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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봇끼리 대화하는 시대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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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봇끼리 대화하는 시대 시작
인간인 척하는 챗GPT 형태의 챗봇이 기업의 새로운 상품 개발, 마케팅 아이디어 구상 작업 등을 돕는다.
By WILL KNIGHT, WIRED US

레나 앤더슨(Lena Anderson)은 축구 팬이 아니지만, 자녀와 함께 축구 규정과 축구 대결 게임을 탐색하는 데 오랜 시간을 보낸다.

축구 애호가인 아이 엄마이자 기계로 생성된 인물인 앤더슨은 “응원 도구를 들거나 얼굴에 응원하는 팀 색상으로 그림을 그리는 일은 없다. 그러나 축구는 내 삶의 한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앤더슨은 챗GPT의 기능을 지원하는 것과 같은 유형의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바탕으로 가상의 인물 역할을 한다.

앤더슨은 상상 속에서 꾸며낸 인물이라는 지위로 의견을 계속 이야기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하도록 두지 않고, 상세한 배경으로 이야기를 완성한다. 인간 대화 상대방과 포괄적인 대화를 하면서 뉴잉글랜드 레볼루션 팬이자 매사추세츠주의 질레트 스타디움(Gillette Stadium)에서 개최되는 홈경기를 보러 가는 것을 좋아하는 7살짜리 아들이 있다고 말했다. 앤더슨은 스포츠를 생각하는 것이 자녀가 활동력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대화에서는 제이슨 스미스(Jason Smith)와 애슐리 톰슨(Ashley Thompson)이라는 다른 AI 캐릭터가 추가로 등장하여 서로 메이저 리그 사커(MLS)의 신규 관객 유입 방법을 주제로 토론했다. 스미스는 증강현실(AR) 기능을 갖춘 모바일 앱으로 다른 각도에서 경기를 보여주는 기능을 제안했다. 톰슨은 앱이 경기를 보면서 선수가 포인트를 얻도록 하는 게임화를 포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레나 앤더슨과 제이슨 스미스, 애슐리 톰슨 모두 LG, 포드, 스포티파이, 구글 등이 신제품 테스트와 아이디어 구상 작업을 하도록 돕는 뉴욕 기업인 판타지(Fantasy)가 개발한 AI 캐릭터이다. 판타지는 자사 AI 봇을 합성 인간이라고 칭하며, 고객사가 소비자층과 제품 컨셉을 파악하도록 돕고, 더 나아가 축구 앱 출시와 같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성하도록 돕는다.

MLS 디지털 경험 부사장 콜 슬레튼(Cole Sletten)은 “판타지의 AI 봇 기술은 매우 놀랍다. 이미 AI 봇의 막대한 가치를 접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판타지는 오픈AI의 챗봇과 구글 바드 등 AI 챗봇의 기능을 제공하는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합성 인간을 생성한다. 판타지는 실제 인간을 대상으로 한 민족학 연구로 얻은 특성 수십 가지를 각각의 AI 봇 에이전트에 부여한다. 그리고 오픈AI의 GPT앤트로픽(Anthropic)의 클라우드(Claude) 등 상업용 대규모 언어 모델을 AI 봇에 주입한다. 판타지의 에이전트는 기존 제품 라인이나 사업 지식을 갖추도록 구성되어 고객의 제안 사항을 주제로 대화할 수 있다.

이후 판타지는 합성 인간과 실제 인간이 모두 포함된 집중 단체를 형성한다. 대화 참여자는 주어진 주제나 제품 아이디어를 두고 논의하며, 판타지와 고객사는 대화 내용을 지켜본다. 석유 가스 기업인 BP는 판타지 합성 인간 50명이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 토론에 참여하도록 요청한 적이 있다. BP 글로벌 디자인 책이맞 로저 로하기(Roger Rohatgi)는 “판타지의 AI 챗봇을 이용하여 훌륭한 아이디어 여러 가지를 얻었다. 인간은 질문에 답변하는 것을 싫증을 내거나 여러 방식으로 답변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반면, 합성 인간은 계속 아이디어를 이야기한다”라고 말했다.

판타지 CEO 피터 스마트(Peter Smart)는 합성 인간이 고객사를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성했으며, 실제 인간이 명령하는 내용을 대화에 포함하여 창의성을 더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아이디어 발견과 논의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실제로 새로운 방식을 보게 되어 매력적이다. 매우 흥미롭다”라고 말했다.

대규모 언어 모델은 인간의 행동을 놀라울 정도로 훌륭하게 모방한다. 대규모 언어 모델의 알고리즘은 도서와 기사, 레딧 등 온라인 웹사이트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대거 수집한 텍스트를 다량으로 흡수하도록 훈련 과정을 거친 뒤 AI 챗봇이 다양한 사회적 상호작용을 모방하도록 한다.

AI 봇이 인간의 페르소나를 채택한다면, 상황이 이상해질 수도 있다.

