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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AI 옹호 기업 ‘그래프코어’, 서둘러 생존 위기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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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AI 옹호 기업 ‘그래프코어’, 서둘러 생존 위기 대응
영국 칩 제조사 그래프코어가 엔비디아의 시장 장악력에 맞서고자 했으나 결과적으로 정부 AI 프로젝트에서 배제되면서 서둘러 자본 조달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By PETER GUEST, WIRED UK

2023년 9월, 영국 정부는 전 세계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영국의 경쟁 이점을 부여하도록 설계된 신규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exascale supercomputer) 프로젝트 지역을 발표했다. 9억 파운드(11억 달러) 규모의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를 산업 시대의 유산으로 유명한 잉글랜드 서부 지역 브리스틀에 구축한다.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의 명칭은 영국 출신 전설적인 엔지니어인 이점바드 킹덤 브루넬(Isambard Kingdom Brunel)의 이름을 따라 지정하였다.

브루넬 AI 프로젝트(Brunel AI project)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브리스틀의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 구축 프로젝트는 AI용 하드웨어 설계에 특화된 영국 내 유일한 칩 제조사인 그래프코어(Graphcore)라는 또 다른 브리스틀 기업에도 중대한 순간이 되었다. 2020년 마지막 펀딩 라운드에서 시가총액 52억 달러를 기록한 그래프코어는 전 세계 칩 시장을 장악한 미국 칩 제조 업계 대기업 엔비디아의 대안이 되고자 한다. AI가 급속도로 상업적 중요성을 얻는 것은 물론이고, 지정학적 문제가 되자 영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국가가 전략적 칩 준비 재고 개발 및 대규모 슈퍼컴퓨터에 거액을 투자하자 그래프코어와 같은 기업이 이익을 누릴 준비가 되었다. 2023년 5월, 그래프코어 CEO 나이젤 툰(Nigel Toon)은 정부를 대상으로 작성한 기고 글을 통해 엑사스케일 프로젝트의 지원 자금 일부를 그래프코어 등 영국 칩 제조사 여러 곳에 할당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툰이 제안한 엑사스케일 프로젝트 자금 할당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그래프코어는 자사 칩 판매 시 내세운 초기 과장광고에 의존하는 데 난항을 겪었다. 최근, 그래프코어는 신규 자금 조달이 긴급히 필요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계좌 내역을 공개했다. 2024년 5월까지 투자금을 조달하지 못한다면, 손실 규모가 커지면서 기업 생존 우려 여부를 좌우할 부채 부담이 커지는 상황을 직면할 수도 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AI 연구 과정의 하드웨어 사용 동향을 추적하는 AI 기업 제타 알파(Zeta Alpha) 창립자 겸 CEO 자쿠브 자브렐(Jakub Zavrel)은 “칩 제조 업계의 많은 기업이 이익을 얻을 정도로 오랫동안 자본 집약도가 높은 제품을 개발했다. 그래프코어가 칩 제조 업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래프코어 대변인 이안 맥켄지(Iain Mackenzie)는 자금 조달 관련 의견 공개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그래프코어는 2016년, 툰과 사이먼 놀레스(Simon Knowles)가 과거에 운영하던 하드웨어 기업을 엔비디아에 매각한 뒤 탄생한 기업이다. 이후 그래프코어는 지난 몇 년간 차세대 칩 개발을 약속하였다. 그래프코어는 현재 AI 애플리케이션 표준이 된 그래픽 처리 장치(GPU)가 아닌 지능 처리 장치(IPU)에 주력했다. 그래프코어는 자사 IPU가 초기에 이미지 처리용으로 설계된 다목적 칩인 GPU보다 AI의 특정 요구사항 충족 수준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래프코어는 초기 투자사로 현재 AI를 수호하는 대기업 중 한 곳이 된 마이크로소프트와 AI 열풍의 유력한 지지 기업이자 챗GPT 개발사로 유명한 오픈AI 등을 확보했다. 그러나 2020년,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클라우드 컴퓨터 센터에 그래프코어 칩 사용을 중단했다.

자브렐은 사용자에게 익숙한 엔비디아 GPU와는 차이점이 큰 기술이 그래프코어가 난항을 겪은 이유 중 하나일 것으로 추측한다. 자브렐은 “그래프코어 상황을 볼 때 엔비디아가 장악한 생태계에서 그래프코어 연구원과 엔지니어가 수월하게 IPU를 생산하도록 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의 AI 집착은 그래프코어가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고, 매장에 자사 제품을 진열할 기회가 될 수도 있었다. 리시 수낵(Rishi Sunak) 영국 총리는 영국을 기술 초강대국, 차세대 실리콘밸리, AI의 본국 등으로 바꾸고자 하는 바람을 여러 차례 이야기했다. 2023년 초, 영국 정부는 영국 반도체 산업 육성 자금 10억 파운드 지원을 약속했다. 또, 영국산 칩 재고 보유 지원금 1억 파운드 지원과 첨단 AI의 위험성 및 기화를 모색할 최전선 모델 전담팀, AI의 존립 위협을 주제로 한 세계 회담 등도 제시했다. 

영국 테크 업계의 일부 관계자는 영국 정부의 슈퍼컴퓨터 개발 계획을 비판했다. 영국 기업을 배제하고, 즉각 누릴 수 있는 기회보다는 미래를 위한 위험성에 주력하면서 야망이 없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반도체 제조 보조 지원금 수백억 달러 지원을 약속했다.

학계와 상업 연구 기관에서 활용하는 슈퍼컴퓨터 프로젝트 참여는 그래프코어의 기업 전망을 부여하며, 그래프코어의 기술에 익숙해지는 AI 전문가가 증가할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맥켄지 대변인은 그래프코어가 그동안 GPU에만 전문적으로 입찰하여 1억 파운드를 효율적으로 절감하였으므로 그래프코어 IPU를 중심으로 구축한 시스템을 배제했다고 전했다.

맥켄지 대변인은 “그래프코어가 영국 정부에 보낸 공개서한으로 경고한 사항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프코어의 서한은 영국 AI 컴퓨터 기반 시설의 기술적 다양성 부재가 자칫하면 영원히 GPU에 적합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도록 하면서 AI 용으로 새로 개발했을 수도 있는 모델과 기술 탐색을 제한할 수도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라고 말했다. 또, 미국 에너지부 국립연구소는 IPU를 자국 기반 시설의 한 부분으로 만들었다는 점을 덧붙여 언급했다.

맥켄지 대변인은 “영국 연구원이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Argonne National Lab)를 통해 그래프코어의 IPU를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이 역설적이다. 영국 정부가 초기 영국에서 탄생한 AI 업계를 진지하게 육성하고자 한다면, IPU 공급 과정을 고려하는 것이 AI 업계 육성을 지원할 훌륭한 방법이다. 바로 그래프코어가 영국 정부의 미래 계획에서 보고자 하는 바이다”라고 주장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Graphcore Was the UK’s AI Champion—Now It’s Scrambling to Surv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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