에 장착된 카메라를 이용해 보행자의 얼굴을 스캔하고, 현상수배범 사진과 얼굴을 확인한다. LFR은 일부 중대한 사건 용의자를 찾을 때 구축하며, 경찰이 사용 계획을 사전 발표한다. 경찰이 두 번째로 사용하는 기술은 ‘회고적 안면 인식(RFR)’이다. RFR은 CCTV, 스마트폰, 도어벨 카메라 등으로 촬영한 사진을 기존 인물 사진 수백 장을 바탕으로 신원을 확인하는 시스템에 주입할 수 있다. 경찰의 LFR과 RFR 사용 사례 모두 증가하는 추세이다.

런던 경찰청과 사우스 웨일즈 경찰청 모두 LFR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다년간 이용했다. (보통 스코틀랜드에서 지역 단위로 경찰 관할 구역을 둔 스코틀랜드는 실시간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는다. 다만, 최근 들어 RFR 사용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런던 경찰청사우스 웨일즈 경찰청은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22차례 LFR을 사용했다는 통계를 공개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안면 인식 시스템이 구축된 13개 지역에서 2023년 한 해 동안 런던 경찰청의 안면 인식 카메라 앞을 지난 시민은 24만 7,764명으로 집계됐다. 그중에는 찰스 3세 국왕 대관식과 아스널과 토트넘 경기 참석자도 포함되었다. 2023년 런던 경찰청의 시스템이 지금까지 사전 지정한 용의자 목록과 시민의 얼굴이 일치하다고 분류한 사례는 총 18건이다. 그중 12명이 체포됐다. 사우스 웨일스 경찰청은 2023년 9차레 LFR을 사용하고, 70만 5,290여 명의 얼굴을 스캔한 뒤 두 명을 체포했다.

연구원과 학계는 오랫동안 안면 인식 기술이 흑인을 중심으로 유색인종을 대상으로 한 선입견을 지녔거나 신원 파악 정확도가 낮다는 문제점을 입증했다. 런던 경찰청과 사우스 웨일스 경찰청의 LFR 사용 사례를 모두 보면, LFR 사용 건수 수치를 통해 볼 수 있다시피 가짜 경고나 잘못된 신원 식별 문제는 없었다. 즉, 시스템이 시민과 데이터베이스 내 인물 신원을 정확히 확인한다는 의미이다. 경찰이 공개한 데이터는 경찰이 사용하는 LFR 시스템은 0.6 혹은 0.64를 신원 인식 정확도 한계치로 지정한다. 영국 공공부문 연구 단체 국립 물리학 연구소(National Physical Laboratory)에서 시행한 연구 결과는 0.64를 안면 인식 정확도 한계치로 지정하는 방안을 부정확함과 편견을 줄일 방법으로 권고한다.

런던 경찰청의 안면 인식 기술을 연구한 경험이 있는 에섹스대학교 교수 피트 푸시(Pete Fussey)는 국립 물리학 연구소의 연구 보고서는 알고리즘의 차별, 선입견이 존재할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안면 인식 정확도 한계치를 지정하는 행위는 시스템 자체를 무효로 한다고 지적한다. 푸시 교수는 “안면 인식 시스템의 정확도가 둔감해진다면, 안면 인식 일치율과 잘못된 안면 인식 결과 모두 줄어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스톤은 “아이패드를 들고 체포할 용의자의 얼굴과 비교하면서 시민을 지켜보는 경찰 수십 명이 길거리에 배치된 상황이라면, 안면 인식 기술의 필요성과 관련성 모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라며, “긍정적인 사용 사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잉글랜드와 웨일스 경찰 관리 책임을 진 정부 부처인 내무부 대변인은 경찰이 범죄 해결 시 필요한 안면 인식 기술을 제공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안면 인식 기술을 비롯한 기술은 경찰이 흉악 범죄 수배자를 재빨리 정확하게 찾도록 돕는다. 물론, 실종자나 취약한 시민을 돕는 데도 도움이 된다”라며, “안면 인식 기술은 경찰의 시간과 자원의 자유를 부여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경찰의 안면 인식 기술 사용을 다룬 블로그 게시글을 제시했다.

런던 경찰청 안면 인식 기술 운영 책임자이기도 한 최고 수사관 제이미 타운젠드(Jamie Townsend)는 “실시간 안면 인식 기술은 독자적으로 개발되는 것이 아니다. 광범위한 경찰 운영망을 사용한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안면 인식 기술 2~3개를 설치한 곳에서 용의자 30명을 체포할 수도 있다.