다수 전문가는 AI의 의인화가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동시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나 기업의 AI 의인화 시도를 멈추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일례로, 캐릭터.AI(Character.AI)는 사용자가 실제 혹은 가상의 개인과 같은 인격을 지녔다고 추측할 수 있는 챗봇을 개발할 수 있다. 캐릭터.AI는 시가총액 약 50억 달러를 기록할 수 있는 수준으로 투자금 조달에 나섰다.

언어 모델이 인간의 행동을 반영하는 방식은 학계의 이목을 사로잡기도 했다. MIT 경제학자 존 호튼(John Horton)은 시장 행동을 모방하도록 모방된 인간인 이른바 호모 실리쿠스(Homo silicus)를 사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MIT 교수나 다국적 기업 경영진이 아니더라도 서로 대화할 챗봇 여러 개를 사용할 수 있다. 와이어드는 지난 며칠간 AI 에이전트 25개로 구성된 집단이 스몰빌(Smallville)이라는 대학, 상점, 공원 등을 갖춘 마을에서 일상생활을 하는 주민처럼 대화를 하도록 시뮬레이션한 적이 있다. AI 에이전트 간 대화와 지도 속 마을 이동 모습은 스타듀 밸리(Stardew Valley)라는 게임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와이어드팀이 사용한 AI 에이전트 중에는 하루 중 대부분을 집안에서 작업하는 시간으로 보내는 68세 수채화 화가인 제니퍼 무어(Jennifer Moore)와 자녀의 숙제를 돕는 모습을 자주 보이는 대학 교수 메이 린(Mei Lin), 다혈질인 상점 주인 톰 모네로(Tom Moreno) 등이 있었다.

시뮬레이션 세계 속 AI 에이전트는 오픈AI의 GPT-4를 근간으로 대화를 이어간다. 다만, AI 에이전트 생성 및 유지 시 사용한 소프트웨어는 스탠퍼드대학교 연구팀의 오픈소스였다. 연구팀은 언어 모델을 단순하기보다는 매력적이면서도 실제와 같은 사회적 행동을 생성하는 데 활용하는 방식을 보여주었다. AI 에이전트가 고객과 대화하는 모습, 낮잠 자는 모습, 팟캐스트 운영을 시작하는 모습 등을 지켜보는 것이 흥미로웠다.

스몰빌 개발을 이끈 스탠퍼드대학교 부교수 마이클 번스타인(Michael Bernstein)은 대규모 언어 모델이 복제 가능한 훈련 데이터를 통해 수많은 인간 행동을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번스타인 부교수는 대규모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한 AI 에이전트가 실제 인간이 사용하기 전 사회적 관계에 접근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자동 실험을 진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 번스타인 부교수는 비디오 게임 개발자 사이에서도 스몰빌 프로젝트에 큰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스탠퍼드대학교 연구팀의 소프트웨어에는 챗봇 기반 AI 에이전트가 성격을 기억할 방식, 주어진 역할, 다음에 해야 할 일 등을 기억하는 방식도 포함되었다. 번스타인 부교수는 “주기적인 개입으로 에이전트가 몇 가지 더 중요한 기억을 떠올리고는 기억과 관련된 질문을 하도록 하는 반영 구조를 설계하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동안 개발해야 하며, 갈수록 더 높은 수준의 기억 트리를 구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번스타인 부교수는 AI로 실제 인간과 같은 모습을 구성하고자 하는 이는 언어 모델이 실제 행동을 반영하는 수준의 신뢰성을 질문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AI로 생성한 캐릭터는 실제 인간처럼 복잡하거나 지적이지 않으며, 개발 과정에서 표본이 된 인구 집단보다는 보유한 정보가 다양하지 않고, 선입견이 더 강할 수도 있다. 언어 모델이 실제와 같은 모습을 더 신뢰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반영하는 방법은 단 한 가지 확실한 답변이 없는 질문이다.

스몰빌은 관찰하기에 매력적이면서도 흥미롭다. 스탠퍼드대학교 연구팀은 연구 논문을 통해 AI 캐릭터가 발렌타인데이 파티를 연다고 말한 순간을 언급했다. 이후 연구팀은 해당 캐릭터가 자동으로 파티 초대장을 보내면서 파티에서 서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적절한 시기에 함께 등장할 것을 계획한 사실을 확인했다.

아쉽게도 와이어드팀은 연구팀이 언급한 발렌타인데이 파티 개최와 같은 순간을 구현할 수 없었으나 AI 에이전트가 각각 분주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계속 지켜볼 수 있었다. 다만, 스몰빌의 AI 에이전트를 실행하는 순간에 오픈AI의 GPT-4 API 접근 권한이 우려스러울 정도로 부여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번스타인 부교수는 AI 에이전트를 하루 이상 실행하는 데 최고 1,000달러 상당의 비용 부담이 따른다고 전했다. 실제 인간과 같이 합성 인간도 무료로 활동하는 것은 아닌 듯하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Chatbots Are Now Talking to Each O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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