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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반군, 드론 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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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반군, 드론 제작한다
미얀마 동부 지역 어느 한 동굴에서 ‘3D’라는 가명으로 알려진 어느 한 젊은 엔지니어가 잔혹한 군사 독재 정권에 맞서 싸울 무기를 개발한다.
By DAPHNE WESDORP, WIRED UK

3D가 미얀마 동부 지역 정글 속 깊은 곳 어딘가에 있는 어두운 동굴 기둥 아래에 서서 “무기가 필요했다. 무기를 빨리 구할 필요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와이어드의 취재에 응한 이의 가명은 동굴 안에서 가동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는 3D 프린터에서 차용했다. 네트워크 엔지니어인 3D는 통제됨과 동시에 조심스러운 듯한 모습이었지만, 취재 내내 주로 3D 프린터를 이야기할 때마다 얼굴에 밝은 미소를 띠었다. 3D는 실명이나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와이어드의 취재에 응했다. 3D는 “내가 하는 일을 알면, 부모님께서는 나를 죽이려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3D는 혁명에 가담하여 체포와 고문, 처형 위험을 직면한 데다가 미얀마 군부는 3D의 정체를 알아낸다면, 그의 부모님까지 즉시 체포하려 할 것이다.

세계 2차대전 이후 미얀마 국경은 항상 내전으로 고통이 끊이지 않았다. 종종 소수 민족 단체라는 설명으로 알려진 반란군은 대영제국이 같은 영역으로 결합되고 별도의 고대 왕국에서 통합된 국가에서 자치권을 찾았다. 2021년 2월, 군부가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하면서 임시 민주주의 확립 과정을 번복하자 내전은 심각한 수준으로 고조되었다. 수천 명이 길거리 시위에 나섰으나 군부는 매우 잔혹한 방식으로 시위를 진압하면서 미얀마 전역에서 민간인 수백 명을 죽였다. 시위대 다수는 군부 정권에 맞서 무기를 갖추거나 기존 반란에 합류했다. 현재 총 250개가 넘는 반란군이 미얀마 곳곳에서 군부 독재와 맞서 싸운다. 반란군과 군부의 싸움으로 미얀마 국경과 중간 지대, 섬 일부 영역은 반란군이 통치한다.

3D는 쿠데타 이후 유혈 사태를 본 뒤 미얀마 동부 지역의 로이코 마을의 평화 시위에 참여했다. 3D는 “군부는 시위대에게 실탄을 발사하면서 많은 이를 죽였다”라고 말했다. 이후 3D는 혁명에 가담했다. 3D는 자신과 같은 민간 자발적 참여자로 구성된 무장 반란군인 카레니 국가방어군(Karenni Nationalities Defence Force, KNDF)에 가입했다. KNDF 가입 후 무기를 대거 장착한 저항운동을 접했다. 3D는 “2년 전, 저항을 시작할 때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대규모 군부대에 맞서 싸웠다. 당시 반란군이 처음부터 무기를 제작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3D는 혁명 전 3D 프린터를 구매했다. 그는 “과거에는 3D 프린터를 취미용으로만 사용했다. 무기가 필요한 시급한 상황이 되자 3D 프린터를 사용할 방법을 찾기로 결심했다”라고 전했다.

현재 3D의 프린터는 드론 제작, 박격포 충격 안정 장치, 기타 민주화 운동 시위대를 지원 군수품 개발을 포함한 반란군의 내부 무기 프로그램의 핵심이 되었다. 우크라이나가 서둘러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군사 능력을 누구나 활용하도록 개방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방식이다. 다만, 3D가 미얀마 최전선에서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무기를 제작하는 일은 전쟁에서의 기존 자원 활용이 전 세계적 현상이 되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캐나다왕립사관학교 정치과학 부교수 야닉 베일로 르페이지(Yannick Veilleux-Lepage)는 “3D 프린팅 기술이 없어도 고품질 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능숙한 무기 제작 기술이 필요하다. 부품 금속 작업자여야 하며, 무기 제작 작업에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3D 프린터를 무기로 둔다면, 치명적인 무기 제작 능력이 없어도 비교적 빨리 무기를 제작할 수 있다. 전쟁 도중 무기 확보 방식이 변화하는 과정이자 치명적인 무기 확보 능력과 무기 공급의 수월함도 변화한다”라고 말했다.

