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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과의 AI 칩 전쟁 상황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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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과의 AI 칩 전쟁 상황 악화
미국 정부가 칩, 칩 제조 장비 수출 제한을 강화하면서 중국 기업이 첨단기술에 접근하도록 할 수 있는 허점을 없앴다.
By WILL KNIGHT, WIRED US

2022년, 미국 정부는 중국의 첨단 인공지능(AI) 개발 능력을 제한할 칩 제재를 시행했다. 하지만 칩 제재에는 허점이 있어, 중국 기업은 세계 최고 첨단 AI 알고리즘 훈련 시 사용하는 칩 구매 능력과 개발 능력을 계속 유지했다. 2023년 10월 17일(현지 시각), 미국 정부는 기존 제재의 허점을 없애고자 칩 수출 제재를 강화했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새로운 제재는 다른 유형의 첨단 칩 판매 보고와 첨단 칩 제조 장비 및 설계 소프트웨어 판매 통제, 중국 기업의 외국 계열사를 통한 칩 확보 경로를 막을 의도로 시행되었다.

미국 전략국제연구센터(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개발 연구 센터 소장이자 미국의 중국 대상 칩 수출 제재 강화 지지자인 그레고리 앨런(Gregory Allen)은 “바이든 행정부가 2022년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자 시행하는 제재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추가 제재로 기존 제재의 중요한 허점 대부분 없애고, 추후 허점이 발견될 가능성도 없애고자 한다는 의도를 분명히 암시했다”라고 설명했다.

2022년 시행된 제재는 미국과 중국의 기술 경쟁이라는 새 시대를 의미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이 군사 목적으로 AI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으려면, 칩 수출 통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미국이 기술, 경제 발전을 저하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2022년 도입된 제재는 가장 강력한 컴퓨터 집단을 구축할 때 필요한 서로 가장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AI 훈련 칩 판매 경로를 막았다. 수출 제재로 세계 최대 칩 제조사인 엔비디아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AI 훈련 칩인 H100A100을 중국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재빨리 대체 제품인 H800과 A800을 개발해, 컴퓨터 시설에서 다른 칩과 초당 600GB가 아닌 초당 400GB로 데이터를 공유할 능력을 갖추는 방식으로 미국 정부의 제재를 교묘하게 피했다. 엔비디아가 대체 제품으로 개발한 칩의 전송 속도는 기존 미국 정부의 제재로 지정된 한계보다는 느린 속도이다. H800과 A800은 대다수 첨단 칩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여전히 강력한 AI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유용하다.

틱톡 모기업인 바이트댄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테크 업계 핵심 기업이 최근, H800 칩 구매 비용으로 총 50억 달러가 넘는 금액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의 새로운 제재 시행 전 H800 판매가 완료될 가능성은 확실하지 않다.

2023년 10월 셋째 주, 중국 검색 서비스 대기업 바이두는 베이징에서 열린 행사 현장에서 가장 뛰어난 역량을 갖춘 언어 모델인 어니 4.0(Ernie 4.0)을 공개했다. 바이두는 어니 4.0의 성능이 챗GPT의 근간이 된 AI 모델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또, 어니 4.0을 훈련하는 데 칩 수만 개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어니 4.0 훈련 시 사용한 칩 종류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언론 인터뷰 권한이 없어 익명을 요청한 바이두 내부 어느 한 소식통은 어니 4.0 훈련 시 엔비디아 칩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가 새로이 발표한 수출 통제는 연산 처리 속도와 1제곱미터 면적당 처리 전력량을 계산한 출력 밀도를 기준으로 칩 판매를 금지할 것이다. 미국 정부는 H800을 지목하지 않았으나 H800 수출 금지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앨런은 칩 제조 장비도 겨냥한 신규 제재가 AI 훈련 칩 판매 규제 강화만큼 중요하다고 본다. 칩 제조 장비 수출 규제는 기존 제재로는 최종 사용이 어렵도록 한 일부 장비 판매를 직접 금지하면서 중국 기업이 사용 의도를 분명하게 밝히지 않은 장비를 손에 넣지 못하도록 막는다.

지나 러먼도(Gina Raimondo) 미국 상무부 장관은 상무부 산업안보부에서 발행한 공식 성명을 통해 “첨단 칩과 칩 제조 장비 수출 규제는 군사 목적의 기술 사용, 중국 정부의 군대 및 민간 분야 합동 전력으로 미국 정부에 가하는 국가 안보 위협에 대응하는 데 주력한다”라고 발표했다.

미국 정부가 2022년 시행한 제재는 미국 칩 제조사 사이에서 논란이 되었다. 일부 기업은 추가 제재 전망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칩 제조사를 대변하는 업계 단체인 미국반도체산업협회(Semiconductor Industry Association)는 새로운 수출 통제 발표에 대응하여 칩 제조 업계의 우려를 시사하는 내용의 공식 성명을 발행했다. 해당 공식 성명에는 “국가안보 보호가 필요하며, 탄탄한 미국 반도체 산업 유지가 국가 안보 보호 목표 달성의 기본적인 요소임을 인정한다. 지나치게 포괄적이면서 일방적인 제재는 자칫하면 미국이 해외 고객사를 대상으로 다른 공급사를 찾도록 유도함과 동시에 국가 안보를 강화하지 않고 미국반도체 생태에 피해를 줄 수 있다. 따라서 미국 반도체산업협회는 바이든 행정부에 우호국과의 협력을 강화해 반도체 업계의 모든 기업의 공정한 성공을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작성되었다.

미국 칩 수출 제한은 다년간 미국, 대만, 한국 칩보다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은 중국의 자국 칩 산업 강화에 도움을 주었다. 2023년 9월, 미국 정부의 유독 엄격한 수출 통제 대상이 된 화웨이는 중국 최고 칩 제조사인 SMIC(Semiconductor Manufacturing International Corporation)의 7nm 칩을 적용한 스마트폰 메이트 60(Mate 60)을 공개했다. 7nm 제조 공정은 비교적 첨단화된 방식이다. SMIC가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기술 발전을 이루었거나 미국의 수출 통제를 교묘하게 피할 수 있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수출 통제 강화는 미국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 개선 방안을 모색하여 외교적 어려움이 있는 상황에서 발표됐다. 최근, 미국 정부 고위급 관계자가 베이징 순방길에 올라 중국 관료와 회담을 진행했다. 2023년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국 회담이 개최될 때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만날 수도 있다.

마오 닝(Mao Ning)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23년 10월 17일, 미국 정부의 제재 강화 가능성이라는 질문을 받자 “미국은 무역과 기술 문제 정치화, 무기화를 중단해야 한다. 또, 세게 산업 및 공급망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행동도 멈추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2022년, 지정학 관계에서 반도체의 역할을 다룬 서적인 『칩 전쟁(Chip War)』의 저자이자 터프대학교 부교수인 크리스 밀러(Chris Miller)는 미국이 마오 닝 대변인의 발언대로 행동할 확률이 낮다고 생각한다. 밀러 부교수는 “미국 정부가 새로이 발표한 칩, 칩 제조 장비 수출 제재는 중국 AI 칩 설계 기업으로의 기술 이동을 명확이 지목했다”라며, 매년 개정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어, “칩과 칩이 구현하는 AI 역량을 둘러싼 긴장 관계는 미중 관계의 핵심 문제로 남아있을 확률이 높다”라고 덧붙였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US Just Escalated Its AI Chip War With 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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