타운젠드는 LFR 카메라로 스캔한 생체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으며, 시스템이 특정 개인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스템의 정확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전했다. 내무부 블로그에는 LFR이 성범죄자와 흉기 소지 수배자를 체포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전했다. 사우스 웨일스 경찰청은 와이어드의 의견 공개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

영국의 다른 경찰청 두 곳은 지난 몇 달간 LFR을 사용하려 했으나 기술 발전과 시스템의 수색 대상이 된 인물 지정 방식을 두고 우려를 제기했다. LFR을 사용한 적이 없는 경찰청은 총 30곳이다. 다만, 영국 정부는 더 많은 경찰청의 안면 인식 기술 사용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기록 요청 결과로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7월, 영국 그랑프리 개최 당시 3일 사이에 노샘프턴셔 경찰은 약 38만 명의 얼굴을 스캔했다. 체포 건수는 단 한 건도 없다. 빅브라더워치가 요청한 정보 행위 자유법(Freedom of Information Act)에 따르면, 경찰이 그랑프리 당시 790명을 감시 대상으로 지정했으나 실제로 체포 용의자로 수배된 이는 234명이다. 스톤은 “경찰이 안면 인식 기술로 신원을 파악해야 할 인물 명단에 포함한 이들 대부분 범죄 관련 수배가 된 이력이 없는 시민이다. 이 때문에 시위대도 경찰의 감시 대상이 되었다고 추측한다”라고 말했다. 2022년 개최된 영국 그랑프리는 시위대 때문에 차질을 빚었다.

노샘프턴셔 경찰은 안면 인식 감시 대상 목록에는 조직범죄부터 무단 침입까지 대중의 사망이나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각종 법률 위반을 한 이들이 포함되었다. 또, 2022년 트랙 급습을 반복한 이들을 중심으로 레이싱 차량 운전자와 직원도 감시 명단에 포함했다. 합법적인 평화 시위에 참석한 이들은 감시 대상으로 포함하지 않았다”라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후 RFR 사용량을 늘리라는 지시도 받았다. 영국 전역의 경찰 모두 1,600만 명의 사진과 수년 전 삭제된 사진 수백장을 포함한 경찰 국립 데이터 베이스(Police National Database)와 비교하여 얼굴을 검색할 수 있다. 정보 요청 자유 데이터 기준 2022년도 안면 검색 건수는 전년 대비 330% 증가한 8만 5,158건으로 집계됐다. 크리스 필프(Chris Philp) 경찰청장은 2024년 5월까지 안면 검색 건수를 두 배 늘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푸시 교수는 RFR이 종종 실시간 안면 인식 기술보다 피해 수준이 적지만, 경찰의 시민 안면 검색 사례에는 피해가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푸시 교수는 “안면 인식 기술 종류를 떠나 문제와 피해, 인권 침해 수준은 같다”라며, 안면 인식 기술 사용 방식이 매우 모호하다고 덧붙였다.

2020년 8월, 영국 고등법원은 사우스 웨일스 경찰의 LFR 사용이 불법이라는 판결을 선고했다. 이후 사우스 웨일스 경찰은 법원 판결에 따라 안면 인식 기술 사용 절차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내무부 대변인은 경찰이 필요한 상황에서 적절함과 공정함을 갖추었을 때만 안면 인식 기술을 사용하도록 하는 포괄적인 법률 규정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다수가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다. 비영리단체 에이다 러브레이스 연구소(Ada Lovelace Institute)의 포괄적인 검토에 따르면, LFR을 사용하는 것은 법적으로 불확실하다. 케임브리지대학교의 민더루 기술 및 민주주의 연구소를 포함한 여러 연구 기관이 발표한 다른 보고서는 연구 당시 조사한 경찰의 안면 인식 기술 3개가 최소한의 윤리적, 법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푸시 교수는 “공공의 안전을 위해 경찰이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합당하다”라고 말했다. 푸시 교수는 최근, 영국의 생체 데이터 감독 법안 개정안 보고서 작성 작업을 마쳤다. 또, 푸시 교수는 “기술을 필요할 때만 합법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현재 영국 경찰의 안면 인식 기술 사용은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 경찰의 안면 인식 기술 사용 방식과 관리 방식, 감시 대상 목록 등을 대상으로 한 외부 감독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Police Use of Face Recognition Is Sweeping the 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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