미얀마 내전에서 3D 프린터로 처음 제작한 무기 중 하나는 FGC-9와 3D 프린터로 제작한 반자동 소총이다. 무기 청사진은 2018년, JStark1809이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총 설계자가 제작했다. JStark1809는 오픈소스 블록체인 기반 미디어 웹사이트 오디시(Odysee)를 포함한 온라인 플랫폼 여러 곳에 수년간 총 설계 사진을 게재했다. FGC-9의 FGC는 규제된 상업용 총기 구성요소 없이 총기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빌어먹을 총기 규제’라는 의미를 지녔다. FGC-9는 맞춤 설계 3D 프린팅 부품과 사전 제작 가능한 금속 부품,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나사와 스프링, 볼트의 조합으로 제작됐다. “자유롭게 살거나 죽거나”라는 JStark1809의 모토가 3D 무기 한 곳에 새겨져 있다.

3D는 쿠데타 발생 수개월 뒤 첫 번째 FGC-9를 제작했다. FGC-9는 전면에 사용됐다. 그러나 플라스틱 무기가 전쟁터에서 사용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이 분명해지면서 3D 프린터로 제작한 무기는 방어 목적이나 제한된 타격 및 돌진 작전용으로 사용 목적이 바뀌었다. 플라스틱 총알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이 확실해지면서 3D는 3D 프린터가 혁명을 도울 다른 방식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2022년 12월, 3D는 드론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우크라이나 드론 퍼니셔(Punisher)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Liberator-MK1은 3D가 최초로 제작한 3D 프린팅 드론 중 하나이다. 소형 고정 날개를 장착한 재사용 드론은 폭발물 최대 1.5kg을 싣고 비행할 수 있다. 이미 미얀마 최전방 지대 곳곳에 배치되기도 했다. Liberator-MK1은 드론 프레임을 3D 프린터로 제작한 뒤 섬유유리로 덮어 탄생했다. 배터리, 모터, 제어 표면 등 다른 부분은 태국 국경 지대에서 밀반입한 소재를 사용했다. 반란군이 장악한 지역에서는 차량과 연료 모두 비싼 데다가 드물기 때문에 스쿠터로 운반해야 한다는 점에서 작은 크기로 제작할 수밖에 없었다. 3D는 “드론 설계 당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약한 날개 구조였다. 날개는 드론 중량을 지탱할 수 없어서 비행 중간에 망가졌다”라고 설명했다.

2023년 2월, 3D는 드론 설계 구조를 변경한 Liberator-MK2를 선보였다. 드론 한 대당 제작 비용은 약 5,000달러이다. 드론 부품을 모두 국내에서 확보한다면, 이틀 만에 조립할 수 있다.

3D 프린팅 기술과 드론 개발 작업 결합은 미얀마 군부 정권 반란군과 같은 비국가 단체는 물론이고, 기존 군사 부대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개방했다. 여러 군사 조직도 3D 프린팅 기술을 채택하여 저렴한 비용에 분해 가능한 첨단 항공기를 개발했다. 이견을 제시할 수 있으나 가장 확실히 발견된 성공 사례로 우크라이나를 언급할 수 있다. 3D 프린팅 기술과 드론 개발 결합은 미얀마 반란군과 같은 비국가 조직에는 특히 귀중한 무기 제작 방식이 되었다. 외국 지원군이 없는 데다가 국경이 폐쇄되었다면, 무기를 확보하는 동시에 기존 공급망을 우회할 혁신이 필요하다.

주로 MZ세대로 구성된 KNDF와 같은 반란군은 온라인으로 무기 설계를 찾고 변경하는 데 능숙한 디지털 네이티브가 있어, 승승장구한다. 무기 장착과 드론 개발 매뉴얼이 온라인에 확산되면서 반란군은 종종 연결되지 않은 다른 단체나 심지어 적의 전략을 배운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 우크라이나군은 IS의 드론 무기화 지시법을 포함한 매뉴얼을 번역하여 러시아군이 공격할 때 민간인이 반란을 일으키도록 대비하였다. 베일로 르페이지 부교수는 “중립적인 기술은 없다. 모든 기술은 기본적으로 개발 목적이 있으나 기술을 사용하는 인간의 이념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미얀마 사례에서 무기로 동원된 드론은 반란군이 지나치게 열세인 전쟁에서 반격할 기회를 준다. 국제연합기구(UN)가 2023년 5월 자로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반란군이 기본 군사 지원 접근 문제에 난항을 겪는 반면, 미얀마 군대는 2021년 쿠데타 이후 무기와 무기 제작 시 필요한 재료 구매 비용 최소 10억 달러를 확보했다. 미얀마 군대와 반란군 간의 무기 공급 비용 불균형은 실시간으로 계산한 결과이다. 2022년 여름에는 민주화 지지 반란군은 2년 반 사이에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무기 공급 비용이 부족했으며, 매일 사상자 보고가 이어졌다.

안개가 자욱한 어느 날 아침 먼지로 뒤덮인 차량 한 대가 젊은 반란군의 시신을 실은 채로 도착했다. 운전자는 “돌아오는 길에 공습으로 부상을 당한 뒤 사망했다”라고 말했다. 사망자 시신을 싣고 돌아온 뒤 어느 한 의대생이 팔을 들고 파편이 박힌 옆구리에 치명적인 부상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사망한 반란군의 팔에 직접 새긴 ‘행복’이라는 문신은 피에 덮였다. 사망자에게 애도를 표하는 의미로 공중으로 총알 세 발을 발사했다. 디즈니 영화 모아나의 주요 캐릭터 이름을 따라 마우이(Maui)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KNDF 부사령관은 “애도를 표하려 총알을 발사했을 때도 총 안에는 총알이 없었다. 반란군에게 탄약은 금처럼 귀중한 존재이다. 총알 한 알도 사용할 여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KNDF 반란군은 훈련 시 사격 훈련에 사용할 0.22mm 총알 두 개만 지급한다. 마우이는 “군부는 원하는 중형 무기 무엇이든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반란군은 전투에서 사용할 총알이 거의 없다. 실전은 실제 전투 도중 이루어진다. 반란군은 지상전에서 패배할 수 없으므로 공중전을 개시한다”라고 전했다.

3D는 드론으로 군부와 반란군 간의 무기 격차를 좁히고자 한다. KNDF 반란군 중 얼룩투성이인 보라색 티셔츠를 착용한 어느 한 젊은 남성은 시범 비행 시 드론을 제대로 띄우지 못하여 분노가 섞인 불평을 늘어놓았다. 드론을 흙투성이인 토지 위에 두자 드론에서는 “나침반 상태 이상”이라는 음성이 들렸다. 3D는 동료를 도우면서 “나침반 문제가 있다는 의미이다. 나침반이 없다면, 드론을 제대로 제어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드론 테스트는 공개되지 않은 장소 여러 곳에서 시행된다. 그중에는 반란군의 위치를 보고하는 첩자가 잠입했을 수도 있지만, 군부가 정찰기를 띄울 수도 있다. 3D와 동료는 항공기 소리를 들을 때는 연료 공급이 원활한 기계처럼 작전을 개시한다. 누군가가 철이 가득한 적색토와 대비되는 흰색 기체가 드론이 단거리 비행을 하도록 최대한 빨리 띄우고, 어두운 그물로 드론을 숨긴다. 그리고 나머지 대원은 나뭇잎과 급하게 지은 대나무 지붕 사이에 숨는다. 군부의 정찰기가 반란군의 음성을 들을 수 없지만, 반란군은 정찰기를 발견할 때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3D는 정찰기가 지나간 뒤 “발사 과정이 성패를 좌우한다. 드론을 공중으로 띄운 뒤 우려할 것이 없다는 점을 알게 된다. 그러나 간혹 작동 오류로 망가지기도 한다. 드론 개발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오류가 많기 때문에 드론 설계를 계속 변경한다. 이미 공중에서 드론 몇 대가 추락한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반란군은 모든 준비를 끝낸 뒤 개방된 곳에서 드론을 띄우고, 작전을 시작하려 준비한다. 녹색 신호가 켜진 뒤 3D는 몇 미터를 달리고 도약하면서 드론을 공중으로 띄운다. 3D를 포함한 반란군은 드론을 무사히 띄우고, 드론이 공중으로 비행하면서 검은 점처럼 작게 보일 때까지 환호한다. 그러나 지상에서 드론 비행에 성공하자마자 3D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모습을 보였다. 3D는 “500m 지나서 드론이 추락했다”라고 전했다.

반란군 두 명이 스쿠터에 탑승하여 추락 지점으로 이동했다. 한순간에 5,000달러를 들여 제작한 드론이 불에 탄 전선 더미로 분해되었다. 3D는 추락한 드론 부품을 모으면서 부품을 다시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랐다. 3D는 모터 케이블이 느슨해진 탓에 드론이 추락하면서 결과적으로 배터리가 폭발했다고 추측하며, 억지로 웃으면서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3D의 드론이 군부 명령 센터와 전초기지 공격에 성공했으나 전투 현장을 대거 바꿀 정도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지금 당장 미얀마 반란군에는 리버레이터-MK2 드론이 적진에 접근할 유일한 수단이다. 3D는 “군부는 지상에서 이길 수 없어서 공중 폭격에 의존한다. 반란군은 스스로 방어할 수 없다. 숨는 방법밖에 없다. 군부가 전투기로 폭탄을 투하하면서 반란군이 겪은 것과 같은 후유증을 남기려면, 드론을 사용하는 방법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Rebel Drone Maker of Myan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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